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앞을 보는 교육자’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이제 눈 뜨고 현실을 봐야 한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100년이 아니라 30년만 내다봐도 좋을 것 같다.” 이제는 교육계에서 고리타분한 표현으로 여겨지는 ‘교육 백년지대계’에 대한 언급에 정근식 교육감이 답한 말이다. 시대 변화가 빨라진 상황에서 교육이 그만큼 기민하게 반응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그러면서 정 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 외벽에 붙어 있는 슬로건 ‘학생의 꿈, 교사의 긍지, 부모의 신뢰’는 ‘미래를 여는 협력 교육’이 만들어낼 궁극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최근 교육계에 ‘수능 폐지’라는 화두가 던져졌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 나온 주장이라 관심이 집중됐다. 영어 영역 난이도 조절 실패로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사퇴하는 등 수능을 ‘국가적 이벤트’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에 역행하는 제안이기도 했다.

경쟁 교육?
협력 교육!

지난 10일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미래형 대입 제도 제안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진행한 이날 기자회견의 골자는 ‘대학 입시가 학생의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었다. 정 교육감은 “언제까지 교실 수업의 변화와 학교 교육의 혁신이 대학 입시에 가로막혀야 하나”라며 “고등학교 교실을 살리고 고교학점제의 안착을 위해 내신 평가제도 전반의 개선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고등학교 1학년(2009년생)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입부터 수도권 대학의 정시 비율을 낮추고 올해 초등학교 5학년(2014년생)이 대상인 2033년학년도 대입에서는 수능에 서술·논술형 평가를 도입한다. 수능과 내신 모두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도 이 시기에 적용된다.

현재 5세(2021년생)인 아이들에게 적용되는 2040학년도에는 수능을 폐지한다. 핵심은 학생을 뽑는 과정에서 수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다가 궁극적으로는 없애자는 것이다.


사실 수능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교육계에서 여러 차례 나온 바 있다. 암기력 테스트에 가까운 현재의 제도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바꾸자는 주장이다. 하지만 공교육이 무너지고 사교육 시장이 과열되면서 일정 정도의 공정성과 형평성이 담보되는 제도인 수능을 없애는 것은 교육의 ‘빈익빈 부익부’를 공고하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뒤따랐다.

그럼에도 정 교육감의 기자회견이 교육계에서 화두로 떠오른 것은 제안 내용보다는 발화자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실제 초중등 교육의 설계자이면서 조타수인 교육감이 수능이라는 고등교육제도에 말을 얹은 것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른바 교육감이 관여할 영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 교육감은 “초중등 교육과 대학 교육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있다. 초중등 교육이 바뀜에 따라 대학 교육이 바뀌어야 하는 측면이 있고 반대로 대학 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가는가에 따라 초중등 교육이 바뀌어야 하는 부분이 존재한다”며 “우리나라(의 교육제도)는 지금 이게 서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 교육감은 “현재 사회와 기업은 창의적인 인재를 필요로 한다. 외워서 풀어야 할 문제는 이미 AI가 전부 하고 있다. 현재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는 창의적인 인재, 그리고 사회적으로 관계 맺기를 잘하는 인재, 다른 사람의 문제를 듣고 그걸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재다. 현재와 같은 교육제도로는 그런 인재를 길러낼 수 없다. 그래서 서울시교육청이 선제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를 여는 협력 교육’ 목표
진보 사회학자·과거사 위원장

지난 12일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실에서 만난 정 교육감은 여러 차례에 걸쳐 “특정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라 그렇게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교육제도도 그에 휩쓸릴 것이라는 뜻으로 읽혔다. 결국 교육이 시대적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일종의 한탄이기도 했다.

정 교육감은 인터뷰 전 현장 방문한 창신초등학교 상황을 예로 들었다. 그는 “과거 학생이 많을 때는 1만2000명까지 있었다고 한다. 2부제, 3부제 하면서 수업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전체 학생 수가 276명밖에 안 된다. 15년 뒤인 2040년에는 어떨까? 지금의 절반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을 합치면 정원이 50만명 정도 된다. 이미 대학 정원이 대학에 입학하려는 학생보다 많아졌다. 과거 학생이 100만명이던 시대에는 대학은 적고 학생 수는 많아 경쟁을 통해 선발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 경쟁 교육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학생 한 명, 한 명이 귀한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옛날에는 일부 공부 잘하는 아이들 중심으로 학교가 운영됐다. 하지만 이제는 아이를 둘 낳는 집도 많지 않다. 학생 한 명, 한 명에 맞는 맞춤형 교육으로 인재를 만들어내야 한다. 개인, 가정, 사회적으로 이런 방식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며 “그렇게 봤을 때 수능이 그런 맞춤형 교육에 적합하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4지 선다, 5지 선다형 ‘정답 맞히기’형 교육으로는 사회가 필요한 인재를 길러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교육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정 교육감은 지난해 10·16 교육감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서울시교육청에 입성했다. 조희연 전 교육감이 ‘해직 교사 특혜 채용’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집행유예 확정 판결을 받으면서 치러진 선거였다. 진보 사회학자이면서 문재인정부에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장을 역임한 그의 이력을 교육감과 연결 짓는 과정에서 기대와 걱정이 따라붙었다.

학령 인구↓
창의 인재↑

정 교육감은 교육 현장과 거리를 좁히는 방법을 통해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지난해 10월17일 취임한 이후 현재까지 160여차례에 걸쳐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방문했다. 서울시교육청 대변인은 “하루에 두 군데 학교를 방문하는 일도 많다”고 귀띔했다. 정 교육감 역시 “현장에서 배우는 게 많다”고 말했다.

정 교육감은 “서울은 (인구가) 굉장히 밀집돼 있지만 지역마다 사정이 아주 다르다. 초기에는 학교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고 하면, 최근에는 상황이 녹록지 않은 학교와 학생을 어떻게 도와줄 것인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복지가 필요한 아이들이 많은 곳, 다문화 학생이 많은 곳, 주변 환경에 위험 요소가 많은 곳 등을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현장을 중시하는 정 교육감의 방식은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사태에서 빛을 발했다. 비상계엄 선포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 이후 수십년 만에 일어난 일인 만큼 현장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특히 학교 수업이 어떻게 되는지, 아이들의 안전은 담보할 수 있는지 등이 당장 문제로 떠올랐다.

정 교육감은 “비상계엄이 발동되자마자 여기(교육감실)에서 비상 회의를 진행했다. 비상계엄 사태가 학교 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파악해야 했다. 필요하면 휴교 등의 조치를 해야 했고 현장에 혼란이 있을 수도 있다는 판단으로 비상 대응 체제를 유지했다. 다행히 국회가 2시간 만에 비상계엄을 해제하면서 당장 큰 혼란은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비상계엄이 해제됐다고 해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졌고 서울서부지법 사태도 일어났다. 학업 분위기가 저해되지는 않을지, 등하교 때 안전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지 우려했는데 현장 방문, 안전 점검 등을 통해 다행히 사고 없이 잘 극복했다”고 자평했다.

이처럼 정 교육감이 주도하는 서울시교육청의 정책은 학생의 ‘안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특히 학생의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의 안전을 위한 ‘마음건강’ 정책은 정 교육감의 가장 큰 관심사다. 최근 들어 초·중학교 학생의 극단적 선택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정 교육감은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 그 내용을 담은 보고서가 교육감에게 올라온다. 그런 선택을 하게 된 배경이나 경위 등이 담긴 보고서다. 보고서를 읽다 보면 자살 미수, 자해 시도 등 극단적 선택을 하기까지 징후가 있던 경우가 많다. 그런 내용을 볼 때마다 교육감으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아진다”고 말했다.

현장에
답 있다

이어 “지난 10월 ‘서울 학생 마음건강 증진 종합 계획’을 내놨다. 모든 학생에게 생명 존중과 극단적 선택 예방 교육을 진행하고 사회 정서 교육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제안했다”며 “또 마음건강이 좋지 않은 학생을 조기에 발견해서 지원하는 방안도 담았다. 무엇보다 극단적 선택 고위험군 학생을 긴급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럼에도 일이 일어났다면 그런 학생의 친구나 남아 있는 이들에 대한 치유도 진행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교육감 이전에 사회학자인 정 교육감은 초·중학생의 극단적 선택이 늘어난 이유로 세 가지를 꼽았다. ▲부모의 불화 등 가정적 요인 ▲경쟁적이고 배타적인 교육제도 ▲SNS로 인한 자기 관리 약화다. 특히 SNS의 발달로 학생들이 충동적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지적했다.

이런 요인들이 어린 학생의 불안과 우울, 고독, 외로움 등을 자극해 극단적 선택에 이르도록 한다고 했다.

정 교육감은 “학생들의 극단적 선택은 이제는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족 구조의 변화, SNS 같은 사회적 소통 방식의 변화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학업 스트레스 또한 학생의 극단적 선택에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기에 서울시교육청으로서는 그 부분을 개선하는 방향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학교가 학생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 서로 신뢰하고 협력하는, 경쟁 교육이 아닌 협력 교육이 학생들의 마음건강이나 심리 정서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판단으로 마음건강 종합 계획을 짰다”고 부연했다. 정 교육감이 가진 교육 철학과 취임사에서 여러 번 강조한 교육의 본질과 맞닿은 지점이다.

초·중학생 극단적 선택 많아져
‘마음건강 증진 종합 계획’으로

정 교육감은 “학생들이 소질과 적성에 따라 자아를 완성해 가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인간이 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게 1번”이라며 “두 번째는 민주시민으로서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 세 번째는 미래 사회에서 직면할 여러 가지 도전을 헤쳐나갈 수 있는 학습 역량을 주도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교육의 본질에 대해 언급했다.

이 세 가지가 어우러져야만 교육이 완성된다는 주장이다.

그의 교육 철학은 대학 시절에 만들어졌다.

정 교육감은 “특별한 계기가 있던 건 아니지만 사회적 약자에 관한 관심은 젊었을 때부터 있었다. 서울 사당에서 빈민 학생을 상대로 야학 수업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서울의 급속한 도시화에 따른 부작용으로 나타난 빈민을 보면서 이들이 제대로 된 교육의 기회를 받아 자기 계발이 가능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체적인 사회 맥락에서 누구나 충분히 교육을 받고 건강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형평성을 유지하면서 모두에게 골고루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생각은 사회학자로서, 과거사 위원장으로서, 또 교육감으로서 정 교육감이 살아온 삶의 기초이자 출발점으로 작용했다.

그의 관점에서 보면 학교는 학생들에게 공평한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교육 시장이 팽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이미 ‘사망 선고’를 내린 공교육 현장을 어떻게 해서든 부활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정 교육감은 학교의 문제는 가능하면 학교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폭력 기록을 대학 입시에 반영하는 정책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정 교육감은 “학교폭력을 학생부에 기록하도록 하니까 소위 말하는 가해자가 소송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학교 문제를 사법의 영역으로 끌고 가는 것이다. 교육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까지 과도하게 법이 개입하면, 즉 엄벌주의 방식으로 진행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교육청은 ‘숙려제’를 도입했다. 학교폭력 문제를 기록하고 처벌하기에 앞서 교육적 가치, 본질에 맞게 조정하고 화해하는 방식을 먼저 해보기로 한 것이다. 또 해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부 학부모의 ‘악성 민원’을 줄이는 등 교사와 학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교폭력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예방 장치가 만들어졌지만 과도하게 법률주의, 엄벌주의로 흘러가면서 불거지는 여러 부작용을 극복해야 하는 시기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관계 회복을 위한 숙려 제도를 좀 더 확대해 나가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학교 문제는
학교 안에서

정 교육감은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이상을 좇는 게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과거에도 초등학생, 중학생의 극단적 선택은 있었겠지만 지금처럼 ‘엄청난’ 숫자는 아니었다. 아이들이 이렇게 죽어가고 있는데 왜 사회는 이런 현실을 바라만 보고 있나? 극단적 선택에 대해 침묵하는 문화를 바꿔야 한다. 왜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죽음을 선택하는지 공론장에서 논의하고 해결을 위한 토론이 진행돼야 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교육제도의 변화를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과도한 경쟁의 결과로 드러난 부작용에 눈을 감으려 한다. 이제는 드러내놓고 말해야 할 시기다. 어른으로서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어떻게 여는 게 좋은지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 교육 패러다임의 대전환, 협력 교육으로 바꿔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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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 차준영 회장과 다툼 중인 1조원대 공사비 정산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앞서 <일요시사>는 지난 2월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보도에서 소송전의 내막을 설명했다. 이에 관해 차 회장은 “허위 보도”라며 형사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항소심 재판을 최초로 언급한 <이데일리> 보도와 판결문 등을 종합하면, 통일동산 공사비 소송의 규모와 구조 자체는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차준영 시티원 회장은 통일동산 사업의 손실 구조를 발생시키고 떠난 뒤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으로 변신했다. 넥스플랜은 한 채에 200억~400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사다. 18년째 흉물 방치 서울고등법원은 2026년 2월5일 선고한 항소심에서 DL이앤씨가 제기한 공사 대금 등 청구 사건과 관련해 시티원 측 항소를 기각했다. 1심 인용액 약 5184억원을 유지하면서 추가 청구액 약 45억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원금 기준 약 5229억원 규모의 채권이 인정된 것으로 나타난다. 판결문에는 기성 공사 대금, 연대보증에 대한 구상금, 대여금 채권이 각각 구체적으로 산정돼있다. 일부 채권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7%의 지연이율이 적용되는 구조도 확인됐다. 지연손해금까지 합산할 경우, 시티원과 차 회장의 최종 부담액이 총 1조원에 이를 수 있다. 일부 채권의 이자 기산일이 2009~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데다 지연손해금까지 적용하면 실제 지급 총액은 1조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건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DL이앤씨는 시티원과 공사비 4125억원, 공사 기간 28개월 조건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파주 통일동산 관광숙박시설 사업에 착수했다.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경기 파주시 탄현면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아울렛’ 인근에 지하 3층~지상 15층 규모 관광숙박시설(1265실)을 새로 짓는 사업이다. DL이앤씨는 2006년 12월 시티원과 도급계약을 맺고 이듬해 11월 착공에 나섰다. 2008년 9월 사전청약을 실시했으나, 청약률이 9%(118실)에 그쳤다. 사전 청약자들은 잇따라 해약에 나섰고 시티원은 본 계약에 나서지 않았다. DL이앤씨는 결국 공정률 33% 수준이던 2008년 12월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 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 등 총 573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와 공사비 소송 패소 최종 부담액 1조500억원 추산 차 회장은 도급계약상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 내 공사를 완료해야 하지만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DL이앤씨가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의 5%)과 미래 분양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 등 총 5327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반소했다. DL이앤씨는 “시티원이 도급 계약상 의무인 콘도 분양을 사실상 포기해 공사 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돼 이에 불가피하게 공사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차 회장은 “분양률이나 공사비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DL이앤씨에게 기간 내 공사를 완료할 책임 준공 의무가 있다”고 맞선 것이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와 연대보증에 따른 대위 변제금, 대여금 등을 합산해 소송을 제기했다. 시티원 및 차 회장 측은 책임 준공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반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사 대금을 지급받기 어려운 현저한 사유가 발생해 불가피하게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판단해 반소를 기각했다. DL이앤씨 측은 현재 차 회장 통장과 부동산에 대해 압류 조치를 취해둔 상태다. 판결이 확정될 경우, 강제집행 절차를 통한 채권 회수에 적극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차 회장은 통장 등이 압류되자, 친형인 차대영 명의 계좌를 빌려 에테르노 압구정의 분양 계약금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분양금이 넥스플랜으로 이체된 사실도 거래 내역서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차 회장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로드맵은 내용증명을 통해 “본인(차 회장)은 해당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며, 5184억원 배상 판결을 받은 사실이 없고, 계좌 압류나 자금 유용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결문에는 거액의 채권 인용 사실이 명시돼있고, 차 회장이 사건 당사자로서 소송에 참여한 구조가 확인된다. 상상 초월 손배 액수 <일요시사>는 앞선 보도에서 통일동산 사업 1심 판결 규모와 함께, 차 회장의 또 다른 사업지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제기된 자금 흐름의 수상한 점을 다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시티원과 차 회장의 현재 회사인 넥스플랜은 최근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티원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6289억원으로 자산(약 1359억원)을 약 4930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4930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매출은 전무한 채 판관비와 이자비용 등 비용만 쌓이는 구조인 셈이다. 이는 판결 확정 및 강제집행 절차가 진행될 경우, 사업과 재무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DL이앤씨 측이 채권 보전을 위해 압류 조치를 취한 만큼, 실제 집행 단계에서 어떤 자산이 대상이 될지도 향후 관전 포인트다. 차 회장이 현재 운영 중인 넥스플랜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넥스플랜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5432억원으로 자산(약 5244억원)을 약 188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188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당기순손실은 약 214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분양·용역 합산 약 669억원을 기록했지만 판관비가 전년(약 131억원)보다 3배 이상 급증한 약 399억원에 달했다. 이자비용도 약 261억원에 이르러 영업손실 약 111억원을 포함한 세전 손실 약 214억원이 발생하는 구조다. 넥스플랜은 현대건설과 손잡고 가수 아이유 등 유명인들이 분양받은 강남 초고가 하이엔드 주거 단지 ‘에테르노 청담’을 완판한 데 이어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29세대 규모의 ‘에테르노 압구정(총분양 예정가액 6860억원)’을 개발 중인 시행사다.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시티원과 관련 계열사의 재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에테르노 분양 자금이 신탁 구조 안에서 적정하게 관리됐는지도 쟁점이다. 부실한 재무 판관비만 ↑ 통일동산은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임진각, 출판단지와 인접한 관광 요지로 주목을 받았다. 2004년 조성된 통일동산 지구의 핵심 숙박시설로 기대를 모았지만, 장기간 방치되면서 관광특구의 경쟁력 약화와 도시 이미지 훼손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동안 시는 ‘부동산투자이민제 지구’ 지정, 국토교통부 방치건축물 정비 선도사업 공모 추진 등 정상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시티원 측은 전면 철거 후 아파트 단지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DL이앤씨와 공사비 정산 갈등으로 인해 흉물로 남겨졌다. 현재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가능성까지 거론되나 특혜 논란 우려도 적지 않다. DL이앤씨는 채권 확보를 위해 관련 자산 압류 조치를 취한 상태로, 판결 확정 시 강제집행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졌다. 다만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시티원의 재무 여력이 취약해 실제 채권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지역사회에서는 “더 이상 흉물 방치를 용납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자유로를 따라 오두산통일전망대, 임진각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앙상한 공사 현장이 도드라지는 등 통일동산 미관을 해치고 있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채무 정리 이후 사업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관광숙박시설 원안 복원, 주거·복합개발 전환, 공공 주도 방식이나 자력 재개 등 여러 방안이 가능하지만 결국 사업 주체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최창호 파주시 의원은 “2009년 4월 공사가 중단된 후 장기간 방치돼 지역의 흉물로 남아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지속되고 있다”며 “10년 이상 방치되니 짓다가 중단된 건물들이 시커멓게 변해 점점 더 흉물스러워졌다”고 밝혔다. 차가원-MC몽 불륜설 제보 배우 데리고 카지노 동행 탄현면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공사가 중단된 콘도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많이 보았다”며 “공사 중단 건축물로 인한 도시 미관 저해, 덩달은 주변 지역 쇠퇴화가 이어지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과의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승소했지만 시티원 측은 항소심 패소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시티원(회장 차준영)은 2월24일 DL이앤씨가 낸 파주 통일동산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의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한편, 차 회장은 영화배우 김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 회장이 워커힐 카지노 VVIP의 자격을 갖출 수 있었냐는 것이다. 차 회장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 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 회장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또 자신의 친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눠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재차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 회장이다. 제보에 따르면 “차 회장이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압구정 모 샤브샤브 식당에서 식사를 접대했다”고 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이 관계자와 나눈 카카오 톡 대화에서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VVIP라 가능? 간 큰 회장님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또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