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탄소 제로 전략 나선 영산그룹 박종범 회장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5.11.24 14:47:09
  • 호수 15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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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도 친환경으로”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박종범 영산그룹 회장이 세계한인경제무역협회(월드옥타) 제23대 회장 연임에 성공했다. 취임 직후 박 회장은 ‘탄소 제로화 경영’의 일환으로 친환경 소재 전문기업 에콜그린텍(이재식 대표) 생산 현장을 방문했다.

지난 4일 박종범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한 번 더 월드옥타를 위해 봉사할 기회를 주신 회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지난 2년간의 발전을 토대로 750만 재외동포와 전 세계 한인 경제인을 아우르는 협회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48만km 소통

월드옥타 44년 역사상 첫 유럽 출신 회장이자 첫 연임 회장인 그는 “이중국적 제도 개선, 국제통상전략연구원의 싱크탱크 전환 등으로 협회를 전략적으로 이끌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23대 집행부의 비전 발표도 진행됐다. 주요 내용으로는 ▲재외동포 투표 활성화를 위한 법안 발의 TF 구성 ▲이중국적 제도 개선과 글로벌 한민족 권익 증진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기구 신설 ▲국제통상전략연구원의 싱크탱크 전환 등 협회를 전략적으로 이끌 방침이 포함됐다.

박 회장은 지난 2년간 지구 12바퀴에 해당하는 약 48만km를 이동하며 전 세계 지회를 직접 찾아 회원들과 소통했다. 월드옥타는 “코리아 비즈니스 엑스포를 통해 협회의 품격과 외연을 확장시킨 점이 회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차량 부품 제조, 플랜트, 무역 등을 업종으로 하는 유럽의 대표 한상(韓商)으로 평가된다. 현재 20개국에서 28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기아자동차 오스트리아 법인장을 거쳐 1999년 영산을 설립했다. 2008년에는 연 매출 1조원의 성과를 올려 ‘오스트리아 올해의 고객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월드옥타는 1981년 수출 증대를 통한 모국 경제의 기여를 핵심 가치로 재외동포 무역인들이 창립한 단체다. 전 세계 75개국 154개 도시에 지회가 설립돼있다. 7000여명의 CEO와 2만6000여명의 차세대 경제인으로 구성됐다. 제23대 수석부회장은 제22대 정책기획 부회장을 역임한 천주환(필리핀 마닐라), 수석부이사장은 유대진(중국 후룬베이얼)이 임명됐다.

지난 15일 박 회장은 월드옥타 연임 후 첫 행보로 친환경 소재 연구·개발 기업인 에콜그린텍의 평택 생산공장을 직접 방문했다. 핵심 배경은 그룹 차원의 중장기 ESG 전략을 위한 실질적 시장조사로 파악된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 규제와 함께 제조기업 탄소 배출량 보고 의무가 강화되면서 친환경 사업 전환에 발맞추기 위한 행보다.

박 회장은 기존의 전통 제조 및 유통 중심의 사업구조를 탈피해, 2030년까지 그룹 전체 배출량을 절반 이하로 떨어뜨리는 신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콜그린텍 방문 역시 이 같은 전략의 첫 단추라는 분석이 나온다.

창업 이후 매년 200일 이상 해외 출장을 다니기로 유명한 박 회장은 이날도 수행비서 없이 김성진 신사업 개발팀 상무만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회장의 경영이념은 ‘세계 경영’ ‘사회 경영’ ‘인간 경영’ ‘예술 경영’이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비즈니스의 선봉에 서 있는 박 회장은 ‘한국인의 정신’을 대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산그룹의 시작은 화학제품 무역업이었다. 2004년 한국 자동차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중계무역에 뛰어들며 자동차와 부품 유통사업에 진출했다. 2007년부터는 슬로바키아에 자동차 반제품 생산과 포장 사업을 확장하면서 2009년 전주에 공장을 설립했다.

연간 10만대 처리 능력을 갖춘 슬로바키아 공장을 필두로 체코·터키·인도·전주 공장을 통해 러시아, CIS, 중동·아프리카 지역에 반제품 차량을 공급하고 있다. 2011년에는 서아프리카 말리, 니제르 같은 미래 시장인 아프리카에 일찌감치 진출하게 됐다.


2019년 전북 완주군 테크노밸리 산업단지에 전주 2공장을 설립해 아프리카 현지 맞춤형 트럭 기반 버스 개발을 포함해 각종 특장·개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 설립한 기술연구소는 반제품 포장 공급 기술 개발과 플랜트 건설, 엔지니어링을 주관하며 전주 공장에서 생산 중인 특수 차량 개발과 친환경 연료 차량 관련 기술 제휴, 원천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박 회장은 기존 실적에 만족하지 않고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또 기후위기 대응과 사회적 불평등 해소 등 인류 공동의 과제 해결에 기여한 박 회장은 비영리 공익법인 UN피스코(한반도평화번영재단)가 선정한 ‘2025년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친환경 소재 전문기업 에콜그린텍과 맞손
버섯 커피 대나무로 실용 가죽 25년 외길

박 회장과 만난 이재식 에콜그린텍 대표는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비건 에코 가죽 제품을 개발한 업계 베테랑으로 알려져 있다. 자연 순환형 PLA 소재를 기반으로 한 버섯 가죽과 대나무 가죽, 커피 가죽, 선인장 가죽을 25년간 연구한 끝에 개발해 미국과 이탈리아, 호주, 덴마크, 일본, 홍콩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인장 강도와 내마모성, 신율 등의 물리·화학적 특성은 기존 비건 가죽을 능가할 정도로 뛰어나고 비건 에코 가죽으로서의 완성도 또한 잘 갖춰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식물 유래 소재는 3년 이상의 경시 변화를 지켜봐야만 부패와 물성 저하를 개선할 수 있다. 그만큼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 개발이다. 가죽 소재 특성상 내구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내구성이 약한 면(Cotton) 대신 결정화 소재인 PLA 레진(Resin)으로 개발했다.

최근에는 버섯 가죽이 단순히 동물 가죽을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 90% 이상의 물 사용량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저감시키는 친환경 소재로 이슈가 되고 있다.

이는 오염된 지구 환경 개선과 지구 온난화 극복에 도움이 되며 가방, 신발, 유아 매트, 사무용 가구, 소파 등에 적용되고 있다. 기존 인조 가죽과 비교해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절감함은 물론, 섬유·패션 분야 공인 시험 인증기관인 FITI시험연구원과 협력해 내열·내구성이 뛰어나다는 시험 결과를 받았다.

무게도 타 가죽 대비 30% 이상 가벼워 신발, 가방 제품에 실용성을 더한 소재로 평가받고 있다.

이재식 에콜그린텍 대표는 “세계 시장의 흐름에서 바이오매스(Biomass) 함량이 기술의 척도가 될 만큼 중요시되고 있으며 에콜그린텍 제품의 바이오매스 함량은 80~95%로 비건 에코 가죽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에콜그린텍은 친환경 명품을 지향하는 ‘비반트코리아’와 대외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비반트코리아는 에콜그린텍의 독립 법인이다. 에콜그린텍의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비반트코리아는 일상에서 사용 가능한 제품을 디자인하고 판매하는 브랜드인 ‘에비반트(EVIVANTE)’를 지난 9월 출시했다.

에비반트는 프랑스어로 ‘생동감 있는’ ‘살아있는’이라는 의미로 자연에서 발굴한 친환경 소재로 제품을 만들겠다는 방향을 제시한다.


박 회장과 이 대표와 경기 평택에서 만난 최정숙 비반트코리아 대표는 “친환경 제품을 세계적 명품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로 친환경과 명품의 융합을 지향한다”며 “에콜그린텍의 자연 순환형 PLA 소재를 기반으로 한 버섯, 대나무, 커피 가죽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콜그린텍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행사에 참여해 협력 기업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구매 의사를 얻어냈다. 최근 가구회사 코아스가 개발한 ‘마루온(MARUON) 체어’의 겉감인 대나무 가죽(BAM-P Leather)을 납품한 후 이 재료로 만든 의자가 ‘2025 APEC 정상회의’에서 진가를 발휘하기도 했다.

머리 맞대다

각국의 정상들이 앉은 ‘마루온’은 안동 산불 피해목과 에콜그린텍의 대나무 가죽으로 완성한 친환경 제품이다. 겉감의 80% 이상을 바이오 기반 소재로 구성해 ‘지속 가능한 내일’이라는 APEC 정상회의 주제를 상징적으로 담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회장의 에콜그린텍 방문은 단순한 비공식 일정이 아닌 영산그룹의 사업 체질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전략적 전환점이라고 볼 수 있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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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