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쿠팡서 연예인까지⋯낙인과 비판의 경계

최근 쿠팡에서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사회적 영향력을 지닌플랫폼 기업의 책임과 정보보호 체계를 다시 점검하게 만든다. 사건의 규모와 파급력을 감안하면, 유출 원인과 사후 대응의 적절성을 엄정하게 따지는 일은 불가피하다.

다만 논의의 방향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특정 사건에 대한 비판이 기업 전체와 최고경영자의 존재까지 부정하는 흐름으로 확장될 때,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는 흐려질 수 있다. 쿠팡 사태는 정보 유출이라는 단일 사안을 넘어, 우리 사회가 하나의 잘못을 어떤 방식으로 다루는지를 되묻게 한다.

사건 및 쟁점은 명확하다

쿠팡에서 약 3700여만명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중대한 사안이다. 플랫폼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의 규모와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하면, 개인정보 보호 실패는 단순한 관리 소홀을 넘어 공공적 책임의 문제로 이어진다.

따라서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질문도 분명하다. 유출 경로는 무엇이었는지, 보안 체계는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 피해자 보호와 사후 조치는 충분했는지다. 이는 기술과 제도, 그리고 기업의 책임을 중심으로 한 검증의 영역이다.

그러나 이 명확한 질문은 오래 유지되지 못했다. 논의는 곧바로 쿠팡이라는 기업 전체의 성격, 경영자의 도덕성, 플랫폼 기업의 존재 이유를 묻는 방향으로 바꼈다. 개별 사건의 책임을 따지던 문제 제기는 어느새 기업 정체성에 대한 총체적 심판으로 확장됐다. 이 지점에서 비판의 성격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대응 비판은 정당, 확장은 경계해야

정보 유출 이후 쿠팡의 대응 방식이 충분했는지는 분명히 따져야 한다. 설명은 명확했는지, 사과는 적절했는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은 구체적이었는지는 비판의 대상이다. 이는 기업 책임의 핵심 영역이다. 이 지점까지의 문제 제기는 사실과 절차, 그리고 책임의 범주 안에 머문다.

그러나 대응이 미흡했다고 해서 기업 전체의 존재 이유나 과거의 모든 판단까지 함께 부정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이때 비판은 사안 중심에서 존재 중심으로 이동한다. 문제의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 합리적 점검은 도덕적 단죄로 쉽게 변질된다.

쿠팡의 대응 방식이 잘못됐다면, 그 대응만 지적하면 된다. 사과가 부족했다면 사과를 요구하고, 대책이 미흡했다면 대책을 보완하게 하면 된다. 잘못의 범위를 스스로 확장하는 순간, 비판은 교정이 아니라 응징이 된다.

연예인 논란서 반복되는 ‘확장된 낙인’

이 구조는 기업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최근 연예계에서도 유사한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배우 조진웅과 방송인 박나래를 둘러싼 최근 논란은 그 전형적인 사례다. 각각의 사안은 성격도 다르고, 사실관계 역시 개별적으로 판단돼야 할 문제다.

그러나 여론의 반응은 놀라울 만큼 비슷하다. 특정 논란이 제기되는 순간, 문제의 사실관계를 따지기보다 그 인물의 과거 발언과 이미지, 방송 태도, 캐릭터 전체가 다시 소환된다. 하나의 사건은 곧 그 사람의 ‘본질’을 증명하는 자료처럼 사용된다.


이때 사안은 사라지고, 인물만 남는다. 해명은 변명으로 해석되고, 침묵은 인정으로 간주된다. 결과적으로 논의는 사실 판단의 영역을 벗어나, 호감과 비호감의 총합으로 이동한다.

‘마녀사냥’ 아닌 낙인의 작동 방식

이 현상은 흔히 ‘마녀사냥’이라 불리지만, 사회학적으로는 ‘낙인 이론(Labeling Theory)’이 더 정확하다. 사회학자 하워드 베커는 일탈이 행위 그 자체보다 사회의 반응에 의해 구성된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무엇이었는가보다 누가 어떻게 지목됐는지가 이후의 판단을 규정한다는 뜻이다.

조진웅·박나래 사례에서도 확인되듯, 한번 ‘문제적 인물’로 규정되면 이후의 모든 정보는 그 규정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해석된다. 사과는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증거가 되고, 설명은 책임 회피로 읽힌다.

낙인 찍힌 이후에는 개선의 가능성 자체가 논의 대상에서 사라진다. 남는 것은 퇴출의 정당성뿐이다. 회복과 수정의 경로는 봉쇄되고, 사회는 책임을 묻는 대신 배제의 결론으로 성급히 이동한다. 그 결과 문제를 고칠 기회도 제도를 개선할 계기도 동시에 잃게 된다.

도덕적 공황과 미디어의 증폭 장치

여기에 ‘도덕적 공황(Moral Panic)’이라는 요소가 더해진다. 스탠리 코헨이 말한 도덕적 공황은 특정 사건이 사회적 불안과 결합하며 과도하게 확대 재생산되는 현상이다. 이때 사실의 크기보다 감정의 속도가 여론을 앞서며 판단의 균형을 무너뜨린다.

연예인 논란은 이 구조가 가장 빠르게 작동하는 영역이다. 미디어 환경은 즉각적인 판단과 감정적 반응을 부추기고, 논란은 빠르게 ‘사회적 상징’으로 소비된다. 개인의 행위는 맥락을 잃은 채 집단적 분노를 투사하는 대상이 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사실의 무게가 아니라, 반응의 속도다. 판단은 서둘러지고, 균형은 사라진다. 확인과 숙고의 시간은 생략된 채, 가장 빠른 분노와 가장 강한 언어가 여론을 주도한다. 그렇게 형성된 평가는 쉽게 되돌릴 수 없는 결론으로 굳어진다.

언론과 정부, 프레임의 공모 구조

언론은 사실을 전달하는 동시에 해석의 틀을 제공한다. 그러나 최근의 많은 보도는 사안의 정밀한 구분보다 ‘문제적 인물·기업’이라는 이야기를 강화하는 데 집중한다. 프레임이 먼저 설정되고, 사실은 그 틀에 맞춰 배열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연예인 논란이든 기업 이슈든, 프레임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원인 분석보다 이미지 평가가 앞서고, 설명보다 규정이 먼저 나온다. 사안은 복잡한 맥락을 잃은 채 선악 구도로 단순화되고, 그 틀 안에서 개인과 조직은 빠르게 재단된다. 한번 굳어진 평가는 추가 설명이나 반론이 개입할 여지를 거의 남기지 않는다.


정부 역시 논란이 커질수록 강경한 태도를 통해 대중 정서와 보조를 맞추는 경향을 보인다. 이때 정책과 제도 개선 논의는 뒤로 밀린다. 문제 해결보다 즉각적인 메시지 관리가 우선되는 순간이다.

전면 비판의 비용은 약한 곳으로

이 같은 전면 매도의 비용은 항상 가장 약한 고리로 전가된다. 기업에서는 노동자와 협력업체가, 연예계에서는 스태프와 제작진, 그리고 해당 산업 전반이 영향을 받는다. 비난의 화살은 위를 향하지만, 실제 충격은 아래로 떨어진다.

쿠팡 협력업체와 종사자들이 탄원서를 내는 이유도, 연예계 종사자들이 ‘논란 하나로 프로그램 전체가 사라진다’고 토로하는 이유도 같다. 사건의 책임과 무관한 이들이 가장 먼저 생계와 일터를 위협받기 때문이다. 논란의 파장은 개인이나 기업을 넘어, 그 주변의 조용한 다수에게까지 확산된다.

문제는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를 움직이는 비판의 방식이다. 우리는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점검과 파괴의 경계를 분명히 가르지 못한다. 비판이 교정과 개선을 향하지 못하고 배제와 응징으로 수렴될 때, 공동체의 회복력은 약화된다. 결국 남는 것은 잘잘못의 규명이 아니라, 같은 문제를 반복하는 사회의 구조다.

하나의 잘못은 하나로만 다뤄져야


정보 유출은 분명히 비판받아야 할 사안이다. 연예인의 논란 역시 사실관계에 따라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비판의 범위는 언제나 사안에 한정돼야 한다. 개별 사건의 책임을 넘어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순간, 비판은 점검이 아니라 단죄로 변한다. 그 선을 지키는 것이 성숙한 사회의 최소 조건이다.

쿠팡의 대응 방식이 잘못됐다면, 그 대응만 지적하면 된다. 조진웅·박나래 사례에서도 마찬가지다. 문제의 발언이나 행동이 있다면 그 지점만 따지면 된다. 과거와 인생 전체를 재판대에 올릴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비판의 정밀함이 사라지는 순간, 사회는 정의를 잃는다. 무차별적 분노는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방향을 흐리고, 책임의 기준을 무너뜨린다. 정의는 큰 소리에서 나오지 않으며, 정확한 구분과 절제된 판단 위에서만 유지된다.

비판은 멈출 줄 알아야 한다

정보 유출은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공인의 논란 역시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원인은 규명돼야 하고, 책임은 분명히 물어야 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이것이 사회가 요구할 수 있는 정당한 기준이다.

그러나 그 기준은 명확해야 하고, 비판은 잘못한 지점에서 멈춰야 한다. 책임을 묻는 일은 사실의 경계를 분명히 하는 데서 출발해야지, 분노가 대상 전체를 삼키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문제의 정확한 지점을 짚지 못한 비난은 정의를 강화하기보다 오히려 판단의 기준을 흐리게 만든다.

사회는 분노로 유지되지 않는다. 정의는 전면 부정이 아니라, 정확한 기준 위에서 작동한다. 오늘은 쿠팡이고, 내일은 조진웅과 박나래일 수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이 굳어지면 내일은 또 다른 기업과 개인이 같은 자리에 서게 된다.

하나의 잘못은 하나의 잘못으로만 다뤄져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가 되찾아야 할 최소한의 규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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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