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국민연금, ‘80세 피크제’와 ‘물가·임금 상승률 배제’해야

1960년대는 대한민국 역사에서 가장 왕성한 출산의 시대였다. 이때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산업화를 일궜고 민주화를 이뤄냈으며, 지금은 어른이 됐다. 하지만 베이비붐 세대가 80세 이상 초고령층으로 진입하는 2040년대 이후, 우리 앞에 놓일 가장 큰 사회적 과제는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이다.

보험 전문가들은 2025년 3월 국민연금 개혁 이전 제도를 유지할 경우, 국민연금 기금은 베이비붐 세대가 80세 이상으로 넘어가는 시기와 겹치는 2050년대 중반부터 고갈된다고 수차례 경고해 왔다. 2040년대 이후엔 수급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보험료를 낼 젊은 세대는 줄어드는 구조적 불균형이 심화되기 때문이다.

지금도 “내가 낸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라는 불안이 크지만, 그때는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일본은 2004년 ‘매크로경제 슬라이드’를 도입해 물가나 임금이 올라도 연금 급여는 덜 오르도록 자동 장치를 만들었다. 독일은 연금 산식에 ‘지속가능성 계수’를 집어넣어, 부양비가 나빠지면 자동으로 급여가 줄도록 했다.

스웨덴은 아예 ‘명목확정기여(NDC)’ 제도로 바꿔서, 기대수명이 늘면 개인 연금액이 자동으로 줄어들게 만들었다. 이들 나라가 공통적으로 택한 방식은 제도 자체에 자동조정 장치를 만들어둔 것이다.

우리나라는 2025년 3월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올리고, 명목 소득대체율을 2026년 43%로 상향하는 국민연금 인상 개혁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2026년부터 시행된다.


국민연금 개혁안에 따르면, 보험료율은 현행 9%에서 2026년부터 매년 0.5%p씩 인상해 2033년 13%에 도달하고, 소득대체율은 2026년부터 43%로 상향 조정돼 은퇴 전 소득의 43%를 연금으로 받게 된다.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개혁안이 1988년 국민연금 도입 이후 27년 만에 이뤄진 보험료율 인상이지만, 기대효과는 고갈 시점을 약 15년 늦춰 2071년까지로 한다는 게 고작이다. 한번의 상향보다 상시의 자동조정 장치가 더 중요한데 자동조정 규칙을 만들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9월30일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보험료율을 13%로, 소득대체율을 43%로 인상해 2071년까지 국민연금 기금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면서도 “향후 추가 개혁을 통해 지속 가능성과 실질소득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 우리나라 국민연금 제도가 불안하다는 의미다.

정 장관은 "기금 수익률 제고 등을 통해 제도의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청년부터 어르신까지 노후 소득을 두텁게 보장하는 다층연금제도를 설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는 정부가 안정적인 노후 소득 정책에 앞서 국민연금을 제도 안에서 스스로 균형을 맞추는 규칙을 가장 시급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급 개시 연령을 기대수명과 연동시키고, 보험료율·급여율에 상·하한선을 두며, 재정 검증 때 불균형이 확인되면 자동으로 조정되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1960년대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그 수가 많아 사회를 지탱해온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그들의 노후가 시작되는 순간, 세대 간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우리가 나라를 위해 일했는데 왜 노후마저 줄여야 하느냐”는 목소리와 “앞 세대의 부채를 왜 우리가 떠안아야 하느냐”는 젊은 세대의 항변이 맞부딪힐 수 있다.


베이비붐 세대가 80세를 넘어서는 2040년대 이후 국민연금은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사실은 정부도, 학계도 다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다시 추가 국민연금 개혁을 통해 자동조정 장치를 만들고 세대 간 균형을 이루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2071년까지 버틸 수 있다고 자만하면 안 된다.

전 J 대학병원 K 간호과장은 지난달 30일, 필자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은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시대로, 부모를 돌보던 자녀도 이미 노인이 돼있다“며 초고령화 사회를 대비해 ”보험료율 13% 인상과 소득대체율 43% 인상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니, 80세 이상 노인에 대해 국민연금 피크제 같은 국민연금 개혁을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 피크제는 살아있는 동안 끝까지 주되, 일정 나이 이상에서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조금씩 줄여가는 것이다. 이는 국민연금 자체를 끊겠다는 것이 아니라, 세대 전체가 함께 오래 사는 사회에서 최소한의 형평성을 확보하는 방안이다.

K 간호과장은 “현재 국민연금은 물가 또는 임금 상승률을 반영해 급여를 올리지만, 앞으론 80세 이상에서는 그대로 동결하고, 특히 일정 소득이 있는 자는 국민연금을 하향 조정하는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기성세대가 미래세대를 위해 조금 양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필자는 정부가 K 간호과장의 주장처럼 다시 추가 국민연금 개혁을 하기 위해선 당장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적 신뢰부터 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국민연금 기금이 정치적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 주주권 행사나 투자 방향을 두고 정권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면 안 된다. 국민연금공단이 국민의 자산을 굴리는 기관인지, 정부의 경제·산업 정책 도구인지 경계가 모호하다면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국민이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 불투명성이다. 1000조원을 넘어선 국민연금 기금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어떤 원칙과 기준으로 투자와 의사결정이 이뤄지는지 국민에겐 여전히 안갯속이다.

국민연금은 국민 개개인의 노후를 넘어 국가경제를 이끄는 거대한 배와 같다. 그러나 이 거대한 배가 정치적 풍랑에 흔들리고 인력 부족에 시달리며, 고갈의 시계를 끌어안고 항해한다면 국민은 안심할 수 없다.

국민연금이 국민의 신뢰 속에서 항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로부터의 독립, 글로벌 분산 투자 확대, 제도 개혁을 통한 지속 가능성 확보, 그리고 투명한 소통이 절실하다.

국민연금은 단순히 노후 소득 보장 제도 뿐 아니라, 세대 간 신뢰의 계약이라 할 수 있다. 지금 40·50대는 “내가 낸 연금을 미래에 받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을 안고 살고 있다. 이 불안을 해소하려면 기성세대가 일정 부분의 양보를 제도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80세 이상 연금 피크제와 물가·임금 상승률 배제는 추가 국민연금 개혁의 핵심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국회가 K 간호과장의 주장을 새겨 들어야 한다.

국회는 지난달 30일 오후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민간자문위원회 구성을 마쳤다. 총 22인의 전문가로 구성됐으며, 박명호 홍익대학교 교수와 주은선 경기대 교수가 공동 자문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이제 국회가 민간자문위원회 구성까지 마쳤으니, 추가 국민연금 개혁에 박차를 가하기 바란다.


아울러 국회는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도 개혁의 대상으로 놓고 고민해보길 바란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