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결혼 후폭풍 코요태 신지

다들 말리는데 하겠다고?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코요태 멤버 신지가 결혼을 발표한 이후, 예비 신랑 문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결혼 전부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들에 “쎄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중이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신지의 결혼을 반대하고 있다.

신지보다 7살 연하인 문원은 발라드 가수로, 두 사람은 라디오 프로그램을 계기로 인연을 맺었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MBC 표준FM <이윤석·신지의 싱글벙글쇼> DJ로 활동하던 신지는 당시 게스트로 출연한 문원과 자연스럽게 연락을 이어가다가 연인 사이로 발전했고, 최근 결혼을 발표하며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돌싱남
고백 후…

지난달 23일 신지 소속사는 “신지가 가수 문원과 내년 상반기 결혼할 예정”이라며 결혼 소식을 알렸다. 신지의 결혼 소식에 누리꾼들은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지난 2일 신지의 유튜브 채널 ‘어떠신지?!?’를 통해 ‘우리 신지를 누가 데려간다고?’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되면서 여론은 180도 달라졌다.

신지는 코요태 멤버 김종민, 빽가와 함께 예비신랑 문원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영상에는 신지와 예비신랑 문원이 김종민과 빽가를 찾아가 상견례 겸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담겼다. 신지는 문원과의 결혼을 알리며 “내년 상반기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상견례 분위기는 화기애애 한 듯 보였지만, 영상 속에서 문원이 보여준 태도에 ‘무례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논란의 불씨가 된 것은 신지를 향한 문원의 발언이었다. 그는 영상에서 “사실 지선이(신지)가 이렇게 유명한 사람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상 시청자들은 “어떻게 코요태 신지를 모를 수 있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특히 문원이 신지보다 일곱 살 연하인 37세라는 점에서, “코요태를 모를 세대가 아니다”라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누리꾼은 “상대방의 사회적 지위나 명성을 뒤늦게 인식한 것처럼 얘기하며 순수한 척 포장한다”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어 문원은 “제가 의상 같은 걸 잘 못 입어서 항상 골라준다”고 말문을 열었고, 신지는 “옷 좀 골라 놓고 자라고 했다. 아침에 정신없을 수 있으니까. ‘나 입을 거 생각해 놓은 거 있어’ 이러더라”며 “입고 나왔는데 트레이닝 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나왔더라”며 황당해했다.

그의 말에 문원은 “예쁜 트레이닝 바지였다”고 해명했고, 신지는 “어쨌거나 멤버들한테 중요한 얘기를 하러 가는데 그렇게 입고 간다고? 갈아 입고 온다더라”며 신지의 확인을 받아 차려 입고 온 것임을 털어놨다. 이에 상견례 자리에 문원이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등장하려 했다는 점에서 “예의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문원은 영상에서 돌싱남임을 고백했다. 신지가 먼저 “제대로 소개하는 자리니까 꼭 알아야 할 이야기가 있다”며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 문원은 조심스럽게 “사실 결혼을 한번 했었고, 사랑스러운 딸이 하나 있다. 전 부인이 키우고 있지만 소통하며 아이를 위해 신경 쓰고 있다”고 고백했다.

문원이 딸이 있는 돌싱남임을 밝히자, 빽가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를 떠나는 모습이 담겼다. 신지도 빽가의 반응에 “혹시 화가 난 걸까”라고 걱정했지만, 문원은 “처음에는 몰랐지만 관계가 깊어지면서 솔직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네가 좋으니까 포용할 수 있다’는 말이 힘이 됐다”고 전했다.

학폭? 괴롭힘? 양다리? 사기?
예비신랑에 쏟아지는 의혹들


김종민도 처음에는 놀란 표정이었지만 두 사람의 말을 듣고는 “이제 알았으니 중요한 건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빽가도 다시 자리로 돌아와 “둘이 좋고 사랑하면 내 영역은 아니다”라며 그들을 응원하며 상황을 마무리했다.

해당 장면은 유튜브 댓글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 영상에서 가장 솔직한 반응”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영상 속에서 문원이 신지를 부르는 호칭 또한 논란이 됐다. 문원은 신지를 ‘지선이’ 또는 ‘이 사람’이라고 불렀는데 전 아내를 지칭할 때는 ‘그분’이라며 존칭을 사용했고 이 때문에 신지에 대한 존중이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일종의 ‘상견례’를 콘텐츠로 촬영된 이 영상은 업로드 직후 큰 관심을 받으며, 하루 만에 2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영상 공개 직후 신지의 유튜브 댓글 창에는 “결혼을 다시 생각해보라”는 걱정과 만류가 쏟아졌고, 하루 만에 댓글 수는 4만여건을 넘기며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문원이 이혼 경력과 자녀가 있다는 사실을 교제 초기 단계에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이 크게 논란이 되며 도마 위에 올랐다.

원은 영상에서 “관계가 깊어지면서 말하게 됐다”고 설명했지만, 이 역시 시청자들의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중요한 사실은 교제 초기에 밝혔어야 한다” “상대방에게 선택권을 줄 기회를 박탈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영상 편집 방식을 두고도 일부 시청자들은 영상 후반부에 삽입된 자동차 브레이크 효과음과 화면 전환 연출이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경고 신호를 보낸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신지와 문원의 상견례 영상이 공개된 직후, 법률 유튜버이자 현직 변호사인 이지훈 변호사는 ‘신지의 결혼을 반대하는 4가지 이유’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유튜브 채널 ‘아는변호사’에 영상을 올려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우려를 표했다.

구독자 수 약 47만명을 보유한 이 변호사는 “신지가 제 여동생이었다면 이 결혼은 반대했을 것”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영상에서 이 변호사는 문원이 신지의 인지도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말한 점을 가장 먼저 문제 삼았다. 실제 상견례 영상에서 문원은 “지선이가 이렇게 유명한 사람인지 몰랐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이를 두고 “37살이면 신지를 모를 나이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발언은 곧 ‘이렇게 부자인 줄 몰랐다’는 의미와 다르지 않다. 상대방에 대한 관심도 이해도 부족한 사람이라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파묘되는
과거사

두 번째로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문원이 ‘아이가 딸린 이혼남’이라는 사실을 신지에게 초기에 밝히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문원은 연애 중반이 지나고 나서야 해당 사실을 털어놨다고 알려졌는데,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이혼은 흠이 아니다. 하지만 거짓말은 흠”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수많은 이혼 상담 사례를 예로 들며 “이런 방식으로 관계가 시작되면 대부분 신뢰의 균열로 이어져 결혼 후 갈등이 발생하고 결국 이혼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문원의 ‘책임감’에 대한 신지의 평가에도 의문을 품었다. “책임감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이 변호사는 “문원이 실제로 자녀 양육비를 얼마나 보내고 있는지, 아이와 면접교섭은 하고 있는지 등의 구체적인 행동이 뒷받침돼야만 책임 있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혼은 감정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며, 경제력 등 준비가 전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제기한 또 하나의 문제는 ‘나이 차’였다. 이 변호사는 신지와 문원 사이의 7세 차이에 주목하며 “우리 사회는 연상인 쪽이 감당해야 할 책임이 많은 구조다. 결국 신지가 짊어져야 할 희생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이 관계에서 주도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냉정하게 봐야 한다. 신지가 감정을 앞세우는 사이, 감당해야 할 현실은 점점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원이 이혼한 전처와 아이를 위해 여전히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신지는 이 상황을 묵묵히 감내해야 할 것”이라며 “나는 이런 상황, 못 견딘다. 아무리 사랑해도 그게 감당이 될까 싶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이 변호사는 결혼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를 가정하며 신지에게 반드시 ‘부부재산약정’을 체결하라고 권고했다. 그는 “결혼 전 보유한 재산은 특유재산으로 명확히 구분하고, 결혼 후 재산분할 대상이 되지 않도록 문서로 남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양육비 및 면접교섭권과 관련된 문제 역시 사전에 문원과 확실히 합의해두어야 한다”며 “신지의 돈으로 양육비를 부담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결혼은 헛똑똑이처럼 하면 안 된다. 신지를 아끼는 마음에서 드리는 조언”이라며 “신중하게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부동산
얼굴마담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유튜브 등에는 문원을 둘러싼 사생활 폭로성 주장들이 잇따라 게시됐다. 한 누리꾼은 자신이 문원의 군 복무 시절 후임이라고 주장하며 “군 생활이 너무 힘들었다”는 글을 남겼고, 한 누리꾼은 “전처 지인인데, 이혼 사건 기록 한번 열람해 달라고 하세요. 정말 깜짝 놀랄 겁니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 외에도 문원이 과거 부동산 중개사무소에서 공인중개사 자격증 없이 영업에 관여했다는 의혹, 이름을 여러 차례 바꿨다는 주장, 그리고 전 부인과의 결혼이 혼전 임신으로 인한 급작스러운 결정이었다는 주장까지 등장하며 논란이 확산됐다.

의혹들이 퍼지자 문원은 지난 3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려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결혼 소식 이후 많은 논란을 접하게 됐고, 기억을 되짚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무명 시절 생계를 위해 지인의 권유로 부동산 업무를 시작한 것은 사실이나, 자격증 없이 중개 업무에 관여한 점은 명백한 불찰”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공인중개사 자격이 없었지만, 중개 계약 등 실질적인 업무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며 불법 중개 행위에 대한 의혹은 부인했다.

군 복무 시절 후임을 괴롭혔다는 주장과 학창 시절 학교폭력 가해자였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당시 관계자들의 증언이나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해 공개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름을 여러 차례 바꿨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본명은 박상문이며, 과거 활동명으로 ‘기련’ ‘문원’을 사용했을 뿐 법적 개명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전 부인과의 결혼은 혼전임신으로 결정된 것이 맞지만, 양다리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문원이 직접 입장을 밝힌 이후, 신지의 소속사도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제이지스타는 지난 8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사실관계를 정리했다.

소속사는 “최근 문원씨를 둘러싼 태도 논란 및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가볍게 여기지 않고 있다”며 “문원씨는 당사와의 대화 자리에서 여러분들이 지적해 주신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뜻을 다시 한번 전해왔다”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 업무 논란에 대해서는 “문원이 과거 공인중개사무소에서 근무한 것은 사실이나, 당시 중개보조원으로 등록돼있었으며 직무교육 수료증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중개사무소는 문원이 계약서에 서명하거나 중개 업무에 직접 관여하는 것을 금지했고, 문원은 안내·광고 등의 보조 업무에만 관여했다”고 밝혔다.

“일부 맞고 대부분 아니다”
해명에도 대중 반응 싸늘

학교폭력 및 군대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해서도 소속사는 “당사에서 동창생 및 군 복무 시절 관계자들과 직접 연락해 확인한 결과,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문원과 전 부인의 협의 이혼서도 직접 확인했으며, 양다리 등의 불미스러운 사유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소속사는 문원이 상견례 영상에서 보여준 태도와 언행과 관련해 “신지와 코요태 멤버들을 향한 예의 없는 언행, 전반적인 미숙한 태도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본인도 해당 장면을 다시 보고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지 역시 이번 논란으로 큰 심적 부담을 느꼈지만, 예비 배우자와의 관계에 대해 확고한 입장이며, 결혼 준비는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지는 예비 남편과 관련한 모든 소문을 부인하며 입장을 밝혔다. 신지는 지난 8일 자신의 SNS에 “최근 제 결혼 소식으로 여러분들께 피로감을 드린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한편으로는 제가 여러분에게 크나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돼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이렇게 이야기를 드리기까지 여러 의혹에 대한 사실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필요해 제 입장 공개가 오래 걸린 점 죄송하다. 여러분의 걱정 어린 의견과 의혹을 소속사와 함께 모두 확인했으며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다음 날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 ‘빽신의 소신발언’ 코너에서도 문원과의 결혼 발표 후 일고 있는 논란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이날 신지는 “일단 너무 많은 분께서 염려해 주시고 우려해 주셨다”며 “내가 이렇게 많은 분께 사랑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며 살았던 기간이 길었던 것 같다. 이번에 일련의 일들을 겪으며 ‘27년 동안 많은 분께 사랑을 받고 있었구나’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 더 책임감 있게 멤버들과 즐거운 모습 많이 보여드리면서 살아야겠구나, 어떤 일들에 있어서 꼭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했고, 많은 분께 피로감을 드린 것 같아 죄송했다”고 밝혔다.

신지의 이야기를 들은 박명수는 “나는 신지를 믿고 신지의 선택이기 때문에 존중한다. 그러나 많은 분이 걱정스러워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바란다, 잘못된 생각이었구나, 그런 모습 보여드리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신지는 “나도 염려와 우려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이 출연한 빽가도 당시 속내를 털어놨다. 이번 논란에 대해 “솔직히 이번에 옆에서 지켜보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며 “저희는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축복을 받아야 할 일인데 조금 다르게 생각하시는 게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결혼하나

박명수가 “(유튜브 영상에서) 화장실 가고 그러시던데”라며 언급하자 빽가는 당황하며 “베스트 댓글에 ‘형은 화장실 갈 때가 제일 멋있었다’더라”고 말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결혼을 앞두고 불거진 의혹들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신지와 문원의 해명에도, 일부 누리꾼들은 “신지가 제2의 낸시랭이 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했다. 두 사람은 지난달 웨딩 촬영을 마쳤으며, 내년 상반기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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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2차 계엄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교감과 이날, 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상황을 재구성해 왔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계엄 논의 여부는 여전히 의혹에 그치고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무엇을 위한 법률을 검토했는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가 회동 정조준 특검팀은 지금까지 12·3 내란이 어떻게 준비됐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북풍 공작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국군정보·방첩사령부의 움직임 등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내란 이후의 상황을 수사하기 시작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장관은 내란 당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계획을 가장 먼저 들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후 법무부로 돌아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계엄 이후에는 정치인 등 수용을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그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면서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이 통화한 인물은 임세진 전 검찰과장, 배상업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이다. 임 전 과장은 박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치고 검사·수사관 인사를 담당하는 실무진 2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 전 본부장은 출국금지·출입국 관련 담당자들에게 연락했다. 신 전 본부장은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연락을 취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음 날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은 퇴직 검사 모임인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탄핵 당시 가장 많이 연락한 인물이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2차 계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 전 수석에게 포고령에 문제가 있으며 국회가 의결했으니 국무회의를 신속히 소집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전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김주현 곧바로 2차 계엄 법률 검토? 용산 CCTV 속 최측근들 메모 후 문건 만지작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 검사를 파견하라고 검찰국에 지시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 지시 등을 추진했다고 판단한다. 조사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제가 한 일에 대해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검법의 위헌성에 대해 지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 특검법에도 시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특검에)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모든 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지’ 묻자 “나는 항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5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구치소장 연락 지시’ 관련 질문에는 “질문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용 지시가 계엄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체포·구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때의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 용지에 직접 내용을 메모하고 특정 문건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검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한 사실 없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 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 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건 지난 7월 초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계엄 관련 법률 검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을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 한정화 전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모임 성격을 ▲비상계엄 선포 절차 사후 보완 ▲대통령 탄핵 대비 법적 대응 논리 개발 자리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관련자 진술의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 등은 안가 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며 “박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증거 이미 폐기했다? 특검팀은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성했던 수사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대한 의혹 등 정리 보고’다. 수사보고서에는 “12·4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난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로 찾아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 ‘내가 다시 계엄을 할 테니 그때는 철저히 준비해서 국회부터 장악하라’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적혔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2차 발령을 준비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 김용현 장관과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 내 별도의 방에 들어갔다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답한 바 있으나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나 박 총장이 답변한 날인 12월5일은 윤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박 전 총장에 대해 조사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사 보도 등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한 의혹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군 복수 부대에 지휘관 휴가 통제 지침이 내려졌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혹과 계엄 둘째 날 지방 공수여단의 서울 진입 계획이 있었다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언론사 인터뷰 등이 그 근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들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라고 동일한 명령을 내렸지만, 지시가 이행되지 않아 2차 계엄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월4일 새벽 중요…검도 “수사 필요” 인정 자료 이미 사라졌나…용산 PC 전부 포맷 확인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이탈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김 장관에게 위와 같은 발언(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와 더불어 ‘추가 계엄 선포’와 관련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관련 내용 수사 필요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2차 계엄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게 계엄 이후의 상황을 따져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은 불법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튿날 새벽에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머물 때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 윤 전 대통령, 박 전 총장,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도 통화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58분쯤 정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정부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정부의 신속한 계엄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대통령실 윗선이 계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특검은 지난 4월 대통령실 컴퓨터(PC) 전체 초기화 계획이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실행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별도 전담팀을 꾸려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실장을 상대로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대통령실 상황,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팀은 박 전 총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불법 포고령을 발령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총장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합참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