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이?’ 대형 산불 음모론

일부러 불 질렀다고?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전국적인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온라인 커뮤티니티 등에서는 음모론이 난무하고 있다. 정부가 산불의 원인을 밝혀냈지만, 여전히 음모론은 식지 않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 삶의 터전을 잃은 피해민들은 분노를 내비치고 있다.

전국의 대형 산불이 닷새 넘게 이어지면서 산림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화마의식’ ‘간첩설’ 등이 퍼지며 누군가 일부러 불을 지르고 있다는 음모론이 나오고 있다.

무차별 유포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산불피해 현황에 따르면, 전국 5곳의 산불로 1만4694헥타르(ha)의 산림이 불에 타거나 피해를 입었다(지난 25일 오전 9시 기준). 이는 윤중로 제방 안쪽으로 290ha인 여의도의 50배 크기의 규모이자 0.7ha인 국제규격 축구장 2만여개에 달하는 면적이다.

경북 의성서 가장 넓은 1만2565ha의 피해가 발생했고, 경남 산청 하동 1557ha, 울산 울주 435ha, 경남 김해 97ha, 불이 진화된 충북 옥천서도 39ha의 산림 피해가 났다.

김해와 옥천 산불은 진화됐으나 의성 산불은 진화율이 55%에 그치고 있다. 산청 하동 산불은 88% 진화율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심각 및 경계 단계 발령, 국가소방동원령 발령 등으로 가용할 수 있는 진압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했다.


이런 상황에 각종 SNS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산불과 관련한 무차별적인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과 산불을 연관 짓는 글들은 수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이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미국정치갤러리’에는 지난 22일 “지금 전국 동시다발 산불 절대로 정상 아님”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은 300개가 넘는 추천을 받았다.

해당 게시글은 “갑자기 하루 만에 산불이 이렇게 증가하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며 “이건 누가 일부러 불을 질렀다고 할 수밖에 없음. 며칠 전 청주공항으로 50명 정도 짱깨(중국인 비하 용어)가 들어와서 단체로 버스 대절해서 숙소 이동을 했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그 XX들이 지령받고 불 지른 게 매우 높은 확률로 의심된다”면서 중국인들이 산불을 냈다고 주장했다.

또 “윤카(윤석열 각하 줄임말) 계엄 이후 무안공항 사고도 그렇고 상식적으로 설명이 안 되고 이례적인 사고들이 갑자기 막 일어난다”며 “주작(조작)을 해도 적당히 해야 그런가 보다 하면서 속는 거지, 어떻게든 나라를 흔들어보겠다고 이것들이 선 넘네”라고 이번 산불과 윤석열의 계엄 선포, 제주항공 참사를 엮어 ‘외부 세력이 나라를 흔들고 있다’는 음모론을 내세웠다.

북한 지령설에 화마 의식까지
하다 하다 참사도 정쟁에 사용?

마찬가지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인 디시인사이드의 ‘국민의힘갤러리’에도 이번 산불이 간첩 소행이라는 글이 실렸다. 지난 23일 해당 커뮤니티에는 “현재 전국 연쇄 산불은 간첩소행이다. 이거 화력 요청함”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 게시글은 400개가 넘는 추천을 받았다.

해당 게시글은 “이런데도 간첩법 개정을 막는 민주당은 진짜 간첩 정당”이라며 “총력전으로 공격해서 이참에 반중 정서 심어주고 국내 거주 중국인 간첩, 북한 간첩, 민주당 간첩, 민노총 간첩들 싹 다 발본색원해 처단해야 한다. 윤카 복귀하려니까 진짜 별짓을 다 하네”라며 아무 근거 없이 산불을 중국과 북한의 간첩이 저지르고 있다는 망상에 가까운 주장을 했다.


이후 국민의힘 갤러리에 지난 26일 올라온 “산불 음모론이 아닌 이유”라는 제목의 게시글에서는 “오늘 레거시 미디어서 중국인이 산불 방화하는 건 극우세력의 음모론이라고 동시 발작”이라며 “근데 이미 한 달 전에 울산대 다니는 중국인 유학생이 4차례나 방화하고 다니다 검거당함. 이래도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음모론 타령할래?”라고 했다.

그러나 정작 이번 산불이 중국인이나 간첩에 의한 것이라는 근거는 내놓지 못했다.

이어 “부정선거 때도 언론서 극우 음모론 몰이하니깐 웰빙마냥 겁먹어서 부정선거 파헤치지도 못하고 투표권 주권 눈앞에서 화짱조(화교, 짱깨, 조선족 등 중국인 비하 용어) 빨갱이들한테 빼앗기다가 대통령이 계몽령으로 이런 일에는 반국가 세력이 있다는 거 겨우 일깨워준 거 벌써 잊었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윤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이번 산불이 일종의 ‘무속’ 의식을 하다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음모론이 나왔다.

구독자 2만3800여명을 보유한 한 진보 성향 유튜버는 지난 23일 ‘김건희, 산불로 호마의식’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고 “김건희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과 자신의 나쁜 흐름을 바꾸려 무속적 의식을 실행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호마의식은 불을 활용한 밀교 의식을 가리킨다. 해당 영상은 24일 오후 1시 45분 기준 8만8000회 조회된 상태다.

“모두 유언비어에 가까워”
10년간 한 해 평균 546건

SNS X(엑스, 구 트위터) 등에서도 근거 없는 음모론이 등장했다. 윤 대통령의 사주상 ‘불이 있으면 크게 된다’며 의도적으로 산불을 냈다는 등 주장이다. 한 누리꾼은 지난 2022년 경북 울진, 강원 삼척서 발생했던 산불을 언급하며 “무당이 산에서 몰래 굿하다가 불낸 게 아닌가 의심 중”이라고 썼다.

이 외에도 ‘산불 발화 당시 보라색 불꽃이 일었다. 보라색 불꽃은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없어 화학적 테러가 의심된다’ ‘외지인이 와서 불을 지르고 도망가는 것을 목격했다’ 등의 음모론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유언비어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화재 원인은 소방 당국이 조사 중이지만 실화에 의한 화재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1일 경남 산청군 시천면 야산서 발생한 불은 인근서 농장을 운영 중인 A씨가 사용하던 예초기서 튄 불꽃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2일 경북 의성서 발생한 산불은 성묘객이 묘지를 정리하던 중에 났고, 같은 달 24일 통영 야산 산불은 부모 묘소를 찾아 제사를 지내던 60대가 초를 피우다가 넘어져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단기간에 많은 불이 난 것은 맞지만,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이례적인 일은 아니란 분석도 제기된다. 2002년 4월5일 식목일엔 하루 동안 63건의 산불이 발생한 바 있다. 통계적으로 건조하고 강한 바람이 부는 3·4월에 산불이 많이 나기도 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24년 사이 최근 10년간 한 해 평균 546건의 산불이 발생했고, 이 가운데 46%(251건)가 3·4월에 집중됐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이미 산불 원인이 대략 나오고 있지 않냐. 누군 성묘하다가 그랬다고 하고, 누군 예초기 사용하다 그랬다고 한다”며 “예년에도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난 적은 꽤 많았다. 연례행사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법적 조치”

대통령실은 지난 24일 “전국민적 재난인 산불을 ‘호마의식’ 등 음모론의 소재로 악용한 일부 유튜버의 행태에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명백한 허위 주장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고 법적 조치 검토 등 강력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산불은 국가적 재난으로 온 국민이 합심해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서 음모론을 유포하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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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아이유,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