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SBS전망대' 한수진 앵커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06.10 15:33:46
  • 댓글 0개

시사라디오 새판짜기 "결과는 달라질 것"

[일요시사=사회팀] 아침 시사프로그램의 절대강자, 손석희가 JTBC로 떠나면서 동시간대 라디오는 조용한 변혁을 겪고 있다. <SBS전망대>(아침 7∼8시)를 진행 중인 한수진 앵커는 "이제 판도가 조금은 바뀔 것"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언젠가는 있어야 할 일이었다." 한 라디오 관계자는 담담한 목소리로 손석희의 JTBC행을 평가했다.

조용한 변혁중

‘손석희’라는 브랜드가 워낙 컸던 탓에 <시선집중>에 많은 기대가 몰렸던 건 사실. 그러나 아침 시사프로그램은 <시선집중>만 있는 건 아니다. 국내 처음으로 아침 시사프로그램이란 포맷을 도입한 SBS는 현재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런 변화의 열망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한수진 SBS 앵커는 부담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새로운 도전이 기대된다는 눈치다.

"앵커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줄이는 것에 익숙해 있어요. 그런데 라디오는 좀 다르죠. 청취자들이 듣고 싶은 얘기를 풀어서 전달해야 하니까요. 라디오를 하면서 많이 배워요. 당장 최근에 나온 '권리금' 문제만 하더라도 TV에서는 간결하게 핵심만 보여주는데 라디오는 그들의 속 깊은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거든요. 기자가 멘트를 전달하는 '8시 뉴스' 때와는  다른 분위기죠. 기회가 왔을 때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SNS와 같은 뉴미디어가 도래하면서 기존 매체인 라디오는 부침을 겪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슈 메이킹이 이전보다 약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한 앵커는 "이슈를 선점하는 것은 어려워졌는지 모르지만 영향력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시선집중> 주춤하는 사이 새로운 도약 시도
"아직도 공부" 타고난 노력파에 인간미 갖춰

"예를 들어 언론인이 직접 정치인을 만나 취재할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드는 반면 정치인들의 라디오 출연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치인 인터뷰 전문보기와 같은 기능은 기자들에게 인용되기도 하고요. 결국은 대중이 어떤 미디어를 선택할 것인지의 문제인데….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봐요. 누군가는 라디오가 위기를 맞고 있다고도 합니다. 뉴스 소비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광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거죠. 하지만 저는 라디오라는 매체가 가진 장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나 지금이나 라디오를 만드는 모든 사람들은 지금도 더 좋은 방송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라디오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있는 한 앵커는 "(앵커 생활의 습관 때문인지) 자기 검열이 너무 세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라디오 방송 진행자로서 조금은 '지르는 맛'도 있어야 하는데 말을 내뱉기 전 주어·동사를 맞춘다든지 표현을 절제한다든지 하다 보니 고민이 많다는 것.

"처음에는 어순도치 같은 게 계속 마음에 걸렸어요. '주어가 맨 앞에 와야 하는데….' 이런 생각도 하고 말이죠. 지금도 적응을 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제가 기자 출신이니까 모든 사안마다 '정확한 질문을 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고요. 공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한 앵커는 후배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언론인이다. 타고난 노력파에 인간미까지 갖춰 많은 후배들이 존경하는 언론인으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 앵커는 본인에 대한 칭찬이 나오면 으레 농담을 던져 화제를 돌리고는 한다. 그만큼 자신에 대해 겸손하다는 것이다.

"선배 언론인들을 보면 아직도 서슬 퍼렇게 기자 정신이 살아계신 분들이 있어요. 시대가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처음 입사했을 때의 그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 약자의 시선으로 사회를 들여다 볼 줄 아는 태도. 요즘에는 그런 기자적 마인드랄까. 전문성에 비해 그런 옛것들이 아쉬운 것 같아요. 옛날 말로 '헝그리정신'이라고도 하죠. 어쨌든 저도 어느 순간부터는 적당히 타협하지 않나. 현재에 안주하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들었고요. 그래서 노력하고 있죠. 아마 라디오를 그래서 시켰는지도 모르겠네요(웃음)."


겸손 또 겸손

한 방송 고위 관계자는 한 앵커에 대해 "사회에 대한 애정이 깃든 목소리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의 말처럼 한 앵커는 휴머니즘이 살아있는 라디오란 매체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도 꼽힌다. 방송 진행자로서 자신보다는 늘 남을 먼저 빛낼 줄 아는 한 앵커. 조용하면서도 힘이 있는 그의 목소리를 문득 자주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한수진은?]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1991년 SBS 공채 앵커전문요원
▲2000년 보도본부 국제부 기자
▲2001년 제28회 한국방송대상 진행자상
▲SBS 아나운서팀 아나운서
▲SBS 보도본부 차장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풀어주느냐, 마느냐, 이재명 대통령이 깊은 고심에 빠졌다. 8·15 특별사면·복권 명단에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이름이 올라오면서다. 한때 아군이었던 조 전 대표의 정치 생명이 용산의 선택에 달렸다. 조국혁신당은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과 친문계까지 사면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7일 이재명정부의 첫 특별사면을 준비하기 위한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특별사면 명단에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급상승했다. 사면심사위원회가 사면·복권 건의 대상자를 검토하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오는 12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설에 부채질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실형을 확정받았다. 조 전 대표의 만기 출소 예정일은 내년 12월15일이다.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이 이뤄질 경우 출소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기소 자체가 검찰의 무리한 시도였다고 보는 만큼 이번 정권에서 검찰개혁을 이뤄내고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지난 대선 정국서 “조 전 대표가 보고 싶지 않느냐”며 “(이재명 후보가) 그냥 이기는 게 아니라 크게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곧 조 전 대표의 사면이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전달한 것이다. 조 전 대표의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또한 비슷한 시기에 ‘더1찍 다시 만날 조국’이라는 홍보물을 제작하는 등 이 후보의 당선과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동일시했다. 이렇듯 혁신당은 지난 총선과 대선 등에서 일궈낸 업적을 청구서 삼아 은근한 눈치를 보냈고, 최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까지 목소리를 키우면서 이 대통령을 전방위로 둘러쌌다. 지난달 30일 친문계인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조 전 대표와의 접견 사실을 알리며 “특유의 미소가 여전하고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이 많을 법도 한데 오히려 긍정 에너지가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자꾸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마음의 빚을 지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이어 “조국의 사면을 많은 이들이 바라는 이유는 검찰개혁을 요구했던 우리가 틀리지 않았음을 그의 사면을 통해 확인받고 싶은 마음 아닐까”라며 “야수의 시간과 같았던 지난 겨울 우리가 함께 외쳤던 검찰개혁이 틀리지 않았음을, 서로 생각은 달라도 통합과 연대라는 깃발 아래 모두가 함께 있었음을 확인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민통합 일환? 이 결정만 남아 친문계에 문까지 팔 걷어붙여 친명(친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 역시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통합을 위한 측면에서 넓게 사면 복권에 관한 판단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든다”면서도 “이 문제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통령께서 판단할 문제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이 용산 측에 조 전 대표의 사면 의견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은 우상호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고, 우 수석은 “뜻을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원기·임채정·정세균·문희상·박병석·김진표 등 민주당 출신인 전 국회의장도 가세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책임을 수용한 이들에 대한 절제된 관용”이라며 “대통령께서 국민 통합의 뜻을 담아 조 전 대표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한 개인의 구제가 아니라 극한 대립과 갈등의 시기를 겪어내며 상처 입은 우리 사회 공동체에 건네는 ‘공정한 매듭과 위로’의 손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방에서 사면 요청이 쇄도하자 대통령실은 막판 고심에 빠졌다. 앞서 지난 5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사회적 약자와 민생 관련 사면에 대해 일차적으로 검증 및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인 사면에 관해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 중”이라며“아직 최종적인 검토 내지는 결정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혁신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조 전 대표가 수감 된 지 8개월이 지났는데 혁신당은 아직도 권한대행 체제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를 뽑을 만도 한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가 뭐겠느냐”며 “이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조 전 대표가 사면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가 돌아와서 혁신당이 이전 같은 명성을 되찾길 기다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혁신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가 궐위된 때에는 최고위원 가운데 가장 많은 득표로 선출된 최고위원이 남은 임기 동안 당대표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선민 권한대행이 내년 7월까지 조 전 대표의 임기를 대신해 자리를 지킬 의무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당초 조 전 대표가 자신의 수감 생활을 예측하고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이러한 당헌·당규를 개정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8개월째 대행 체제 혁신당 “확신” 믿을 구석 있었나 내년 지방 선거를 위해서라도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사면이 필요하다. 구심점이 없고 ‘조국’혁신당이라는 이름만 존재하는 지금으로서는 지난 보궐선거만큼의 역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은 딜레마에 빠졌다. 국정 초기부터 자녀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으로 법의 심판을 받고 복역 중인 인사를 사면했다가는 ‘범죄자 프레임’에 함께 걸려들 수 있다. ‘조국 사태’에 거부감을 느낀 지지자들의 이탈도 고려해야 하는 지점이다. 반면 사면 요청을 거절할 경우 오히려 조 전 장관의 정치력을 키우는 등 일종의 서사를 부여할 수 있다. 조 전 대표는 본인의 사면에 대해 큰 뜻을 밝히지 않아 오히려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이란 해석이다. 민주당에 있어 조 전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의 ‘변수’다. 지난 총선서 호남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혁신당이기에 조 전 대표가 정치권에 돌아온다면 진보진영 텃밭을 둘러싼 두 정당 간의 경쟁과 그로 인한 잡음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그의 행보를 예측하고 나섰다. ‘자유의 몸’이 될 경우 이른 시일 안에 전당대회를 치러 다시 한번 당대표직을 거머쥐고 내년 지방 선거를 진두지휘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일각에서는 조 전 대표가 부산 시장 등으로 직접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보고 있다. 어디로 튈까 민주당은 최종 사면 명단이 공개되기 전까지 별다르 입장을 내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7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지만, 이날 조 전 대표의 사면 논의는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제 공은 이 대통령에게 넘어왔다. 단 한 사람의 정치 인생이 걸린 문제지만 그의 복권은 정치 진영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여러 가지 변수와 상수가 존재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최종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