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116>‘돈 되는’ 계사년 키워드

먹구름 사이 서광 비친 ‘숨은 보석’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 먹구름이 잔뜩 낀 부동산 시장. 올해 과연 쨍하고 해 뜰 날이 올까. 그렇지 않다면 어디를 주목해야 할까.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아 2013년 서광이 비칠 만한 지역과 상품을 꼽아봤다.

냉각기엔 그동안 공급 뜸했던 지역 주목
갈아타기 등 잠재수요 풍부 “희소성은 덤”

냉각된 부동산 시장에도 주목해야 할 지역이나 상품은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공급이 뜸했던 지역에 공급됐던 아파트와 오피스텔 단지들이 시선을 끈다. 이 지역들은 기존 아파트의 노후화에 따른 갈아타기 수요와 새 아파트에 대한 신규수요로 잠재수요가 풍부한 편이다. 게다가 새 단지라는 희소성도 있어 부동산침체 시기에 리스크도 낮출 수 있다.

“그래도 알짜 있다”
리스크 관리 중점

국내 최고 수준의 디지털 미디어 클러스터로 조성되는 상암동 DMC 지역은 계사년 들어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현재 상암DMC에는 KBS, SBS, CJ E&M 등 미디어사를 비롯해 LG CNS, LG U+, 팬택 등 IT·통신회사들이 입주를 완료했다. 추가로 연내 준공되는 MBC신사옥을 비롯해 YTN 및 JTBC, TV조선, 채널A 등 종합편성채널 3사와 삼성SDS 등 대형 기업체들의 입주도 예정돼 있다.

이와 더불어 협력업체 사무실과 주거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상암 DMC가 차세대 지식정보기반 시장을 주도하는 지역으로 급부상함에 따라 탄탄한 수요층이 뒷받침될 것으로 보이는 일대 오피스텔에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최근 아파트 매매시장 침체에 따른 수익형 부동산 인기가 높아지고 있고, 저금리 기조 확산으로 확실한 프리미엄을 갖춘 이들 오피스텔이 더욱 부각되는 추세다.


공급이 뜸했던 지역의 단지들도 주목할 만하다.
대우건설이 지난해 11월 안산 고잔신도시에 분양한 ‘안산 레이크타운 푸르지오’는 이 지역에 7년 만에 공급된 새 아파트다.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임에도 불구하고 평균 1.9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였고 90%대의 계약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7년 만에 공급된 ‘광진 아크로텔’오피스텔은 평균 21.7대 1, 최고 53.8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100% 조기 마감되는 성과를 거뒀다.

투자 종목으로는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 등의 수익형 부동산의 수익률이 기대할 만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조언이다. 임대수요가 많아 공실률이 적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몇 년 동안 공급이 없었던 지역은 갈아타기 수요와 신규수요로 물량 소진이 빠르게 이뤄져 매도자 우위의 시장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오피스텔은 젊은층이 많이 거주하기 때문에 새 오피스텔에 관심이 높은 젊은층의 특성상 임차인 유치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미분양 아파트지만 분양가부터 조망, 교통 환경, 편의시설을 두루 갖춘 ‘숨은 보석’도 있다.
대우건설이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에 분양 중인 ‘목동 센트럴 푸르지오’는 목동 중심지에서 7년 만에 공급된 신규분양 단지로 목동을 비롯한 인근주민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 결과 청약당시 1.5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이 단지 바로 옆에 있는 초역세권단지로 서부간선도로, 경인고속도로, 올림픽대로 등의 도로망 이용도 수월하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57∼127㎡ 총 248가구로 구성됐고, 이 중 미계약물량인 84∼127㎡ 181가구가 분양 중이다. 분양가는 3.3㎡ 평균 2200선으로 인근주상복합 아파트에 비해 낮게 책정됐다.

SK건설과 호반건설이 배곧신도시에 동시분양한 ‘시흥 배곧 SK VIEW’와 ‘시흥 배곧신도시 호반 베르디움’은 시흥시 정왕동 일대에서 10여 년 만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다. 이 가운데 B7블록 SK VIEW는 총 1441가구, 전용 62∼84㎡로 구성됐고, 단지 인근에 위치한 서해와 중앙공원을 두루 조망할 수 있다. B8블록 호반 베르디움은 총 1414가구, 전용 65∼84㎡로 이뤄졌다.

조망·교통·편의시설 갖춘 미분양 ‘꿈틀’
상암 DMC 인근 떠오르는 투자처로 각광


이 지역은 초등학교 예정부지 및 중심상업용지가 인접했다. 두 아파트 모두 시흥에서 볼 수 없었던 최고 29층 높이의 스카이라인이 적용되고, 지역 최초로 범죄 예방인 셉테드(CEPTED) 인증을 획득했다.

대림산업은 경기도 여주군 여주읍 현암리 일대에 ‘e편한세상 여주’를 공급 중이다. 2007년 이후 경기도 여주군 일대 5년 만에 선보이는 신규 아파트인데다 처음으로 공급되는 1군 브랜드 단지다. 단지 가까이에 남한강과 동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더블 조망권’을 갖췄다. 도보권에 남한강 현암지구 강변공원과 오학공원도 인접해 쾌적하다.

교통여건도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제2영동고속도로는 2013년에 착공이 예정됐고, 판교∼여주 간 복선전철도 2015년 착공예정이다. 분양가도 주변 시세대비 저렴한 편이다. 3.3㎡당 평균 659만원 선이다. 지역 내 5년 전 분양했던 아파트보다도 낮다는 게 분양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단지는 지하 1층~ 지상 최대 15층 5개동이며 전용면적 84㎡ 총 299가구로 구성된다.

포스코건설은 강원도 강릉시 입암동 일대에 ‘강릉더샵’을 분양 중이다. 강원 강릉 지역에서 2009년 이후 4년 만에 공급된 단지로 분양당시 최고 2.02대 1, 평균 1.0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하 1층~지상 최대 13층 전용 74∼84㎡ 총 820가구로 설계됐다.

“단기 시세차익보다
임차소득에 초점”

단지 인근에 중심상업지역이 위치해 홈플러스, 중앙시장 등 편의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데다 성덕초, 강릉중 등의 교육 시설도 걸어서 통학할 수 있다. 견본주택에서는 주말마다 주민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스킨십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분양가는 3.3㎡당 530만∼580만원 선이다.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같은 수익형부동산은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노원구 노원역 주변, 성동구 성수동 일대에서 분양 중이다. 계사년에도 역세권이나 입지가 좋은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의 꾸준한 인기가 예상된다. 몇 년 동안 신규 공급이 없었거나 적었던 지역의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은 오히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희소성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셈이다.

최근 들어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의 경우 공급 과잉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이들 공급면에서 희소성을 띈 지역은 과잉 공급 논란에서 자유롭고 인근에 산업단지, 관공서, 업무밀집지역 등이 있다면 공급에 비해 신규로 창출되거나 유입되는 수요가 많아 임대수요가 풍부한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몇년간 공급이 없었거나 공급이 적었던 지역의 경우 희소성면에서 가치가 있지만 경쟁관계에 있는 주거상품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투자 지역 선정시 기존 임대주택들과 비교해 비교열위에 있는 지역들은 피하고 시세차익보다는 임차소득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최근 공급이 없었거나 공급이 적었던 지역의 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현황이다.
▲서울 노원 ‘소담빌’ = 광성산업개발이 서울 노원역 인근에서 도시형 생활주택·오피스텔 ‘노원역 소담빌’을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10층 규모로 도시형 생활주택 전용 14.65㎡ 149가구, 오피스텔 전용 18.81∼28.41㎡ 18실로 구성됐다. 지하철 4·7호선 환승역인 노원역 일대에서 8년 만에 공급되는 주거 상품이다.

소담빌 내부공간은 가구내 2.5m의 우물천장으로 개방감을 높였다. 풀퍼니쉬드 빌트인 시스템, 천장형 에어컨, 무인택배시스템 등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설계됐다. 계약자에게 중도금 무이자융자 혜택을 제공하며 입주 지정 기간 안에 잔금을 납부한 입주자를 대상으로 입주 뒤 1년간 확정임대수익 보장제를 시행한다.

 

▲인천 송도 ‘글로벌캠퍼스 푸르지오’ = 대우건설은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 5공구내 최초 오피스텔 ‘송도 글로벌캠퍼스 푸르지오 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공급규모는 지하 2층∼지상 35층 2개동 규모로 전용 24∼84㎡ 총 606실이다. 전용면적 49㎡ 이하가 596실로 대부분이 1∼2인 가구에 적합한 소형 위주로 구성돼 있다.


아파트 1703가구를 포함할 경우 2309가구의 대규모 단지다. 삼성 바이오로직스와 동아제약 등이 입주예정인 가운데 인천도시철도 1호선 테크노파크역 역세권입지 및 단지내 사우나, 세대전용창고 등의 특별한 커뮤니티 시설을 제공함으로써 향후 첨단클러스터단지의 랜드마크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올해도 역세권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인기
답십리·노원·성수동 수익형부동산 “잡아라”

연세대 및 글로벌대학, 현대백화점 아울렛(예정) 및 홈플러스(예정) 등과 인접해있어 탄탄한 임대수요가 기대된다. 이곳은 UN GCF 유치확정 호재와 GTX가 조기 착공될 예정으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평균 분양가는 3.3㎡당 630만원선으로 중도금 전액 무이자 대출이 가능하다.

▲경기 용인 ‘에스원 스마트빌Ⅲ’ = 경기 용인시 처인구 일대 개발제한이 해제된 후 처음 신축되는 도시형 생활주택·오피스텔 결합 상품인 ‘용인 에스원 스마트빌Ⅲ’이 분양 중이다. 스마트빌Ⅲ은 도시형 생활주택 299가구와 오피스텔 19실로 구성됐다.

개별 전용면적 12.54∼19.58㎡의 소형이다. 분양가는 총 9000만원 안팎이다. 용인의 중심가에 위치해 각종 편의시설과 교통망을 이용할 수 있다. 용인대·명지대·송담대 등이 가까워 대학생 임대수요가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용인 경전철 운동장·송담대역과 버스터미널 등이 가깝다.

국내 최고 수준의 디지털 미디어 클러스터로 조성되는 상암 DMC 인근 오피스텔은 떠오르는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DMC는 디지털 미디어 시티(Digital Media City)의 약자로 서울시가 2015년 완공을 목표로 서울 상암지구에 56만9925㎡ 규모로 조성하고 있는 첨단 디지털 미디어 엔터테인먼트(M&E) 클러스터다. 완공 시점에는 기업 약 800여 곳이 입주를 마쳐 6만8000여 명이 상주할 전망이다.


따라하는 투자 NO!
“개발호재 따져야”

한 부동산 업체 관계자는 “상암 DMC의 경우 미디어 및 문화엔터테인먼트 산업분야 역량을 최대한 집약해 발전시키는 국가적 차원의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만큼 장기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기 적합한 지역”이라며 “때문에 아파트 시세가 매우 높게 형성돼 있는데, 오피스텔의 경우 비교적 저렴한 시세를 갖춘 데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전매제한 규제가 없는 만큼 DMC 입성을 원한다면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DMC 인근의 분양 현황이다.
▲창성건설 ‘상암 월드시티’ = 창성건설은 서울 마포구 성산동 일대에서 ‘상암 월드시티’를 분양하고 있다. 지하 5층∼지상 15층, 총 325실로 이뤄진 오피스텔이다. 전용면적 19㎡로 구성됐다. 상암 DMC가 가까운 직주근접형 오피스텔이다. 지하철 6호선 마포구청역이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한다. 평화공원, 홈플러스, CGV 등의 편의시설이 있다.

▲KCC건설 ‘상암 스튜디오 380’ =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는 ‘KCC상암 스튜디오 380’ 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단지에서 2분 거리인 지하철 6호선 마포구청역을 이용하면 상암DMC가 위치한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을 3분대 접근할 수 있어 풍부한 임대수요가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인근에 이화여대, 연세대, 서강대, 홍익대를 비롯한 총 6개의 대학이 위치해 있어 대학생 및 직장인 중심의 임대수요가 예상된다.

분양가는 상암, 신촌에서 보기 드문 3.3㎡당 900만원대로 저렴한 편해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단지는 지하 5층∼지상 15층 규모로, 전용면적 기준 20㎡ 312실, 23㎡ 52실, 38㎡ 13실의 총 377실 소형 오피스텔로 구성된다. 견본주택은 목동 SBS 신사옥 맞은편, 홈플러스 인근에 마련돼 있다. 입주는 2014년 12월 말 예정이다.

▲한화건설 ‘상암 오벨리스크’ = 한화건설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오피스텔인 ‘상암 오벨리스크’를 공급하고 있다. 총 897실로, 전용면적 19∼39㎡로 구성된다. 상암 DMC가 배후에 위치한 오피스텔로, 노을공원과 난지천공원 등도 가까워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또 방송국 이전 등의 개발호재로 이에 따른 풍부한 임대수요가 기대된다.

▲한화건설 ‘상암2차 오벨리스크’ = 한화건설은 올 6월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상암2차 오벨리스크’을 분양할 예정이다. 총 724실 규모로 전용면적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국내 최고 디지털 미디어 클러스터로 거듭날 상암 DMC가 인근에 위치, 이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오피스텔이다. 인근에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내부순환로, 성산대교 등 교통 여건이 우수하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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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