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111>2013년 달라지는 부동산 세제&제도

썰렁한 분위기 내년엔 좀 나아지려나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부동산 시장에 찬바람만 불었던 2012년이 며칠 남지 않았다. 내년엔 좀 나아질까. 훈풍을 기대해도 좋을까. 이를 미리 점칠 수 있는 2013년 달라지는 부동산 세제와 제도를 알아봤다.

새로운 제도보다 단기성 정책 많아
대선 후 경기 연착륙용 깜짝카드 기대

2013년 바뀌는 부동산 제도들은 새로 시행되는 것보다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적용됐던 정책들이 종료되는 것이 많다. 9·10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내놓은 취득세 감면과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양도세 면제와 같은 제도는 반짝 효과에 그치면서 올해 12월을 마지막으로 종료된다. 부동산 시장에서 강력히 요구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폐지나 분양가 상한제 관련 법안들은 여야 간 의견 차이를 보이며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의 도움으로 내년에 뭐가 달라지는지 알아봤다. 먼저 부동산 세제다.

취득세 추가 감면
종료…50%만 혜택

2012년 9월24일부터 시행됐던 부동산 취득세 추가 감면 혜택이 오는 12월31일자로 종료된다. 취득세 감면 혜택으로 급매물 위주의 매매거래가 반짝 늘긴 했지만 거래를 활성화시키기엔 3개월이란 시간이 역부족이라는 반응이다.

추가 감면 혜택은 종료되지만 취득세 50% 감면 혜택(4% → 2%)은 2013년 말까지 연장된다. 따라서 현재 1∼2%였던 취득세율은 내년 1월1일부터 2∼4%로 조정된다. 내년부터 무주택자나 일시적 2주택자가 9억원 이하의 주택을 구입할 경우 2%의 취득세를 적용 받고 9억원 초과의 1세대 1주택자는 4%의 세율을 적용 받는다.

일시적 2주택자는 기존 주택을 3년(현행 2년) 이내에 처분하는 조건으로 취득세를 감면 받을 수 있다. 1억원 미만, 40㎡ 이하의 서민주택(건축물 및 부수토지 포함)과 임대사업용으로 최초로 분양 받는 전용면적 60㎡ 이하 공동주택 또는 오피스텔을 구입한 경우의 취득세 면제 규정은 2015년 말까지 연장된다.

미분양 취득 5년간
양도 비과세 종료

 
연내 9억원 미만의 미분양 주택을 취득 시 5년 이내에 양도할 경우 양도세를 면제받는 혜택도 오는 12월31일이면 종료된다. 연말까지 미분양 주택을 구입하는 수요자는 주택 취득 후 5년 이내에 양도하면 계약일로부터 5년까지 발생한 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

5년이 지난 후 양도할 경우에는 주택 취득시점부터 5년까지 발생한 양도소득금액을 공제한 후 남은 기간 동안의 시세차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납부하면 된다. 조치가 시행됨에 따라 김포 한강, 용인 등 수도권 중소형 미분양 물량이 일부 소진되는 등 분양시장에 잠시나마 온기가 돌았다. 그러나 주택가격상승에 대한 적은 기대감과 중소형 아파트 선호로 미분양 물량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대형 면적대는 여전히 소진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제혜택 시한이 약 한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건설사들은 미분양 물량 소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요자들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인 분양에 나서기도 하고 발코니확장, 등기비용 등 파격적인 분양조건을 내걸고 있다. 연내 미분양 아파트 구입에 관심 있는 수요자라면 분양가와 주변 시세를 비교해보고 입지여건 등 주거환경을 꼼꼼히 따져본 후 거래에 나서야만 향후 얻을 수 있는 불이익을 최대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장기주택마련저축
비과세 혜택 종료

1994년 도입된 이래 서민들의 내 집 마련에 대한 희망을 부풀게 하고 세테크 수단으로 활용되던 장기주택마련저축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종료된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을 통해 마련한 목돈으로 주택마련에 사용했는지 검증이 어려운 가운데 비과세와 소득공제 등 이중혜택을 받고 있어 비용이 아닌 저축액을 소득 공제하는 것은 과세 형평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또 가입 당시 총 급여 8800만원 이하면 가입 후 총 급여 기준을 초과해도 계속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도 불합리하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 연말을 끝으로 장기주택마련 저축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종료하기로 했다.

비사업용토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2007년 투기방지 목적으로 제정된 비사업용토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제도가 폐지되면서 세부담이 줄어든다. 현행 세법상 나대지, 잡종지 등 비사업용토지를 매각하는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 및 60%의 높은 중과세율을 적용 받는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3년 1월1일부터 양도하는 비사업용토지에 6∼38%의 일반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게다가 3년 이상 장기 보유 시 9∼30%에 이르는 공제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단, 투기지역 내 거래의 경우 양도차익의 10%를 추가 과세하는 제도는 영구 적용키로 결정했다.

1년 안에 팔아도
양도세 기본 적용

내년부터 2014년 말까지 취득하는 주택은 1년 안에 팔아도 양도세 기본세율이 적용된다. 1년 미만 보유한 주택을 양도할 경우 40%의 단일세율(종전 : 50%)로 과세하고 2년 내 양도할 경우 6∼38%의 기본세율(종전 : 40% 단일세율)로 전환된다. 또 원조합원입주권 및 승계조합원 입주권의 단기양도도 기본세율이 적용된다. 다만 분양권은 현행대로 1년 내 50%, 2년 내 40%의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149㎡ 이하 주택
리츠 신축 소득공제

전용면적 149㎡ 이하인 주택을 자기관리부동산투자회사(리츠)가 신축하거나 매입해 임대하는 경우 임대소득에 대한 소득공제율이 기존 50%에서 100%로 확대된다. 당초 적용기한은 올 연말이었으나 2015년으로 3년 연장 적용된다.

임대주택 펀드
세제지원 확대

자산총액 50% 이상을 임대주택 기준시가 6억원 이하, 전용면적 149㎡ 이하에 투자하는 부동산투자회사, 부동산집합투자기구에 대한 세제지원이 확대된다. 임대주택 리츠 펀드 투자자의 배당소득에 저율분리과세 적용 기준금액을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따라서 3억원 이하의 보유주식 등으로부터 받는 배당소득은 5%, 3억원 초과일 경우 14% 분리과세하며 2014년 12월 말까지 적용된다.

취득세 감면·양도세 면제 등 반짝효과 끝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폐지 등 법안 ‘쿨쿨’

2013년 부동산 제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있다. 지원이 끝나거나 혜택이 확대되는 제도들이 많다. 다음은 내년 달라지는 부동산 제도다.

도시형 생활주택
사업자대출 종료

도시형 생활주택, 다세대·다가구 등을 지을 때 연 2% 금리로 대출 받을 수 있는 국민주택기금 사업자대출이 연말 종료된다. 2011년 2월 전월 세 시장 안정화 대책의 일환으로 시행된 도시형 생활주택 등에 대한 국민주택기금 대출은 중소형 주택 공급을 늘리면서 전월세난 완화라는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기금 이자율 인하지원이 종료되면 소형 주택은 물론 임대주택의 공급이 위축될 우려가 있어 연장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도시형 생활주택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를 만큼 과잉공급 문제가 불거지면서 도시형 생활주택 등에 대한 국민주택기금 사업자 대출에 대해 재연장 없이 올해 말에 종료된다. 이에 따라 연 2% 금리였던 국민주택기금 사업자 대출이 주택 유형별로 이자가 차등 적용되어 2013년부터 시행된다.

주택구입자금 등
자격·금리 정비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지원되는 국민주택기금 주택구입자금 등의 대출 자격기준 및 대출 금리가 대폭 정비된다. 현재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과 근로자서민 주택구입자금 대출기준은 부부합산 연소득이 각각 5000만원 이하, 3000만원 이하인 경우이나 개정되는 소득기준은 상여금 등을 합산한 실질소득을 반영하기로 했다.
그동안 연소득 기준에는 상여금을 제외한 기본급만을 고려해 상여금 비중이 높은 고소득자가 대출대상이 되는 문제가 있었으나 소득기준에 상여금 등을 포함한 실질소득을 기준으로 함으로써 서민주거안정이라는 대출 취지에 부합하도록 했다. 다만 상여금이 연소득에 포함되면서 대출대상이 축소될 것을 고려해 현재 소득 기준을 상향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국민주택기금 대출의 종류별로 각기 다른 소득 산정 기준을 통일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근로자서민 주택구입자금 대출은 부부합산 소득을 기준으로 하지만 근로자서민 전세자금 대출은 가구주의 소득만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되는 만큼 주택구입전세자금 대출 모두 소득 산정 대상을 부부합산 방식으로 일원화 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또 국민주택기금 대출 중 서민들이 이용하는 전세자금과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근로자 서민 주택구입자금 등의 대출금리가 0.5%p씩 내린다. 올해 들어 한국은행의 2차례 기준금리 인하 조치 등으로 시중 대출·예금 금리가 낮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한편 저금리 기조에 맞춰 청약저축금리도 가입기간별로 각각 0.05%p씩 내린다.

민영주택 청약
재당첨 제한 폐지

5·10 대책의 일환으로 투기과열지구를 제외한 민영주택에 대해 청약 재당첨 제한이 사라진다. 현재 분양주택에 당첨된 사람은 1∼5년 동안 다른 분양주택에 청약 할 수 없으나 민영주택에 대해서만 한시적으로 내년 3월까지 적용을 배재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주택경기 침체 등으로 재당첨 제한이 무의미해 짐에 따라 투기과열지구 외 민영주택에 대해서는 재당첨 제한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마지막 투기과열지구였던 강남3구가 작년 12·7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에서 빠지면서 전체 민영주택에 대한 재당첨 제한은 이미 사실상 풀리게 됐다. 다만 국민주택의 경우 투기과열지구 외 지역이라 하더라도 공급기회의 형평성을 위해 재당첨 제한은 그대로 유지된다.

재건축 연한 미달
아파트도 추진 가능

2013년 9월부터 재건축 연한을 채우지 못한 아파트도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에 따르면 재건축 연한(20년)이 도래하지 않더라도 건축물에 중대한 기능적·구조적 결함이 있는 경우 주민의 1/10의 동의를 받아 안전진단을 통과하면 재건축 할 수 있게 된다. 이로써 구조나 설비의 심각한 결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건축 연한이 안 돼 안전진단조차 받을 수 없었던 아파트 주민들의 불편함이 해소될 것으로 보이고 서울의 목동과 상계동 등과 같은 1980년대 준공된 대단지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추진이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주거건설 기준
22년 만에 개편

다양한 주거수요와 빠른 속도로 변하는 주택건설 기술을 반영하기 위해 22년 만에 개편한 주택건설 기준이 2013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입주민의 수요에 맞는 다양한 주택단지가 계획될 수 있도록 일률적인 복리시설별 설치기준을 폐지하고 총량면적 이상으로 주민공동시설을 선택해 설치하도록 했다.
또 층간 소음 완화를 위해 바닥시공 기준이 강화된다. 현재는 일정 두께, 소음성능 중 하나를 충족하도록 했지만 앞으로는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도록 했다. 1층 주민이 지하층을 주택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해 그 동안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1층이 명품 주거공간으로 재탄생 할 수 있게 됐다. 주거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및 규칙은 2013년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18대 대선 이후
활성화 대책은?

18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는 현재 입법 예고되거나 개정 예정인 부동산 관련 정책은 많지 않다. 산적해 있는 민생법안을 앞에 두고 여야간 대통령선거에 집중함에 따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와 분양가 상한제 탄력적 운영 등과 같은 시급한 법안들이 대선 이후로 미뤄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선 후보 각자가 공약은 다르나 모두 하우스푸어, 렌트푸어, 부동산 담보대출로 인한 가계부채 부담 등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누가 당선되든 새 정부가 출범하면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정책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과거와는 달리 부동산 개발보다는 주거복지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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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