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 높여주는 창업 아이템이 대세

과거에는 주로 생계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여유자금을 가지고 재테크의 일환으로 창업을 하는 중산층 창업자들이 웰빙과 관련된 업종을 선호했지만 최근에는 생계를 목적으로 창업하는 사람들도 이런한 아이템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철저한 사전준비와 신중한 선택으로 ‘돈’도 벌고 ‘폼’도 잡은 사례를 알아보자.

“저희 점포는 커피 만드는 법을 포함해 점포 운영에 관한 모든 것이 표준화 되어 있고 매뉴얼로 만들어져 있어 사장이 점포에 하루 종일 있지 않아도 점포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어요. 커피원두, 와플반죽, 젤라또 등도 모두 본사에서 제공해 주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없어요”

커피전문점 ‘카페베네’(www.caffebene.co.kr) 이태원점을 운영하고 있는 최선아 사장은 3년 전인 25세 때 창업해 현재 직원 10명을 거느리고 있는 젊은 사장님이다. 창업 전에는 한 금융회사에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부업 삼아 온라인 쇼핑몰도 창업해 운영했다.

창업비용은 그동안 쇼핑몰 운영을 통해 번 돈과 정부의 청년 실업자금 대출제도를 통해 대출받은 돈으로 충당했다. 본사가 창업자금 일부를 융자해 준 것도 큰 힘이 되었다. 최 사장은 하루 두세 시간 점포에 머무는 시간 외에는 헬스 등 자기관리에 시간을 쓸 수 있고 며칠간 여행을 다녀올 수도 있다고 한다.

이처럼 최근 창업시장에서는 창업자의 수익성과 삶의 질을 모두 충족시켜주는 창업 아이템이 인기다. 수익성은 기본으로 하면서, 점포주의 노동 강도나 종업원 관리 부담이 낮은 업종, 점포운영이 표준화되어(오토매장) 점포주가 매장에 하루 종일 붙어있지 않아도 되는 업종, 외관상 깔끔하고 세련돼 남에게 과시할 수 있는 업종 등이 선호되고 있는 것.

창업자도 웰빙 찾는다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했지만 여가와 자기계발 시간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청년 창업자, 자녀와 함께 있는 시간을 확보하고 싶은 젊은 아빠엄마 창업자 등이 늘고 있다.

이탈리안 패밀리 레스토랑 ‘블랙스미스’(www.blacksmith. co.kr)는 가맹본부가 직접 이탈리안 요리 전문가를 일괄적으로 채용, 교육시켜 각 가맹점에 파견해 준다. 본사는 국내 최고의 강사진을 구성, 전문 요리사(쉐프)와 매니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탈리안 요리 5~8년 이상의 경력자가 충원되면, 블랙스미스 아카데미에서 4주간의 ‘전문 쉐프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 프랜차이즈의 특성에 맞게 블랙스미스가 추구하는 맛과 멋을 일관성 있게 담아내는 교육을 받고 현장 교육까지 받은 후, 블랙스미스 각 매장을 대표하는 셰프로 성장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매장이 증가함에 따라 품질관리를 위해 R&D팀, 상품개발팀, 서비스교육팀, 위생관리팀 등으로 세분화되어 전문 인력들이 속속 충원된다.

고급스런 창업 아이템이면서도 직원관리 부담이 적은 덕분에 블랙스미스는 2011년 11월 론칭 이후 지금까지 70여 개 가맹점을 오픈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은 규모가 큰 창업 아이템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매우 빠른 성장 속도다.

블랙스미스의 주 메뉴는 파스타, 피자, 라이스&리조또, 그릴 등이고 기타 세트 메뉴럼블스트립, 디저트, 샐러드, 수프 등을 비롯해 커피와 음료, 주류 일체를 제공한다. 특히 한국인들의 입맛을 고려해 만든 ‘누룽지파스타’와 ‘홍합스튜’는 기존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비고객이었던 중장년층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또 요리가 완성되는 과정을 생생히 지켜볼 수 있도록 한 오픈키친 시스템과 화덕 시스템은 블랙스미스만의 자랑이다.


팬시문구전문점 ‘색연필’(www.coloredpencil.co.kr)은 본사가 지역별 특성에 맞춰 상품 구성 및 공급, 진열, 관리까지 모두 해주기 때문에 혼자서도 운영할 수 있다. 재고품도 100% 교환처리 해준다. 색연필은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고 특히 캐릭터 상품 등 자녀와 대화 주제를 공유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어린 자녀를 둔 아빠나 엄마 창업자에게 인기다. 매장을 운영하면서도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자녀에게 책을 읽게 하거나 숙제를 봐주거나 준비물을 직접 챙겨줄 수도 있다. 아이들이 생일선물로 받고 싶어 하는 완구류, 최근 유행하는 캐릭터의 상품 등 아이들과 대화할 수 있는 주제도 많아진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서 색연필을 운영하는 김정용 점주는 “등하교 시간에만 바짝 바쁘고, 그 외의 시간에는 비교적 한산해 49㎡ 규모의 매장에서 혼자서도 큰 불편함 없이 일할 수 있다”며 “방과 후 아이가 찾아오면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 부자 사이가 매우 돈독해졌다”고 말했다.

색연필은 유행을 타는 상품의 경우 타이밍에 맞춰 제품을 신속하게 매장에 비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 새로운 캐릭터가 유행할 때마다 그때그때 새로운 제품을 신속하게 공급한다. 일부 매장에서는 복사와 코팅, 잉크충전, 택배 대행 서비스, 원두커피 판매 등도 겸해 짭짤한 부가수익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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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