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부동산 동향] 불붙은 층간소음 마케팅

‘쿵쿵’아이들 뛰어도 좋은 집 ‘알랑가몰라’

[박민우 부동산전문기자] 이웃간 살인까지 부르는 층간소음. 건설사들이 사회문제로 대두한 층간소음을 최소화한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선보이고 있다. 어린 자녀가 있는 부모들의 관심은 유독 남다를 수밖에 없다. 조용한 집을 원하는 수요자들에게도 인기다.

아래-위층 이웃간 소음분쟁 사건사고 잇달아
중재센터 월 620건 민원 “뾰족한 대책 없다”

죽음을 부른 이웃간 층간소음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3일 인천 부평구 십정동의 한 빌라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다투던 집주인이 세입자 집에 불을 질러 2명이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2층에 사는 집 주인 임모씨와 1층 세입자 박모씨는 층간소음 문제로 시비가 붙었다.

흥분해 살인까지
사회문제로 대두

 
임씨는 시끄럽다고 항의했고, 박씨는 맘대로 하라고 버텼다. 화를 참지 못한 임씨는 둔기를 휘두르다 인화성 물질을 박씨 집에 뿌린 뒤 불을 질렀다. 이 불로 박씨의 딸과 남자친구가 숨졌다. 임씨도 다리에 화상을 입었다.

층간소음 갈등이 살인사건으로 번진 것은 올 들어 두 번째다. 지난 2월 서울 중랑구 한 아파트에서 김모씨가 층간소음 문제로 다투던 30대 형제 2명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양천구 목동 한 다세대주택에서 박모씨는 홍모씨 집에 불을 질러 홍씨 등 일가족 6명이 다쳤다. 지난 3월엔 부산 북구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이모씨가 시끄럽게 한다며 위층에 사는 정모씨와 정씨의 어머니에게 수차례 흉기로 위협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웃간 층간소음 다툼 발생 시 직접 대면을 삼가라 등의 대처법을 조언하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센터 설립 이후 연말까지 접수된 민원은 총 7021건에 달한다. 매달 620건 가량의 민원이 제기된 셈이다. 올 들어선 지난 1월에만 1500여 건의 민원이 폭주했다.


이웃간 살인까지 부르는 층간소음. 건설사들은 사회문제로 대두한 층간소음을 최소화한 아파트와 오피스텔로 ‘손님’을 끌고 있다. 어린 자녀가 있는 부모들의 관심은 유독 남다를 수밖에 없다. 조용한 집을 원하는 수요자들에게도 인기다. 다음은 층간소음을 완화한 아파트와 오피스텔이다.

▲목동 센트럴 푸르지오 = 대우건설은 양천구 목1동에 ‘목동 센트럴 푸르지오’주상복합 아파트를 짓고 있다. 지하 5층∼지상 31층, 2개동에 전용면적 84∼127㎡ 249가구로 구성됐다. 이중 181가구를 지난해 일반분양했다. 현재 분양률은 80%를 넘어섰다. 잔여물량에 대해 선착순 분양 중이다.
3.3㎡ 평균 2200만원대인 분양가로 인근지역 시세 3.3㎡당 2600만∼3000만원보다 낮게 책정됐다. 단지 바로 옆에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이 있다. 오피스 밀집 지역인 여의도까지는 10분대에 도착 가능하다. 광화문과 김포공항도 20∼30분대로 접근할 수 있다. 서부간선도로와 올림픽대로 이용도 간편해 교통여건이 뛰어나다.
편의시설로는 현대백화점 목동점, 이마트, 홈플러스, 코스트코 등이 있고, 목동야구장, 목동 아이스링크가 가까워 레저시설도 우수한 편이다. 교육환경도 우수하다. 강남 대치동과 우위를 다툴 정도로 대형 학원가가 밀집해 있다. 단지 인근에 서울 내 명문학교로 꼽히는 목동초중, 목운중이 있으며, 한가람고·양정고와 같은 명문 고등학교도 학군에 속해 있다.
무엇보다 차별화된 설계가 눈에 띈다. 층간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바닥에 비드법보온판 등을 추가했다. 또 천장마감을 보강해 500∼650㎜로 설계했다. 구형 아파트 270∼300㎜와 비교하면 바닥두께가 최대 2배를 넘는 규모다.

▲신화명 리버뷰자이 = GS건설은 부산 북구 금곡동에서 ‘신화명 리버뷰자이’를 분양 중이다. 금곡1주택재개발정비구역을 재개발한 아파트로 지하 3층~지상 29층 8개동에 전용면적 59∼84㎡ 729가구로 구성됐다. 지난 3월 1, 2순위 청약을 받은 결과 총 2149명이 접수해 4개 주택형 가운데 3개 주택형이 모두 마감됐다. 전용면적 59㎡는 1순위에서 최고 46.8대 1을 기록했다. 84㎡의 경우 84㎡A는 4.5대 1을 기록했으며, 84㎡C는 1.8대 1을 나타냈다. 다만 84㎡B는 0.7대 1의 경쟁률로 모집가구수를 다 채우지 못했다. GS건설은 “분양가상한제로 인근 아파트보다 최고 2000만원가량 저렴해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이 아파트는 층간소음을 줄이는 공사로 지어진다. GS건설은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서 정한 표준바닥구조로 시공할 예정이었으나 완충재의 두께를 강화해 층간소음 문제를 줄이기로 했다. 원래 완충재를 20㎜로 설계했으나 50% 더 강화해 30㎜ 두께로 시공한다. GS건설은 “최근 층간소음 문제가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이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동탄 센트럴자이 = GS건설은 지난해 8월 청약이 마감된 경기도 동탄2신도시 ‘동탄 센트럴자이’아파트에도 층간소음을 줄이는 시공법을 사용했다. 이 결과 국내 10대 건설사가 수도권에서 공급한 아파트 중 층간소음차단 인정등급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아파트는 청약자가 대거 몰리면서 전 주택형이 1순위에 마감됐다. 특별공급(44가구)을 제외한 515가구를 모집한 동탄센트럴자이 1, 2순위 청약접수 결과 모두 4237명이 접수했다.
이중 1순위 지원자만 3868명으로 평균 7.5대 1의 청약률을 기록했고, 모든 주택형에서 1순위 마감했다. 84㎡E형의 경우 141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84㎡D형도 61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전 평형에서 높은 청약률을 보였다. 지상 25층 10개동, 전용면적 72㎡(222가구), 84㎡(337 가구) 등 559가구로 이뤄졌다. 평형별로 72㎡형은 4개 타입, 84㎡형은 9개 타입으로 구성됐다.

바닥재 강화에
천장마감 보강

▲광주 서희스타힐스 = 서희건설은 경기도 광주시 쌍령동에서 ‘광주 쌍령동 서희스타힐스’를 분양 중이다. 지하 1층∼지상 15층 5개동 규모로, 전용면적 84∼125㎡ 198가구로 구성됐다. 주변에 다양한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점이 이 단지의 매력이다. 인근에 이마트 등 다양한 쇼핑공간은 물론 광주종합운동장·미술관 등 문화공간도 들어서 있다. 광주종합터미널, 청석체육공원 등도 가까이 입지해 있어 이용이 편리하다. 인근엔 쌍령초교, 광주중앙·경희여자고도 가까워 통학환경이 좋다.
이 아파트엔 최첨단 주거시스템과 함께 웰빙시스템도 도입된다.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층간 소음문제를 방지하고자 소음방지재를 시공했다. 인체 무해한 친환경 벽지와 바닥 마감재를 사용해 새집증후군의 위험도 줄인다.

바닥두께 늘려 소음 최소화
1층·키즈시설 특화단지 인기


▲구로동 로제리움 2차 = 신세계건설은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 97번지 일대에 ‘로제리움 2차’를 공급하다. 로제리움 2차는 층간소음 차단을 위해 국토부 표준바닥시공규제 두께인 19∼21㎝ 보다 두꺼운 22㎝로 시공된다. 층고의 경우 기존에 보급된 여느 오피스텔보다 높은 2.4m로 시공되며, 수익형부동산에서 보기 힘든 우물천장으로 마감된다.
세대 간 소음문제도 해결했다. 국토해양부 규격 50㎝를 초과한 세대 간 벽 칸막이 공사를 55㎝ 두께로 시공해 옆 세대 간의 갈등의 소지를 없앴다. 지하 2층∼지상 20층 규모로 전용면적 20㎡ 이하의 372실로 구성됐다. 취득세·재산세 100% 면제, 업무시설 임대 시 부가세 환급, 1가구 2주택, 종부세, 양도세 중과 제외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계약조건은 계약금10%, 중도금 50% 무이자로, 무제한 전매가 가능하다.

▲내포신도시 빌앤더스 = 현대그룹 계열사 현대아산은 충남 내포신도시 2구역 업무시설용지 1-3블록에서 ‘현대아산 빌앤더스’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7층, 528실(전용 23·29㎡) 규모로 구성된다. 3.3㎡당 분양가는 500만원 초반대.
각 실엔 빌트인냉장고·붙박이장·가전소물장 등 풀퍼니시드 시스템이 적용되고 층간 소음 방지재가 시공된다. 분양 조건은 계약금 10%, 중도금 60% 무이자가 제공된다.

▲1층 안전지대 = 자녀가 있는 수요자라면 아파트 1층이 ‘안전지대’다. 건설사들은 그동안 애물단지였던 1층을 특화보완하면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층간소음 문제가 커지면서 실속형 수요자들에게 아파트 1층이 재조명 받고 있다”며 “어린 자녀가 있는 집은 항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어 1층이 인기”라고 전했다.
경기도 용인시 신봉동 ‘수지 신봉센트레빌’도 그중 하나다. 전체 940가구 규모. 동부건설은 1층 계약자들에게 최대 30%까지 할인혜택을 준다. 149㎡의 경우 당초 분양가 7억9900만원에서 1억2000만∼1억4000만원까지 깎아줘 5억원대에 매입이 가능하다. 3층 이상은 분양가의 15%를 할인해준다. 1층에 필로티를 설치해 지상 2층으로 띄워 1층 세대의 프라이버시 침해를 방지하고 개방감을 확보했다. 동부건설은 “1층에 필로티를 설치해 1층 같지 않은 1층인데다가 가격 파격 할인을 진행해 가격 부담을 내렸고 또 6억원 이하라 양도세 감면혜택 대상도 되면서 최근 젊은 층들의 계약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동원개발은 고양시 삼송지구 A17블록에 짓는 ‘삼송 동원로얄듀크’의 지대를 8m 이상 높여 1층이 인근 다른 단지의 2∼3층 높이로 조망권을 확보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서울 종로구 무학 연립2구역을 재건축한 ‘인왕산 2차 아이파크’의 5개 동 중 2개 동 1∼3층에 테라스하우스를 제공한다. 코오롱건설은 대구 수성구에서 분양한 ‘수성못 코오롱 하늘채’ 1층 가구에 공용 홀을 거치지 않고 바로 현관 출입이 가능하도록 전용 현관문을 조성했다.

▲키즈특화 단지 = 독특한 방법으로 층간소음 예방에 나선 건설사들도 있다. 단지 내 아이들을 위한 키즈특화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
롯데건설은 동탄2신도시 A28블록에 분양 중인 ‘동탄롯데캐슬 알바트로스’에 키즈카페와 부모의 휴식공간인 맘스카페를 결합한 ‘캐슬 맘&키즈카페’를 조성한다. 현대엠코가 울산 동구 화정동 일대에 공급하는 ‘엠코타운 이스턴베이’에도 맘스&키즈카페가 조성된다. SK건설은 화성시 반월동에 분양 중인 ‘신동탄 SK VIEW Park’에 어린이 피트니스센터, 자연채광 인공 해수풀, 방음 레슨실, 복층형 도서관 등을 마련한다.

항상 가슴 졸이는
스트레스서 탈출

동부건설은 인천시 계양구 귤현동에 지은 ‘계양 센트레빌’에 아이들이 사계절 맘껏 뛰어 놀 수 있는 실내놀이터, 맘스카페, 어린이 도서관, 보육시설 등이 있는 복합문화센터 ‘센트웰’을 만들었다. 대원은 동탄2신도시 A33블록 ‘동탄2신도시 대원칸타빌 2차’에 동탄신도시 최초로 대규모 다목적 실내 스포츠파크를 비롯해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인 키즈클럽, 보육시설 등 자녀들을 위한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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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