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층 비리'와 '연예인 열애' 상관관계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3.07.16 09:5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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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더니만…

[일요시사=정치팀] 올해도 대형 톱스타들의 열애소식이 연이어 쏟아져 나왔다. 지난주 톱스타의 핑크빛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터넷은 한순간에 뜨겁게 달아올랐다. 팬들의 축하와 아쉬움이 엇갈리는 가운데 소설가 이외수씨가 열애설에 쓴소리를 던져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 같은 열애소식이 뭔가 덮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3일 이외수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요즘은 연예인 스캔들이 터지기만 하면 또 뭔가 덮을 게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고위층 비리가 불거질 때마다 연예인의 스캔들이 동시 상영되는 바람에 너무 뻔한 수법이다 싶어 이제는 도무지 신뢰감이 안 가는 거지요"라는 의견을 밝혔다.

의도적 보도는 불가

이씨의 글은 최근 여야 정치권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과 정국의 화두로 떠오른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이씨가 트위터에 글을 올린 날에는 난데없이 배우 원빈과 이나영의 교제사실이 드러났다. 이날 오전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이나영의 주상복합아파트에 출입하는 원빈 사진을 공개했다. 이후 두 사람의 소속사 이든나인 측은 열애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원빈과 이나영의 열애사실이 드러나던 날 국정원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광화문에서 13일째 열리고 있었다. 이날 저녁 서울 광화문 동아일보사 앞에서는 대학생과 시민 250여 명이 참석했다.


촛불집회는 지난 6월21일부터 하루도 쉬지 않고 이어졌다. 평일에는 200~300명, 주말에는 1000여 명이 꼬박꼬박 참석했다. 28일에는 최대 규모인 3000여 명이 모였다. 이를 계기로 시들했던 촛불집회는 다시 거세질 조짐을 보였다.
노 전 대통령의 NLL 회담 내용을 둘러싼 여야의 싸움도 정점을 찍고 있었다. 초반 이슈를 선점하고 기선을 제압한 새누리당이 역풍을 당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이러한 시점에 연예인 열애설이 터지자 일부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꼬일대로 꼬여 불리하게 돌아가는 정국 상황을 덮기 위한 '음모론'이라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트위터에는 '이효리 이상순 결혼, 원빈 이나영 열애에 묻힌 소식'이라는 글이 빠르게 펴졌다. '국정원 개입 당선된 자 하야 소식!'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는 해외교포들의 사진이 외신보도를 통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거의 수혜자이며 부정행위의 결과를 적극 이용 허위사실을 유포해 대통령이 되었다. 따라서 사전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박근혜는 부정선거 결과에 책임져야 한다. 처음부터 국정원 개혁으로 피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다. 박근혜는 하야해야 한다'라는 해외교포의 글이 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반정부 시위가 시작됐다는 외신의 보도도 소개됐다. 이를 접한 대다수 네티즌은 연이어 터지는 연예인 스캔들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며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dc***이라는 아이디의 한 트위터리안은 '박근혜 하야 해외 교포들 외신보도 소식 덮는 데는 결혼 열애 소식이 최고~'라며 열애설 보도를 비꼬았다.

톱스타 열애 보도에 해외교포 '반정부 시위' 묻혀 의혹 증폭
"정치에 무관심한 뉴스소비자도 문제, 자세 개선 필요해"

정치적 이슈를 덮은 연예인 열애설 중 대표적으로 회자되는 사례는 지난 2011년 4월 21일에 있었던 가수 서태지와 배우 이지아의 이혼이다. 당시 BBK 사건을 수사했던 특별수사팀은 "검찰이 김경준씨를 회유·협박했다"고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패소 판결을 받았다.



이에 앞서 <시사IN>의 주진우 기자는 2007년 12월 김경준씨가 작성한 자필메모를 근거로 "조사과정에서 김경준씨가 수사검사로부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면 구형량을 3년으로 맞춰주겠다'는 취지의 회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김경준씨는 MB와 동업하여 투자자문회사인 BBK를 설립한 인물로, 그의 증언은 BBK 관련 의혹이 있는 MB에게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판결이 있은 날 서태지와 이지아의 비밀결혼 및 이혼, 그리고 5억원의 위자료와 50억원의 재산분할청구소송 소식이 전해지면서 BBK 관련 이슈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말았다.

일부 네티즌들은 서태지와 이지아는 'BBK 가림막'이라며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MU****라는 아이디의 트위터리안은 '당시 BBK 결과를 덮기 위해 서태지 이혼소송을 흘렸다는 뉘앙스는 <나꼼수>에도 있었음. <나꼼수>의 논거는 특종보도의 형태가 일반적인 형태가 아니었고, 이지아의 법무대리를 맡은 법무법인이 '바른'이라는 걸 심증론으로 제시함'이라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네티즌은 최근 불거진 박지성 선수의 열애설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트위터에는 'BBK가 최대 위기에 몰렸을 때에는 서태지-이지아 이혼소송이 몇 달 후에 갑자기 대형 특종이 되었고, 국정원 게이트가 최대 위기에 몰렸을 때에는 몇 달 전부터 한강데이트를 하던 박지성 열애뉴스가 갑자기 특종이 되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서태지·이은성의 결혼 보도는 '윤창중 스캔들'을 덮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에서는 "정부는 언제나 뭐든 터지기 때문에 타이밍을 논할 수는 없다" "이런 루머 자제 좀 하자"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외에도 '검찰, BBK 가짜편지 사건 봐주기' 논란을 잠재운 유인나, 지현우 공식 열애 보도, '저축은행 사건'의 몸통 수사로부터 대중의 시선을 잡아끈 임슬옹, 소희 열애 보도 등이 권력형 비리를 덮기 위한 음모라는 의혹이 제기돼기도 했다.

언론사 관계자들은 고위층 비리를 덮기 위해 의도적으로 연예인 열애설을 보도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이슈가 될 만한 사건을 때에 맞춰 언론에 흘려 이목이 쏠리게 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정치불신의 현상

한 정치전문가는 "정치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이 같은 현상을 만들어 놓았다"라며 "정치에 무관심하고, 자극적인 소재에 더욱 관심을 두는 뉴스소비자의 태도에도 커다란 변화가 요구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합리적인 판단을 바탕으로 대중이 이슈에 쉽게 휩쓸리지 않는다면 아무리 거대한 '음모'라도 대중을 움직이게 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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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