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담>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6.03.24 11:44:56
  • 호수 15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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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통령 잔꾀에 ‘6주택’ 덫 걸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국민의힘은 스스로를 보수라는 고정관념에 가두고 있다”며 “변화·혁신하는 우파가 돼야 수도권 선거에서도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여당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선 “이념적 도그마에 갇힌 사고”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3선 송석준 의원은 국토교통부에서 25년 동안 근무하면서 주거 정책을 다뤘다. 국회의원으로서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고,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알려졌다. 송 의원은 <일요시사>와 만나 국민의힘의 현 상황·각종 사법 현안·이재명정부의 부동산 대책 등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다음은 송 의원과의 일문일답.

-국민의힘은 지난 9일 절윤 선언문을 발표했다. 의원총회에선 무슨 이야기가 오갔나?

▲평소엔 말을 아끼던 중진들도 그날은 봇물 터지듯이 많은 발언을 했다. 대체로 당을 혼란의 도가니에 빠트렸다는 비판이 많았다. 우리 당 소속 대통령이 있어선 안 될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에 대해서도 우리도 막지 못한 공동 책임이 있으니, 이를 국민께 솔직히 드러내야 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우리가 정부·여당의 잘못을 비판하더라도 우리도 잘못된 건 잘못했다고 해야 한단 인식도 있었다. 의원 대다수가 우리가 과거에 매달려 있는 건 우리 당의 미래에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에 공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김태흠 충남지사의 6·3 지방선거 후보 등록을 놓고 당내 갈등이 있었는데….

▲안타깝게 생각한다. 서로 작은 힘이라도 보태 국민의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간절히 노력해야 한다. 우리 당 소속 기존 시·도지사뿐만 아니라 우리 당을 다시 변화·혁신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라면 누구든지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 민심과 벗어난 일부 행위들 때문에 후보들도 침체했고, 의욕도 꺾였다. 당의 겸허·겸손·간절한 태도가 부족했던 것 같다. 우리가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김부겸 전 총리의 대구시장 출마가 유력해지고 있다. 민주당의 대구·경북 공략 의지도 강하다. 지금까지 확인한 대구·경북 민심을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최근 대구에 사는 후배로부터 대구 민심이 옛날 같지 않아서 국민의힘에 실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말을 들었다. 대구·경북은 우리 당을 확고하게 지지해왔던 지역이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선 대구·경북 내 민주당 지지율이 우리 당보다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김 전 총리의 지지율이 우리 당 대구시장 경선 후보들보다 높게 나온 일부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민심은 영원하지 않는다. 결코 가벼이 봐선 안 된다. 우리 당이 요동치는 민심에 더 겸허하고 간절하게 다가가고, 스스로 변화·개혁하는 노력이 얼마나 절실히 요구되는지 느꼈다.

-국민의힘은 대구·경북 통합 문제에 대한 의견을 명확하게 정리하지 못한 것 같은데….

▲윤석열정부의 실패를 되돌아보면, 그 기저엔 소통 실패가 있었다. 당내 소통은 물론, 국민과의 소통도 부족했다. 대구·경북 통합은 대전·충남과 광주·전남 등과 같은 선상에서 고민해야 한다. 중앙 정부의 파격적 지원 여부와 관련해 서로 의심해서 많은 혼란이 있었다.

그래도 통합하자는 공감대가 크게 형성됐는데 서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서 서로 엇박자로 인한 갈등이 형성돼 안타깝다. 미세한 조정을 통 크게 할 수 있는 정치적 리더십이 중요하다. 서로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배려·존중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정치권도 서로 양보할 건 양보하면서 결단해야 했다. 광주·전남만의 잔치로 끝나면, 다른 광역자치단체와의 형평성 문제 등에서 왜곡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통합이 따로 갈 일은 아니라고 보는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일방적으로 광주·전남 통합만 통과시킨 후 선거를 앞두고 예산 폭탄을 안길 것 같이 주장한다.

이는 국가 재정 운영 관련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전체적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선거 기획으로 이용하고 있다. 여야가 지금이라도 머리를 맞대고 현실·과학·행정 측면에서 엇박자가 나지 않도록 일관성·형평성 차원에서 합의했으면 좋겠다.

-과거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우리 당엔 진보 우파·보수 우파 등 두 가지 흐름이 있다고 말했다. 무슨 의미인가?

▲우리 당 의원들과 패널들이 방송에서 ‘우리 보수’라는 말씀을 하시는데, 저는 이를 우려한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질서를 중시하는 우파이기 때문이다. 우파 중에도 변화·개혁을 중시하는 진보 세력과 기존 질서 존중·현상 유지에 방점을 두는 보수 세력도 있다. 그런데 우리 스스로 보수 우파라고 하면서 상대방은 진보 좌파라고 규정한다. 좌파에도 보수·진보가 있다.

우리는 스스로 진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보수라는 고정관념에 가둔다. 너무 보수에 갇혀 있다. 너무 기존 질서·틀에 안주하지 말고, 우리도 전향적으로 그동안 소홀했던 청년·여성·북한·중국·호남 등을 중요시해야 한다. 호남은 무조건 민주당 편이라고 단정 짓지 말아야 한다. 실제 수도권 선거 현장엔 호남 출신 우파 성향 유권자들도 많다.

우리가 변화·혁신에 방점을 두면서 우파 정치를 좀 더 건강하고 튼튼하게 다지면 좀 더 적극적으로 지지할 분들이 많다. 그런데 우리가 스스로를 보수라고 자처하면서 기존 질서에 안주하려는 모습이 국민께 많은 실망을 끼친 것 같다. 이런 걸 이겨내야 우리가 수도권 선거에서도 승리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악수는 사람과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등 국민의힘과의 협치에 선을 그었다. 더는 국회에서 여야 협치는 기대하기 어려운 건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의 상황을 본다면, 협치는 정말 물 건너갔다. 대한민국 정치는 돌아올 수 없을 정도로 자유민주주의로부터 멀어졌다. 정 대표가 우리를 사람으로 안 본다는 말을 한 건 선을 넘은 것이다. 오만불손이 극에 달했다.

민주당은 힘이 있으니, 다수결 논리로 상임위에서 강행 처리하고, 본회의에서 일방적으로 처리해 원하는 법안을 통과시킨다. 그런데 국민이 다 보고 계신다. 결정적인 순간엔 냉철히 심판하실 것이다. 국회의 기본 원리는 대화·타협·상생·조화·소수 존중인데 제22대 국회에선 그 근간이 훼손되고 있다.

흔들리는 대구 “민심은 영원하지 않아”
민주당의 사법 개악 “구렁텅이로 몰 것”

협치를 외면하고, 나쁜 의사결정을 거쳐 나쁜 법을 마구 쏟아내면, 언젠가 정부·여당에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는 경고를 하고 싶다. 제22대 국회는 곧 반환점을 넘는다. 이제부터라도 여당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전통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송석준 의원은 지난달 대법관 증원법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 잦은 필리버스터로 관심도가 낮아졌는데도 국민의힘이 계속 이어가는 이유는?

▲처음엔 국민적 관심도가 컸다. 우리도 여러 폐해·문제점·부작용과 관련해 국민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었다. 그런데 반복되면서 싫증이 났고,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사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저도 법사위에서 강하게 저항하다가 발언권 정지·퇴장 명령을 당했다. 극한 투쟁은 국회 선진화법 때문에 못한다. 필리버스터의 효과가 떨어진다는 걸 알면서도 매달릴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

소수 야당이 현재 국회에서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이 너무 빈약한데, 제도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필리버스터 요건을 강화해서 쉽게 못하게 한다는 민주당의 발상은 의회주의를 파괴하고, 견제·균형이란 국민적 요구를 걷어차는 것이다.

-법왜곡죄·재판 소원제·대법관 증원법 모두 국회 본회의 통과·국무회의 의결까지 마쳤다. 향후 사법 체계 변화를 예상한다면?

▲민주당은 사법개혁이라고 주장하지만, 불합리한 사법제도를 개선해서 국민 기본권 강화·자유민주주의 실질적 기능 보강 등 방향으로 가야 한다. 민주당이 주도한 사법 개악은 사법시스템을 근본적으로 흔들어 국민을 소송 지옥으로 몰고 있다.

재판 소원이 가능해지면서 사실상 4심제가 됐는데, 결국 힘 있고 돈 있는 세력은 구제받을 기회가 늘어났다. 이는 유권 무죄·유전 무죄와 무권 유죄·무전 유죄 현상을 부추긴다. 삼권분립이 유지돼야 국민 기본권이 보장된다. 그런데 사법부가 행정부·입법부에 장악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법왜곡죄 성립 여부 판단은 정권의 지휘를 받아 수사 권한을 행사하는 사람들이 검사·수사관들을 단죄한다. 행정부 권력이 극대화되는 것이다. 대법관이 증원되면서 이재명정부에선 대법관 정원 26명 중 22명을 임명할 수 있게 됐다. 정권의 입맛에 맞는 대법원 판결이 나올 수 있다. 삼권분립이 무너지는 것이다.

대법관을 보좌할 재판연구관도 늘려야 한다. 결국 하급심에 종사하는 유능한 법관들이 대법관으로 가야 한다. 지금도 하급심이 부실하단 지적이 많은데,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약자를 전부 구렁텅이로 내몰면서 불공정하고 부당한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부동산 6채 보유를 문제 삼은 후 자택을 매각했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알리기 위한 심리전은 아니었을까?

▲장 대표가 이 대통령의 잔꾀에 엮인 것이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부동산시장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데 이 대통령은 본인 소유의 집 한 채와 장 대표의 6채를 맞비교하면서 장 대표를 투기꾼으로 몰아갔다. 자신은 집 한 채를 내놓고 사심이 없다는 구도를 보여주려고 한 것이다.

그런데 그건 이 대통령 당신의 생각이다. 분당의 수십억원대 아파트 한 채와 장 대표의 충남 보령 농가·지분 상속을 받은 처가 아파트 등을 비교하면 그 자체로 유치한 말장난이다. 최고 통치권자가 해선 안 될 언행을 한 것이다.

1가구 1주택이어도 실거주하지 않으면 중과세할 수 있다는 것도 부동산시장을 흔들고 있다. 사정상 소유 주택과 직장 위치가 달라서 세를 주고, 스스로 다시 직장 인근에서 세를 사는 국민이 많다. 이런 소유 형태에 대해서도 중과세한다고 하면, 임차인도 준비도 못한 채 나가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다주택 보유자를 모두 투기꾼이라고 몰아선 안 된다.

“주택시장 함부로 건드리면 정권 흔들려”
“국민이 국민의힘 따끔하게 야단쳐 달라”

다주택자 중 일부가 단기간에 과도한 시세차익을 거둬 국민적 위화감을 줄 정도로 불로소득을 거둘 수도 있다. 이럴 땐 양도소득세 부과·재건축초과이익 환수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제도적 보완을 하면 된다. 주택시장을 함부로 건드렸다가 정권이 흔들린 사례가 한두번이 아니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보유세(종합부동산세)·거래세(양도소득세) 동시 인상을 선호하는데….

▲이념적 도그마에 갇힌 사고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정권만 잡으면 느끼는 소명 의식이 있다. 그들은 부르주아들에게 과세를 많이 해서 뺏고, 프롤레타리아 계층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겠다는 혁명적·이념적 사고를 한다. 이재명정부는 부동산을 많이 보유한 사람을 여유 있다고 단정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대출에 의존해서 약간의 이윤을 거두거나 실제로는 속이 타들어 가는 보유자도 많다.

어렵게 빚내서 집을 샀지만, 집값이 정체되고 금리는 오르고 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에게 강하게 과세하면, 천둥·번개가 치는 것과 같다. 부동산 가격을 낮추는 게 목표인지, 불로소득·자본 이득 환수가 목표인지,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

또 거래세는 시장의 기능을 왜곡할 수 있다. 조세전가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래세는 최소화하고 보유세를 강화하는 게 조세 정의에 맞는다는 주장은 오랫동안 있었다. 노무현정부는 “종부세를 도입하면 집값은 무조건 잡힌다”고 확신했던 것 같다.

하지만 보유세는 이익이 구체적으로 실현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과되는 세금이다. 세금 낼 돈이 없으면 집을 팔아야 하는데, 안 팔리면 탈세자·무능력자가 된다. 그래서 정치적으로 실현되긴 힘들었다. 인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보유세·거래세를 둘 다 올리면 부동산 가격을 낮출 수 있단 생각은 착각이다.

-조세 전가·귀착 이론에 따르면, 조세 인상 부담은 세입자에게 전가된다는데….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도입은 노무현정부가 지난 2005년 발표한 8·31 대책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종부세 도입 이후 집값은 폭등했다. 조세 정책만으로 집값을 잡는다는 건 굉장한 허상이란 걸 그때 이미 뼈저리게 느꼈다.

당시의 집값 폭등은 조세 전가 현상 때문이었다. 거래세·취득세를 많이 부과하면, 납세자는 이익을 많이 남겨야 해서 이를 다른 사람에게 전가한다. 임대인도 비용 보충을 해야 해서 세입자에게 조세 부담을 전가한다. 그래서 부동산 세제 운영엔 신중해야 한다.

전후 맥락과 예상되는 결과까지 내다본 후 시대 상황에 맞는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

-이재명정부·민주당은 공시가격 현실화·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장기보유 특별공제(이하 장특공제) 축소 등을 시도 중인 것 같은데….

▲정부의 구상대로라면 시장의 신뢰가 무너진다. 개개인의 부동산 보유엔 복잡한 사연이 있는데 한순간에 모든 세제를 강화하면, 부동산을 모두 매물로 내놓게 하겠다는 압박이 될 수도 있다. 자연스러운 공급을 유도하려면, 거래세를 완화해야 한다. 둘 다 강화하면, 매각 시기에 따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국민의힘을 걱정하는 국민에게 드릴 이야기가 있다면?

▲국민의힘의 많은 국민을 실망하게 했다. 절윤 결의문을 낭독했지만, 우리가 과연 제대로 된 국민의 용서를 받았는지, 국민의 사랑을 받기 위한 작업이 제대로 이어졌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당 지지율은 끔찍할 정도로 내려갔고,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민주당에 역전당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이어졌다.

그런데 이게 국민의힘의 전부가 아니다. 우리는 고도 경제 성장·정치적 민주화를 이뤄낸 세계가 부러워하는 대한민국을 만든 정통 주류 정당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우리는 다시 대한민국을 정상화하면서 국민의 사랑을 받는 당으로 변화해야 한다. 새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한 책무는 우리 모두의 중대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세력 간 서로 배려·존중·이해·공감하면서 소통해 하나가 돼야 한다. 그래야 국민과 정부·여당도 설득할 수 있다. 또 최악의 일방통행식 입법 독재에 이어 사법부가 권력의 발굽 아래 밟힐 위기에 처한 현 상황에서 우리 당이 진심으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

저는 우리 당이 상생·조화의 정신을 국민과 공유하고, 잘못된 것은 지적하면서 바로잡을 수 있는 정상화의 노력을 솔선수범할 거라고 믿는다. 그러니 국민께서도 저희를 따끔하게 야단쳐 주시고, 저희가 가야 할 길을 제대로 제시해 이끌어주시길 바란다. 우리는 반드시 정통 주류 정당이라는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다. 저도 앞장서서 그 역할을 할 각오가 돼있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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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이재명 그늘’ 득실

김민석 ‘이재명 그늘’ 득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민석 전 국무총리의 출마 선언을 시작으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막이 올랐다. 김 전 총리는 자신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하며 당심에 호소하고 있다. 김 전 총리에게 쥐어진 이재명이라는 칼날은 분명한 자산이다. 그러나 전당대회에서 독으로 작용할지, 득으로 작용할지 조금씩 해석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지난 6일 김민석 국무총리가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정치적 스승인 김대중 대통령의 말씀을 되새긴다. 정치인은 외부를 향한 투쟁만큼 내부를 향한 투쟁에도 철저해야 한다”며 “이재명정부 국정 성공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을 위해 민주당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더 끈끈한 당청 관계 이어 “이정부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며 “절대 과제인 이정부의 성공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먼저 집권당인 민주당의 혁신을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 전 총리는 정청래 지도부를 저격하는 듯한 발언도 이어갔다. 그는 “민주당은 지난 1년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국정 지지를 정당 지지와 선거 결과로 연결하지 못했다”며 “지난 1년, 자기 정치의 폐해가 당과 당정 협력을 혼선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합당 추진, 검찰개혁 논의, 공천과 선거 전략에서 나타난 숙의 부족, 토론 부족, 절차 미비, 일관성 부족은 많은 문제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과 검찰개혁 엇박자, 6·3 지방선거 전략 등 정청래 전 대표의 과오를 꼬집은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총리는 “여당다운 여당을 만들어내겠다”고도 강조했다. 특히 “지난 지도부의 노력을 동지적 관점에서 치하한다”면서도 “결과 책임은 정치와 정당의 기본 윤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절박하고 엄격하지 않으면 우리는 총선 패배의 늪으로 빠져들 수 있다”며 “절박한 긴장감과 매서운 엄격함으로 당 대표 교체의 결단을 내려주실 것을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당의 지지율을 반등시키고 올바른 노선하에 당과 당원과 지지층을 통합하고 총선 승리로 달려가겠다”며 “1인1표 당원주권 행사에 모든 당원이 한 분도 빠짐없이 참여해 압도적 결의로 당의 리더십을 교체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밖에도 김 전 총리는 자신이 이정부 초대 총리로서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온 점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캠프 시절부터 지금까지 정부의 국정 운영과 실무를 뒷받침해 온 경력을 필살기로 ‘검증된 파트너십’ 전략을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여당의 역할’ 재정의 검증된 파트너십 호소 그는 최근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는 ‘3대 메가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제1국가 과제”라며 적극 힘을 실었다. 국회 복귀 첫 지역 일정으로 메가 프로젝트가 실행되는 주요 지역인 충북 청주를 선택하며 이 대통령과 합을 맞추기도 했다. 출마 선언 이후 김 전 총리는 연달아 정책 토론회를 열면서 전당대회를 겨냥한 의제 경쟁을 시작했다. 지난 1년 동안 검찰개혁이나 당원 주권 강화에 쏠려 있던 민주당의 흐름을 여당다움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김 전 총리는 지난 7일 ‘균형발전을 넘어 지방주도성장으로’ 토론회에 참석한 데 이어 이어 언론, 지역주도 성장, 금융 분야를 민주당이 추진해야 할 4가지의 개혁 과제로 꼽으며 연속 토론 기획에 나섰다. 국민 삶과 직결되는 주제를 전당대회에서 다루기 위한 ‘어젠다 세팅’이라는 게 김 전 총리의 설명이다. 다른 한쪽에서는 강성 당원에게 어필하기 위한 선명성 경쟁도 과열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정 전 대표가 여권 강성 지지층의 최우선 의제인 검찰개혁과 관련해 “보완수사권의 티끌마저 없애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만큼 김 전 총리의 선명성이 상대적으로 흐려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통령과 손발을 맞췄다’는 점 역시 ‘이정부의 대리인’ ‘하수인’ 등 수동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완수사권 폐지를 전당대회의 필살기로 점찍은 정 전 대표는 보완수사권 논의를 “제헌절 전에 끝내자”며 속도감 있게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 9일 자신의 SNS에 강성 개혁파로 분류되는 김용민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과 ‘검찰개혁의 동지 김용민 의원과 함께 뜁니다’라는 게시글을 통해 “김용민이 정청래고, 정청래가 김용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정 전 대표는 “김 의원께서 검찰개혁이 더 절실하고 필요한 일이라며 전당대회 출마를 하지 않고 대신 제게 본인이 구상한 개혁 지도를 완수해 달라는 부탁을 해왔다”며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의 혁혁한 공로자인 김 의원의 뜻을 잘 받들겠다”고 말했다. 부족한 선명성? 그러면서 “김 의원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비롯한 사회대개혁 지도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김용민과 정청래가 손잡고 함께 달리겠다. 김용민과 정청래의 의기투합! 응원해 주고 함께 뛰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에는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대원칙은 정해지지 않았나”라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대해선 더 이상 당에서 논란이 없었으면 좋겠다”고도 밝혔다. 정 전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토론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당내에서 보완수사권 폐지 관련 이견이 노출되면 민주당이 정한 수사 기소 분리의 대원칙 등에 대해 의심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누가 당원주권정당 1인1표에 앞장섰는가? 반대했는가? 누가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앞장섰는가? 반대했는가?”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이 대표 시절 주도했던 1인1표제와 검찰개혁을 필두로 선명성을 부각했다. 김 전 총리 역시 보완수사권 폐지에 의견을 같이 했다. 다만 보완수사권은 폐지하는 방향으로 잡되 혼란과 공백을 줄이기 위한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주된 입장이다.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개혁을 추진하면서도 대화와 토론에 중점을 맞춰 여러 이야기를 두루 듣겠다는 것이다. 정 전 대표의 일 처리 스타일과 선을 그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총리는 총리 역임 시절에 “보완수사권 폐지가 현시점에서는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라며 “폐지안을 기본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제 입장을 (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지침으로 여러 번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이 여러 차례 ‘일부 존치’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을 거론하며 “대통령 뜻까지 포함해서 지금까지 논의를 진전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진짜 ‘여당’ 정 심판론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뒤에는 “보완수사권 폐지 원칙은 지키되, 경찰 수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한 외부적 통제와 엄밀한 책임을 묻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장윤기 사건, 국민 여러분과 함께 분노한다”며 “개혁은 검찰과 경찰 등 권력기관이 국민 앞에 더 투명하게 서게 하는 것이다. 민주적 통제와 투명한 검증의 원칙은 검과 경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보완수사권 폐지가 살인범 편들기라는 <조선일보>식 프레임은 조잡하다”며 “자극적 언어에도 금도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이 같은 친정부 이미지가 오히려 김 전 총리의 강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핵심은 안정성이다. 집권 2년 차에 들어선 이정부인 만큼 이를 뒷받침할 ‘관리형 여당 대표’ 이미지가 당원의 표심을 사로잡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김 전 총리가 총리직을 사임할 때도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만들어낸 여러 성과가 있는데 김민석 국무총리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생각한다”며 그를 치켜세웠다. 이어 “제일 높이 평가하고 싶은 건 자살자 감소”라며 “올 초 통계부터 보면 월간 수백명 단위로 자살자가 줄었다. 수백명의 목숨을 구한 건 매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의 “여당 다운 여당”과 “현재 당내에서 제가 총선, 대선, 지방선거를 다 직접 총괄 지휘해 보고 승리까지 이끌어 본 유일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는 제가 갖고 있는 나름의 쓸모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것 역시 궤를 같이 한다. 2년 후 총선이라는 빅 이벤트가 마련된다는 점에서 김 전 총리의 안정형 기조가 당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이대로라면 총선 필패’ ‘여당으로서의 책임’ 등을 외치고 있다. 지난 1년 민주당의 키를 쥔 선장에 대한 일종의 심판론”이라며 “2028년 총선을 제대로 치르기 위해서는 집권여당의 승리가 최우선이어야 하고, 그런 점에서 정 전 대표의 ‘자기 정치’라는 꼬리표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8년 총선 이대로 괜찮을까? 김 “폭탄 선언식으로 안 돼” 모든 선거의 승패는 결국 중도층을 얼마나 확보하는지에 달려 있다. 현재 민주당의 강경한 기조는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외연 확장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이 나오는 만큼 김 전 총리는 민주당의 차기 지도부 과제로 ‘실용 통합’과 ‘외연 확장’을 제시했다. 김 전 총리는 유튜브 방송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이렇게 하지 않으면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며 민주 진영의 통합과 연대, 중도로의 외연 확장 기조를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일시적인 갈라짐이 있을 경우 통합했고, 지금 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과는 연대하지 않나. 그리고 국민회의로 집권한 뒤 새천년민주당을 만들어 중도·보수 인사를 대폭 영입했는데 이게 확장”이라며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다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혁신당이 통합 대상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혁신당이 결정해야 한다”며 “거대 책임 정당인 민주당으로 성격이 같은 세력들이 결합할 때는 다 흡수 합당한다”고 했다. 정 전 대표가 시도한 혁신당과의 합당 추진 방식에 대해서는 “폭탄 선언식으로 해서 일을 그르쳤다”며 “과욕이었다. (그래서) 일이 꼬였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 역시 “여당다운 책임을 다할 지도부가 필요하다”며 “안 그러면 다음 총선에서 어림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집권여당이 된 지 벌써 1년이다. 아직도 야당인 줄 알면 되겠나”라며 “이번 전대(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신임 지도부는 국민에게도, 대통령과 정부에도, 국회 야당에도, 정말 여당다운 책임을 다할 지도부가 필요하다. 그래야 다음 총선을 해볼 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영길 의원도 당 대표 출마 선언 당시 “국민께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옐로카드를 보내셨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면 다음 총선은 레드카드”라고 경고했다. 송 의원은 “다음 총선에서 지면 정권 재창출은 없다. 정권 재창출이 없으면 이정부의 성공도 장담할 수 없다”며 “(전당대회는) 누가 이정부와 협력해 대체 불가 대한민국을 만들 대표인가를 선택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가 “선명성만으로는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며 현실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개혁을 꿈꿔온 당원들의 숙원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계를 중심으로 “민주주의의 체제를 더 굳건히 하는 중단 없는 개혁이 시대정신”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 역시 이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담 못해” 안갯속 당심 결국 ‘국정 안정 파트너’와 ‘당원 주권·개혁 선명성’ 중 어느 프레임이 당원 표심을 더 움직이는지가 이번 전당대회 승패를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당내 뿌리 깊게 박힌 ‘정통성’과 ‘개혁 선명성’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는 것이 김 전 총리의 남은 과제로 여겨지는 이유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겸공’ 찾은 김민석, 김어준도 우군으로?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유튜버 김어준씨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했다. 김씨는 정청래 전 당 대표와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던 만큼 그의 라이벌인 김 전 총리에게 해명의 명분을 줬다는 점에서 당의 이목이 쏠린다. 지난 6일 김 전 총리는 방송을 통해 자신이 계엄 해제 표결에 불참한 것에 대해선 “1초 늦었다”고 말했다. 김씨도 “감기약 먹고 일부러 안 온 것 아니냐는 말도 있다”면서도 “소모적으로 계속할 일은 아니기에 이것부터 털고 가자.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영상이 있다”며 계엄 당일 김 전 총리가 국회 담을 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과 당시 현장에 있던 시민 인터뷰를 공개했다. 앞서 친청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김 전 총리를 향해 ‘감기약 성분 의혹’을 제기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이 같은 김씨의 태도를 두고 여권 일각에서는 그가 정 전 대표와 결별 수순을 밟고 있거나, 한쪽으로 쏠린 기조에 부담감을 느꼈다는 등 다양한 해석을 제기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