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원로 릴레이인터뷰> ⑥민주당 이부영 상임고문

"통합신당, 지방선거 넘어 총·대선도 해볼 만하다"

[일요시사=정치팀] 여야의 정쟁은 그칠 줄을 모르고, 민생은 뒷전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2014년 대한민국 정치권의 현주소다. 이럴 때 정치계 원로의 충고 한마디는 망망대해에서 만난 등대의 한줄기 빛처럼 반갑기 그지없다. 이정표를 잃어버린 정치권의 탈출구는 어디일까? <일요시사>에서 준비한 정계원로들과의 릴레이인터뷰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보자. <일요시사>가 이번 호에 만난 정계원로는 민주당 이부영(71) 상임고문이다.  

민주당 이부영 상임고문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서슬 퍼런 박정희·전두환 군사독재 정권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던 재야 3인방(김근태·이부영·장기표) 중 한 명이다. 정권의 가시 같은 존재였던 만큼 수차례 '투쟁→투옥'을 반복하다 1990년에야 꼬마 민주당(구 민주당)에 합류하며 제도권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이 고문은 서울 강동갑에서 14·15·16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나, 그 사이에도 많은 정치적 역경을 겪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5년 국민회의를 창당하자, 노무현 전 대통령과 등과 함께 통합민주당에 남았고, 1997년 대선과정에서는 통합민주당과 신한국당(새누리당 전신 중 하나)이 합당해 한나라당이 되자 이에 동참했다.
한나라당에서는 구 민주당 출신 인사 중 유일하게 지도부(원내총부, 부총재)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특유의 개혁성향과 잦은 소신 발언은 한나라당 지도부 및 보수성향 의원들과 맞지 않았다. 결국 2003년 7월 한나라당을 탈당했고, 열린우리당에 합류해 당시 집권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 의장까지 올랐다.
최근에는 민주당의 상임고문으로 당에 특별한 일이 있을 때 자문을 하거나 동북아평화연대 활동에 관여해 연해주, 시베리아의 고려인들을 지원하고 교류하는 사업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일요시사>는 지난 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에 위치한 이 고문의 사무실을 찾아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꽉 막힌 정치권이 나아갈 길을 물어봤다. 
다음은 이 고문과의 일문일답.

-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새정치연합이 지난 2일 통합신당 창당을 선언했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그동안 민주당은 별로 잘못한 것도 없이 지지도가 낮았습니다. 최근 두 번의 총·대선에서 패배하며 국민들로부터 많은 질책을 받기도 했지요. 보수언론 중심의 현재 언론지형에서 민주당의 목소리와 행동은 부각되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 통합으로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 프레임에 민주당이 함께 하게 되면서 새로운 바람이 불게 되고 국민의 기대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 그간 민주당이 잘해왔다는 말씀인가요?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외면 받은 가장 큰 이유는 북한과 평화·공존하기 위해 교류를 하자는 햇볕정책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북한은 김정일 사후 3대 세습이 됐고, 어려운 경제 환경에도 불구하고 체제 유지를 위해 핵개발에 나섰습니다. 최근에는 장성택 처형과 같은 현대 국가에서는 볼 수 없는 야만적 행태를 보이기도 했지요. 결국 국민들의 북한에 대한 인식은 아주 나빠졌습니다. 민주당이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인 북한의 행동에 민주당이 억울하게 돌을 맞은 경향이 있습니다.

- 새누리당에서는 민주당-새정치연합 통합에 대해 과민반응이라 할 정도로 강도 높은 비판을 잇달아 쏟아내고 있습니다. 왜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이라 보십니까?
▲ 오는 지방선거에서 야권이 분열돼 어부지리를 얻을 것으로 예상하다 차질이 생겨서 과민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 차기 총·대선까지 생각하니 히스테리가 발동한 것이지요. 선거를 앞둔 정치적 변동기에 손해를 우려하는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의미 없는 말들에는 크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습니다. 국민들이 냉정한 판단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 가까이는 6·4지방선거, 멀리는 차기 총·대선에서 통합신당이 유리해졌다고 보시는 건가요?
▲ 통합신당의 출현으로 힘이 커진 야권의 대선공약 이행, 지난 대선에서의 공공기관 불법개입에 대한 추궁은 이제 국민들에게 굉장히 무겁게 다가가게 될 것입니다. 구도 자체도 여권과 1대1 맞상대를 펼치게끔 짜져 지방선거뿐 아니라 차기 총·대선에서도 해볼 만한 여건이 만들어졌다고 봅니다.


- 정치권에서는 126석의 의석수를 가진 민주당이 이제 창당을 준비 중인 2석의 새정치연합과 통합하며 지분을 5대5로 나누기로 한 것은 너무 양보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 정치는 숫자놀음이 아닙니다.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기 때문에 큰 명분이나 흐름을 봐야 합니다. 숫자로만 따지면 '126+2=128' 이지만 정치에서는 차후에 200 이상의 효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민주당이 미래를 본 것이지요. 발밑에 떨어진 불만 보고 미래를 보지 못하는 것은 죽은 정치입니다. 차기 총선에서 야권이 정말로 200석을 차지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대통령의 야당 무시, 국민 무시 정치는 더 이상 없게 될 것입니다.

"기초선거 무공천 명분 아니어도 통합논의 있었을 것"
"여권 과민반응은 선거 패배 우려한 히스테리 불과"

- 통합으로 인한 야권의 장밋빛 전망을 얘기하셨지만, 현실적으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높고 견고해 보입니다.
▲ 집권 1년 정도는 국민들이 어느 정도 기대감을 가지고 봐주는 면이 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부정선거를 저지른 것이 거의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1년 정도는 허니문 기간이라 봐준 것이지요. 그 다음에도 잘못하면 국민들도 손을 보자고 나설 것입니다. 그리고 국민들이  손을 보기 시작하는 것은 이번 지방선거가 될 것입니다.

- 지방선거에서 정권심판론이 작동하기에는 시기상 취임 1년4개월째 열리는 것이어서 이르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 조금 이른 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민들은 이미 속으로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년 수차례의 정상회담을 한 것과 한복패션을 뽐낸 것 외에 실질적으로 얻은 것이 거의 없습니다. 내수 경제는 파탄지경에 이르렀고, 개인 신용정보는 줄줄 새서 국민 불안이 가중됐습니다. 또 노동문제는 정부가 사측의 편만 들면서 노측을 완전히 무시해 국민들이 마음을 붙이고 살기 힘든 시기였습니다. 때문에 정권심판론이 작동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 통합신당의 외형상 명분은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공동 이행입니다. 통합의 파급력을 감안하면 명분이 작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 정부와 새누리당은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지난 대선의 공약이었던 기초선거 무공천을 지키라는 야권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거나, 상향식 공천이라는 엉뚱한 카드를 꺼냈습니다. 억지 춘향식 상향식 공천 카드를 꺼내들기는 했지만 내용적으로 이것이 상향식 공천인지도 의문입니다. 특히 기초선거 무공천 명분이 아니었어도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은 정강·정책의 유사성으로 충분히 통합논의가 내부적으로 있었을 것입니다.

- 양당의 유사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신다면?
▲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은 남북문제, 중산층 이하 계층을 겨냥하는 경제정책 등 공통점이 많습니다. 오히려 갈라져 있는 것이 이상하다 싶을 정도입니다. 국민들 입장에서 보더라도 젊은 지지자가 많은 새정치연합과 중장년층 지지자가 많은 민주당은 세대 통합적 요소도 갖추고 있습니다. 게다가 안 의원은 영남 출신(부산)이고 민주당은 호남 출신이 주류를 이루를 이루고 있는데 지역통합의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 이 고문께서 참여하고 계신 범야권 원로들의 모임인 국민동행은 통합에 대해 어떤 입장이신지요?
▲최근 몇 차례 회합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잘됐다, 우리가 할 일이 없어졌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국민동행은 차기 총·대선까지 내다보고 야권이 될 수 있으면 갈라지지 않고 선거를 치르기를 바랐는데, 대단히 흡족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국민동행은 정당이 해결하지 못하는 일, 예를 들면 헌법 개정, 선거법 개정 등의 문제에 대해 여야를 넘나들며 논의를 촉발시키는 등의 일들을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기초연금과 관련해서도 여야의 입장차가 커 논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 박 대통령이 처음 약속을 할 때는 65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20만원 이상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당선 후 별다른 해명도 없이 갑자기 말을 바꿨습니다. 박 대통령의 당선에 절대적 영향을 끼친 분들이 어르신들인데 그런 분들에게 한 약속도 지키지 않은 것이지요. 최근 분위기를 보면 어르신들도 당초 약속을 지키라는 민주당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는 것 같습니다. 지방선거에서 기초연금 문제는 꽃놀이패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 국정원 등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은 의혹만 남긴 채 이대로 묻혀가는 모양새입니다.
▲ 사법부의 판단을 뒤집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무죄 판결은 이 사건이 어느 쪽으로 귀결이 될 것인가를 보여줍니다. 이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결정만이 남았는데 지방선거 이전에 판결을 내릴지 아니면 이후에 내릴지 눈여겨봐야 합니다. 사법부의 판단과는 별개로 국민들은 이미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것은 다 알고 있습니다. 다만 그 정도가 '당락을 바꿀 정도인가?' 라는 것에 대한 국민 판단이 엇갈리고 있는 것입니다.

- 왜 이렇게 된 것이라고 보시는지요?
▲이 사안은 처음부터 민주당이 부정선거로 끌고 가기 어려웠습니다. 문재인 의원이 대선 패배를 곧바로 시인했기 때문입니다. 문 의원이 성급했습니다. 대선 투표 전 이미 국정원 직원의 댓글 사건은 포착이 됐는데, 문 의원은 사건이 어떻게 귀결되는지를 보고 판단을 내렸어야 하지만 경솔하게 너무 일찍 승복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 문 의원은 사과해야 합니다.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지금 아닌 미래를 봐야"
"박 대통령은 운 좋은 케이스…준비된 대통령 아냐"

- 집권 2년차에 접어든 박근혜정부에 대해선 어떤 평가를 내리시겠습니까.
▲ 박 대통령은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이명박정권의 연장이지만 차별화 위장에 성공했고,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직접적 도발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불통·인사·공약 이행 등을 보면 결코 능력 있는 대통령, 준비된 대통령은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처럼 하다가는 남은 임기는 어려움이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 정치권 후배들에게도 한 마디 조언을 해주시지요.
▲ 동아시아의 세력 판도는 급변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세계의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는 안보와 경제의 엄청난 불균형 속에 살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하는 후배 정치인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너도나도 권력의 향배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급변하고 있는 동아시아 세력 판도 등 국제 관계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대담 허주렬 기자 <carpediem@ilyosisa.co.kr>

 

<민주당 이부영 상임고문 프로필>

▲민주당 상임고문
▲열린우리당 의장
▲한나라당 부총재
▲통합민주당 최고위원, 부총재
▲민주당 부총재
▲3선 국회의원(14·15·16대)
▲민주민중운동협의회 공동대표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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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