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한길 콘서트 ‘줄손절’ 사태⋯연예계 정치색 경계령

태진아·이재용 등 잇따라 손절
소속사 “정치 행사 인지 못해”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전 한국사 강사이자 보수 성향 유튜버 전한길씨가 주최하는 ‘3·1절 기념 자유음악회’가 출연진들의 잇따른 불참 선언으로 시작도 전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전씨는 지난 2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영상을 통해 “애국 연예인들이 온다”면서 가수 태진아 등의 이름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함께 공유된 포스터 상단에는 태진아를 비롯해 프로젝트 그룹 뱅크, 가수 조장혁, 윤시내 등의 사진이 실렸다.

이에 태진아 소속사 진아엔터테인먼트는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다.

소속사 측은 “유튜브 채널 ‘전한길뉴스’ 측 주최로 오는 3월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것으로 알려진 3·1절 기념 자유음악회에 가수 태진아는 출연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이어 “정치 행사 여부를 재차 물었지만 ‘그냥 일반 행사’라는 답을 들었다”며 “그런데 다음 날 태진아 사진이 들어간 포스터가 SNS에 퍼지고, 전한길 유튜브에서 태진아 출연을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행사를 일반 행사라고 속여 일정을 문의한 관계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고발할 예정”이라며 “무단으로 사진과 이름을 사용한 ‘전한길뉴스’ 측에도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회자로 이름이 올라 있던 이재용 전 아나운서도 같은 날 출연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정치적 행사에 참여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주최사 대표에게 ‘포스터를 빨리 내리라’고 엄중하게 항의했다”고 전했다.

소프라노 정찬희 역시 SNS를 통해 “이 공연에 출연하지 않는다”며 “3·1절 음악회 출연 부탁을 받아 구두로 승낙했지만,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현재 포스터는 지인이 보내줘서야 알았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전씨 측 고문 변호사는 “행사 전반 운영은 외부 대행사와 정식 계약을 통해 진행됐고, 가수 섭외·포스터 제작 등은 대행사의 소관”이라며 “전한길뉴스가 섭외 과정에 직접 관여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전씨 역시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태진아씨에 이어 이재용 아나운서도 출연 불가를 통보했고, 태진아 측은 행사업체가 아닌 나를 고발한다고 한다”며 “다른 아티스트들도 전화가 많이 왔을 텐데, 다들 부담이 너무 클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책임을 현 정권으로 돌렸다. 그는 “연예인들이 무슨 잘못이 있나. 이렇게 공연도 정치색에 따라 눈치를 봐야 하는 이재명정권 치하의 현실이 서글플 뿐”이라며 “아무도 안 오면 나 혼자서라도 ‘범죄자 이재명 재판 받아라’ ‘윤석열 대통령 만세’ ‘윤 어게인’을 외치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온라인 반응은 싸늘하다. 한 누리꾼은 “연예인들이 3·1절 음악회인 줄 알고 응했다가, 보수 유튜버 개인 정치 행사라는 걸 알고 빠진 건데, 오히려 이를 정권 탓으로 돌리는 건 앞뒤가 바뀐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섭외를 대행사에 맡겼다고 해도 최종 책임은 주최자에게 있다”며 “출연자들에게 행사 성격을 명확히 설명하고 동의를 받는 게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전씨는 콘서트를 홍보하는 영상 속에서 그룹 슈퍼주니어 최시원을 ‘우파 행사’에 공개 초청하며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그는 최시원을 두고 “용기 있는 연예인” “개념 있는 연예인”이라 치켜세우며 “1만석 규모 콘서트에 한번 와주면 속이 시원하겠다”며 참여를 요청했다.

최시원은 최근 자신의 SNS에 ‘불가사의(不可思議)’ ‘불의필망, 토붕와해(不義必亡, 土崩瓦解)’ 같은 문구를 올려 정치적 메시지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해당 게시물이 올라온 날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보수 진영은 그를 ‘우파 연예인’으로 호명하며 지지 의사를 표했고, 전씨의 공개 초청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이었다.

하지만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악의적 게시물과 허위 정보 유포에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선을 그었다. 연예인을 당사자 의사와 무관하게 특정 진영의 얼굴로 소비하려는 시도 자체가 또 다른 부담이 됐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전씨는 과거 걸그릅 에스파 멤버 카리나가 빨강·검정 색상의 의상과 숫자 ‘2’가 적힌 점퍼 사진을 올렸다가 특정 후보 지지 논란에 휩싸였을 때도 ‘우리가 지킨다’며 공개 지지 영상을 올린 바 있다. 당시 카리나는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전씨의 영상은 오히려 그를 정치 프레임 속으로 더 깊게 끌어들이는 결과를 낳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연예인의 정치 참여는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 영역이지만, 대중문화 산업 특성상 ‘정치 낙인’은 곧바로 시장 리스크로 돌아온다. 최근 몇 년간 정치색을 강하게 드러냈다가 여론의 반감을 체감한 대표적 사례로는 가수 김흥국이 자주 거론된다.

김흥국은 오래전부터 각종 예능과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애국보수’라고 부를 만큼 보수 정당과 정치인들에 대한 호감을 숨기지 않았다. 2012년 총선과 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박근혜 캠프 유세에 섰고, 2022년 대선에선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한 뒤 ‘국민스타유세단’에 합류해 전국 유세를 뛰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터진 이후에는 윤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며 보수 성향 집회에 참석하며 연예계 대표적 ‘반탄파’의 이미지를 굳히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흥국은 강보수 이미지를 얻었지만, 동시에 “가수보다 정치인으로 더 보인다” “정치 이야기만 하는 연예인은 피곤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특정 정당의 공식 유세에 반복적으로 얼굴을 비추면서 광고·방송 섭외에 부담을 느끼는 제작진이 늘었다는 말도 업계에서 흘러나왔다.

결국 김흥국 본인도 지난해 10월 “정치에 손을 끊었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방송과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목숨 걸고 도왔는데 선거가 끝나니 밥 한 끼 사주지 않더라”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었다” “비례대표든, 최고위원이든, 지역구든 연예인을 제대로 대우해줘야 하는데 아무것도 없다” 등의 불만을 토로했다.

김흥국 외에도, 배우 최준용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줄곧 윤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해 온 인물로 꼽힌다. 그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계엄이 몇 시간 만에 끝나 놀랐다. 내심 아쉬웠다”는 발언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거센 비판을 받았다. 계엄령 자체에 대한 평가를 넘어, ‘계엄이 더 길었어야 한다’는 식의 언급으로 받아들여지면서다.

캐나다 국적의 가수 JK 김동욱도 지난해 윤 대통령 지지 발언을 이어오다가 ‘외국인 정치활동 금지’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고발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원로 가수 나훈아의 은퇴 공연 발언도 여야 정치권이 가세한 논쟁으로 번진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월 은퇴 공연 중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난리를 치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고,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공개 비판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3·1절 기념 자유음악회의 주최 측인 에프엠아키텍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20분 기준 해당 콘서트는 총 3000개의 S석 티켓 중 249장이 판매됐으며, 7000개의 R석 티켓 중 385장이 판매됐다. 이는 전체 좌석 중 약 6.34%에 해당된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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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독해진 송영길 역할론

더 독해진 송영길 역할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미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은 김민석 전 국무총리에게 쏠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정청래 고립 작전’에 힘을 쏟고 있다. 친정청래계의 십자포화를 견디면서까지 존재감을 키우는 그의 의도는 무엇일까? 오는 8월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당의 내홍도 거세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대표직 사퇴 이후 사실상 연임을 선언한 정청래 전 대표는 ‘민주당 전통성’을 부각시키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노사모(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출신인 점 등을 강조하면서 친문(친 문재인) 진영의 표심을 흡수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타깃은 한 명뿐 그런 정 전 대표를 향해 날을 세우는 건 또다른 후보군인 송영길 의원이다. 송 의원은 초반부터 매섭게 정 전 대표를 몰아세우며 그의 적통성 행보를 차단하고 나섰다. 송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전 대표가 친노(친 노무현)·친문 등 정체성을 부각한다”는 진행자의 말에 “그는 완전히 노무현 대통령과 등을 져서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며 “다른 분이면 몰라도 정 전 대표는 (친노의) 적통성을 따질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2002년 노사모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정당 ‘정정당당 추진위원회’을 꾸리면서 정치에 입문했지만, 2007년 노무현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열린우리당 정동영 당시 의장(현 통일부 장관)과 더 가깝다는 평이 나오면서 적통성을 의심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자 정 전 대표는 “이렇게까지 하느냐. 100% 허위 사실”이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고, 송 의원은 “당일 정 전 대표를 본 기억이 없어서 (노 전 대통령) 장례식에도 참석도 못했다는 말을 했다”며 사과의 뜻을 건넸다. 송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제 발언의 요체는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앞에 우리는 모두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라는 사실이다. 다시 이런 비극을 재현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노 전 대통령께서 한미 FTA를 추진할 때 민주당 대부분 의원이 격렬하게 반대했다. 그 선봉에 (당시) 정청래 의원이 있었다”며 또다른 논란을 꺼내 들었다. 이는 친청(친 정청래)계와 친명(친 이재명)계 간의 계파 대리전으로 번졌다.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이제는 한미 FTA 찬반까지 끌어와 당 대표 경선을 혼란스럽게 한다”며 “이런 편파적 파묘 안 하시면 안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갈등은 필연이지만 팩트로 논쟁하자”며 “적통 논쟁도 하지 말자. 지금은 AI시대”라고 말했다. “네가 친노?” 20년 전 사건까지 파묘 거세게 몰아치는 ‘정청래 고립 작전’ 최 의원은 송 의원의 ‘사당화’ 주장에도 반박했다. 앞서 송 의원은 “대통령과 손발을 맞추려면 할 일이 많은데 우리 민주당은 운동장을 너무 좁게 쓰고 있다. 정 전 대표 측근 아니면 당무에서 거의 배제되고 최고위원도 자기들끼리만 한다”며 사당화를 도마 위로 올렸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송 의원이 정 전 대표를 비난하면 기다렸다는 듯 재래식 언론이 줄줄이 보도한다. 민주당이 극복한 ‘문모닝(하루를 문 대통령 비판으로 시작한다)’의 악몽이 되살아나려 하는데 막을 사람이 바로 송 의원”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의 한가운데에 선 정 전 대표는 “소모적 적통 논쟁을 하지 말자”며 싸움을 그만둘 것을 제안했다. 그는 “저는 제 입으로 적통의 적자도 꺼낸 적이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 위대한 대통령 누구의 적통이라고 주장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저는 김대중 대통령을 존경했고,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했다”며 “이재명 대통령과는 동지이자 전우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의 폭압을 함께 뚫었다. 12·3 불법 비상계엄 내란의 밤 때는 목숨 걸고 국회 담장을 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렇게 말한 것이) 뭐가 문제가 되냐”면서 “제 입으로 말하지도 않은 것을 상상하고 비틀어서 ‘적통이네 아니네’ 하는 언론의 프레임에 맞장구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달 초를 기점으로 민주당의 분위기가 한층 누그러졌다는 평이 나온다. 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오찬 회동을 하며 지지자 간의 갈등 봉합을 시도했고, 보안수사권 폐지 역시 정부가 먼저 치고 나오면서 논란을 잠재웠다. 퇴로까지 끊었다 정 전 대표의 전당대회 필살기가 사라졌다. 여기에 친문 의원들조차 “하늘에 계신 분들이 (정 전 대표의 적통성을) 인정하겠나” 등 표현으로 거리를 두면서 고립 직전에 놓였다. 정 전 대표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송 의원의 여론전도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송 의원은 정 전 대표에게 힘을 싣는 여의도 밖 스피커와도 각을 세우고 있다. ‘ABC론’ ‘증축·재건축론’ 등을 주장한 유시민 작가를 향해 “간신은 주군 옆에서 권력을 독점해 똑똑하고 새로운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 작가는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열렬히 지켜주고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증축이었는데, 대통령은 재건축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대통령의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민주 진영 코어 지지층이 바란 것은 중도·보수로의 ‘증축’이지만 이 대통령은 원주민(코어 지지층)과 상의 없이 ‘재건축’에 나서 이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증축·재건축론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송 전 대표는 YTN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충신은 자기 주군의 성공을 위해서 더 똑똑한 사람, 새로운 사람을 계속 영입한다”며 유 작가의 주장을 반박했다. 연일 송 의원의 견제가 이어지고 있지만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지지를 받는 정 전 대표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김민석 전 총리와 송 의원 둘 중 누구든 결선에 진출해 ‘반 정청래’ 전선을 꾸리는 것이 1차 목표라는 설명에 힘이 실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현 상황에 대해 “지금으로서는 송 의원은 당 대표를 하겠다는 열망보다 정 전 대표를 막겠다는 열망이 더 강해 보인다”고 봤다. 이처럼 정치권에서는 송 의원을 개별 후보가 아닌 김 총리의 페이스메이커로 보는 분위기다. 명심을 등에 업은 김 총리가 거칠게 나올 경우 국정 운영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만큼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송 의원이 ‘정청래 저격수’ 역할을 자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래전 큰 그림 송 의원의 의중과 상관없이 두 사람의 단일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전당대회서 정 전 대표에게 유리한 것으로 알려진 1인1표제가 적용되는 만큼 김 전 총리와 송 의원이 손을 잡는 것이 안전하다는 이유에서다. ‘김민석+송영길 대 정청래’ 구도로 선거를 치른다면 압승도 가능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전당대회에 출마한 송 의원이 가장 주목을 받는 시점에 김 전 총리와의 단일화를 선언한 후 사퇴하는 시나리오도 점치고 있다. 자신의 지지층 결집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김 전 총리에게 힘을 실어준 뒤 물러서는 방식으로, 이럴 경우 확실한 1 대 1 구도가 만들어지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송 의원이 전당대회를 통해 체급을 키운 뒤 청와대에 외교부 장관 등 자신이 희망하던 자리를 요구하지 않겠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회 입성 이후 송 의원의 외교부 장관 입각설 등이 꾸준히 나오는 것 역시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그동안 송 의원은 자칭타칭 ‘외교 전문가’로 이름을 알려왔다. 그는 문재인정부 당시 러시아 특사를 지냈으며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과 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 초기 위원장을 지냈다. 21대 국회 전반기에는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꾸준히 외교·통일 정책 비전을 밝혀왔다. 지난 2월 복당을 앞둔 때에는 향후 외교 분야에서 역할을 맡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송 의원은 부산 벡스코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결과 북극 항로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민주당 부산시당 주최 특강에서 “러시아와 미국 등 외교 현안에서 역할을 감당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송 의원은 러시아와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현재 한국은 러시아보다 우크라이나에 더 가까운 입장”이라며 “전쟁 중이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극 항로를 열기 위해서는 실용주의 외교가 필요하다”며 이정부의 실용주의 노선과 궤를 같이 했다. 그는 최근까지도 활발한 외교 행보를 보였다. 지난달 24일 조정식 국회의장 특사 자격으로 미국 출국길에 올라 전방위 외교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송 전 의원은 미국 워싱턴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와 미 의회 지도부와 연쇄 면담을 갖고, 북핵 문제와 경제 제재 예외 조치 등 한미 간 주요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복당 후 역할은…” 마음은 다른 곳에?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이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송 의원이 이 대통령의 서면 축사를 대독에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신지호 전 의원은 송 의원이 “양손에 떡을 다 쥘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이같이 주장하며 “누군가 송 의원에게 ‘너 외교부 장관 할래, 당 대표 할래?’라고 묻는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당 대표라고 답한다. 이번에 당 대표가 되면 공천권을 쥘 수 있기 때문”이라며 “(선거를) 하다가 여의치 않을 경우 외교부 장관으로 가는 것이고, 지금의 이런 것들이 또 외교부 장관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 될 수 있다. 지금 양쪽 접근을 다 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유리한 지점에 서 있는 만큼 송 의원의 당권 레이스 완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21년 치러진 전당대회서 당선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미 민주당에 조직 기반이 있다는 점에서다. 최근에는 경남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당원 등 100여명이 모여 ‘8·17 전당대회, 응답하라 송영길!’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송 의원의 출마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금 대한민국은 대내외적으로 복합적인 위기와 갈등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며 “이런 시대일수록 국정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당을 하나로 묶어낼 검증된 지도력이 절실하다. 송영길 의원은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가장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정치적 경험과 국가 운영 능력을 갖춘 인물”이라며 평가했다. 친명 좌장으로 불리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8월 전당대회와 관련해 “제가 아는 송영길 의원은 (김 전 총리를 위한) 페이스메이커로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누구든지 1등을 하기 위해서 나가고, 만약에 결선투표로 간다면 1등, 2등 해서 결선에 가서 이기겠다는 생각일 것”이라며 “송 의원이 누구를 위해서 자기가 페이스메이커로 나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양손에 쥔 꽃놀이패 송 의원 역시 본인이 김 전 총리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 “후보자들은 일종의 면접시험을 보고 있는 것이고 인사권자인 당원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결선투표 제도가 없다면 단일화 논란이 일어날 수 있지만 전당대회는 제도적으로 결선투표제가 있다”며 완주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만일 송 의원이 전당대회를 완주한다면 정 전 대표와 청와대라는 양강 구도에 변수가 된다. 그의 선택에 따라 이번 전당대회 판세가 갈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그가 페이스메이커가 아닌 ‘게임 체인저’로 바뀔지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의도 복귀 김민석, 전대 신호탄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당권 경쟁자인 정청래 전 대표를 겨냥해 “지금까지 했던 방식으로 굳이 (대표를) 두 번 할 필요나 필연성은 지금 발견하기 어렵다”고 직격했다. 총리직에서 퇴임해 여의도에 복귀하자마자 이같이 밝힌 김 전 총리는 유튜브 채널 ‘오마이TV’가 공개한 영상에서 “이제는 정청래 전 대표와 다른 색깔, 역량, 스타일, 장점을 가진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지방선거로 (정부 출범 후) 최초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당의 역할 폭과 숙제 크기가 더 넓고 커지고 강해졌다. 이제 당이 더 본격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이 어떻게 가야 하나, 무엇을 해야 하나에 대한 제 나름의 생각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최대한 반영하고 싶다”며 “대한민국 역사의 황금시대 도래, 그 첫 장을 이재명정부가 열고 있다고 보고 그것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일에 모든 걸 다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올해 초 정 전 대표가 시도했다가 무산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도 꺼내들었다. 김 전 총리는 “그것(합당)을 풀어가는 데 문제 제기와 과정이 잘못돼서 일을 그르쳤다고 본다”며 “같은 세력은 통합하고 다르면 연대하고, 통합과 연대와 확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통합을 할 것이냐 연대를 할 것이냐의 문제에 대해서는 혁신당이 스스로 명확하게 판단하고 (입장을) 드러내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