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사장님’ 주부들의 창업 열전

주부 특유의 세심함과 친절함이 창업 성공의 노하우

불경기의 그늘이 깊어지면서 여성들이 창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여윳돈으로 제2 수입원을 노리는 여성들, 남편 월급으로는 도저히 전망이 안 보이는 주부층, 취업난에 직면한 젊은 여성들이 창업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특히 주부들은 경험이나 정보, 자금력 등이 부족하다는 약점이 있지만, 대신 여성 특유의 섬세함 등 주부로서의 장점을 살려 창업 전략을 세운다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

주부에게 추천되는 업종 하나가 판매업종이다. 주부다운 꼼꼼함을 살려 상품관리, 매장관리만 잘해도 어느 정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부업으로 시작해
매장 확장까지

팬시문구복합매장 ‘색연필’(www.coloredpencil.co.kr) 안성 공도점을 운영하고 있는 문정란(36) 사장은 부업으로 시작한 창업이 오히려 가계의 본업이 됐다. 무역회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지만 3년 동안 전업주부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았던 문 사장이 창업하게 된 동기는 문구팬시점이 부업으로 적합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본업으로 창업을 생각한 것이 아니어서 최적의 입지조건보다는 그냥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점포를 구했다. 처음에 시작한 12평 매장에서 일 40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4개월 만에 매장을 32평으로 확장한 후부터는 일 매출이 1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009년에 창업하여 4년째 접어든 색연필 공도점의 현재 월 매출은 3000만원 수준이고, 평균 800만원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다.


현재 이곳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하고 포인트를 적립하는 회원수는 5000명을 넘어섰다. 최적의 입지조건이 아님에도 매장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친절하고 세심한 고객 서비스 때문. 문 사장 자신이 초등학교 1학년과 2학년 자녀를 두고 있는 학부모이기 때문에 어린 고객들의 선호도와 학부모들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색연필 공도점은 제품 구매 시 제품 가격의 10%를 전화번호와 함께 포인트로 적립하여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문 사장은 5000명이 넘는 포인트 회원 중에 70~80% 회원의 전화번호를 기억한다. 대다수가 고정 고객층이어서 가족 전체가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족 구성원들은 대부분 전화번호가 비슷하다.

설령 고객이 제품 구매 후 포인트 적립을 잊어버리고 가는 일이 있더라도, 고객의 전화번호와 얼굴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구매 고객의 전화번호를 찾아 포인트를 추가 적립해줄 수 있다. 문 사장의 창업 성공 노하우는 주부들만의 장점인 세심함과 친절한 고객 서비스인 것이다.


서울 송파구 오금동에서 치킨전문점 ‘훌랄라참숯바베큐’(www.hoolala.co.kr)를 운영하고 있는 이혜숙(49) 사장은 25년간 전업주부로 지내다 작년 말에 창업했다. 가맹점 인테리어를 주로 맡아 하고 있는 남편의 수입만으로도 가계운영은 충분했지만 어느덧 오십 줄에 들어선 남편의 은퇴를 대비해 창업을 결심했다.

맨 처음 창업 얘기를 꺼냈을 때 주위의 만류가 심했다. 창업도 어느 정도 일을 해본 사람이 해도 하는 거지 몸도 약한데다 일평생을 살림만 하던 사람이 가당키나 한 소리냐는 거였다. 하지만 뜻밖에도 남편은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주었고, 마치 창업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이 업종 선택에서부터 시장조사까지 모든 걸 알아서 척척 해줬다. 이 사장이 선택한 업종은 참숯바베큐치킨.

2011년 11월에 오픈한 점포의 크기는 115㎡(35평). 인테리어는 남편이 직접 시공을 맡아 했기 때문에 큰돈을 절약할 수 있었지만, 좀 더 고급스러운 카페 분위기를 내고 싶어서 공을 많이 들였더니 일반 가맹점들보다 인테리어비가 많이 들었다. 창업비용은 보증금 4000만원에 권리금 2000만원,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을 포함해서 총 1억5000만원 정도 들었다.

남편은 가장
든든한 지원군

장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어떻게 세 식구 살림만 하던 사람이 그 많은 요리들을 그것도 그렇게 짧은 시간에 해낼 수 있느냐 하는 것. 하지만 치킨은 물론이고 소스를 포함한 각종 식재료와 치킨 무까지 모두 본사에서 제공해주기 때문에 주방에서는 그냥 레시피대로 치킨에 소스를 발라 구우면 끝이다.


직원은 홀 서빙하는 한 명뿐이다. 오픈 초기에는 따로 주방장을 고용했는데 2~3개월 하다 보니 요령이 생겨 지금은 이 사장이 주방을 전담하고 있고, 남편이 퇴근하면 교대로 주방 일을 봐주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