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 사람들 릴레이인터뷰 ⑤> 남궁진 전 장관

“곁에서 본 DJ, 매일 자신과 치열하게 싸웠다”



학창시절 시작한 민주화 운동으로 DJ와 필연적 만남
78일간 가택연금 함께 하며 고난의 시절 ‘동고동락’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로 동교동계 인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오랜 시간 김 전 대통령의 곁에 머물면서 그의 삶을 생생히 목도했던 이들이기 때문이다. 세간에 알려진 ‘김대중’보다 더 따뜻했던, 눈물 많고 정 많은 김 전 대통령을 보았고 민주화를 위해 끝없이 투쟁한 인동초 삶의 곁에 있었다. 김 전 대통령의 유훈도 이들에게는 평소 들어오던 말일 뿐이다. 동교동계 인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김 전 대통령의 숨겨진 일면들과 그가 이루고자 했던 것들을 되새겨봤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살아간 세월은 한반도의 사계를 닮았다. 그는 한겨울 눈보라보다 더 매서웠던 군사정권의 탄압 속에서 민주화라는 봄을 꿈꿨다. 여름처럼 뜨거운 열정으로 민중 속에서 살아 숨쉬었으며 누구보다 추억할 것이 많은 가을을 보냈다.
김 전 대통령과 같이 길을 걸었던 이들에게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김 전 대통령이 떠나고 이들은 어떤 계절을 보내고 있을까.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한 지난달 15일 고즈넉한 인사동 한켠에서 남궁진 전 장관을 만났다.
다음은 남궁 전 장관과의 일문일답.
 
- 국장 후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어떻게 지내고 있나.
▲ 김 전 대통령의 서거는 땅이 꺼지는 슬픔이었다. 나라의 진로와 국민이 나아가야 할 길을 가르쳐줄 스승을 잃은 충격일 것이다. 국장 후 거의 낙담한 채 실의에 찬 나날을 보내고 있다.

- DJ와 어떻게 만나게 된 것인가.
▲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인연이 닿았다. 4·19가 일어났을 때 나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다. 당시 서울에는 중앙, 보성, 배제, 양정, 경성, 휘문, 중동 등 7대 사립고와 이 학교들의 학생회장단 모임이 있었다. 나는 그 해 중앙고 학생회장이자 학생회장단회의  의장을 맡고 있었다. 이 나라에 민주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전 고등학교가 4·19를 결의했다. 이들 중에 경동고 대표로 온 최장집 고려대 교수와 보성고 대표였던 서진영 교수가 기억에 남는다.

- 파란만장한 고교 시절이었다. 최장집·서진영 교수와는 대학에서 다시 뭉치지 않나.
▲ 고등학생 때는 4·19로 수배자 신분이 되더니 대학에 오니 한일협정이 문제가 됐다. 고려대에서 모이게 된 최장집, 서진영 교수와 함께 6·3 한일협정 반대를 주도하는 씽크탱크 역할을 했다. 산업화는 성공했지만 민주주의가 되지 않으면 나라의 발전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유신체제, 긴급조치로 전국이 혼란스러웠다. 당시 정권이 북한을 비방하는 것을 보고 ‘김일성,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1인 독재나 박정희 전 대통령의 18년 독재나 뭐가 다른가’라는 생각을 했다. 북한이 경제적으로 안 좋은 상황에 놓였고 우리가 나은 상황이 됐다뿐이지….
1980년 민주연합 연정에 가담해 민주화운동을 했다. 1984년에 김영삼 총재와 김대중 선생을 대신한 김상현 전 의원의 민추협에 함께했다. 기획위원과 기관지인 민주통신 발행의 편집 책임을 맡았다.
민주통신 발행은 조심스러운 일이었다. 중앙정보부나 경찰에 체포되면 안 되기 때문에 비밀 아지트를 이용했다.

- 민추협 활동으로 DJ와 직접적인 인연이 생긴 것인가.
▲ 민추협이 신민당으로 총선에 나서자 1985년 2월8일 김 전 대통령이 귀국했다. 정권이 그를 공항에서 체포하려고 할까 봐 미국에서 하원의원 두명이 따라와 김 전 대통령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김 전 대통령의 귀국은 국민적인 지지를 받았고 곧 치러진 총선에서 신민당은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압승을 거뒀다.
2월14일 김 전 대통령이 나를 “보자”고 했다. 비서실 전문위원을 맡아 달라 부탁했다. 6개월간 비서실 전문위원을 하자 비서를 하라고 하셨다.
- DJ와 78일간의 가택연금을 함께한 것으로 알고 있다.
▲ 1985년 2월8일 귀국 후 54번의 연금을 당했지만 60항쟁 전후 78일간의 연금이 가장 긴 연금이자 마지막 연금이었다. 당시 동교동에는 김 전 대통령 내외분과 나, 김옥두 전 의원, 운전기사까지 5명이 있었을 뿐이다. 경찰 2000여 명이 동교동 자택을 감싸고 있어 누구도 들어오거나 나가지 못했다. 손님은 물론 김 전 대통령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찾아온 아들들도 들어오지 못했다.

- 상당히 긴 시간이었는데 가택연금 기간 동안 DJ는 어떻게 지냈나.
▲ 아침 6시 반이나 7시면 머리를 빗고 넥타이에 양복을 단정히 입으시고 나서야 거실로 나오셨다. 연금 중이라 누구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집이니 편안한 옷을 입고 계실 만도 한데 한결같으셨다. 연금 40일째쯤 “편하게 입으시지요”했다.
그러자 김 전 대통령은 ‘인간에게는 인간과 자연과의 싸움, 인간과 인간과의 싸움, 인간의 그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세 가지 싸움이 있다’는 토인비의 말을 꺼냈다. 매일 자기 자신과 싸우고 있다는 것이다. 민족과 남북화해협력 등 하고자 하는 일들을 하기 위해서는 절제해야 하고 자신와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흐트러질 수 없다고 했다.


- 연금생활 동안 소소한 취미생활도 즐기셨을 것 같은데.
▲ 꽃을 사랑하셨다. 자택에 40여 평 남짓한 마당이 있는데 그곳에 꽃을 심었다. 그리고 꽃마다 팻말을 세웠다. 동교동에 오는 사람들이 꽃과 친해질 수 있게 하고 싶어서였다.
장미를 특히 사랑해 한 블록 가득 장미를 심었다. 멀쩡한 장미를 잘라내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를 보고 동교동을 찾았던 기자가 “가혹한 면이 있다”고 했다. 내가 김 전 대통령에게 왜 장미를 잘라내냐고 물으니 “이 꽃을 잘라야 새로 나오는 꽃봉오리의 꽃의 더 아름답게 필 것”이라고 하셨다.
김 전 대통령의 꽃밭관리는 특별했다. 매일매일 응달에 있던 꽃들은 양달로, 양달에 있던 꽃들은 응달로 옮겨 심었다. 그 의미를 물으니 “정부의 따사로운 손길이 응달진 사람들에게도 미쳐야 한다”고 하시더라. 기회가 생겨 집권을 하게 되면 서민과 가난한 사람을 돕겠다는 나름의 의지였던 것 같다. 실제 집권을 하고 청와대로 들어간 김 전 대통령은 ‘생산적 복지’를 주장, 기초생활비 등을 제도화했다.

- DJ 하면 ‘책’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 동교동 지하에는 김 전 대통령의 서재가 있다. 3만 권의 장서가 있는데 그 책의 분류를 내가 했다. 문학, 철학, 역사, 과학 등 다양한 책들을 도서관처럼 라벨을 붙여 정리했다. 정리를 하다 보면 그 책이 어떤 책인지 알기 위해 목차나 서문이라도, 책의 내용 일부라도 봐야 했다. 거의 모든 책에 볼펜으로 중요한 내용이 표시돼 있었고 밑줄이 그어져 있었다.
토요일이면 당번 비서에게 신문을 가지고 오라고 하셨다. 이주의 신간을 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신간 중 목록을 정해 사오라고 했다. 한 번에 2~30권의 신간을 사서 서재 책상 위에 올려놓으면 시간이 날 때 책의 목차나 서문을 보고 버릴 것, 서가에 꽂을 것, 책상 위에 둘 것으로 분류했다. 책상 위에 둔 책은 지니고 다니시면서 정독하셨다.

- 78일간의 연금은 어떻게 끝난 것인가.
▲ 전두환 전 대통령은 “개헌은 없다”며 이전처럼 장충체육관에서 대통령을 뽑으려 했다. 그러나 직선제를 향한 국민들의 열망은 타올랐고 전 민주세력이 민주화를 위한 열망을 불태웠다. 박종철 열사 등 희생자도 나왔다. 민심은 들불처럼 일어났고 6·10항쟁으로 이어졌다. 그제야 연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 연금에서 풀려난 날을 기억하나.
▲ 6월20일 새벽에 잘 아는 분에게 전화가 왔다. 3시에 쿠테타가 일어나니 몸조심하라는 내용이었다. 전화를 받고 새벽 5시에 김 전 대통령이 잠든 방의 문을 두드렸다. 김 전 대통령이 “무슨 급한 일인가”하시더니 말을 전해 듣고는 “어, 알았네. 나가있게”하셨다.
김옥두 전 의원과 나는 3시에 무장군인들이 쳐들어온다는 말에 낙담해 있었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샤워를 하고 속옷을 갈아입었다.
김 전 대통령이 부르셔서 갔더니 수북이 쌓인 수첩을 앞에 두고 계셨다. 김 전 대통령은 수첩을 책상 위에 놓거나 바닥에 던지거나 해서 하나하나 분류했다. 그리고는 “바닥에 둔 것은 태워라. 그리고 책상 위에 둔 것은 역사에 남아야 하는 기록물이니 꽃을 옮겨 심는 척하고 깊게 파서 숨겨라”라고 했다. 수첩에 김 전 대통령의 교우관계나 연락처, 비밀 이야기가 있으니 정권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서였다. 김 전 대통령이 매일 했던 것처럼 꽃을 옮겨 심는 척하고 화단 한쪽을 깊게 파 수첩을 숨겼다.
점심시간에 김 전 대통령 내외분이 한복으로 갈아입고 나오셨다. 최후의 오찬이었다. 민주주의의 장송곡을 불러야 하는 순간이 온 것이다.
다섯 명 모두 식탁에 앉아 종교에 따라 성호를 끗거나 기도를 했다. 나는 눈만 감았을 뿐 기도를 하지 못했다. 그런데 김 전 대통령이 김옥두 전 의원에게 “김 차장, 뭐라고 기도했어요”라고 물으시는 게 아닌가. 김 전 의원이 “예, 저는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하루속히 이뤄지고 오늘 선생님 내외분이 다치지 않고 건강하시기를 기도했습니다”라고 했다.
김 전 대통령이 “남궁 동지, 뭐라고 기도했어요”라고 묻자 나는 차마 눈만 감았다 떴다고 할 수 없었다. “예, 선생님. 저도 비슷한 기도를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이 한 말은 아직도 생생하다. 김 전 대통령은 “응, 그렇지. 그런 기도도 좋지. 그러나 오늘 같은 날은 ‘모든 것을 주께 맡깁니다’라는 기도가 더 좋을지도 모르지”라고 하셨다. 나와 김 전 의원은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가 물을 틀어놓고 엉엉 울었다.

- 국민의 정부가 들어섰을 때 동교동에서 지명직 공직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성명을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청와대에서나 문화부 장관으로 활동하게 된 사연이 있을 성싶다.
▲ 대선 막바지에 성명을 발표했는데 두 가지 의미를 지녔다. 하나는 우리가 너무 오랫동안 고생을 해서 집권을 하면 권력을 남용하지나 않을까 하는 국민들의 불신을 씻어주기 위해서였다. 나머지 하나는 우리가 지명직 공무원이 되면 사회 각 분야에서 인재들을 뽑아 쓸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옷로비 사건이 터지면서 김 전 대통령은 딜레마에 빠졌다. 인재도 좋지만 청와대에는 투철한 국가의식을 가진 이가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명감 없이는 안 된다는 게 김 전 대통령의 판단이었다.
국감 중이었다. 김 전 대통령이 나를 찾아 청와대로 들어와 줄 것을 부탁했다. 위기를 극복하고 인사쇄신을 해서 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해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국민과 약속을 했는데 안 됩니다. 선거가 5개월밖에 남지 않았는데 청와대에 가려면 국회의원직을 두고 가야 합니다. 제 자신이 아깝습니다”라고 말했다.
선거를 얼마 앞두고 있지 않은 시점에서 청와대행이 썩 내키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은 “국민과의 약속은 사죄하고 열심히 하는 것으로 답하면 된다. 지역민도 납득할 수 있게 설득하면 된다. 출세를 하러 오는 것도 아니고 희생을 하는 것인데 비판이 아니라 동정받을 일이다. 어려우니 도와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다.
일주일의 시간이 주어졌다. 집에 와서 집사람과 상의했더니 “당신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했다. 김 전 대통령이 나같이 부족한 사람을 불렀는데 부귀영화를 위해 김 전 대통령의 요청을 거절하는 것은 비서로서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김 전 대통령에게 조그마한 보탬이 돼야겠다고 결심했다.
새벽 6시 반에 전화를 해서 “하겠습니다”했다. “고마워”하셨다. 전화를 끊고 많이 울었다.

- DJ가 한 일 중 가장 가슴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
▲ 김 전 대통령이 역사에서 평가받을 만한 일은 6·15 선언을 이끌어 냈다는 것이다. 평양에 가시기 전 이회창 총재와 김 전 대통령이 영수회담을 가졌다. 사전 합의문을 조율하고 영수회담 후에 발표했다.
합의문을 조율하기 위해 한나라당에서 이완구, 김형오 등 7~8명이 나왔고 민주당에서도 나갔다.
합의 마지막까지 “남북문제는 김대중 정부가 ‘상호주의’로 해나가기로 한다”는 내용이 문제가 됐다. 상호주의란 한 가지를 주면 한 가지를 얻어야 한다는 것인데 김 전 대통령은 남북문제는 이러한 관점으로는 해결이 힘들다고 봤다.
그래서 “이 조항을 빼자”고 했더니 한나라당에서 “그럼 영수회담은 없다”고 하더라. 나흘을 밀고 당기기를 했다. 결국 ‘전략적 상호주의’를 넣고 합의했다. 김 전 대통령은 매우 실망했지만 한나라당에서는 ‘전략적’이라는 말을 넣었다고 난리가 났다.

- DJ가 한 일 중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일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최근 존 포드 감독에 의해 영화화 된 존스타인 벡의 <분노의 포도>를 봤다. 대공황 시절을 담고 있는데 경제가 무너지면 국민들의 삶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 같은 시절이 있었다. IMF 외환위기다. 그러나 정부는 국민들에게 IMF 외환위기의 절박한 내용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
대중에게는 ‘금 모으기 운동’이라는 국민들의 비장한 결단이 나라를 살렸다고, 위대한 국민이라고 했다. 하지만 금 224톤을 판돈은 20억 달러에 불과했다. 국민을 속여도 유분수지 그 돈 가지고는 해결할 수 없는 사태였다.
김 전 대통령의 명성을 들은 세계은행(IBRD)에서 “지구상에 김대중, 만델라, 하벨이라는 위대한 인물이 있는데 김대중이 대통령이 됐으니 도와주자”고 했다. 50억 달러를 5년 분할해서 주기로 했는데 한 번에 줬다. 미국도 도와주겠다던 7억 달러의 배인 14억 달러를 줬다. 일본에서는 단기 채권을 2년간 유예했다. 결국 서울대에서 10년 만에 극복하면 천운이라고 한 IMF를 2년 반 만에 극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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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