<김정은 잠적 40일 긴급인터뷰> 이애란 탈북여성 1호 박사

"김정은, 이미 실각했을 가능성 크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지난 4일 북한 권력순위 2, 3, 4위인 황병서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우리나라를 깜짝 방문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한 달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뒷말이 무성했던 상황이라 그들의 방한은 더욱 이목을 집중시켰다. 과연 북한 3인방 방한의 숨은 의미는 무엇일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벌써 40일째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북한 내 절대권력인 김정은의 신상은 우리나라의 안보와도 직결된 민감한 문제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정은이 이미 실각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펼쳐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이애란 탈북여성 1호 박사다. 이 박사는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이른바 북한 3인방이 방한한 것은 ‘무엇인가 중요한 협상을 하러 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연 파격적인 추측의 근거는 무엇일까? <일요시사>가 이애란 박사를 만나봤다.
다음은 이 박사와의 일문일답.

- 지난 4일 북한 3인방이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깜짝 참석했다. 이번 방문의 목적이 뭐라고 보나?
▲ 처음에 그 3명이 내려온다는 소식을 딱 들었을 때는 (북한에 급변사태가 일어나) 항복하러 오는 줄 알았다. 하지만 뭔가 중요한 협상을 하러 온 것 같기는 하다.

-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원한다고 하는데 진정성이 있다고 보나?
▲ 북한이 원하는 남북관계는 햇볕정책, 평화번영정책 때와 같은 남북관계를 말하는 것이다.
그때는 북한이 ‘금 나와라 뚝딱’하면 나올 정도로 남한이 굴종적인 대북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주민들을 위해서라도 우리가 그런 남북관계를 해서는 안 된다. 이명박정부가 들어선 후 사실 북한 통일전선사업부의 목표는 남북관계 경색이었다. 보수정권이 집권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다.

- 김정은이 한 달 넘게 모습을 나타내지 않으면서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 박사께서는 김정은이 이미 실각했을 것이라는 흥미로운 주장을 하셨다.
▲ 우리가 잘 알지 못하지만 현재 북한 내부에서의 이권싸움이 심각한 상황이다. 장성택도 이권싸움의 희생양이었다. 2인자인 장성택도 하루아침에 떨어져 나갈 정도라면 이권싸움의 심각성을 익히 알 수 있다. 이런 북한 내부의 이권다툼에 김정은이 휘말려 잘못됐을 수도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겉으로는 김정은이 북한을 완벽하게 장악해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실 어떤 것도 가지지 못한 사람일 수도 있다. 가설이지만 만약 김정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하면 황병서에 의해서 일어났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 근거가 무엇인가?
▲ 확신을 가지게 된 근거는 이번에 3인방이 와서 회담장에서 보여줬던 행동들이다. 뉴스를 통해 유심히 봤는데 최룡해와 김양건이 황병서를 대하는 모습이 이전과는 달랐다. 북한 특유의 권력자에게 복종하는 모습이 있는데, 두 사람이 황병서를 대하는 모습이 그것과 같았다. 별로 강조하지 않아도 되는데 ‘황병서 총정치국장께서 직접 오셨다, 직접 승인하셨다’라는 말을 너무 자주 반복했다. 그들이 남한에 올 때 행동 하나 하나를 미리 계산하고 왔을 텐데 황병서가 북한을 총괄하고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보여주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 조국통일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해서 이들이 통일을 놓고 뭔가 비즈니스를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느꼈다. (김정은이 행방을 감춰서) 전 세계 언론이 들끓고 있는데도 김정은이 나오지 못하는 것은 분명히 무엇인가 문제가 생긴 거다.


- 그렇다면 현재 북한의 실권을 황병서가 갖고 있다고 보나?
▲ 저는 왜 이번 방문에 세 사람이 같이 왔을까 생각해봤다. 북한 사람들에게 황병서는 사실 ‘듣보잡(인지도가 떨어지는 사람)’이다. 조직지도부에 오래 있었지만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직책은 아니다. 북한 주민들은 대부분 황병서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른다. 반면 최룡해는 북한 사람들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사람이다. 북한의 이슈를 몰고 다니는 사람이었다. 결국 최룡해의 인지도를 이용해 황병서를 띄우기 위해 같이 왔다고 생각한다. 통일전선부장인 김양건이는 그냥 한국에 줄을 놔야 하기 때문에 같이 온 거고.

- 이들이 방문하면서 김정은의 전용기를 이용했는데, 김정은의 전용기를 다른 사람이 이용하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라고 들었다.
▲ 맞다. 그리고 평소 같으면 “김정은 위원장이 특별배려로 전용기까지 내주면서 잘 다녀오라고 했다”는 등의 방식으로 김정은의 업적을 강조해서 말해야 북한식이다. 그런데 이번 방문에선 그런 말이 전혀 없었다. 친서도 없었고 선수단을 만나서도 김정은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기존 북한식이라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저는 이들 일행이 김정은을 지우려 한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나중에 <조선신보> 등에서 김정은에 대한 언급이 나오긴 했지만 이전과는 확실히 다르다. 이들이 남한과 중대한 협상을 해야 하는 입장에 처했다는 사실만은 확실한 것 같다.

"황병서가 실권 잡은 듯, 방한 내내 황병서 강조"
"과도한 김일성 따라하기로 건강 해쳤을 것"


- 북한에 급변사태가 발생했다면 우리보다 평소 친밀했던 중국과 협상을 벌일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닌가?
▲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급변사태가 발생하면 중국에 붙을 것이라고 하는데 그건 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중국에 붙으면 북한 체제의 정당성이 없어져서 그날로 북한은 무너지게 된다. 북한은 일제강점기 시절 악행에 대한 교육을 매우 엄격하게 시킨다. 주체사상에 대한 자부심이 무척 크다. 남한도 지금 미제 식민지라고 해서 업신여기는 것이다. 그런데 주체사상을 교육받은 북한이 중국에 가서 붙는다? 그럼 당장 북한 주민들이 들고 일어날 것이다. 급변사태가 발생했을 때 북한 사회를 큰 동요 없이 유지시키려면 통일을 전제로 남한과 협상을 벌이는 방법밖에 없다.
 

- 이미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작업이 상당히 진행된 북한에서 김정은을 제거한다는 것이 가능한가?
▲ 과거 김일성이 등장했을 당시에는 조선 국민들의 문맹률이 85% 이상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김일성이 집권했고 지주들의 땅을 빼앗아서 나눠주고 소련의 도움을 받아서 경제적 상황도 좋았다. 그래서 우상화가 가능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선전만 계속한다고 좋게 보이는 것은 아니다. 김일성 우상화와 김정은 우상화의 차이는 분명하다. 아무리 우상화 작업을 해도 현재 김정은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충성심은 찾아보기 힘들다. 북한에서 북한이 망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살았든지 죽었든지 김정은은 더 이상 실권을 가지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자취를 감춘 이유가 건강이 나빠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이 과도한 치즈 섭취로 건강이 나빠졌다고 하는데.
▲ 치즈를 과도하게 섭취한 것도 건강이 나빠진 한 원인이 될 수 있겠지만 좀 더 근본적인 원인은 절대권력자였던 할아버지 김일성을 흉내 내기 위해서 일부러 살을 찌우는 호르몬주사를 맞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게 몸의 밸런스를 깨버린 것 같다.

- 아무리 김일성 따라 하기라고 해도 지나치게 살이 찐 모습은 북한 주민들의 반감을 불러올 수도 있지 않나?
▲ 북한에서도 너무 살이 찐 사람은 싫어한다. 하지만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세습을 하기 위한 명분이 너무 없으니까 그런 짓이라도 한 것이다. 김일성을 닮아야 선전하기가 쉽다 보니까 무리를 해서라도 김일성 따라 하기를 한 것이다. 일종의 코미디라고 본다.

- 북한 3인방을 호위한 경호원도 화제가 됐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들이 황병서 일행을 경호하는 동시에 황병서 일행이 탈북망명 시도를 할 경우 처리하기 위해 보내진 감시역이라고 분석했다.
▲ 그건 언론에서 너무 과도하게 해석한 것 같다.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최룡해나 김양건도 처리해야 하는데 경호가 황병서에게만 집중된 느낌이었다. 내가 보기엔 경호원도 황병서를 띄우기 위한 한 수단으로 이용한 것 같다.


- 북한 3인방의 방문이 박근혜정부 대북정책의 결실이라고 보나?
▲ 박근혜정부 대북정책의 결과는 아니라고 본다. 그냥 우연히 생긴 일이다. 북한의 상황과 아시안게임 폐막식이라는 기회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것이다. 물론 박근혜정부가 북한과의 원칙 있는 관계를 수립하기 위해서 애쓴 측면도 있다. 그런 것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그렇다면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를 어떻게 이끌어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 나는 남북관계에서는 성과를 내려고 조급해하는 것이 가장 큰 실책이라고 본다. 차라리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정책이라고 본다. 당장 남북관계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불편은 아무것도 없다. 무조건 5·24조치를 해제하라고 요구하는 정치인들이 있는데 용서도 사과를 받고 해야지 그냥 하는 것을 굴종일 뿐이다. 남녀 관계도 한 쪽이 너무 매달리면 잘 안 된다. 밀당(밀고 당기기)을 잘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밀당을 할 줄 모르는 것 같다.

- 너무 대결주의적인 시각은 아닌가?
▲ 남한에 와서 놀란 것이 내가 북한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나를 위협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는 것이었다. 남한 내에 북한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일각에선 나를 극우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그동안 북한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말했을 뿐이다. 극우라는 비판을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런 사람들이 나를 비판한다고 해서 북한의 실상을 미화해서 이야기 할 수는 없지 않나?

<대담 = 김명일 기자>

 

<이애란 박사 프로필>

▲ 탈북여성 1호 박사(이화여대 식품영양학 박사)
▲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객원연구위원
▲ 서울전문학교 호텔관광학부 교수
▲ 경인여대 식품영양조리과 교수
▲ 하나여성회 대표
▲ 북한전통음식 문화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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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