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되는 곳으로 수요 몰린다

2022년 하반기 금리인상에 시장이 위축되면서 외면받던 수익형 부동산이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초강력 6억원 대출 규제를 피해 투자자 수요가 몰려들고 있어서다.

상가, 오피스텔과 꼬마 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의 6·27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이 6억원으로 제한됐지만, 주거용 오피스텔이나 상가는 6억원 한도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초강력
대출 규제

일레븐건설이 서울 용산 유엔사령부(UN사) 부지에 건설(시공 현대건설)하는 ‘더 파크사이드 스위트’는 총 775실 모집에 1296건이 접수됐다. 평균 1.67대 1, 최고 41대 1에 달하는 경쟁률이다. 해당 오피스텔은 분양가가 최저 32억원대부터 최고 185억원(펜트하우스)에 달하는 ‘하이엔드급’ 오피스텔로 분양 이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업계는 현재 이 오피스텔의 정당 계약 기간 내 초기 계약률을 20~30% 선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급 물량 대비 높은 분양가로 수요는 제한적이고, 규제 지역이어서 분양권 전매도 금지되는 것을 감안할 때 양호한 성적이라는 평가다.

2022년 하반기부터 금리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수익형 부동산 투자 시장이 위축되는 모습을 보인 것과 대비된다.


부동산R114 조사를 보면 2021년 5만7000실이던 전국 오피스텔 분양 물량은 2022년 2만7000실, 2023년에는 1만6308실로 급감한 뒤 지난해는 5500실에 그쳤다. 5057실이 분양된 2007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18년 만에 최저다.

6·27 대출 규제로 주담대가 막히면서 관련 시장도 꿈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월28일부터 수도권·규제 지역에서 주택을 구입할 때 주담대 6억원을 초과해서 받을 수 없도록 제한하는 등 고강도 대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규제를 덜 받는 상가, 오피스텔, 꼬마 빌딩 등으로 투자 문의와 관심이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2020~2021년 사이 저금리 장기화 등으로 아파트 값이 크게 뛰면서 아파트 대체재인 오피스텔과 자산가들의 인기 투자처였던 꼬마 빌딩 시장은 활기를 보인 바 있다.

6·27 대책 이후 주담대 6억원 묶여
제한 없는 수익형 부동산 다시 관심

2021년 11월 법원 경매에 나왔던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토지 면적 168.5㎡, 지하 2층·지상 4층 근린생활시설은 꼬마 빌딩의 경매 역사를 새로 쓴 사례로 꼽힌다. 무려 120명이 응찰해 감정가(52억1900여원)의 2배에 육박하는 102억5100만원에 주인을 찾으면서다. 낙찰가율은 196.42%로 꼬마 빌딩 경매에서 보기 드문 고가 낙찰이다.

법원경매정보회사 지지옥션 기준 2021년 서울 지역 근린시설의 평균 낙찰가율은 125.3%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6·27 대출 규제의 반사이익에도 불구하고 상업용 부동산의 침체가 단기간에 해소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상업용 부동산시장이 회복되기에는 현재 실물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은 대출 규제에서는 빠져 있지만, 주거용으로 사용할 경우에는 세법상 주택 수에 포함돼 새 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세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금리인하 기조로 상대적인 투자가치가 높아진 가운데 최근 6·27 대책으로 수도권 주택시장에 제동이 걸리며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시장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대출 규제를 피한 수익형 부동산.

▲탄현역 YJ타워= ㈜코람코자산신탁은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 132-62번지 외 1필지에 들어서는 ‘탄현역 YJ타워’를 분양한다. 연면적 약 3399㎡,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다. 1층 9호, 2~5층 각 5호, 총 29호 3면 코너형 상가로, 전면 25m 도로와 측면 8m 도로를 접하고 있는 3면 대로변 코너 입지를 갖췄다.

막히면서
시장 꿈틀

분양가는 5억원대부터 시작한다. 지상 1층은 커피전문점·김밥전문점·전문 프랜차이즈 등, 지상 2층은 전문 식당·미용실 등, 3~5층은 입시·예체능·외국어 학원, 스터디 카페 등이 권장 업종이다. 주변에 노후한 상가 건물들이 즐비해 신축 효과가 기대된다.

경의선 탄현역이 도보권에 있다. 탄현역을 통해 공덕역과 서울역에서 30~40분대로 진입할 수 있고, 제1·2자유로와 외곽순환도로를 이용하면 원거리에서도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입지는 아파트 밀집 지역 내에 위치한 항아리 상권의 형태를 띠고 있다. 항아리 상권은 일반적으로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 아파트나 기업, 관공서 등 주거 밀집 지역이나 업무 단지 등이 위치하는 상권을 말한다. 상권 범위가 주변 아파트나 도로, 주요 시설에 둘러싸여 있어 더 이상 팽창하지 않아 수요자들이 빠져나가지 않는 특징을 가진다.

상가는 아파트 단지 앞 대로변에 자리 잡고 있어 접근성이 좋고 가시성까지 확보했다. 상가 인근에 아파트가 밀집돼있고, 호곡초·중, 일산동고 등이 위치해 유동인구도 풍부하다. 3면 코너형 상가는 활용도 면에서 가치가 높다. 코너형 상가는 상업 시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접근성과 가시성이 좋아 상권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자산의 가치도 높이기 때문에 투자자와 임차인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코너형 상가의 경우 차량 통행 및 인구 유동이 모두 활발하고, 상가 앞으로 횡단보도와 버스 정류장이 위치한 경우가 많아 고객 유입도 수월하다. 외부에서도 내부 전경을 쉽게 확인할 수 있어 답답함이 없으며, 이로 인한 고객 유입 효과도 높다. 따라서 불경기에 영향을 덜 받고 시세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실물 경기
좋지 않아

배후 수요도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인접한 고양탄현 공공주택지구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 일산동 일원의 장기미집행공원부지에 공공주택과 함께 지역 주민을 위한 공원, 도서관 등 편의시설과 근린생활공간 등을 함께 조성하는 사업이다.

42만2474㎡, 약 13만평 규모의 부지로 3300가구의 공공주택이 들어설 계획이며 2025년까지 토지 보상이 마무리 될 예정이다. 계약금 10%에 중도금 30%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대신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준공 예정일은 2026년 6월 예정.

▲평촌 비바힐스= 착공에 들어가 2029년 개통 예정인 ‘인덕원-동탄역 복선전철(인동선)’ 호계사거리역 예정지 초역세권 30m 호계사거리 코너 상가인 ‘평촌 비바힐스(구 비바힐스 호계)’ 주상복합 상가와 오피스텔 등이 분양 및 임대에 들어간다. 정확한 위치는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960-1번지 외 2개 필지다.


근린생활시설 외 오피스텔, 소형 아파트(아파트형 주택)로 시공되고 있는 지하 6층, 지상 15층 규모의 주상복합으로, 지하는 모두 주차장으로 사용된다. 지상 1~3층은 근린생활시설 46실, 4층부터 11층까지는 오피스텔 72실(1.5룸, 2룸), 12층부터 15층까지는 아파트형 주택(구 도시형 생활주택) 44세대(원룸, 1.5룸, 2룸) 등 총 162개 호실로 구성된다. 주차는 125대가 가능하다.

꼬마 빌딩 전성기 시절
낙찰가율 196% 찍기도

오피스텔과 아파트형 주택(구 도시형 생활주택)은 2027년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주택 수 제외 혜택에 더해 교통과 입지, 설계, 생활 인프라까지 실거주 관점에서 균형 있게 구성돼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해당 단지는 한시적으로 주택 수에서 제외되는 특례를 적용받는 데다, 뛰어난 교통 접근성과 미래 개발 호재까지 갖춰 안양 호계동 내에서도 희소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2029년 인동선 호계사거리역(예정) 완공에 따른 초역세권의 주거와 상권이 어우러져 최고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건축물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호계사거리 코너에 입지해 상가 투자의 성공 요소인 가시성과 접근성을 두루 갖췄다.

인덕원-동탄역 복선전철은 안양시 인덕원역에서 의왕, 수원, 용인, 화성 동탄역까지 약 39㎞(38.968㎞)의 노선으로 총 18개 역이 들어설 계획이다. 노선이 지나는 지역은 인구만 도합 약 400만명(393만명, 통계청 2024년 4월 기준)에 달할 만큼 수도권 남부의 주요 지역에 해당된다. 개통되면 안양 인덕원에서 화성 동탄까지 약 30분가량 소요되는 등 수도권 남부 지역들이 한층 더 가까워지게 된다.


1번 국도, 경수대로가 지나는 길목의 사거리로 서울, 평촌 방면과 수원, 의왕, 강남, 사당, 과천, 분당 방면과 군포, 산본, 안산 방면의 교차점인 교통의 요지다. 주변에 4154세대(평촌 어바인퍼스트 아파트, 평촌 어바인퍼스트 더샵)의 아파트가 맞은편으로 안양 호계 종합시장이 있다. 또 안양국제유통단지가 자리하고 있으며, 안양 호계 종합시장 옆으로는 최근 입주한 2886세대의 평촌 센텀퍼스트 아파트가 자리하고 있다.

수익형
반사이익

올해 5월 현재 정형외과 입점이 확정됐다. 비바힐스 호계 상가 등의 납부 조건은 계약 시 계약금 10%를 납부하면 준공 시까지 더 납부할 금액은 없다. ㈜한국토지신탁이 자금 관리를, 시공은 우암건설(주)이 맡았다. 2025년 9월 준공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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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 만에 해체’ 검찰 분해 전조

‘78년 만에 해체’ 검찰 분해 전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검찰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한때 정부의 ‘칼’ 역할을 맡아 위세를 떨쳤던 검찰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면서 우리나라는 또 한 번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게 됐다. 검찰청이 완전히 폐지되기까지 유예기간은 1년. 검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펴봤다. 검찰은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그 쓰임새가 달라졌다. 개혁의 도구로 이용되기도 했고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한 적도 있다. 칼로 쓰이면서 동시에 고쳐야 할 기관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어떤 정부도 검찰의 존재 자체를 지우진 못했다. 견제 기관을 만들어 권한을 축소한 적은 있지만 ‘폐지’를 가시화한 적은 없었다는 뜻이다. 대통령 의지 당이 화답? 지난달 26일 검찰청을 폐지하고 기획재정부를 분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에 따라 검찰청은 설립 78년 만에 문을 닫게 됐다. 검찰청 업무 중 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 기소는 공소청이 맡는다.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장관, 공소청은 법무부 장관 소속으로 정해졌다. 검찰청 폐지와 중수청·공소청 설치에는 1년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지난달 30일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서 검찰청 폐지는 내년 10월로 정해졌다. 내년 10월1일에 법률안이 공포되고 이튿날인 10월2일 중수청·공소청이 설치되는 것이다. 문재인정부가 검찰의 권한을 줄이는 방향으로 검찰개혁을 본격화한 데 이어 이재명정부에서 검찰 폐지를 결정하면서 진보 정부의 숙원이 이뤄졌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정부 출범 직후부터 검찰청을 폐지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검찰의 수사‧기소 업무를 분리하고 수사권 등은 신설 기관으로 이관하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취임한 이후부터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 선거 전부터 “추석 전 처리”를 공공연하게 말해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검찰이 되도 않는 것을 기소해 무죄를 받고 나면 면책하려고 항소하고, 상고하면서 국민한테 고통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형사소송법에 ‘10명의 범인을 놓쳐도 1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면 안 된다’는 말이 있다”며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 무죄추정의 원칙(으로 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혹시 무죄거나 무혐의일 수 있으면 기소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검찰이) 마음에 안 들면 기소해서 고통을 주고 자기 편이면 죄가 명확한데도 봐주면서 기준이 다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1심이 무죄라고 했는데 (검찰이) 무조건 항소해서 유죄로 바뀌면 타당한가”라며 “검찰이 1심에서 무죄 난 사건을 항소해서 유죄로 바뀔 가능성이 얼마나 되나”라고 물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 내년 10월 폐지 확정돼 정 장관이 ‘5% 정도’라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95%는 무죄를 한 번 더 확인하기 위해서 항소심으로 생고생한다는 말”이라며 “나중엔 무죄는 났는데 집안이 망했다, 이거 윤석열 대통령이 한 말 아닌가”라고 했다. 또 “국가가 왜 이리 국민한테 잔인한가”라며 “인류 수천년 역사에서 경험으로 정한 역사가 있다. 의심스러우면 피고인 이익으로 하라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검찰청 폐지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검찰개혁을 숙원으로 여겼던 여권에선 일제히 ‘환영’의 뜻을 보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일방 독주’라고 비판했다. 실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국민의힘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퇴장하면서 민주당 주도로 표결이 진행됐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본회의 의결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대중 대통령님에게 사형을 구형했고 노무현 대통령님을 죽음으로까지 내몰았던 정권의 칼, 검찰은 이제 사라졌다”며 “역사적인 날이다. 검찰청이 78년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진행한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78년이라는 세월 사이 우린 여러 번에 걸친 개혁의 후퇴, 개혁의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며 “이제는 그 길을 다시 가지 않겠다고 하는 개혁 의지가 제대로 발현된 정부조직법”이라고 개정안을 평가했다.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재명정권이 끝내 검찰청을 없앴다. 이는 간판을 바꾼 문제가 아니라 국민을 지켜주던 마지막 사법 안전망을 무너뜨린 폭거”라며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건 사회적 약자”라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그러면서 “그 공백은 가장 약한 곳에서부터 드러난다. 아동 학대, 장애인 대상 범죄, 노인 학대 사건은 피해자가 말문을 열기 어렵고 증거는 금세 사라진다”며 “예전에는 빠진 단서를 보완하고 잘못된 수사를 되돌릴 두 번째 기회가 있었지만 이제 그 문이 닫혔다”고 비판했다. 검사들은 집단 반발 하루아침에 조직이 사라지게 된 검찰 내부는 참담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위헌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노 대행은 지난달 29일 검찰 구성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78년간 국민과 함께해 온 검찰이 충분한 논의나 대비 없이 폐지되는 현실에 총장 직무대행으로서 매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어 “헌법상 명시된 검찰을 법률로 폐지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역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들도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명백한 위헌”이라면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헌법은 89조에서 검찰총장 임명에 대해, 또한 제12조와 제16조에서는 검사의 영장 청구권에 대해 명백히 규정하고 있다”며 “이런 규정은 헌법의 삼권분립의 원칙에 따라 정부의 준사법기관인 검찰청을 둔다는 것을 명백히 한 것이므로 이를 폐지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설명했다. 검사들 사이에서도 동요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정부 1호 법안인 3대 특검법을 통해 발동한 특검에 파견된 검사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3대 특검팀에는 110명의 검사와 99명의 검찰 수사관이 파견돼있다. 김건희 특검팀에는 40명, 내란 특검팀과 채 상병 특검팀에는 각각 56명, 14명의 검사가 근무하고 있다. 김건희 특검팀과 내란 특검팀에 파견된 검사 수를 보면 웬만한 일선 검찰청 검사 정원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된 검사들이 “검찰청으로 복귀하겠다”고 요청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국무회의 의결에 대한 집단 반발로 해석된다. 위헌 주장 헌재 가나 검사들은 지난달 30일 민중기 특검에게 입장문을 제출했다. 입장문에는 정부여당의 검찰개혁 핵심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 ‘검찰의 직접 수사 금지’인데 특검에 검사들이 남는 건 모순이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여권이나 시민사회 단체 등에서는 ‘자업자득’이라는 의견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검찰이 정권의 입맛에 따라 칼을 휘두르면서 현재 상황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권력의 방향에 따라 태도를 달리하는 검찰에게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줄 수 없다는 의지가 이번 정부조직법 개정안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실제 진보 정부에서는 오랜 시간 검찰의 권한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개혁을 시도해 왔다. 본격화된 것은 문정부 때부터지만, 그 시발점은 김대중·노무현정부 때라고 봐야 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설립 등 검찰개혁의 핵심 방안들은 다 그 시기에 나왔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검찰개혁은 실패했다. 검찰의 반발이 대단했고 당시 정치권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를 진행하면서 이들의 위세도 엄청났다. 실질적인 검찰개혁이 이뤄진 건 문정부 들어서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검찰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고 국민 여론도 정부에 힘을 더했다. 문정부에서 검찰은 ‘적폐 청산’의 칼로 기능하면서 동시에 개혁 대상으로 지목됐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뤄졌고 공수처가 출범했다. 문제는 검찰개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내부 출혈이 상당했다는 점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박근혜정부에서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 이후 한직으로 좌천돼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을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으로 연이어 영전시켰다. 진보 정부의 숙원 노·문 거쳐 결말 이는 향후 문정부를 뒤흔들었던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간의 갈등, 윤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당선 등의 불씨가 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떨구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의 뒤를 이어 취임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윤 전 대통령과 정면으로 출동했다. ‘추·윤 대전’이라는 표현이 1년 내내 언론에 오르내릴 정도였다. 이 과정에서 검찰개혁은 흐지부지됐다. 법안이 급하게 처리되면서 ‘누더기’라는 지적이 잇따랐고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공수처는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정 사건에 대한 수사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등을 두고 기관끼리 갈등을 빚는 일도 일어났다. 경찰에 수사가 몰리면서 재판이 지연되는 일도 벌어졌다. 문정부의 검찰개혁을 ‘반쪽짜리’라고 평가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이후 이정부는 아예 검찰청을 없애겠다는 뜻을 품고 임기를 시작했다. 대선후보 때는 물론 윤석열정부 시기 내내 ‘사법 리스크’에 시달렸던 이 대통령은 검찰에 대판 비판적인 시각을 줄곧 드러낸 바 있다. 그리고 이 대통령의 뜻은 민주당을 거쳐 법안을 통해 실현됐다. 물론 과제는 산적해 있다. 당장 보완수사권 문제를 두고 이견이 있고 중수청과 공소청을 어떻게 운영할지 세밀하게 구상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은 보완 수사권을 존치해 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검사가 경찰의 기록만 갖고 기소 여부를 판단하면 부실 기소, 불기소 남발 등으로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게 주장의 배경이다. 또 검찰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기 위해 개혁을 진행했지만, 이 과정에서 또 다른 기관이 비대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일각에서는 이름만 다른 ‘검찰’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검찰이 정권의 칼로 기능했던 것처럼 다른 이름의 ‘칼’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걱정이다. 산적한 과제 후폭풍 남아 검찰은 꽤 오랜 시간 외줄 위에 서 있던 상황이다. 이정부가 그 줄을 끊으면서 검찰은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검찰에 대한 경고는 늘 있었고 전조도 뚜렷했다. 이제 후속조치를 두고 정치권은 물론 사회가 시끄러워질 전망이다. 검찰 해체가 가져올 후폭풍은 국민에게 언제쯤 닿을 것인가.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