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125> 설문으로 본 시장 전망

며느리도 모르는 불황의 끝은?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 부동산, 그 불황의 끝은 언제쯤일까. 안개 자욱한 부동산 시장의 전망을 분양상담사들과 네티즌 등에게 물었다. 물론 전문가들의 자문도 구했다.

분양상담사 절반 이상 “지금이 바닥”
‘언제 활성화?’질문에 “올해 하반기

경기 불황과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택시장은 거래 실종 속에 마치 끝을 모르는 ‘불황의 터널’에서 쉽게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치고 살아날 것이라는 희망도 있지만 언제가 바닥인지는 지나고 나서야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모델하우스 현장 등에서 고객 분양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분양상담사들은 올해 부동산시장 전망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

“2·3분기 저점
좀 더 시간 필요”

최근 부동산정보업체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이 분양현장을 담당하고 있는 분양상담사들에게 2013년 부동산시장 전망에 대해 물어봤다. 분양상담사를 통한 대규모 조사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는 분야 상담만 10년 이상 한 현장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설문지 작성을 통해 20일간 진행했다(복수응답).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상품별 유망지역은 조사에서 제외했다.

먼저 ‘부동산경기가 지금 바닥인가?’라는 질문에 30명중 18명(60.0%)이 ‘지금이 바닥이다’, 12명(33.3%)이 ‘올해 하반기가 바닥이다’라고 답해 부동산 거래 침체가 올해 안에 끝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가 언제 활성화 할 것으로 전망하나?’라는 질문에는 ▲올해 하반기 18명(50.0%) ▲내년 하반기 12명(33.3%) ▲내년 상반기로 6명(16.7%)이 응답했다.


올 상반기에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대답은 다소 적어 부동산 경기가 단기적으로 활성화 할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시행사 본부장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새로운 부동산 정책과 내수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부동산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되나, 효력이 발생 할 때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 관련 투자시기를(내집 마련 포함) 언제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올해 중반기와 하반기라고 각각 12명(44.4%)이 답해 대부분 부동산 경기가 올해 2·3분기에는 저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었다. 한 분양업체 이사는 “주택가격은 현재 조정기에 있고 주택가격이 한없이 내려가지만은 않는다”면서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은 이미 조정되거나 소폭의 조정을 더 하게 될 것이므로 빠르면 올 중반기나 하반기에는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유망한 부동산 상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오피스텔 15명(31.3%) ▲상가 12명(25.0%) ▲아파트 9명(18.8%) ▲도시형 생활주택 6명(12.5%)으로 나타났다. 또한 ‘향후 유망해질 부동산 상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 역시 ▲오피스텔 15명(31.3%) ▲상가 12명(33.3%) ▲아파트 9명(18.8%)으로 현재 유망한 수익형부동산 상품들이 향후에도 유망할 것으로 조사됐다.

한 시행사 팀장은 “예금 금리 연 2% 시대에 접어든 지금 연 5∼7%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은 인기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며 “구로구 대림역, 신도림역, 가산디지털단지 인근과 신촌역 등이 임대수요도 많고 수익률도 높아 유망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부동산 업체의 상무도 “지방의 경우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었지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그렇지 않다”면서 “아파트는 그동안 형성된 거품이 빠지는 것일 뿐, 조정이 완료된 소형아파트는 여전한 좋은 투자대상”이라고 말했다.

주택시장 정상화 위해선?
“다주택 양도세 중과 폐지”
네티즌 “올 집값 보합세”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 한 것은 어디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18명(33.3%)이 내수경기, 15명(27.8%)이 지난 정부정책의 책임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에서 가장 우선 추진해야 할 정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취득세 감면연장이 21명(50.0%), 부동산 보유세 조정이 18명(43.0%)으로 나타나 세제를 비롯한 정부의 역할에 기대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는데 가장 중요시 되는 경제 지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39명(81.4%)이 내수경기 진작과 일자리 창출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내수 경기가 살아나야 부동산 경기도 살아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의 상품을 파는 분양상담사들은 지금의 부동산 불경기에 수입이 얼마나 줄었을까.

“내수 살아야
부동산도 산다”

‘연평균 수입은 어느 정도 되는가?’라는 질문에는 대부분 답변을 거부했지만, 일부는 여전히 괜찮은 수입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귀띔했다. 한 분양업체 본부장은 “분양상담사들 대부분이 수입이 줄어든 것은 맞다”면서 “그래도 꾸준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는 분양상담사들은 수입 변동이 적은 편”이라고 전했다.

업무 특성상 다양한 부동산 지식과 깊이 있는 정보를 요하는 이들이지만 부동산 불경기를 맞아 금융, 세법을 공부하거나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곧 다가올 부동산 호경기에 고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전세수요가 증가해 전세가가 치솟는 지금이 가격 조정기”라며 “경기 사이클에서 지금은 수축기 또는 하강기고, 다음은 상승기 아니겠나”라고 되물었다.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 박근혜 정부가 가장 시급히 처리해야 될 사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네티즌 10명 중 3명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라고 답했다. 올해 집값에 대해서는 보합세로 전망하는 응답자가 많았다.

닥터아파트가 온라인 회원 334명을 대상으로 최근 5일 동안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 정부의 가장 시급한 대책으로 28.14%가 ‘양도세 중과폐지’를 꼽았고, ‘하우스푸어 대책’(20.06%), ‘분양가 상한제 폐지’(11.38%) 등 순으로 답변이 많았다.

‘가장 바람직한 부동산 대책 방향’에 대한 질문에는 ‘단발성 아닌 종합적인 대책’이라는 답변이 35.93%로 가장 많았다. ‘호황기 때 규제정책 대폭 폐지’답변도 23.65%로 집계됐다.

주택시장 거래 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대책으로는 ‘DTI, LTV 등 주택담보대출규제 완화’(27.84%)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25.75%), ‘취득세 감면혜택 연장’(20.36%)이었다.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을 위한 가장 시급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서도 역시 ‘DTI, LTV 등 주택담보대출규제 완화’가 37.1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취득세 감면 연장’(33.53%), ‘금리 인하’(12.28%) 순이었다.

지속되는 전세난 해결을 위해 필요한 대책으로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라는 답변이 22.75%로 가장 많았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금 대출 확대’(21.26%), ‘전용 85㎡ 이하 중소형 주택공급 확대’(19.16%) 등의 응답 비율도 높았다.

주택시장의 저점(바닥)을 묻는 질문에는 30.54%가 ‘이미 바닥을 찍었다’고 답했으며, 18.56%는 ‘2014년 이후’를 꼽았다. 실수요자가 내집 마련을 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로는 ‘올 2분기(4∼6월)’가 32.93%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2014년 이후’가 22.16%, ‘2013년 3분기(7∼9월)’가 16.47%이었다.


올해 집값 전망에 대해서는 ‘보합세’가 31.74%로 가장 높았고, ‘소폭(2% 미만) 오른다’가 19.76%, ‘소폭(2% 미만) 하락한다’가 14.97%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음을 보여준다. 박근혜 정부에서 가장 투자가치가 있는 부동산 상품을 묻는 질문에는 ‘기존아파트’가 32.63%, ‘토지’가 13.47%로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분양 받고 싶은 아파트는?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

한 부동산 정보업체 팀장은 “박근혜 정부에 대해 네티즌들은 하루빨리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이 나길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특히 대출규제와 완화, 세제 완화 등 현실적인 대책이 나와야 주택시장을 정상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이 뽑은 수도권에서 가장 분양 받고 싶은 아파트는 어딜까.
포스코건설이 오는 3월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에 들어가는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가 수도권에서 가장 분양받고 싶은 아파트로 꼽혔다.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는 최근 수도권 거주 회원 1583명을 대상으로 ‘올해 상반기 유망한 분양 단지’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61명(22.8%)이 선택한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가 1위를 차지했다.

이 아파트는 동탄2신도시 시범단지에 들어서 동탄역 복합환승센터와 중심상업지구를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데다 초·중·고교도 단지 인근에 문을 연다. 최근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전용면적 84∼97㎡(옛 30평대)가 753가구로 전체(874가구)의 86%에 달한다. 동탄2신도시는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 외에도 2위(동탄 푸르지오)와 10위(동탄 롯데캐슬 알바트로스)에 나란히 이름을 올려 예비 청약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투자가치 상품은?
“아파트, 토지”


한 부동산 정보업체 팀장은 “수도권 주택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동탄2신도시는 지난해 7500가구 분양이 성공리에 끝나면서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심리를 높였다”며 “브랜드 파워가 있는 대형 업체 분양이라는 점도 인기 이유”라고 설명했다.

서울에서는 교통과 편의시설 등 입지 여건이 좋은 도심권 재건축·재개발 단지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서울 대치동 청실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대치 청실’(3위)과 북아현동 1-2구역, 아현동 아현4구역을 각각 재개발한 ‘북아현 푸르지오’(5위)와 ‘공덕 자이’(7위)가 대표적이다. 이 밖에 용인∼서울 간 고속도로 진출입이 쉬운 ‘광교산 자이’(4위)와 판교신도시의 관문인 신분당선 판교역 주변에 들어서는 ‘판교 알파돔시티 주상복합’(8위) 등 작년부터 기대를 모았던 수도권 단지들도 10위권 안에 포진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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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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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