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여행지에서 대게를 포장했던 한 소비자가 절도 혐의로 경찰에 신고당했다는 사연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심지어 해당 업주는 물건을 잘못 안내해 놓고 여행객에게 상품 값의 전액을 추가 결제하라고 요구하기까지 했다.
제보자 김동욱(40)씨는 지난 24일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절도 신고 건은 지난주 불송치로 결정됐다”면서도 “가게의 대응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만큼, 앞으로 할 수 있는 대응은 모두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1월20일 지인들과 함께 경북 영덕으로 여행을 갔다. 다음 날 가족들에게 주기 위해 인근 수산시장에서 대게 15만원어치를 포장 주문했다. 약 40분 뒤 물건을 찾으러 갔을 때 매장에는 박스 3개가 놓여있었고, 그중 자신의 물건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김씨는 “직원과 논의 후 내용물을 확인했는데, 한 박스는 제 것이 확실했지만 나머지 두 박스는 구분이 어려웠다”며 “결국 직원이 안내한 대로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물건을 받은 지 3시간이 지난 뒤 음식점 사장으로부터 “잘못 챙겨갔다”는 연락을 받으면서 불거졌다. 당시 음식점 측이 두고 간 물건을 택배로 보내주겠다고 하면서도, 이미 가져간 박스에 대해선 전액을 추가 결제하라고 요구했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그는 “다른 손님이 음식을 못 가져갔으니 그 금액을 나에게 달라는 식”이라며 “애초에 세 박스를 주문하지도 않은 데다 안내대로 가져왔을 뿐인데 왜 내가 전액을 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잘못 챙겨온 음식에 대한 차액 5만원을 보내겠다는 제안도 했지만, 사장은 이를 거부한 뒤 저를 절도 혐의로 신고했다”고 어이없어했다.
그러면서 “말다툼 과정에서 사장은 ‘본인이 구매했는데도 구분이 안 되느냐’는 식으로 비꼬기도 했다”며 “당시 대게 3마리와 홍게 1마리가 들어 있었는데, 바뀐 박스 역시 4마리가 들어있어 구분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의 불송치 판단 이후 김씨는 해당 음식점의 현금영수증 처리 문제 등을 확인해 달라는 취지로 관할 세무서에 신고도 진행했다.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도 같은 내용의 사연을 올리며 “혹시 비슷한 일을 겪더라도 고소 사실에 놀라 성급히 돈을 보내기보다, 법적으로 명확하게 해결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을 접한 회원들은 “손님은 잘못한 게 없는 듯” “판매자가 잘 구분해서 줘야 한다” “실수는 있을 수 있지만, 차액 송금 거부와 절도 신고는 이해가 안 된다” “먼저 칼을 꺼내 들었으면 본인도 각오해야 하는 게 맞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일요시사>는 25일 해당 음식점에 ▲혼선이 발생하게 된 경위 ▲전액 추가 결제 요구의 근거 ▲김씨를 절도 혐의로 신고한 이유 등을 확인하고자 연락을 취했으나 “현재는 사장님과 연락이 어렵다”는 취지의 답변만 들었다. 이후 재차 연락했을 때도 같은 입장으로 일관했다.
법조계에선 이번 사안을 절도 등 형사 문제로 보기보다는, 안내 착오에서 비롯된 민사상 분쟁으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판례상 절도죄가 성립하려면 단순히 물건을 가져간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권리자를 배제한 채 타인의 물건을 자기의 소유물처럼 이용·처분하려는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씨 주장대로 직원 안내에 따라 박스를 가져갔고, 이후 차액 정산 의사까지 밝혔다면 이를 절도의 고의로 단정하긴 어렵다.
일각에선 다른 손님이 물건을 받아가지 못해 발생한 게값과 찜비 등 손해는 업체에서 우선 부담하거나 내부적으로 정리해야 할 사안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업체 측이 물건을 정확히 넘겨주지 못한 경위와 김씨 측 과실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그 배상 책임을 돌리긴 쉽지 않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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