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발하는 ‘무상 옵션’ 아파트

경기도 군포시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를 청약할 예정인 직장인 박모씨(35)는 분양 가격 외에 수천만원에 이르는 옵션 가격에 깜짝 놀랐다. 최근 필수가 되고 있는 발코니 확장 비용만 4000만원이나 됐기 때문이다. 각종 옵션비도 시중 가격보다 비싸 발코니 확장을 비롯한 모든 옵션을 선택하면 1억8000여만원으로 거의 2억원에 육박하는 비용이 추가된다.

박씨는 “작년 지인이 서울 강남에서 전용 84㎡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발코니 확장비로 1000만원 정도를 냈으며 선택할 수 있는 모든 옵션을 포함해서도 3000만원가량 부담했다고 들었다”며 “서울 강남도 아니고 그외 지역에서 분양받는 아파트가 여섯 배에 가까운 비용을 더 부담한다는 게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고 푸념했다.

최근 치솟는 공사비가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수요자들의 초기 자금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발코니 확장 비용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단지가 수요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상 옵션을 늘린 아파트에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재값 상승
인건비 인상

자재값 상승과 인건비 인상 등의 여파로 가뜩이나 높은 분양가 부담을 덜 수 있어서다. 무상 옵션은 아파트 분양 시 건설사가 발코니 확장, 시스템 에어컨, 빌트인 가전(냉장고, 오븐 등), 중문 등을 추가 비용 없이 제공하는 혜택을 말한다. 주로 분양가 상승세 속에서 잔여 세대 소진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제공된다. 이는 실제 분양가를 낮추는 효과와 함께 수천만원 상당의 비용 절감 효과를 제공한다.

치솟는 분양가 상승(2025년 10월 기준 전국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 2000만원 돌파)에 따라 미분양 해소와 수요자 부담 경감을 위해 발코니 확장, 시스템 에어컨, 중문 등 무상 옵션을 제공하는 아파트 단지가 증가하고 있다. 실질적인 분양가 인하 효과를 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아파트 분양 열기가 높아지자 각종 유상 옵션 비용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도 늘어나고 있다. 내 집 마련을 희망하는 청약자들은 하루라도 빨리 내 집 마련을 하기 위해 청약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열기를 틈타 건설사들이 유상 옵션비를 통해 분양가 올리기 ‘꼼수’에 나서고 있어서다.

분양가 자체도 수억원에 달하는 데다가 발코니 확장, 붙박이장, 천장형 에어컨 설치 등 옵션에 수억원을 책정하기도 한다. 무상 옵션이라며 제공하는 것처럼 하지만, 사실상 분양가가 높은 아파트도 있다.

이렇다 보니 올해 청약 및 분양시장에서 발코니 확장 등을 무상으로 제공한 단지는 높은 인기를 얻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대구 수성구 범어동 일원에 분양한 ‘대구 범어 2차 아이파크’는 1순위 청약에서 43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3233건이 접수돼 75.1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치솟는 공사비로 분양가 상승
발코니 확장 등 제공 단지들 주목

같은 해 8월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일원에 분양한 ‘서면 써밋 더뉴’도 1순위 청약에서 758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605건이 접수돼 3.44대 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해 1월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일원에 분양한 ‘평촌자이 퍼스니티’는 정당계약 한 달 만에 모든 계약을 완료하며 완판에 성공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원자재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고분양가 시대에, 건설사들이 수요자를 유인하기 위해 고급 옵션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아파트가 늘어 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제2의 분양가로 불리는 옵션비는 분양시장이 활황기에 등장하기보다는 불황 조짐을 보일 때 등장하는 마케팅 기법으로, 사실상 분양가 인하 효과가 있어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수요자들로부터 호응을 끌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발코니 무상 확장 등을 제공하는 수도권 새 아파트.

▲시흥거모 대방 엘리움 더 루체= 경기도 시흥 거모지구 첫 번째 민간분양 아파트인 ‘시흥거모 대방 엘리움 더 루체’가 입주까지 계약금 5% 정액제로 초기 부담을 낮춰 분양 중이다. 현재도 1차 계약금 100만원에 동호 지정 계약이 가능하다. 시흥거모 공공주택지구 내S-2BL,B-2BL일원에 1, 2단지, 총 682세대로 조성된다. 첫 번째 민간분양 아파트라는 점과 공공택지 분양가 상한제 단지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전 세대 100% 4베이 판상형 구조의 맞통풍 설계로 채광과 환기가 우수하다. 타사 대비 넓은 5.5m(122타입 기준) 광폭 거실 특화 설계로 여유로운 주거 생활이 가능하다. 122타입 기준, 방 5개로 실사용 면적을 극대화하였으며, 와이드형 주방(옵션 선택 시), 통합 팬트리 공간 등 고객의 니즈에 맞는 특화 설계를 반영했다.

불황 조짐
속속 등장

유리 난간 창호를 적용해 탁 트인 전망과 개방감은 물론 시흥거모지구 랜드마크 단지로 가치를 확보했다. 고급 대형 아트월, 주방 벽 및 상판 엔지니어드스톤, 13인치 월패드, 시스템 가구, 벤치형 신발장, 전동 빨래건조대 등 고급 마감재를 한시적 무상옵션으로 제공한다.

단지 내에는 실내 골프연습장, 피트니스센터, 북카페 등이 적용된 커뮤니티 시설도 계획돼 있다. 세대 당 약 1.86 대 1(1단지 기준)의 넉넉한 주차 대수로 늦은 시간 이중 주차 스트레스 없이 주차가 가능하다.

지하철 4호선과 수인분당선을 이용할 수 있는 신길온천역이 인접해 위치하고 있다. 서해선, 신안산선(예정)을 이용할 수 있는 시흥시청역과 초지역을 통해 다양한 수도권 광역철도망을 이용함으로써 서울 주요 도심으로의 높은 접근성을 갖췄다. 시흥 배곧서울대병원(2029년 개원 예정), 시흥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 트레이더스안산점, 롯데백화점안산점 등 주변 생활 편의시설을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다.

단지 인근 도일초등학교가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어린 자녀들의 안전한 통학이 가능하다. 시흥거모지구 내 계획 예정인 중학교(거모1중)와도 도보 5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우수하다. 단지 바로 앞에 수변 공원(예정)과 산들공원 등이 위치해 탁 트인 조망과 일상에 휴식을 더할 수 있는 쾌적한 정주 여건도 품고 있다.

▲영종국제도시 신일 비아프 크레스트= ㈜신일은 인천 영종구 영종하늘도시 A19BL(1단지)과 A2 0BL(2단지)에서 ‘영종국제도시 신일 비아프 크레스트’를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1층, 전체 11개동, 총 960가구(1단지 444가구·2단지 516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전용 84㎡와 114㎡의 타입으로 구성된다.

대지면적의 약 43%를 조경으로 구성한 공원형 아파트로 설계됐다. 석가산과 수경시설을 도입하고, 블록별로 바닥분수와 웰컴 수경 공간을 배치해 차별화된 외부 공간을 조성했다. 주민 운동 시설, 휴게 공간, 어린이·유아 놀이터도 균형 있게 배치해 실사용 중심의 조경 설계를 구현했다. 세대 위치에 따라 인천대교·오션뷰·씨사이드파크의 트리플 조망이 가능하다.

강마루
바닥재

발코니 무상 확장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발코니 확장 시 강마루 바닥재, 월패드, 공기청정 시스템 등 다양한 기본 옵션 및 무상 제공 품목이 폭넓게 구성된다. 영종국제도시 신일 비아프 크레스트(A19·A20 블록)의 커뮤니티 시설은 입주민의 건강과 편의를 고려한 프리미엄급 시설로 구성된다. 대표적인 커뮤니티 시설로는 영종 지역 내 희소성 높은 단지 내 수영장이 조성돼 사계절 내내 레저를 즐길 수 있다.

일상의 피로를 풀 수 있는 사우나 시설이 완비되며 날씨와 상관없이 연습이 가능한 골프연습장과 체력 단련을 위한 운동 시설과 요가, 필라테스 등을 즐길 수 있는 피트니스 센터 및 GX 룸공간이 제공된다. 주차 공간은 세대당 1.5대로 넉넉하게 확보했고, 확장형 주차면도 법정 기준 30%를 크게 웃도는 50~53% 수준으로 계획했다.

단지 인근 씨사이드파크에는 캠핑장, 레일바이크, 해안 산책로, 바다전망대 등 다양한 여가시설이 조성돼있어 주거와 힐링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영종과 청라를 잇는 청라하늘대교가 지난 1월5일 정식 개통되면서, 영종은 더 이상 ‘공항 섬 도시’가 아닌 서울과 직결된 생활권으로 재편되고 있다. 교통 접근성 개선 효과가 가시화되자, 운서역 일대를 중심으로 한 직주근접 주거지의 가치가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 청라하늘대교는 영종국제도시와 청라국제도시를 연결하는 총연장 4.68㎞, 왕복 6차로 규모의 해상 교량이다.

청라하늘대교의 개통은 수도권 서부권의 물류, 관광, 주거 생활권을 통합하는 가장 큰 교통 호재다. 개통과 함께 영종에서 청라까지 이동 시간이 10분대로 단축됐고, 이를 통해 여의도·마곡 등 서울 서부권 접근성도 크게 개선됐다.

시스템 에어컨, 빌트인 가전, 중문…
건설사가 추가 비용 없이 무료 혜택

분양 조건도 실수요자의 부담을 낮췄다. 계약금 10%에서 계약금 중 5%만 납부하도록 조건을 조정했다. 계약금 중 5% 가운데 1차 계약금은 1000만원만 납부하면 된다. 통상 분양 계약 시 분양가의 10~20%에 해당하는 계약금을 일시에 마련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소액으로 계약이 가능하도록 한 셈이다.

▲용인 메가시티= 경기 용인시 처인구 삼가동 일원에서 공급 중인 장기 민간임대 아파트 ‘용인 메가시티’가 최근 지역 개발 동향과 맞물리며 실수요층의 유입이 두드러지고 있다. 용인시는 올해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되면서 남사·이동·원삼 일대의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본격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산업시설 인근 거주 수요가 확산되며 역세권 기반의 중장기 주거 대안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하 2층~지상 28층 총 11개동으로 계획됐으며, 925세대(예정)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은 49㎡·59㎡·84㎡로 구성돼 1~4인 가구까지 다양한 주거 형태를 포괄한다. 장기전세 민간임대 아파트 방식으로, 입주 후 저렴한 임대보증금으로 안정적으로 거주한 뒤 10년 뒤 임차인에게 저렴한 분양가로 우선 분양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구조가 매력적이다.

청약통장 보유 여부나 주택 소유 이력과 무관하게 만 19세 이상이면 신청 가능하다는 점도 진입장벽을 낮추는 요소로 작용한다.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도 계획됐다. 피트니스 공간, 실내 골프연습장, 휴게형 커뮤니티 등이 도입될 예정이다. 최근 용인 지역에서는 커뮤니티 시설 품질이 실거주 만족도를 좌우하는 주요 요소로 작용한다는 평가가 늘고 있다.

올해 계약자에게 한시적으로 파격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상 옵션인 냉장고, 김치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시스템 에어컨을 비롯한 총 12가지 가전을 무상으로 받을 수 있고(총 3000만원 상당), 입주 후 1년간 입주 지원금(타입별로 최대 96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발코니 확장 무상, 중도금 무이자 융자, 계약금 대출이자 지원, 선납 시 페이백 제도 등 다양한 혜택이 있다.

공기청정
시스템도

단지에서 삼가역까지 약 3분 내 도보로 접근이 가능해 평일 출퇴근 시간대 거주 편의성이 높다. 삼가역은 에버라인과 연계된 교통축으로, 용인 도심 및 기흥·수지 등 주요 생활권으로 이동이 수월하다. 여기에 용인시가 발표한 광역도로 정비, 버스 노선 확충 계획 등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며 중장기 교통 환경도 개선되고 있다.

단지 주변에는 대단지 아파트가 이미 형성돼 기구축된 대형마트, 병원, 공공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자동차 이동이 많지 않은 1~2인 가구와 고령층의 실사용 평가도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실제로 용인세브란스병원과 이마트·롯데마트 복합 상권이 삼가역 주변에 집중돼있어 역세권·생활권 접근성이 복합적으로 충족되는 구조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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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이후 꺼낼 국민의힘 개헌 꽃놀이패

지방선거 이후 꺼낼 국민의힘 개헌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여야 6당이 참여한 개헌 시도는 국민의힘의 투표 불참으로 인해 결국 무산됐다. 입법적 전격전을 선호하는 민주당은 지방선거 이후 내년 재보궐선거까지 약 10개월 동안의 공백기를 노릴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의 청야전술은 이를 막아낼 수 있을까? 국민의힘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등 여야 6당이 발의한 헌법 개정안이 지난 7일 의결정족수 미달로 투표 불성립 처리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표결 불참을 당론으로 정한 후 의원 전원이 불참했다. 이튿날인 8일,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예고하자, 우원식 국회의장은 개헌안 처리를 중단했다. 정족수 미달 투표 불성립 현행 헌법에 따르면, 개헌안은 국회 재적 의원 과반이나 대통령이 발의할 수 있다. 대통령은 이를 20일 이상 공고해야 하고, 국회는 공고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해야 한다. 이어 30일 이내에 국민투표를 거쳐 유권자 과반이 투표하고, 투표자 과반이 찬성해야 확정된다. 지난 7~8일 기준, 국회 재적 의원은 286명이라서 개헌안 가결에는 191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국민의힘 의원은 모두 106명이다. 여야 6당 의원 전원이 개헌안 투표에 참여해 찬성한다면, 국민의힘에서 최소 11명 이상의 이탈자가 나와야 한다. 개헌안에는 ▲헌법 전문에 5·18 광주 민주화 운동과 부마 민주항쟁 명시 ▲계엄 선포 시 48시간 이내 국회 승인을 받아야 유효하도록 변경 ▲국회가 계엄 해제를 능동적으로 주도할 수 있도록 대통령 권한 축소 등의 내용이 담겼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지난 7일 청와대 앞에서 진행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은 연임 불가 선언 요구를 끝내 거부했다”며 “개헌을 하겠다면, 먼저 이재명이 연임 불가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지난 8일 기자들을 만나 “부마 민주항쟁과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등을 헌법 전문에 담는 데 대해 근본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며 “헌법 전문은 특정 사건에 대한 게 아니라, 통합적 역사 인식 아래 균형 잡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건국·새마을운동·근대화도 다 헌법 전문에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987년 개헌은 오로지 제왕적 대통령 견제에만 집중해서, 국회에 예산·입법 등 막강한 권한을 몰아주는 기형적 구조를 탄생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가 권력남용을 이유로 언제든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을 탄핵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다면,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면서 폭주하는 국회도 해산의 심판대에 설 수 있어야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완성된다”며 “의회해산권 도입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지난해에도 민주당을 비판할 때마다 의회해산권 도입을 주장했다. 국민의힘 주요 관계자들의 발언에 대해서는 “개헌안 속 숨겨진 덫을 잘 파악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개헌은 통치 구조 개헌의 전초전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헌법적 상식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헌법 제128조 제2항은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헌법 개정은 그 헌법 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과거 대통령들이 개헌을 통해 정권을 연장했던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반성적 고려 차원에서 삽입된 조항이다. 대통령이 해당 조항의 효력을 무시하면서 임기 연장·중임 변경을 추진하려면 하야한 후 재선을 노려야 한다. 건국·새마을운동·의회 해산 쏟아내…과연? 이재명 독재 연장? 헌법 구조상 불가능한데… 하지만 이런 상황에선 대통령이 감당해야 할 정치적 책임이 매우 클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상식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송 원내대표가 헌법 전문에 추가할 것을 요구한 건국·새마을운동·근대화도 실제로 시도할 경우, 엄청난 논쟁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헌법 전문은 실제 헌법재판에서 보충적 규범으로 활용되는 등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법 규범으로서의 효력을 가지고 있으며, 국가의 정체성과 헌법의 취지를 선언하는 문장이다. 따라서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는 가치를 담아야 한다. 이를 위해선 역사적 평가가 끝난 불가역적 가치를 담는 게 원칙이다. 그래서 현행 헌법 전문에는 ▲3·1 운동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 ▲4·19 민주 이념 등이 담겨있다. 여야 6당이 전문 추가를 시도했던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부마 민주항쟁 등도 역사적 평가가 끝났다. 특히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재평가를 주도했던 정권은 국민의힘의 전신 신한국당 소속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문민정부였다. 송 원내대표가 주장한 건국 이념 반영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곧바로 충돌한다. 임시정부 법통 논란은 해방 직후에도 치열하게 진행됐던 논쟁이었다. 임시정부의 법통을 인정했던 진영은 이승만 전 대통령·한국민주당 등 우익 진영이었다. 제헌의회도 임시정부 시절 임시의정원의 정통성을 승계하는 방향으로 정통성을 확보했다. 이는 김 전 대통령·김대중 전 대통령도 인정한 후 역사적 상식으로 굳어졌다가 뉴라이트 진영이 건국절 논란을 일으키면서 송 원내대표의 주장으로까지 흘러간 것이다. 건국 이념 반영은 임시정부 법통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 나 의원이 주장한 의회해산권에 대해서는 “대통령제와 맞지 않는다”는 반박이 나온다. 의회해산권은 의원내각제 국가에서 총리가 보유하는 권한이다. 의회가 갖는 내각불신임권과 함께 상호 견제를 위한 짝패를 이룬다. 국무총리가 있고, 현역 의원이 내각에 참여하는 우리 통치 체제는 일정 부분 의원내각제 속성을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은 직선제로 선출된다. 대통령은 의회가 아닌 국민을 향한 정치적 책임을 진다. 아울러 국회는 대통령에 대해 탄핵소추권을 가질 뿐 대통령과 내각을 불신임할 수 없다. 대통령은 구조적으로 의회해산권을 가질 수 없다. 대통령이 의회해산권을 가졌던 것은 유신 헌법과 제5공화국 헌법이었다. 이 헌법은 대통령에게 강력한 권한을 부여했던 프랑스 드골 헌법을 참고했다. 역사적 평가 불가역 가치 국민의힘이 개헌안 표결에 불참하거나 필리버스터를 시도하는 것에 대해선 “나름대로 이유는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6석을 보유한 국민의힘으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개헌안의 주요 내용인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부마 민주항쟁 등은 모두 전신 민주공화당·민주정의당을 포함한 국민의힘의 약점이다. 국민의힘으로서는 4·19 혁명에 이어 역사적 약점이 헌법 전문에 추가되는 굴욕을 감당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자가당착에 빠질 수 있는 부분까지 감수하면서 개헌안 표결에 불참했다. 부마 민주항쟁의 무대 부산·마산은 오랫동안 국민의힘을 탄탄하게 받쳐주던 주된 지지 기반이었다. 부산·경남은 노무현 전 대통령 등장 이후 경합 지역이 됐다. 국민의힘은 개헌 투표에 불참하면서 부산·마산의 위업을 헌법 전문에 담는 것을 걷어차는 외통수에 갇혔다. 비상계엄 관련 개헌안은 근본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약화시키면서 국회의 권한을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개헌을 반대할 수밖에 없었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서는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 내부에서조차 평가가 일단락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민의힘이 배출한 전직 대통령의 업보가 헌법에 명백하게 못 박히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위헌 정당”이라는 암시가 새 개헌안에 담기는 것을 배제하기 어렵다. 여야 6당 중 민주당에 대해선 “국민의힘의 구조적 약점을 날카롭게 찌르면서 기습적인 총력전을 시도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각 정당은 이미 6·3 지방선거라는 총력전을 앞두고 있다. 국민의힘이 개헌안 표결에 불참한 이유에 대해선 “개헌 시도가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을 한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총력전 속 총력전’을 시도한 것과 비슷하다. 개헌 시도와 6·3 지방선거를 묶는 연환계를 구사하면서 전쟁을 양면 전쟁으로 바꾸는 것이다. 당세가 줄어들어 물량 동원에 한계를 보이는 국민의힘을 상대로 심리적·물리적 과부하를 유도한 것이다. 이는 장 대표의 지도력 논란까지 파고들어 결정적 지점에 화력을 집중하고, 국민의힘의 정치적 명분까지 꺾으려 했던 난도 높은 승부수였다. 개헌안 표결은 진행하지 못했지만, 국민의힘의 궁색한 현실을 전방위적으로 폭로했기 때문에 “졌지만 지지 않은 승부”라는 평가가 나올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그 궁색한 현실 때문에 투표 불참·필리버스터라는 고전적인 청야전술을 동원할 수밖에 없었다. 총력 공격 총력 방어 이는 명장들이나 강대국이 자주 구사하던 전법이었던 사실을 전쟁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당 태종은 제1차 고당(고구려-당나라) 전쟁에서 패배한 이후 전략을 바꿔 수시로 소규모 부대로 고구려를 침공해 변방을 교란하는 등 소모전을 병행했다. 태종의 뒤를 이은 당 고종은 2회에 걸쳐 대규모 침공을 감행했다. 고구려의 연개소문은 제2차 고당 전쟁 당시 사수에서 당나라 대군을 격파했지만, 방어선이 한반도 내부로 점점 밀리고 있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어 제3차 고당 전쟁에서는 내부 배반까지 겹쳐 고구려가 끝내 멸망하고 말았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군도 독일군이 서부전선 노르망디 상륙작전이라는 기습을 당해 방어에 모든 신경을 쏟고 있을 때, 바그라티온 작전이라는 총력전을 진행해 동부전선 내 독일군을 완전히 전멸시켰다. 민주당이 노린 전세는 이 같은 구도였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표로 재임할 당시부터 윤석열정부를 상대로 30건이 넘는 탄핵소추를 발의하거나 법안 물량 공세를 펼치는 등 총력전 양상의 입법전을 주도했다. 170석이라는 압도적 의석수를 확보한 데서 비롯됐다. 원래 민주당은 압도적 지방선거 승리를 기대했다. 그러다가 이 대통령 공소 취소를 강하게 추진하는 상황에 대한 일부 유권자의 반감을 사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보수층이 결집하는 등 선거 구도가 백중세로 바뀌고 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이 대통령 공소 취소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고 있고, 개헌까지 시도했다. 지방선거 종료 이후엔 내년 4월 재보궐선거 전까지는 선거가 없는 만큼, 오는 6월부터 내년 4월까지 약 10개월 동안 여야가 전면전을 치를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는 실제 정치학·정책학 이론으로도 입증된다. 존 W. 킹던 미국 미시간대 명예교수는 ‘정책의 창’ 이론을 주장했다. ▲사람들이 문제의식을 느끼고 ▲준비된 해결책이 있으며 ▲정치권이 움직일 수 있는 분위기 등 3박자가 맞물리면 ‘정책의 창’이 열린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관점에서는 선거 종료 이후 유권자로부터 직접 심판받지 않는 그 10개월이 정책의 창이 열리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개헌 및 이 대통령 공소 취소 등 물량 공세를 밀고 나갈 수 있는 전략적 시간대라고도 볼 수 있다. 업보·약점 헌법 전문 실리면 위헌 정당? 투표 불참·필리버스터…청야전술 한계 전술적으로 보더라도, 국민의힘이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은 투표 불참·필리버스터라는 청야전술격 수동적 방어밖에 없다. 법안을 반복적으로 밀어붙이면, 국민의힘은 투표 불참·필리버스터로 대응하게 된다. 그럴수록 국민 피로도가 높아지고, 중도층의 의심을 받게 된다. 진영이 확고하게 나뉜 상황에서는 중도층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한다. 필리버스터는 말 그대로 마지막 방법이어야 하지만, 국민의힘이 거듭 사용하면서 식상해져 그만큼 비장함의 강도도 낮아졌다. 민주당의 입법적 전격전과 국민의힘의 투표 불참·필리버스터는 일종의 경로가 됐다. 양당 모두 경로 의존성이 생긴 것이다. 물론 국민의힘은 송 원내대표와 나 의원을 통해 ▲건국 담론 ▲새마을운동 ▲근대화 ▲대통령의 의회해산권 등 반격 카드를 제시했다. 하지만 모든 국민의 지지를 얻기 어려운 담론이기 때문에 기존 경로를 고칠 만큼 파급력이 강한 승부수가 되긴 어렵다. 아울러 민주당은 압도적 의석을 가진 집권여당이라는 위치를 이용해 선거 기간이 아닌 10개월 동안에도 지지층을 결집하면서 중도층의 설득을 얻을 영구적 선거운동을 할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 대통령 공소 취소에 대해선 중도층의 의견이 아직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아 민주당으로서도 도박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개헌안의 경우는 다르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부마 민주항쟁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요건 변화 등은 국민 대다수가 이미 평가를 마친 사안이다. 이 대통령 공소 취소에 대한 중도층·보수층의 비판을 상쇄할 수도 있다. 민주당은 이 같은 영구적 선거운동을 통해 내년 재보궐선거에까지 대비하는 입법적 공세를 치르려고 한다. 청야전술은 자신의 경제 기반을 모두 허물면서 진행하는 극단적 처방이다. 국민의힘이 투표와 토론을 포기하거나 체력을 소비하는 등 극단적 처방을 할수록 대중·언론의 관심을 얻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이어 지지 기반인 부산·경남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헌법 전문에 담는 것까지 포기해야 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접어들었다. 2200년 역사를 자랑하던 동로마 제국이 몰락을 이기지 못했던 사례가 있다. 콘스탄티노폴리스에 세운 테오도시우스 3중 성벽은 오스만 술탄국이 준비한 대형 ‘우르반 대포’를 이겨내지 못했다. 또 예니체리 등 최정예 병력을 앞세운 오스만 술탄국의 물량 공세도 이겨내지 못했다. 여기에 방어전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던 용병 대장 조반니 주스티니아니가 부상 때문에 전장을 이탈하는 불운까지 겹쳤다. 궁색한 현실 자충수 되나 물론 청야전술에도 한계는 있다. 국민의힘에는 연개소문이나 조반니 주스티니아니조차도 없다. 지방선거가 끝나면 민주당에는 정책의 창이 열릴 것이다. 지도력 공백을 회복하지 못한 국민의힘은 이제 청야전술을 넘어선 새 전술을 고안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과연 정책의 창을 막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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