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117>내집마련 전략&지역

드디어 ‘집 없는 설움’날릴 절호의 기회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내집 마련. 집 없는 서민들의 소원이다. 그렇다고 아무데나 사면 안 된다. 때도 중요하다. 올해 내집을 마련할 계획이라면 다음을 유념해야 한다. 그 전략과 관심지역을 꼽아봤다.

올해 주택시장 상반기↓ 하반기↑ ‘상저하고’
실수요자 매입 상반기 적기…실속형 선점 조언

013년 주택시장은 상반기에 바닥을 다지고 하반기에 상승 기조를 보이는 ‘상저하고’가 전망되면서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 적기가 상반기로 점쳐지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상반기에 ‘실속형’아파트를 선점하라고 조언한다. 지역에 따라 편차가 있겠지만 수도권은 하반기로 갈수록 집값 상승지역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치도 내놓고 있다.

“하반기 갈수록
집값 상승한다”

이에 따라 올해 내집 마련을 계획한 수요자라면 상반기에 우수한 주거여건을 갖췄음에도 인근보다 저렴한 아파트를 주목해 볼만하다. 뛰어난 주거환경을 갖추고 있으면서 저렴한 아파트들은 시간이 지나면 재평가를 받으며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인근에 비슷한 조건의 아파트가 더 비싼 가격에 공급되면 가격이 비슷한 수준으로 상승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신혼부부와 실수요자는 어떤 전략으로 어느 지역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
신혼부부라면 집을 구할 때 어느 한 가지만 따지면 실패할 확률이 높은 만큼 교통·편의시설·전세가격·교육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골고루 따져봐야 한다. 특히 역세권 중에서도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고 주거환경이 좋은 지역을 골라야 한다.


▲교통 = 신혼부부들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요소는 ‘교통’이다. 한 금융권 부동산 팀장은 “맞벌이 부부가 많은 만큼 교통의 편리성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며 “지하철역을 따라 움직이라”고 조언했다.
출퇴근 시간이 길어질수록 쉽게 지치고 생활비 부담이 높아진다. 환승역이 있는 더블·트리블 역세권은 교통의 요지다. 왕십리·마장 지역은 지하철 2·5호선과 중앙선, 분당선 등을 이용할 수 있어 도심과 강남접근성이 뛰어나다. 특히 선릉에서 왕십리까지 이어지는 분당선 연장선이 개통함에 따라 강남 진입이 10분대로 단축됐다.

사당·남성과 상계·노원, 홍제·녹번·불광 지역도 강남 접근성이 좋다. 사당은 2·4호선의 더블 역세권인데다 남성역 인근까지 고려하면 7호선까지 이용할 수 있다. 근접한 방배동에 비해 전세 값이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홍제·녹번·불광 지역은 3호선을 이용해 압구정 등 강남 지역으로 이동이 편리하다. 이 지역은 전통적으로 집값이 크게 오르지 않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집을 구할 수 있다.

신내동은 6호선 봉화산역을 기본으로 인근에 7호선 중화역이 있다. 고양 행신 지역도 빠트릴 수 없다. 9호선의 경우 여의도와 강남까지 이어져 편리하다. 올림픽대로를 이용하면 차량 접근성도 양호한 편이다. 단 급행을 이용할 수 있는 염창 지역은 몇 년 사이 집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에 비교적 가격 상승폭이 적은 등촌·가양 지역을 살펴볼만하다.

▲지역 선택 = 신혼 전셋집을 마련할 때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신혼 전셋집이 평생 거주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먼저 어디에 살 것인지를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토해양부의 2010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한 주택에 거주한 평균 기간은 7.87년에 이른다. 특히 자녀가 생기고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 이사는 더 어려워진다. 따라서 신혼부부는 최장 4년 이상을 내다보고 거주지를 골라야 한다.

고려해야 할 요소는 전세 가격과 교통, 편의시설, 주거환경 등이다. 이때 재개발·재건축이 예정된 ‘뉴타운’지역은 주의해야 한다. 현재 시세는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하지만 본격적으로 대규모 이주가 시작되면 전세가가 20∼30% 상승한다. 가격 상승을 못 이겨 이사 가게 될 확률이 높다.

반대로 대규모 물량 공급이 예정된 지역은 눈여겨볼 틈새시장이다. 입주개시 전에 발 빠르게 움직이면 깨끗하고 저렴한 매물을 구할 수 있고, 입주와 동시에 인근지역의 전세가도 함께 떨어지기 때문에 일석이조다. 한 부동산 업체 관계자는 “전세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요즘, 신혼부부라면 1000세대 이상 대규모 새 아파트 입주를 고려해보라”고 전했다.

신혼부부는 먼저
어린이집 살펴야


지역을 중요시 한다면 거주형태를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신축 등으로 공급량이 늘어난 연립과 다세대주택은 아파트보다 저렴하다. 신축 중에 미리 계약하면 보다 싸게 얻을 수 있다.
주거환경이 개선될 수 있는지도 염두에 둔다. 창동은 컨벤션·교육시설이 들어설 예정으로 기반 시설과 편의 시설이 확충 될 지역이다. 이사철을 피해 3∼4개월 전에 구하는 것도 묘안이다. 봄·가을은 이사철과 결혼 시즌이 맞물려 전세값이 평소보다 오르기 때문이다.

교통·편의시설·교육 등 우수한 주거여건 기본
인근보다 저렴한 아파트 주목 “가격 상승 기대”

▲교육 = 교통 여건 다음으로 살펴야 할 것은 ‘교육’이다. 신혼부부들이 결혼 이후 겪게 될 큰 변화는 ‘자녀 출산’이다. 그런 면에서 신혼부부는 아이 교육을 염두하고 신혼집을 골라야 한다.

더군다나 맞벌이가 늘면서 아이 양육이 부부에게 부담이다. ‘구립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려면 아이가 태어나는 즉시 줄을 서야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따라서 신혼부부는 학군을 고려하기보다는 주변에 어린이집이 많은지를 살피는 게 맞다.

시에서 운영하는 보육포털서비스 홈페이지를 통해 거주를 희망하는 지역의 어린이집을 검색하는 것이 가능하다. 국공립·민간·부모 협동·영아전담시설·시간 연장 등 조건에 맞춰 알아볼 수 있다.

고양 행신동에는 148개, 화정동에는 105개의 어린이집이 있다. 이중 영유아 전담시설이 행신동에는 6개, 화정동에는 8개가 있다. 상계·노원 지역도 주목할 만하다. 상계동에만 256개, 중계동에는 94개의 어린이집이 밀집해있다. 학원가가 발달돼 있어 교육 시장에서도 가치 있는 지역으로 평가 받고 있다. 양가의 부모님이 자녀를 돌봐줄 수 있다면 시댁이나 처가 근처도 추천한다.

▲주거환경·편의시설 = 마지막으로 주변환경이 쾌적한지, 마트·쇼핑몰·병원 등의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는지도 검토해야 한다. 신혼부부들이 선호하는 요소 중 하나가 백화점·대형마트 등 편의시설이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평일에 쇼핑이 어렵다. 따라서 집 근처에 대형 쇼핑센터가 있다면 장을 보거나 쇼핑할 때 편리하다. 문래·양평은 영등포 롯데·신세계백화점과 타임스퀘어, 코스트코 등이 밀집해 있을 뿐 아니라 인근 목동의 현대·행복한백화점까지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주택가에서 성범죄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만큼 방범이나 보안도 따져봐야 한다. 외지고 어두컴컴한 지역은 피한다. 만약 방범이 취약하다면 개인적으로 방범업체에 가입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저녁 시간이나 주말을 이용해 함께 산책이나 운동을 할 수 있는 공원, 운동시설 등이 있는지도 살핀다.

치솟는 전세가격에 내집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라면 다음과 같은 곳을 주목해볼 만하다. 같은 생활권이지만 잘만 고르면 옆 동네 전셋값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부동산시장에서는 ‘착한 분양가’ ‘급급매’ 등 저렴한 가격이 키워드가 됐다. 또 매수심리 침체에 따른 전세수요 증가로 전세난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매매시장이 주춤한 사이 전세시장은 강세를 보이며 최근에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90%에 육박하는 아파트도 등장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작년 11월 현재 아파트 전세가율이 70%를 넘은 지역은 광주(77.6%)를 비롯해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6곳에 이른다. 집값이 비싼 서울도 2003년 5월 이후 최고치인 54%를 기록할 정도다.

급매물·미분양도
내집 마련할 기회


이에 따라 부동산 전문가들은 해마다 높아지는 전셋값에 목돈 마련이 어렵거나 2년마다 집을 옮겨야 하는 스트레스, 만만치 않은 이사비용이 싫다면 급매물이나 알짜 미분양 아파트에 눈을 돌려볼 것을 조언한다. 특히 시와 도, 시와 시가 나뉘는 접경지역에 있거나 택지지구 인근 단지는 버스와 지하철로 한두 정거장 거리에 불과해 사실상 같은 생활권이지만 가격은 큰 차이를 보여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들이 노려볼 만하다고 설명한다. 다음은 이런 조건을 충족 시킬만한 지역들이다.

▲삼송 호반베르디움 = 호반건설은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 A9블록에서 ‘고양 삼송 호반베르디움’을 공급 중이다. 지하철 3호선 삼송역에서 2개 정거장 거리에 있는 서울 은평뉴타운보다 저렴하다. 전용면적 84∼109m² 353채로 구성됐다. 분양가 60%에 대해 3∼5년간 이자 지원 또는 2∼3년간 납부유예 조건 중 선택할 수 있다. 은평뉴타운의 전세가보다 낮은 1억2000만원 내외로 입주할 수 있다. 은평뉴타운은 전용면적 84m²가 2억2000만원 선에 전세 시세가 형성돼 있다.

▲계양 센트레빌 = 동부건설이 인천 계양구 귤현동에서 공급하는 ‘계양 센트레빌’은 인천공항철도 계양역에서 각각 1∼2정거장만 이동하면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역과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역으로 연결된다. 전용면적 84m²의 분양가격이 3억5000만원선. 강서구 발산동과 마포구 상암동에서 비슷한 면적의 새 아파트 전세가도 2억원대 후반부터 3억5000만원까지 형성돼 있다. 전체 84∼145m² 1425채로 구성됐으며, 1단지 715채가 내년 2월, 2·3단지 710채는 7월에 입주 예정이다.

▲교통은 마장·사당·불광
▲교육은 고양 행신·화정
▲편의시설은 문래·양평

▲별내지구 우미린1차 = 경기 남양주시 별내지구 A18블록에서는 우미건설이 ‘별내지구 우미린1차’를 분양 중이다. 전용면적 101∼117m² 396채로 구성됐다. m²당 330만 원대의 분양가가 적용됐다. 2017년 개통 예정인 지하철 8호선 연장선 별내역에서 4개 정거장만 이동하면 서울 강동구로 진입할 수 있다. 현재 강동구 내 새 아파트 전세의 경우 중대형이 4억원 이상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내년 2월부터 입주가 시작된다.

▲서초네이처힐 6단지 = 서울시 SH공사가 서울 서초구 우면2지구에 공급 중인 ‘서초네이처힐 6단지’는 분양가부터 주변의 반값 수준이다. 59∼114m² 총 382채로 구성됐으며, 이 중 114m²만 일반분양됐다. 분양가는 m²당 484만원대에 책정됐다. 앞서 공급된 민간 보금자리아파트 ‘래미안 강남 힐즈’가 평균 630만원이었고, 보금자리지구 밖 아파트는 909만원 이상에 분양됐다. 주변보다 저렴한 분양가격이 장점이라는 게 분양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체 분양가는 7억원대 후반으로 같은 면적대의 강남권 새 아파트 전셋값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다. 2013년 2월 입주 예정이다.


▲덕정역 서희스타힐스 = 서희건설이 경기 양주시 덕정동에 선보이는 ‘양주 덕정역 서희스타힐스’는 전체 1028채의 대단지로 전용면적 59∼84m² 중소형으로만 구성됐다. 경원선 전철 덕정역에서 서울 도봉구까지는 네 정거장(급행 기준)이면 이동할 수 있는 반면에 분양가는 m²당 227만원 전후로 책정됐다. 도봉구 방학동, 창동 일대에서 전용면적 84m²의 전셋값이 이와 비슷한 2억원대 중반에 형성됐다. 2014년 1월 입주한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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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