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희대의 카사노바 & 섹스비디오 풀스토리

야동 대물에 홀린 500명 여성들 ‘몰찍’

[일요시사=사회팀]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혔다. 원인은 200여 편에 달하는 포르노를 무작위로 유포한 한 남성에 있었다. 30대 남성 진모씨는 전직 호스트바 출신으로 500명 이상의 여성들과 성관계를 맺는 장면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았다. 이어 그는 동영상 유포를 위해 자신의 얼굴만 모자이크 하고 여성들의 얼굴은 그대로 노출시켰다. 최근 이 같은 방법으로 섹스비디오를 촬영·유포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벌어질 수 있는 섹스비디오의 유포 실태를 알아봤다.

일본에서 김포공항으로 오는 길, 공항에 도착한 진모(39)씨의 손목에 수갑이 채워졌다. 그는 수백 편의 포르노를 촬영하고, 인터넷상에 무작위로 유포·공유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2000년대 초반부터 호스트바를 전전하다 2005년이 되던 해, 일본으로 건너가 유흥업소 종업원으로 일해 온 진씨.

그런 그가 불법 체류한 사실이 알려지자 일본 정부는 그를 곧바로 추방시켰다. 하지만 그의 불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여권기간 연장 차 한국에 잠깐 들른 진씨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과거에 저지른 성관계 동영상 촬영 및 유포 등 추악한 행위로 인해 경찰에 구속되는 굴욕을 맛보게 됐다.

대부분 일반인
여성들과 성관계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진씨는 수백명에 이르는 여성들과 성관계를 맺었다. 당시 진씨는 호스트바 접대원 일을 하면서 성공한 사업가라고 속이며 자연스럽게 여성들에게 접근했다. 이어 그는 자신의 장기인 특유의 화술과 화려한 섹스테크닉으로 여성들의 마음을 녹였다. 진씨는 인터넷 채팅 등을 통해 만난 명문대 여대생과 중고등학교 교사, 간호사, 주부 등 직업군에 상관없이 수많은 일반인 여성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자신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포르노 영상을 촬영했다. 그는 관계를 맺은 여성들에게 “사랑한다” “나만 믿어라.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둘만의 추억으로 간직하겠다” 등의 말로 믿음을 심어준 뒤, 여성들로부터 동영상 촬영 동의를 이끌어냈다.

이후 편집과정에서 진씨는 치졸하게도 자신의 얼굴은 모두 모자이크 처리한 반면 여성들의 얼굴을 버젓이 노출시켰다. 추후 동영상이 유포될 줄 몰랐던 여성들은 진씨의 제안에 흔쾌히 동의하고 촬영에 임했던 것이다. 그렇게 촬영한 동영상은 무려 200여 편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호스트바 선수 출신…성관계 장면 촬영해 유포
화려한 테크닉 여심 녹여 “둘만의 추억”사탕발림

이후 진씨는 ‘haja10’이라는 마크를 촬영분에 편집해 넣었고, 인터넷에 무작위로 유포시킨 후 포인트나 캐쉬를 받는 등 부당 이익을 취했다. 진씨가 퍼뜨린 동영상은 인터넷상에 삽시간으로 확산됐다. 몇몇 네티즌들의 의견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 당시 남성들 사이에서 ‘haja10’이라는 동영상을 안 본 사람이 없을 정도이고, 남자 2명에 여자 1명으로 구성된 쓰리섬도 파다하다고 전해졌다.

약 2년이 흐른 뒤인 2007년, 진씨는 한 여성으로부터 고소를 당하게 된다. 익명을 요구한 이 여성은 경찰에 진씨를 고소하면서 “옆집 아저씨와 동생이 야동(야한동영상의 준말) 속에 제 얼굴이 나온다며 놀라는 것을 보고 해당 영상을 접한 후 큰 충격을 받았다”며 “혼자 있을 때 보면서 외로움을 달랜다기에 촬영에 동의한 것뿐인데, 인터넷에서 내 얼굴이 나온 섹스동영상이 떠돌아다니고 있었을 줄 누가 알았겠느냐. 또 다른 누군가가 날 알아볼까 두렵다”고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또 다른 여성은 포르노 영상 속 자신의 얼굴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게 페이스오프 수준의 성형수술도 감행했다고 알려졌다.

공소시효 지나
처벌 불가?

경찰 조사에서 진씨는 “직장 여성, 여대생 등 500명 이상과 성관계를 가진 것 같다”고 실토하면서도 “섹스동영상 촬영 당시 상대 여성들 모두가 하나같이 동의 했었고, 출국하기 전 동영상을 파기해 유포 경위에 대해서는 일절 모른다”고 반박했다. 또한 그는 한 피해 여성과의 대질 심문에서 “당신을 사랑해서 그랬다”며 오히려 큰소리를 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소 2∼3개의 캠코더와 삼각대, 조명까지 동원한 것을 보아 몰카(몰래 촬영)가 아닌 피해자들과 합의하에 동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보이며, 동영상 유포 의도가 충분히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혐의를 입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피해 여성은 100여 명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조사에 응한 여성은 단 2명뿐이기 때문. 겨우 연락이 닿은 피해 여성 10여명도 “그 일을 잊고 조용히 살고 싶다” “7년이나 지난 이야기를 왜 다시 꺼내느냐”며 증언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공소시효 문제도 배제할 수는 없다. 현행법에 따르면 처벌을 면할 목적으로 해외로 도피한 경우 공소시효가 정지된다. 그러나 진씨의 경우 고소되기 전인 2005년에 출국했다는 점을 들어 법원도 “도피를 위해 출국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진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즉 공소시효 3년도 만료된 셈이다. 이에 경찰 측은 “현재 동영상 유포 혐의와 함께 도피성 여부를 밝혀 기소의견으로 진씨를 검찰에 송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문화가 개방화되면서 요즘에는 단지 재미삼아 한두 번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중독수준으로 섹스기록에 집착하는 남녀들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섹스동영상 유출 사건은 이 외에도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흔하다. 국내 여자 연예인 뿐 아니라 해외 여자 톱스타들도 섹스동영상 유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사실은 인터넷을 접한 대중이라면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최근 대만에서도 일반인의 섹스동영상이 유출된 사건이 발생했다. 남동생이 인터넷에서 음란 동영상을 보다 친누나를 발견한 것. 대만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한 남자 고교생이 가족들 몰래 인터넷 음란 커뮤니티 게시판을 보던 중 친누나와 닮은 여성이 나오는 영상을 발견하게 됐다. 영상의 주인공은 미용사 지망생인 25세 여성으로, 게시판에 올라온 영상에는 그의 본명까지 똑똑히 기재돼 있었다. 여성은 동생에게 영상을 다운로드 받으라고 지시해 증거를 확보한 후 경찰에 신고했다.

이 게시판에는 피해 여성이 한 남자와 성관계를 맺는 영상이 게재돼 있었는데 영상에는 여자의 얼굴만 확실히 보일 뿐 남자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다. 영상 속 여성은 올 초 친구의 소개로 2살 연상의 요리사와 교제하기 시작했다가 지난 9월 헤어졌다. 전 남자친구와 사랑을 나누는 영상을 촬영했다는 피해 여성은 “사귀던 남자가 악취미가 있었다. 자기만 보고 곧 지우겠다고 했는데 인터넷에 올라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지난 일을 후회했다.

동영상 유출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음에도 왜 사람들은 은밀한 행위인 섹스를 굳이 기록하려는 것일까.

빗나간 노출심리
기록으로 대리만족

전문가들은 빗나간 노출심리가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때 자신의 아름다운 몸매를 간직하기 위해 셀프누드를 찍거나 섹스동영상을 촬영한다는 것이다. 이는 일종의 섹스 기록에 대한 성도착증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여성들 사이에서 더욱 성행하고 있는데, 해당 여성들은 온라인커뮤니티 게시판이나 채팅창에 자신의 셀프누드 사진이나 남성과 성교하는 영상을 게시하며 만족을 느낀다고 전해졌다. 비단 남성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몇 달 전, 한 20대 여성이 해외에 서버를 둔 한국 포르노사이트에 자신의 얼굴을 공개한 포르노사진을 연일 게재해 수많은 남성 유저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던 사실이 모 언론사를 통해 밝혀졌다. 이 여성은 자신의 중요 신체부위 노출은 물론 남성의 성기를 애무하는 장면, 성교하는 장면을 노골적으로 노출시킨 뒤 네티즌들의 반응 살피는 등 여성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행위를 즐기고 있었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20대 여성은 “다른 사람들이 내 벗은 몸을 보고 흥분하는 것 자체만으로 즐겁고 기분이 묘하다. 그만큼 내 몸매가 남성들을 유혹할 만큼 아름답고 섹시하다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관능미 넘치는 내 몸매에 만족하고 이에 유혹당하는 남자들의 반응을 보는 게 오히려 내 흥분제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더 많이 찍어두고 싶다”고 말했다.

전설야동 보니…누나가 주인공
‘침대 녹화’일종의 성도착증

신혼부부의 섹스동영상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20∼30대 젊은 부부들의 사고방식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성문화도 개방화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교적 성에 보수적이었던 과거의 사고방식과는 정반대인 상황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일부 젊은 부부들은 섹스동영상 촬영에 별다른 거부감도 없이 앵글 앞에서 오히려 더 과감한 체위를 보여주며 부부생활에 만족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직장인 여성 장모씨는 “남편과 섹스를 하고 있는 내 모습을 영상으로 접하면 마치 다른 이를 보는 것 같은 새로운 느낌을 받는다. 관음증일 수도 있는데 보면서 오히려 내가 흥분하고 있더라. 가끔 남편과의 관계가 소원할 때 예전에 찍어둔 섹스동영상을 재시청하고 나면 연애했을 때 기분이 새록새록 떠올라 부부금슬이 다시 좋아지기도 했다”며 섹스기록을 타인들에게 적극 추천하기도 했다.

모 포르노사이트에서 신혼부부 섹스영상을 접한 한 30대 남성은 “나도 아내와 한번 찍어봐야겠다. 아는 사람은 자신의 아내와 (섹스동영상)촬영을 하고난 후 자신의 얼굴만 살짝 가리고 아내 얼굴은 그대로 노출시켜서 음란사이트에 올렸다고 하던데, 같은 남자가 봐도 몰상식한 행동 같다”며 “둘만 공유하기에는 아깝지만 어디까지나 사생활은 지켜줘야 하는 게 옳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개인취향 ‘존중’
불법유포 ‘근절’


우리나라도 성문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어린 아이들도 성인 음란물을 쉽게 접하며 성교하는 장면을 따라 하기도 하고, 호기심에 몸캠(신체부위 노출촬영)을 음란게시판에 올려 과시하기도 한다. 이는 성의식이 바로 잡히기도 전에 그릇된 성문화를 먼저 접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연인끼리 혹은 부부끼리의 성 취향은 존중하지만 이를 모든 이가 볼 수 있게 불법적으로 유포·공유하는 행위는 근절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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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