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격전지를 가다> 꿈틀거리는 대구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6.03.23 16:02:07
  • 호수 1576호
  • 댓글 0개

변화와 의리 ‘갈림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에선 다른 지역과 달리 대구시장·경북도지사 후보 경선만 열기를 띠고 있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은 대구에서 총선 승리라는 열매를 거머쥔 적 있던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출마시키려고 한다. 대구 시민은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국민의힘의 대구시장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한 인사는 ▲김한구 전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대의원 ▲유영하 의원 ▲윤재옥 의원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주호영 국회부의장 ▲최은석 의원 ▲추경호 의원 ▲홍석준 전 의원(이상 가나다순) 등 총 9명이다.

이 중 김 전 대의원·이 전 위원장·주 부의장은 지난 22일 컷오프돼 6인이 경선을 치른다. 경북도지사 후보 경선에도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 6명이 출마했다.

TK에만…

국민의힘의 오랜 계파 갈등과 내홍이 “6·3 지방선거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혁신 공천’을 주장하면서 김영환 충북도지사를 공천 배제했다. 이어 부산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박형준 부산시장과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 간 경선 구도를 확정하는 등 흥행몰이를 위한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수도권·충청 등 지역에선 중량급 인사들이 나서지 않고 있다.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김태흠 충남도지사가 각각 당내 혁신·충남·대전 행정통합 논의 상황 등을 이유로 기한 내 공천 신청을 하지 않는 등 홍역을 치렀다.


대구에만 공천 신청자들이 몰리자,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교통정리에 나섰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현역 중진 의원들을 향해 “이젠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당내 중진 의원 경선 배제를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대구는 대한민국 보수의 미래를 새로 설계할 수 있는 도시”라며 “대구에서 새 얼굴·새 감각·새 리더십이 나와야 하므로, 공천 혁신·세대교체·시대 교체를 반드시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일보>는 국민의힘에 충격을 줄 수도 있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매체는 여론조사업체 KPO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일부터 3일 동안 대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02명을 대상으로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을 적용해 차기 대구시장 적합도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총리가 28.7%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19.4%의 지지를 얻은 추경호 의원이었고, 3위는 14.1%의 지지를 얻은 주 부의장이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핵심 인사들은 올해 초부터 김 전 총리에게 대구시장 선거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김 전 총리가 대구에 집과 캠프 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출마를 준비하는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이정현 “대구서 새 얼굴 나와야” 중진 배제?
민주당 김부겸 카드…이번에도 6대4 아니면 4대6?

정계 입문 이후 민주당계 정당에서 활동했던 김 전 총리는 지난 1997년 신한국당·통합민주당 합당 당시 보수 정당인 한나라당으로 건너갔다. 이어 경기 군포에서 한나라당·열린우리당·통합민주당 소속으로 3선에 성공했다.


이어 지난 2012년부터는 대구로 지역구를 옮겨 총선·지방선거에 출마했다. 지난 2012년 총선에선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40.42%를 득표해 낙선했고,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선 대구시장 후보로 출마해 40.33%를 득표해 낙선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16년 총선에 다시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상대로 62.3%를 득표해 승리했다.

김 전 총리의 당시 당선은 대구에 민주당 깃발을 꽂았다는 자체로 큰 화제가 됐다. 하지만 당시 정국은 박근혜정부·새누리당에 대한 민심 이탈 조짐이 불고 있었다. 아울러 대구 수성갑은 젊은 유권자 거주 비중이 높아서 대구시 내 다른 지역에 비하면 비교적 보수 정당에 대한 지지가 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맞상대였던 김 전 도지사는 경북 영천 출신이었지만, 경기 부천 소사에서 3선에 성공한 후 경기도지사에 재선하는 등 실질적 정치 기반은 수도권이었다.

김 전 총리는 2020년 총선에선 재선에 실패했다. 맞상대는 대구 수성을에서 대구 수성갑으로 지역구를 옮긴 주 부의장이었다. 주 부의장은 김 전 총리를 상대로 이겨 5선에 성공했고, 현재 6선 의원이다.

김 전 총리는 대구에서 총 4회 출마해 3회 패배했는데, 득표율도 약 40%를 기록했다. 지난 2014년 대구시장 선거 패배 당시에도 40.33%를 득표하면서 대구에서 일정한 정치적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전 총리가 대구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 단수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대구시장 출마 의사를 밝혔던 민주당 홍의락 전 의원은 이미 지난달 출마 의사를 접었다.

강한 여 후보와 보수층 결집 대결
통합 문제도 선거 도마 위 오를 듯

김 전 총리는 지난 2024년엔 출마하지 않는 등 사실상 민주당에선 은퇴한 원로 대접을 받고 있다. 따라서 김 전 총리가 출마한다면, 민주당의 대구 공략 의지가 확실히 드러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김 전 총리가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와 대구·경북 통합 문제가 주된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정부는 지난 2024년 10월 대구·경북 특별시 출범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2개월 후 윤석열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제21대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혈액암 투병을 했다. 이런 흐름이 이어져 행정통합은 추진력을 잃었다.

국회는 지난 1일 전남·광주 행정통합 특별법을 통과했으나, 대구·경북과 충남·대전 통합법은 통과되지 못했다. 그러자 <조선일보>는 지난 3일 사설을 통해 “민주당이 대구·경북 통합을 외면하는 이유는 논란이 커질수록 정치적 이득을 볼 수 있단 계산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가 주장한 ‘정치적 이득’은 “대구시장 선거 승산”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경북에서 “졸속 통합”이라면서 반발하고 대구시의회도 같은 취지로 반발하고 있어, 민주당·국민의힘 모두에게 묵은 숙제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김 전 총리가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출마하면, 정부·여당의 강한 지원을 얻어 ‘힘 있는 거대 여당 후보’라는 이미지까지 대외적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대구시장 후보를 확정하면, 주요 경선 후보에게 분산됐던 대구시 내 국민의힘 지지층이 결집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김 전 총리가 대구에서 진행된 선거에 4회 출마해 거뒀던 4대 6 혹은 6대 4라는 선거 결과가 다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시민의 선택

열쇠는 대구 시민이 쥐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9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의 정당 지지율 집계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3%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17%였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29%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25%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대구시장 선거 결과는 대구 시민이 변화와 정치적 의리·이재명정부 견제 중 무엇을 선택할지에 따라서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4대 6과 6대 4, 대구 시민은 무엇을 선택할까?

<ctzxp@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