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망신’ 음주운전에 효도관광 온 일본인 모녀 참변

국내선 “체감 형량 낮다” 기류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최근 ‘효도 관광’으로 한국을 찾은 일본인 모녀가 음주 운전 차량에 치여 모친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건이 알려지며 일본 현지 매체들도 비판 보도를 내놨고, 국내에선 형량 강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4일 서울 혜화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10시께 서울 종로구 동대문역의 한 사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일본인 모녀가 음주 운전 차량에 치였다. 50대 모친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고, 30대 딸은 이마와 무릎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운전자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0.08%)을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경찰은 도로교통법상 음주 운전,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사건은 일본 현지 매체에서도 보도됐다.

일본 방송사 <TV아사히>는 이날 “한국의 인구는 일본의 절반 정도지만 음주 운전에 의한 교통사고 건수는 6배를 넘고, 재범률이 높다”며 “지난 5년간 한국에서 음주 운전 사고는 7만건 이상 일어났고, 사망자는 1000여명에 이르러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처럼 동승자나 술을 제공하는 사람에게 제재 규정이 부재한 점도 음주 운전이 다발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서울시민들은 ‘사고가 반복하는 이유’에 대해 “법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다만 한국에서도 처벌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동승자나 술 제공자에 대한 별도 조문은 없지만, 음주운전처리지침규정 제32조와 형법 제32조(종범)에 따라 방조가 인정되면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다. 정부도 음주 사실을 알면서 동승하거나, 음주자에게 키를 건네 운전을 부추긴 경우 등을 방조 판단의 예시로 안내하고 있다.

SNS에는 피해자의 가족으로 보이는 인물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글 작성자는 “한국에서 어머니가 음주 운전 사고를 당해 돌아가셨다. 언니도 무릎 골절과 이마가 10cm 정도 찢어지는 등 심각하다”며 “한국에선 일본과 달리 강력하게 처벌할 수 없는 것이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법조계에선 양형 현실을 손볼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A씨의 과실만으로 발생한 사망사고임에도 법정 최고형인 살인죄로 처리하기 어려운 구조가 불합리하다는 이유에서다.

형법 제250조 제1항에 따르면, 사람을 살해할 시 사형·무기 또는 징역 5년 이상에 처한다. 다만 죄가 성립하려면 객관적인 인과관계 등 이외에도 살해의 고의(미필적 고의 포함)가 인정돼야 한다.

즉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했더라도 의도에 따라 죄명이 달라질 수 있다. 정상 운전이 곤란할 정도의 만취는 고의 성립이 어려우며, 대법원에서도 음주운전 사망사고에서 살인의 고의는 인정하지 않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실무에선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상이 적용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다만 위험운전치사상 역시 가벼운 범죄가 아니다. 법정형은 사망 시 ‘무기 또는 징역 3년 이상’으로 강하게 규정돼있으나 법원 선고가 수년에 그치는 사례가 적지 않아 ‘체감 형량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29일, 인천지방법원은 면허정지 상태에서 음주 과속 운전으로 2명을 숨지게 한 20대 남성에게 징역 8년에 벌금 30만원형을 선고했다. 동승해 키를 건네는 등 범행을 도운 친구에게는 음주 운전 방조로 징역 8개월이 선고됐다.

일본도 음주로 정상 운전이 곤란한 상태의 사망사고를 ‘위험운전치사’로 다루며, 법정형을 유기징역 1~20년으로 정하고 있다. 최고형 자체는 한국보다 낮지만, 실제 판결에서 비교적 엄격한 실형이 선고되는 경향이 확인된다.

지난 9월 사이타마현 가와구치 지법은 만 19세 운전자가 음주 후 일방통행 차로 역주행으로 건너편 차량을 들이받아 상대 운전자를 사망하게 한 사건에 대해 위험운전치사를 인정해 징역 9년을 선고했다. 같은 달 후쿠시마 지법은 신호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교차로에 진입해 1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에게 동일한 혐의로 징역 12년이 선고됐다.

일각에선 일본의 과거 사례를 들어, 형량을 높이면 억제력이 커져 범죄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앞서 지난 2000년 4월, 가나가와현 고이케대교에서 경찰 검문을 뿌리치고 시속 약 100km로 도주하던 음주 운전 차량이 보도 위 대학생 2명 들이받았다. 두 명 모두 현장에서 즉사했으며, 당시 가해 운전자는 음주뿐만 아니라 무면허·무보험 상태였다.

당시 요코하마 지법은 가해자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징역 5년6개월형을 부과했다. 이 판결을 계기로 “형이 가볍다”는 여론이 들끓었고, 유가족의 서명운동에도 37만여명이 참여해 ‘위험운전치사상’이 신설 등 처벌 체계 강화가 추진됐다.

일본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강화 이후 음주 운전 사망사고 건수는 지난 2001년 약 1200건에서 2008년 305건이 돼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후 추세를 이어가 지난 2021년엔 152건으로 줄었다. 물론 이 같은 결과엔 단속 강화, 캠페인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지만, 강화 입법이 하락 추세의 주요 계기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음주 운전은 예방 역시 중요하며, 한국에선 이를 위한 법적 장치가 이미 마련돼있다. 지난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음주운전 방지장치(시동잠금장치) 제도는 5년 내 2회 이상 적발자는 면허 재발급 이후 일정 기간 장치 부착 차량만 운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동잠금장치는 운전자의 호흡을 측정해 기준치 이상 알코올이 검출되면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차단하는 방식이다.

이를 어기고 일반 차량을 운전할 시, 무면허 운전과 동일하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이 제도는 재범자 대상의 사후적 장치라는 한계가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선 음주 운전 자체가 불법인 만큼, 전 차량 시동잠금장치 의무화 등 보편적 억지 장치가 더 큰 예방효과를 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사고가 난 뒤의 처벌만으로는 대응이 제한적이므로, 사전 억지력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이외에도 지난 21대 국회 때 제안됐던 특수번호판 제도(일명 ‘빨간 번호판’)를 다시 검토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상습 음주 운전자의 차량에 특수번호판 부착을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당시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 2022년), 최연숙 국민의당 의원(지난 2023년) 등이 도로교통법·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잠만 자다가 임기만료로 결국 폐기됐다.

<kj457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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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