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과 업종 궁합 맞춰야

창업을 하는 데 있어 상권이나 입지를 선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그러나 좋은 상권이나 입지에 들어간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점포의 입지와 업종 간에 궁합을 맞추는 것이다. 주택가를 배후에 둔 주상복합상권이나, 대학가 등 특수상권은 각각의 특성에 맞는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

주택가라면 흔히 분식집, 세탁편의점 등을 떠올리고 커피전문점은 시내 중심상권이나 대학가 등에 어울린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도심 커피전문점 못지않은 고급스런 품질과 분위기에 실속 있는 가격을 제시하면 주택가에서도 얼마든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특히 도심상권에 비해 임대료가 저렴해 실속 있는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 빌라, 다세대주택 등이 밀집한 주택가 상권 주민들은 가격민감도가 높아 이러한 실속형 가격전략이 큰 효과를 발휘한다.

주택가 상권은
실속형 가격전략으로 

서울 갈현동에 있는 커피전문점 ‘드립앤더치’(www.드립앤더치.kr)는 평범한 주택가에 자리 잡은 커피전문점이다. 인근 구산역이 도보로 4분 거리에 있지만 주변은 빌라, 다세대주택이 많은 주택가로서 상권이 발달돼 있거나 유동인구가 많은 편은 아니다.

지난 4월 이 점포를 오픈한 이재전(40)씨는 “인근 주민 상당수가 커피전문점의 주 고객층인 20대에서 40대 사이의 젊은층과 신혼부부들이라는 점에 주목했다”며 “커피의 맛과 분위기, 그리고 실속 있는 가격으로 승부한다면 동네에 들어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씨의 예상은 적중했다. 평일 오후에는 젊은 주부들이 삼삼오오 모여 커피를 즐기며 대화를 나눴고, 밤에는 동호회 위주의 단체손님과 중년남성 고객들이 많이 찾았다. 특히 주말에도 신혼부부, 대학생, 가족단위 고객들로 북적거린다. 주말이면 한산해지는 오피스가 커피전문점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드립앤더치는 에스프레소 커피와 별도로, 마니아층에서 선호하는 드립커피와 더치커피로 차별화했다. 특히 드립커피는 일반 커피전문점보다 더 많은 양의 원두를 사용해서 추출하기 때문에 그 맛이 깊고 풍부하지만 가격은 일반 드립커피 가격보다 30% 이상 저렴해서 뜨거운 커피가 3300원, 아이스커피가 3800원이다. 인테리어도 독특하다. 실내에 가로등, 차양 등을 설치하고, 벽에는 큰 창문, 높은 천장에는 하늘을 나는 새 그림을 그려 넣어 실내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노천카페에 나온 듯한 느낌을 준다.

또한 큰 상권이 아니라도 주택가를 배후에 둔 주상복합상권이라면 주말에 텅 비는 오피스상권보다 더 실속 있다. 여기에 적합한 업종으로는 차분하고 고급스런 분위기의 이자카야 등 밝은 분위기의 주점이 있다. 술손님뿐 아니라 가족들도 많이 찾는다는 점을 감안해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갖추고 술안주와 식사를 겸할 수 있도록 안주 메뉴를 강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퓨전요리주점 ‘오뎅사께’(www.odengok.co.kr)는 가족고객들이 많은 상권 특성을 고려해 한우소고기버섯철판, 유린기, 부타니꾸니모노 등 한·중·일 퓨전요리는 물론, 아이들이나 여성들을 위한 수제모듬등심돈까스, 케이준치킨샐러드 등의 다양한 메뉴로 동네 고객들을 잡고 있다.

주택가는 초·중·고교 자녀를 둔 가정을 고객으로 하는 업종에도 적합하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서 팬시문구복합편의점 ‘색연필’(www.coloredpencil.co.kr)을 운영하는 김정용(45)씨는 시장 트렌드를 보는 안목과 신속한 상품 구비를 통해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상품 구성은 문구류가 30%, 팬시&액세서리 40%, 완구류 20%, 도서류 10% 정도로 상품 구색을 맞췄다. 부가서비스로 복사, 코팅, 팩스대행서비스 등도 해준다.

김씨는 “요즘 학생들에게 어떤 캐릭터 상품이 인기인지, 인근 학교에서 가져오라는 준비물이나 과제물은 무엇인지 파악해 이를 신속하게 매장에 비치하고 있다. 맞벌이 하는 젊은 엄마들은 자녀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그때그때 챙기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면 얼마든지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곳은 현재 49㎡ 규모의 점포에서 월평균 매출액 1500만원, 월평균 순이익 600만원 정도를 올리고 있다.

경기도 안성시 대덕면 내리에서 행사전문점 ‘파티큐’(www.partyq.net)를 운영하는 방명국(44)씨는 대학가라는 특수상권에서 타깃고객을 겨냥해 성공했다. 지난 1월 중앙대학교 안성캠퍼스 인근에 66m² 규모의 파티큐를 오픈한 방씨는 “일반적인 음식점 보다는 대학가에만 있는 축제, MT 등 행사 특수를 타깃으로 하는 사업이 안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방씨는 월평균 10회 정도의 행사를 운영한다. 월 평균 매출은 8000만원 정도로 인건비와 원재료 비용을 제하면 순이익은 2000만원 선이다.


대학가 등 특수상권엔
타깃 겨냥 업종으로

대학교는 신입생 환영회부터 시작해 각종 행사가 많다. 파티큐는 이러한 행사를 위해 음식 제공에서부터 행사에 필요한 용품을 빌려주는 사업이다. 가장 많이 나가는 품목은 통돼지바비큐와 행사용 음식이다.

또한 의자 및 테이블, 천막, 무대장비뿐만 아니라 차량, 숙박, 행사관련 기념물 제작 등 모든 것을 서비스한다. 파티큐 본사에서 모든 식품과 장비들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사무실과 차량만 있으면 운영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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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