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인천대 교수 임용 논란 유담

  • 서진 기자 jen9@ilyosisa.co.kr
  • 등록 2025.11.10 15:57:59
  • 호수 15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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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세에 대학 교수님 타이틀?

[일요시사 취재1팀] 서진 기자 = 정치인 자녀의 각종 입학 특혜나 비리 의혹은 언제쯤 사그라들까?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의 딸 유담의 인천대학교 교수 임용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유담은 2025년 2학기 인천대 전임 교원 신규 채용에 합격했다. 그러나 그 과정이 공정했는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경찰에 따르면 인천연수경찰서는 지난 4일, 인천대학교 이인재 총장과 교무처 채용팀, 채용 심사위원, 채용 기록 관리 담당자 등을 고발했다. 혐의는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 인천대의 전임 교원 신규 임용 지침에 따르면, 교원 채용 시 영구 보존해야 하는 문건이 있는데, 인천대 측이 유담과 관련한 채용 문서를 보관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채용 문서
사라졌다

지난달 28일 서울대와 인천대 등 대학 법인과 관련한 국정감사가 국회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에서 열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유담의 교수 임용 과정에 있어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여기서 언급된 의혹은 크게 세 가지로, 첫째 ‘논문 쪼개기’와 둘째 ‘논문 중복 게재’, 셋째 ‘주요 문건 소실’이다. 진 의원은 “31세의 유 교수가 무역학부 교수로 임용된 것에 국민적 이의 제기가 많다”면서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 중 이렇게 경력이 전무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천대에는 박사학위를 가진 시간강사가 290명에 달하고 교수 임용을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 온 분들이 많은데, 인천대가 12년 만에 적임자를 찾았다며 올해 5월 유 교수를 임용했는데 이전 4차례 채용 과정 자료는 소실됐다며 제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진 의원 의원실이 인천대로부터 확보한 내부 자료에 따르면, 유담은 지난 5월 인천대 교수 임용 지원서에 연구 실적으로 논문 10편을 제출했다.

진 의원에 따르면 유담의 논문 질적 심사는 18.6점으로 16위 정도의 하위권이었는데, 학력·경력·논문 양적 심사에서 만점을 받아 1차 심사에서 25명의 지원자 가운데 전체 2위로 통과했다.

진 의원은 유담이 채용 과정에서 경력 부분 만점을 받은 사실에 대해 “3월에 박사학위를 받고 5월에 교수로 임명됐다. 고려대학교 경영전략실에 딱 75일 근무했다”며 “고려대에서 1년을 강의했다는데 석사 시절에 1년을 했고 다른 경력은 전무하다”고 꼬집었다.

인천대 기준에 따르면 교수 채용 시 강사나 연구원 경력은 최대 40%만 인정되고 있다. 4년제 대학 교수급 경력이 아닌 이상 만점을 받기 어렵다는 게 교수 임용 절차를 잘 아는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현재 인천대 홈페이지에 공개된 유담 교수의 이력을 보면 ▲2022. 09. ~ 2023. 08. 고려대학교 경영대학(강사) ▲2025. 03. ~ 2025. 08. 고려대학교 경영전략실(박사후연구원)으로 기재돼있다.

다만 국정감사에서 이인재 인천대 총장은 의혹을 거뒀다.

이 총장은 “학력을 평가할 때 국제경영 박사학위를 받은 분들에게 만점을 줬다”며 “경력 역시 전공 분야와 연관된 직무를 담당하는 경우에 한해 경력을 인정하게 돼있어, 국제경영을 강의한 경력이 있는 분들에게 만점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원 채용 과정에서 접수는 블라인드 방식이지만, 이번 경우는 특수해서 이름이 알려졌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로 올해 임용
경력 없이 만점…공정성 논란 일어

그러면서 연령, 성별, 사진은 비공개로 받고 있어 유담의 교수 임용이 공정히 진행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표면상 ‘규정대로 진행됐다’는 인천대의 해명과 달리 실제 심사 기준 적용과 평가 구조를 대조해 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논문의 질과 양, 강사 경력 등에서 상대적으로 열세한 유담이 임용심사 절차에서 현직 조교수와 해외 대학 박사를 제치고 임용되자 ‘맞춤 심사’였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6일 수도권 모 대학 교수는 <일요시사>의 전화 통화에서 “대학 교수 지원자들의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특정인을 겨냥해 공채를 낸다면 임용은 일사천리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모로 심증은 가지만 주최 측인 인천대의 내부 고발 없이는 임용 취소 등의 결론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임용 취소나 임용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관련자들이 징계로부터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인천대가 2013년 국립대로 전환된 이후 직원 신분이 공무원으로 전환되어 파면이나 해임이 되면 사립대 교원보다 더 가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내 딸이 이렇게 채용됐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라며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지난달 31일 그는 개인 SNS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검찰이 내 딸과 아들에게 적용한 기준을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과 검사들의 자식에게도 정확히 적용하자”며 저격에 나섰다.

본인의 딸 조민과 아들 조원 등과 관련한 자녀 입시 비리를 두고 “나는 나의 불공정에 대해 여러 번 공개 사과했고 그 법적 결과를 감내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승민 전 의원·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자녀에게 과거에 제기된 채용·논문 의혹을 소환해 함께 비판했다.

조 전 비대위원장은 “국립대 교수 출신으로 장담하지만, SSCI 6편 논문을 쓴 국제 마케팅 전문가를 제치고 박사학위 취득 후 여섯 달밖에 되지 않은 젊은 연구자(94년생, 동국대 학사-연세대 석사-고려대 박사)가 국립대 교수로 채용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며 “연구 경력이 없는데 경력 심사 만점을 받았고, 논문 점수는 하위권이었고, 그 논문도 쪼개기나 자기 표절 등의 의혹이 있다”면서 “대학교수 되기 참 쉬웠구나”라고 적었다.

이어 “유담, 한유진, 김현조, 이 세 사람의 집 앞에는 막무가내로 질문하거나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사진 찍는 기자 한 명이 없었지. 그 새 취재 대상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취재 윤리가 정착된 모양이지”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9년 9월 그는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고위 공직자의 자녀 입시 및 특혜 의혹이 불거지며 공정성 논란의 상징적인 지표가 됐다. 일명 ‘조국 게이트’라고 불렸던 이 사태의 핵심은 그의 딸 조민과 관련한 논문 저자 부당 등재 의혹, 자기소개서 허위 경력 서술 및 이를 통해 이뤄진 부정 입학 의혹 등이었다.

“똑같이 적용”
조국의 분노


그 결과 조 전 비대위원장은 법무부 장관 임명 35일 만에 사퇴했고, 이후 계속해서 수사가 진행됐다. 그뿐만 아니라 아내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입시 비리와 논문 위조 혐의도 함께 재판에 넘겨지면서 가족 전체가 파헤쳐졌다.

2020년 12월 정 교수의 1심 재판에서 동양대, 동국대, KIST, 공주대, 단국대와 관련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선고됐다. 2022년 4월 조민의 부산대와 고려대 입학이 취소된 바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2016년 총선 당시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에서 딸을 처음 공개했다. 또 2017년 당시 바른정당 대선후보 선거운동 유세에 유담이 나서면서 여러 유세 현장에서 아리따운 미모로 주목받기도 했다.

유담은 1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이후 서울 소재 은광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에 진학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연세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에 진학해 2020년에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에는 고려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에 박사 과정으로 진학해 2025년에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박사 과정 수료 후 시간강사로 임용돼 2022학년도 2학기 및 2023학년도 여름 계절학기에 고려대 경영대학 경영학과에서 국제 경영론 강의를 맡았다.

올해 박사학위를 취득해 졸업한 이후에 고려대 경영전략실 박사후연구원으로 임용됐으며 지난 9월1일부로 인천대 전임 교원, 인천대 글로벌 정경대학 무역학부 조교수로 임용됐다.


인천대 홈페이지에는 교수가 7명, 부교수가 3명, 그리고 유담을 포함한 조교수가 4명 있다. 유담의 주전공은 국제경영·경영전략·기업행동이론이고 담당 과목은 국제마케팅·국제경영론이다.

한편 2016년 4월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유 전 의원은 대구 동구을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해 76%의 지지를 받으며 당선됐다. 당시 무소속 후보로서 큰 지지를 받았으며, 압도적 득표율로 경쟁 후보들을 크게 앞섰다.

국회의원 출마 당시 재산 신고에서 딸 유담이 예금 1억7000만원, 보험금(납입 금액) 1600만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금수저 논란이 일었다. 입학과 졸업 등 특별한 일이 있을 때 자기 조부모에게서 받은 돈을 모은 것이라는 것이 유 전 의원의 해명이었다.

2021년 9월 당시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유 전 의원은 TV조선 주관으로 열린 국민의힘 대선후보 첫 TV 토론회에서 홍준표 당시 후보의 “조국 수사는 과잉 수사였다”는 주장을 비판했다. 그는 다음 날인 9월16일 개인 SNS에 “홍 후보님, 이건 아니지요”라며 운을 뗐다.

그는 “조국 사건은 부인과 동생까지 모두 불법을 저지른 일 아닙니까? 조국이 아무리 “내가 책임진다”고 외친들 정경심의 불법을 어떻게 봐준다는 말입니까? 이들 일가의 불법·특권·반칙·위선 때문에 온 국민이, 특히 청년들이 분노와 좌절에 빠졌는데 과잉 수사라니요?”라고 반문했다.

해외 경험 없이
국제경영 강의

이어 “조국 부부가 범법자인데 '1가구 1범죄만 처벌해도 된다'는 식의 생각은 대체 그 근거가 무엇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며 “저도 법은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고 배웠다. 그러나 법의 관용은 누가 봐도 딱하고 불쌍한 처지의 약자를 위한 것이지, 조국 일가를 위한 것은 아닌 것 같다. 홍 후보님께서 생각을 바로잡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담의 교수 채용 논란이 일고 조 전 비대위원장이 연일 비판을 가세하자 국민의힘은 팔을 걷어붙였다.

국민의힘 이충형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논평을 통해 “조 비대위원장은 공정, 불공정을 말하기 전에 스스로의 불공정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진정으로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대변인은 “조 비대위원장은 다른 정치인들의 자녀 이름을 거론하며 자신과 가족에게 적용된 기준을 똑같이 적용하자고 주장하나, 이는 사실 왜곡이자 또다시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며 “국민이 기억하는 불공정의 상징이 주장하는 공정이란 단어는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 비대위원장의 자녀 특혜 비리 혐의는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으나, 유 전 의원을 비롯해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한동훈 전 대표 등 다른 공직자 자녀 관련 의혹들은 사실관계가 명확히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별도로 구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확정 판결된 조 비대위원장 사건과는 달리, 함께 언급된 다른 인사들의 자녀 관련 의혹은 아직 객관적이고 법적인 검증이 미흡하다는 이유에서 차이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뉴스토마토> 단독 보도에 따르면 유담은 동국대 학사, 연세대 경영학 석사, 고려대 경영학 박사 출신으로 자신의 이력서에도 모두 ‘경영학과’로 기재했다. 그러나 인천대 무역학부의 채용 공고는 ‘국제경영’ 전공자를 지원 자격으로 한 초빙 전임 교원이 대상이었다.

지난 6일 인천대가 민주당 진선미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에는 “석·박사 학위를 국제경영으로 이수한 여부를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고 명시돼있었다. 그럼에도 유씨는 학력 항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국제경영’ 전공자가 아닌 경영학 전공자가 만점을 받은 사례는 전체 지원자 중에서 유담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민 딸 유담 ‘아빠 찬스?’
경찰 특혜‧부정 채용 수사

<뉴스토마토>가 확보한 다른 지원자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중앙대·서강대 등에서 실제 ‘국제경영’을 강의한 강사들이 오히려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수차례 고위 공직자 자녀의 비리를 지켜봐 온 여론의 입장은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유담, 아빠 찬스 정말 부럽다.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든든한 부모가 되어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의견과 함께 “조국과 조민에게 쏟아진 비판은 모두 어디 갔냐”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또 “남이 하면 속임수고 자신이 하면 요술이라는 잣대를 가지고 타인을 바라보면 안 된다. 수사를 통해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5일 논평을 통해 유담의 인천대 교수 부정 채용 의혹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특히 “과거 조국 사태 당시 공정과 위선을 들먹이며 거세게 비판했던 인물이 바로 유승민 전 의원 본인”이라며 유 전 의원에게 조 전 비대위원장에게 들이댔던 잣대와 똑같은 잣대를 대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조국혁신당 박찬규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미 국감을 통해 유씨가 제출한 10편의 논문 중 7편에 대해 심각한 자기 표절과 분할 게재 의혹이 제기됐다”며 “경쟁자에 비해 턱없이 낮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31세의 나이에 무경력으로 임용된 배경을 유승민 전 의원의 정치적 영향력과 떼어 생각하기 어렵다”고 해당 의혹을 직격했다.

박 부대변인은 “최근 유승민 전 의원은 정치 재개를 시사하고 있다”며 “정계에 복귀한 이후 인천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 사전 수뢰는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아울러 “과거 조국 사태 당시 공정과 위선을 들먹이며 거세게 비판했던 인물이 바로 유승민 전 의원 본인”이라며 “조국혁신당은 같은 잣대를 요청한다. 채용 과정의 불법이 드러난다면 교수 임용 취소는 물론, 사법적 책임 또한 분명히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21년 12월 올라왔던 ‘판·검사 자녀들의 입시 비리 전수 조사해 주시기 바랍니다’ 청원은 20만명이 넘는 인원에게 동의를 받았다.

해당 청원인은 “입시제도를 위한 자녀들의 활동을 유죄로 판결하는 판사와 검사, 그들의 자녀들은 과연 바르게 입시 준비를 하고 진학했는지 똑같은 잣대로 전수조사해서 전부 똑같이 처벌해주시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진실은
어디에?

조 전 비대위원장의 말처럼 과거 2019년 윤석열 검찰 기준이었다면 이미 파묘됐을 특혜 의혹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국민들은 진정한 공정을 위한 정확하고 신속한 진실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결국 유담의 교수 임용 논란은 단순한 채용 문제를 넘어, ‘공정과 상식’이라는 잣대를 되새기게 하고 있다.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면서 유담뿐만 아니라, 지난 고위 공직자 자녀의 입시 비리와 특혜 채용까지 명백히 밝혀져야 이 모든 논란이 끝날 형국이다.

<jen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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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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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