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뱅이’ 품귀 현상 빚는 나이트클럽 요지경실태

골뱅이도 ‘제조’할 수 있다?

남성들이 나이트클럽에 가는 첫 번째 이유이자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하룻밤의 섹스, 즉 원나잇스탠드를 하기 위함이다. 낯선 여성과의 짜릿한 섹스는 거의 모든 남성의 몸과 마음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즐거운 경험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많은 남성들은 원나잇을 위한 다양한 노하우와 스킬을 배우고 단련하기를 원하며 실전에서 그것이 통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아무리 배워도 결국에 응용력이 부족한 경우가 있으니 바로 이런 남성들에게 최고의 원나잇스탠드 상대자는 다름 아닌 ‘골뱅이’가 아닐 수 없다. 나이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골뱅이’에 관한 모든 것을 취재했다.

골뱅이는 술에 만취해 이성적인 판단이 불가능한 여성을 말한다. 따라서 남성이 업고 모텔에 갈 수 있으며 아무런 저항도 없이 그녀와의 하룻밤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심지어 모텔에 가지 않고 나이트 룸에서 곧바로 섹스가 가능한 경우까지 있다. 뛰어난 내공을 갖추지 못한 하수들에게는 원나잇을 즐기기에 더할 수 없이 좋은 상대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는 ‘성폭행’으로 몰릴 위험성도 없지 않다.

성매매 여성 ‘싫어’
아마추어는 ‘좋아’

직장인 김모(32)씨는 최근 나이트클럽을 자주 찾는다. 아직 결혼도 하지 않고 애인도 없는 상태라 늘 새로운 섹스 상대를 찾지만 나이트만큼 좋은 곳은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 물론 몇 만원이면 성매매를 할 수 있지만 그런 것보다는 순수한 ‘아마추어’가 더 좋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늘 스스로의 외모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 차 있다. 외모의 조건으로만 봐서는 ‘선수’라고 보기는 쉽지 않다. 거기다가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낯선 여성을 작업해도 성공확률이 극히 낮았던 것이 사실. 그런 그가 나이트를 자주 찾는 것은 다름 아닌 ‘골뱅이’ 때문이다.

김씨는 “사실 나 같은 사람들이 가장 쉽게 나이트에서 원나잇을 할 수 있는 건 골뱅이들 때문이다.

일단 술에 만취한 여성들은 졸리기 때문에 스스로 모텔에 가기를 원하고 그때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무방비 상태인 경우가 많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물론 정직하지 않은 방법이라는 생각을 하지만 그래도 그녀들도 뭔가 ‘속마음’이 있기 때문에 남자를 따라가는 것 아니겠나. 처음에는 좀 거부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지만 그래도 일단 격렬한 섹스가 시작되면 빨리 끝내고 자고 싶어 하는 것이 그녀들의 일반적인 태도다. 결국 나는 아주 손쉽게 그녀와의 섹스를 즐길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나이트 방문 남성 절반 골뱅이 원해 공급이 수요 못따라
하룻밤에 양산되는 골뱅이 5~10명 ‘골뱅이 쟁탈전 치열’

사실 김씨와 같은 욕구를 가지는 남성들은 적지 않다. 이른바 ‘선수’들은 대부분 몇 번 부킹을 하지 않아 자신의 섹스 파트너를 확보할 수 있는 반면 ‘하수’들은 운이 좋지 않은 경우 골뱅이마저 자신의 차례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니 나이트에서는 밤마다 ‘골뱅이 쟁탈전’이 벌어지곤 한다.

웨이터 ‘강호동’은 “하룻밤에 만들어지는 골뱅이는 5명에서 10명 사이다. 그러나 나이트에 오는 절반 이상의 남성들이 골뱅이를 원한다. 자연스럽게 웨이터들 사이에서는 단골손님을 두고 ‘골뱅이 쟁탈전’을 벌이지 않을 수 없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때로는 골뱅이를 두고 ‘이번에는 네가, 다음 번에는 내가’라는 식의 협상이 벌어지는 경우도 숱하다. 그만큼 골뱅이는 남성들에게 인기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일부 웨이터들은 골뱅이의 ‘희소가치’를 깨닫고 아예 ‘양식 골뱅이’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여성 스스로 술을 먹어 취하는 경우를 ‘자연산 골뱅이’라고 본다면 양식 골뱅이는 웨이터가 전략적으로 여성에게 술을 많이 먹여 골뱅이로 만드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웨이터의 뛰어난 전략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양식 골뱅이’를 만들기 위해 웨이터들은 어떤 기지(?)를 발휘하는 것일까.

우선 웨이터들은 골뱅이를 만드는 최적의 날씨를 알고 있다. 그것은 바로 우중충해서 우울하거나 비가 내리는 날이다. 그런 날들은 ‘센티멘털’해진 여성들이 약간의 계기만 있어도 술을 퍼붓게 마련이고 어김없이 골뱅이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웨이터들이 일부러 술을 권하는 자리에만 부킹을 시키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하면 여성들도 어쩔 수 없이 한두 잔씩 술을 마시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골뱅이의 상태로 넘어가게 된다는 것. 그러나 무엇보다 웨이터들에게는 ‘예비 골뱅이’들을 알아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웨이터 이모씨는 “골뱅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이마에 ‘나 골뱅이 된다’고 써붙이고 있는 여성은 없다. 그녀들의 일반적인 태도를 보면서 그녀들이 오늘 하루 진탕 술을 마실 여성인지 아닌 여성인지를 구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일탈을 갈구하는 그녀들의 눈빛을 캐치해내는 것이다. 일단 그런 여성들은 행동이 급하고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는 경우가 많다. 오늘밤에 뭔가를 꼭 해야 하는 급한 마음에 휘둘리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한두 잔 권하는 술에
양식 골뱅이로 둔갑?

또 “옷도 색깔까지 신경 써서 잘 차려 입은 경우가 많다. 아예 마음먹고 나이트에 온다는 것이다. 그런 여성들은 대부분 웨이터가 부킹을 해주지 않아도 연신 캔들을 들고 부킹해달라는 싸인을 주게 마련이다. 그런 여성들은 거의 99% 골뱅이로 변한다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골뱅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남성 손님들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것. 가만히 앉아있는데 골뱅이가 와서 자신의 품에 안길 거라는 생각보다는 자신도 조금 노력하면 보다 빠르게 골뱅이를 ‘제조’할 수 있다고.

웨이터들이 권하는 ‘양식 골뱅이’ 만드는 법의 첫 번째는 일단 여자가 부킹이 돼서 오면 바깥 쪽 자리에 앉히지 말고 가장 안쪽 자리에 앉힐 필요가 있다고 한다. 나이트의 경우 ‘부킹 회전율’이 높기 때문에 여성이 흥미가 떨어지면 곧바로 자리를 뜰 수도 있다. 따라서 이를 물리적으로 지연시키기 위해서라도 안쪽 자리에 앉힐 필요가 있다는 것.

일단 이렇게 여성이 자리를 잡게 되면 여성의 흥미를 자극할 만한 소품으로 관심을 끄는 것도 필요하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외국산 담배의 종류라든지 혹은 아주 값비싼 자동차의 키홀더 등이 대표적이다. ‘신상 핸드폰’ 역시 여성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아이템.


이렇게 그녀의 관심을 끌어내기 시작하면 일단 부킹은 자연스럽게 ‘애인모드’로 접어들 수 있다. 그러나 그 다음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술이다. 하지만 그냥 술을 권해서는 빠른 시간에 골뱅이가 되지 않는다.

일부 웨이터들 ‘양식 골뱅이 만들기’ 나서기도
자칫하면 성폭행 범죄 될 수 있어 단속 절실

따라서 게임을 통해 벌주를 주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이렇게 하면 여성도 게임에 빠져들기 시작하면서 술을 마시는 것에도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끔씩 ‘흑기사’를 자처해 여성에게 감동을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렇게 어느 정도 마음이 열리게 되면 그때부터는 노래를 부르면서 여성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것이 필요하다.

노래는 여성의 마음을 로맨틱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어깨에 손을 올리거나 스킨십을 하기에 적격이라는 것. 특히 여성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노래를 부를 때 그녀는 자연스럽게 남성에 대한 경계심을 풀게 된다고 한다. 일부 웨이터들은 부킹과 ‘골뱅이 제조’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이 ‘경계심 풀기’라고 말한다.

골뱅이 마니아를 자처하는 최모(33)씨는 “사실 여성의 경우 처음 보는 남성들과 곧바로 섹스를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과연 이 남자가 위험한 사람인가 아닌가’를 판단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니 이러한 경계심을 넘어서야 여성들은 마음 놓고 술을 마시게 된다. 물론 이렇게 마시다 보면 골뱅이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그때부터는 남성이 요리하기 나름 아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골뱅이 제조 키워드는
남성에 대한 경계심 풀기

그러나 남성들의 이런 ‘골뱅이 제조-원나잇 스탠드’는 자칫하면 성폭행에 해당하는 범죄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여성이 특별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한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기는 하다. 하지만 자칫 남성의 신상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법적인 처벌을 원할 경우 문제가 복잡하게 꼬일 수도 있다. 또 실제 일부 남성들은 술을 악용해 여성을 성폭행할 목적을 가지기도 해 범죄의 온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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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br> 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필리핀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 김나정에게 강제로 마약을 투약한 한국인 사업가 권모씨에게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권씨는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일대에 서버를 두고 투자 사기,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6년간 수사망을 피하며 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24일 경기북부경찰청 마약수사계는 아나운서 김나정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증거를 경찰에 제출했지만, 경찰은 해당 증거로는 강제성을 증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외 도주 대담한 행적 김씨는 지난해 11월12일 마닐라에서 자신의 SNS에 “제가 필리핀에서 마약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며 “죽어서 갈 것 같아서 비행기를 못 타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후 그는 마닐라에서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인천국제공항경찰대의 조사를 받았다. 사건은 주소지 등을 고려해 경기북부경찰청으로 넘어왔다. 이후 김씨 측은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던 법무법인 충정은 “김나정은 뷰티 제품 홍보 및 속옷 브랜드 출시를 위해 필리핀을 찾았다가 젊은 사업가 A씨(권씨)를 소개받았다. 젊은 사업가가 김나정의 사업을 적극 도와주겠다고 해 시간을 할애해 방문했을 뿐이다. 항간에 도는 소위 ‘스폰’의 존재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가 필리핀에서 만난 1995년 8월5일생의 사업가 권씨는 SNS에 ‘투자 리딩방’을 개설해 범죄수익을 벌어들인 범죄자다. 업계에서 일명 ‘재림’으로 불리는 그가 리딩방 총책으로 활동하며 발생시킨 투자 사기 피해액만 약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2019년 8월4일 필리핀으로 간 권씨는 이후 국내로 입국한 적이 없다. 제보자 등에 따르면 권씨는 드라마 의 주인공 차무식의 실존 인물인 이상태씨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보호받아왔다고 한다. 검찰은 21년간 필리핀에서 도주 행각을 이어가던 이씨를 현지 교민 정보망을 활용해 검거했다. 법원에서 실형이 선고됐으나, 광주지검 목포지청(곽영환 지청장)은 해외 도주를 이어가던 이씨를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지난해 8월23일 밝혔다. 사업가로 변신, 김나정 앞에 나타난 권씨 취재 결과 70억대 사기단 우두머리로 확인 이씨는 2014년 공범과 함께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 사무실을 운영하겠다며 투자금 1억1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0년 2월 징역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구속 기소된 공범은 실형을 살았지만, 해외에 있던 이씨는 공소시효 임박에 따라 궐석재판으로 징역형이 확정돼 ‘자유형 미집행자’ 신분이 됐다. 자유형 미집행자는 징역·금고 등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잠적하거나 도주한 사람을 뜻한다. 이씨는 2003년 필리핀으로 출국한 뒤 세부섬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21년간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서 공갈·사기 범행을 11건(피해액 약 8000만원) 저질러 지명수배·지명 통보 조치가 내려진 인물이다. 목포지청은 검거팀을 꾸려 이씨 검거에 나섰는데, 필리핀 현지 교민 사이트에서 이씨 거주지를 특정하는 단서를 확보해 검거에 성공했다. 현지 주민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씨에 대한 제보를 받아 검거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획득했다. 결국 법무부, 필리핀 파견 검찰 수사관, 필리핀 이민청 수배자 검거팀과 국제공조로 세부섬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검찰은 “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본섬인 루손섬이 아닌 곳에서 범인을 검거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현실판 차무식의 비호를 받고 유유자적한 삶을 살아온 범죄자가 바로 권씨인 것이다. 권씨의 이름은 다른 사건에서도 언급된다. 2022년 SNS에 ‘투자 리딩방’을 만든 뒤 대체 코인 거래 사이트로 이용자 130명을 유인해 70억원대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이다가 경찰에 붙잡힌 일당도 권씨가 총책이라고 진술했다. 그해 6월30일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혐의로 투자 사기 일당 16명을 검거해 총판 관리팀장 20대 A씨 등 8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도주한 조직 총책인 권씨 등 핵심 간부 5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하고, 국내에 체류 중인 나머지 조직원 1명은 지명수배해 뒤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SNS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서 전문 투자 상담사를 사칭해 투자자 130명을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게 한 뒤 투자금 약 7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강제 투약 진실은? 총책인 권씨는 필리핀에 본사를 두고, 본사 운영팀과 총판 관리팀, 회원 모집책 등 역할을 나눠 치밀하게 조직을 운영했다. 우선, 인터넷에서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무작위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뒤 SNS에 개설한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 초대했다. 이들 일당은 “대체 코인 투자로 300~400%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라거나 “VIP에게만 제공하는 투자 리딩이 진행된다”며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회원 모집책 20대 C씨 등 13명은 투자 리딩방에서 대체 코인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낸 전문가인 것처럼 1인 다역 행세를 했고, 이에 속은 투자자들이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C씨 등은 가짜 투자 전문가 자격증과 사업자 등록증을 소셜미디어 프로필에 게시하거나 피해자에게 보여주며 안심시켰다. 이들의 속임수에 넘어간 가입자 중에는 노후 자금 1억5000만원을 날린 60대 남성과 최대 2억5000만원의 투자금을 날린 50대 남성도 있었다. 또 가상 자산인 코인 시장에 처음 들어가 재테크를 해보려고 나선 대학생과 주부 피해자들도 포함됐다. 피해자는 모두 130명에 달한다. 1인당 피해 금액은 1000만원에서부터 2억5000만원에 이른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처음 한두 차례는 소액으로 투자한 수익금을 그대로 돌려줘 신뢰를 쌓은 뒤, 큰 투자금을 받는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일당이 범행에 사용한 계좌 28개를 지급 정지하고, 1억2000만원 상당의 범죄 수익에 대해 법원 결정을 받아 추징·보전 조치한 상태다.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는 권씨는 필리핀에서 가장 부유하고 발전된 보니파시오 지역 등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제보자에 따르면, “필리핀, 태국 등지에 권씨의 차명 부동산이 여럿 있고, 일부 한국 영사들이 지내는 집도 사실상 권씨의 소유”라고 한다. 현실판 차무식 돈이 곧 권력이자, 신분인 동남아에서 권씨가 경찰을 매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권씨는 수사망을 피해 사업가로 위장했고 다수의 여성과 향락을 즐겼다. 김씨도 부유한 사업가로 위장한 권씨를 의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충정 측은 “김나정은 술자리를 가져 다소 취했던 상황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손이 묶이고 안대가 씌워졌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김나정이 연기를 흡입하게 했다. 김나정이 이를 피하는 모습을 보이자 급기야 어떤 관 같은 것을 이용해 김나정이 강제로 연기를 흡입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며 “김나정의 핸드폰에 손이 묶이고 안대를 가리고 있는 영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나정에게 문제가 된 마약을 강제 흡입시키기 전, 총을 보여주고 사람을 쉽게 죽일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증명할 자료는 따로 없으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권씨는 다수의 범죄를 범해 수배 중인 자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자”라면서, “김나정은 권씨의 정체를 알게 됐고 후술하는 권씨의 협박이 허풍이 아니라는 생각에 공포를 느끼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나정이 귀국 전 소셜미디어에 올린 마약 자수 관련 게시물은 ‘긴급 구조 요청’을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약은 이번 단 한 번만 있었던 것이고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강제로 행해진 것”이라며 “김나정이 경찰과 본인의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영상통화를 했고 이 과정에서 권씨의 관계자로 보이는 자가 권씨와 통화하며 김나정을 추적하는 영상을 녹화했다. 즉 김나정은 긴급히 구조 요청을 하기 위해 마약 투약 사실을 자수한 것이지, 자의로 마약을 투약했음을 인정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후 자료를 제출받은 경찰은 약 3개월 동안 분석 작업을 했다. 또 경기북부경찰청은 김씨 측이 강제성을 주장하며 언급한 권씨에 대해 경찰청 본청 국제 관련 사건 담당 부서에 수사를 요청했다. 대검찰청은 2016년 필리핀 국가수사청과 초국가적 범죄 대응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2년부터 검찰수사관 2명을 현지에 파견해 국제공조·도피 사범 검거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필리핀 본사···치밀한 조직 운영 추정 범죄 수익만 3000억원 이상 다만, 지난해 경기북부경찰청은 권씨에 대해 “수배 중인 자라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씨가 인천국제공항 경찰단에서 2회 정도 조사를 받았고, (사건은) 주거지 관할인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인계됐다”며 “사전 조사 후 1~2회 정도 소환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법에서 마약을 다른 사람에게 강제로 투약하는 행위에 대해서 가중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마약 강제 투약도 일반적인 마약 관련 행위와 마찬가지로 마약 관리법 위반으로만 처벌된다. 지난 2019년 국회에서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임시 마약류를 다른 사람 의사에 반해 투약하거나 흡연 또는 섭취하게 한 경우 법정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마약류관리법 개정안 발의가 이어졌지만 모두 폐기됐다. 법무부가 ‘신중 검토’ 의견을 제시한 이후 20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서다. 한편, 동남아에서 활동하는 투자 리딩방 범죄조직들은 대부분 마약 유통에도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례로 ‘김미영 팀장’으로 불린 보이스피싱 총책 박모씨와 함께 필리핀 구치소에서 탈옥한 조직원들도 ‘비쿠탄 이민국 수용소’서 보이스피싱과 마약 유통을 결합한 신종 범죄조직을 꾸렸다. 이른바 ‘비쿠탄 마약왕’으로 알려진 송모씨는 2022년 수원에서 필로폰을 소지한 채 붙잡힌 김모씨의 상선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대포폰 판매, 마약 유통 사업으로 수감 생활을 이어갔다. 박씨와 함께 탈옥한 송씨 등은 비쿠탄 교도소 내에서 대포 유심칩으로 신분을 숨겨 텔레그램 ‘마약방’을 개설했다. 평소 이들은 주식 및 코인 리딩방 등을 운영해오면서 모은 수만명의 회원들을 마약방으로 초대해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했다. 이들은 수억원의 범죄수익을 비트코인으로 환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제보자는 “리딩방,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권씨도 똑같은 수법으로 마약 유통에 가담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김나정에게 마약을 쉽게 투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활동명 ‘재림’ 그러면서 “지난해 탈옥한 송씨도 필리핀 파사이 등에 있는 마약 공급책을 통해 한 달에 5kg 정도의 필로폰 유통을 지시했다”며 “송씨는 비쿠탄에서 만난 중국 마피아로부터 싸게 구입한 필로폰 등을 드로퍼(전달책)에게 전달해 한국으로 수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송씨가 드로퍼에게 준 배달료는 한화 약 1000만원가량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