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신도시 살아볼까

올가을 분양시장의 미니 신도시 내 ‘도시개발사업’ 신규 분양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도시개발사업은 도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2000년 도입된 제도로, 신도시나 택지지구와 비교하면 규모는 작지만 설계 단계부터 주거와 문화, 상업, 녹지 등을 체계적으로 구성해 신도시급의 우수한 주거환경이 갖춰지는 것이 특징이다.

도시개발사업은 신도시 수준의 주거환경이 갖춰지는 곳으로 인식된다. 여기에 신도시와 비교하면 규제가 덜하다는 장점도 있다. 청약, 분양권 전매 등의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수요자들의 진입장벽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규모 부지를 개발하는 만큼 브랜드 건설사의 참여가 필수적으로 이뤄지는 편이어서 브랜드 단지가 공급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진입 장벽 
낮다 평가

체계적인 개발과 재개발 재건축 단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면 설계가 우수하다는 장점 때문에 도시개발사업으로 공급되는 아파트가 지역 내 대장주로 떠오르고 있다. 2000년 7월 도입된 도시개발사업은 대개 민간 주도지만 사업 단계마다 지자체 인허가를 받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개발되는 게 특징이다.

대부분 도시개발사업 면적이 크고 땅 모양이 반듯한 편이어서 차별화된 실내 평면을 구성하는 데 유리한 것도 도시개발사업으로 공급되는 아파트의 장점으로 꼽힌다.

이런 장점 때문에 도시개발사업으로 입주한 아파트가 해당 지역 집값을 이끌기도 한다. 개발이 완료된 이후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주거지인 미니신도시로 거듭나며 억대 프리미엄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서울시 강서구에 위치한 마곡지구가 있다. 허허벌판이던 이곳은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서울의 신흥 주거지로 떠오르면서 수요 유입이 계속돼 집값이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마곡지구 내 ‘마곡13단지 힐스테이트마스터’ 전용 84㎡는 지난 8월 15억원에 거래되며, 1년 새 약 3억원가량이 올랐다.

분양시장에서는 실거주와 프리미엄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흥행이 계속되고 있다. 5월 충남 아산시 아산탕정지구 도시개발에 공급된 ‘더샵 탕정인피니티시티 2차’는 1만9000여명의 청약 속에서 평균 31.43대 1의 1순위 경쟁률을 기록했다. 8월 대전시에서 공급된 도안 2-5지구 도시개발사업인 ‘도안 푸르지오 디아델’은 1만2000여명의 청약 속에서 평균 30.8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도시개발사업은 다양한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설계해 조성되는 만큼 타 사업보다 미래가치가 높고, 도시정비사업보다 상품성도 우수하다”며 “수도권 아파트 분양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는 만큼 주요 도시개발사업 단지를 통해 내 집 마련을 노려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가을 분양 ‘도시개발사업’ 눈길
규모 작지만 설계부터 체계적 구성

이어 “특히 신도시 등과 비교하면 전매제한 등의 청약 규제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장점도 있어 분양시장 내 인기는 더욱 커지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올가을 분양 중이거나 예정인 주요 도시개발사업 내 단지.

▲힐스테이트 용인 역삼= 용인시청역 주변 용인 역삼지구는 주거 중심 도시화가 계획돼있는 도시개발지구다. 아파트 분양 등 개발이 이뤄지는 이곳에 현대건설 시공 예정인 ‘힐스테이트 용인 역삼’이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조합원을 모집한다.


지하 4층 지상 38층 5개 동 규모다. 1차 모집에 전용 84m² 540세대를 먼저 모집한다. 84m² 공급타입은 84A·84B·84C로 나뉜다. 전 세대 남동향, 남서향 등 남향 위주 배치로 대부분 채광과 환기에 유리하다. 4베이 판상형 84A 타입은 알파룸을 포함한 4룸 형태의 구조로 공간 효율성과 개방감을 살렸다. 남쪽으로 펼쳐진 넓은 숲이 단지를 감싸고 있어서 ‘숲세권 아파트’라는 점도 아파트 가치를 높이고 있다.

수억대 
프리미엄

역삼개발지구는 문화 복지 행정 타운으로서 주변에 상업 업무시설과 더불어 5000여세대 주거단지를 형성해 다양한 생활인프라를 갖춘 뉴타운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인접 역북지구와 기입주 아파트를 포함, 약 1만4800가구 주거밸트가 형성된다.

또 용인 남사 이동 첨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단(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예정)과 관내 반도체특화단지 등의 배후주거도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도보 8분 거리 용인시청역의 에버라인과 삼가대촌고속화우회도로,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등 광역교통망이 형성돼있다. GTX-A 용인역과는 차량 15분 거리다. 단지 앞에 초고교를 신설 예정이고, 삼가초는 도보권에 있다. 용신중, 초당중, 용인고, 초당고 등이 인접해 있다. 용인중앙도서관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지구 내 중심상가에는 대형마트인 롯데마트가 입점 예정으로 도보 이용이 가능하다.

▲광명 유승한내들 라포레= 경기 광명시 구름산지구 도시개발지구 내 ‘광명 유승한내들 라포레’가 분양한다. 광명시의 숙원사업인 구름산지구의 첫 민간분양 아파트로, 총 444가구 규모다. 타입별 가구수는 83㎡A 201가구, 83㎡B 135가구, 83㎡C 24가구, 93㎡ 84가구다.

광명에서는 보기 드문 전 가구 중대형 구성과 전 가구 4베이 평면설계를 적용한다. 실제 광명시는 최근 분양단지 대부분이 도심권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다 보니, 국평급(83~84㎡)을 포함한 중대형 아파트의 공급이 희소한 지역으로 통한다.

희소성 높은 상품성과 함께 뛰어난 정주 여건도 돋보인다. 우선 도보권에는 서면초, 안서중이 자리해 어린 자녀들의 안심통학권을 확보하고 있다. 명문고인 소하고와 하안동 학원가도 가까워 우수한 교육 여건을 자랑한다. KTX 광명역이 인접하고, 수도권 지하철 1호선과 7호선의 이용이 편리하다.

주변으로는 소하IC, 제2경인고속도로, 강남순환고속도로 등이 위치해 촘촘한 도로교통망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강남권을 20분대로 이동이 가능하다.

구름산지구 내에서도 광명역세권과 가까운 입지로 이케아, 롯데몰, 코스트코, 이마트, 중앙대 광명병원 등 광명역세권 일대의 풍부한 생활인프라를 모두 공유할 수 있다. 주변에는 여의도공원 면적(약 23만㎡)의 약 3배 규모인 구름산 도시자연공원(약 67만㎡)이 위치해 도심 속 힐링 라이프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래미안 송도역 센트리폴= 삼성물산은 인천시 연수구 송도역세권 도시개발사업지구의 ‘래미안 송도역 센트리폴’을 분양한다. 3개 블록 총 2549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송도 역세권 도시개발사업 부지에 공급되는 첫 번째 대규모 아파트다. 계약금 5%,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 발코니 확장 기본 제공 등을 통해 초기 비용 부담을 줄였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 기조서 중도금 이자 후불제를 적용한 만큼 계약자들의 자금 부담이 낮다.

최고 40층 높이 아파트 19개동, 2549세대 규모의 대단지다. 먼저 3블록 1024세대(전용면적 59~101㎡)를 분양할 예정. 전용면적별로는 59㎡ 108세대, 71㎡ 378세대, 84㎡ 497세대, 95㎡ 2세대, 101㎡ 39세대로 구성된다. 남향 위주의 설계를 도입했으며, 100% 일반분양분으로 저층부터 39층까지 수요자들에게 넓은 선택의 폭을 선사할 예정이다. 일반분양가는 3.3㎡당 평균 2100만원으로, 전용면적 84㎡ 기준 6억7000만~7억2000만원 정도로 책정됐다.


우수한 
상품성

인천발 KTX와 월곶판교선 교통 호재로 미래가치가 기대되는 송도역세권구역 도시개발사업지 내 첫 번째 공급 단지다. 현재 수인분당선 송도역에는 인천서 부산, 인천서 목포를 잇는 인천발 KTX가 개통될 예정이다. 여기에 판교까지 환승 없이 이동할 수 있는 월곶판교선도 개통이 예정돼있다.

단지 바로 앞에는 초등학교가 신설될 예정이다. 단지 내 상업 시설에는 육아돌봄서비스 째깍섬을 비롯해 영재교육센터 등으로 유명한 크레버스(CREVERSE)와 협약을 체결해 유아·영어·수학 교육 등을 위한 명품 학원이 조성된다. 도보권 내에는 옥련여고가 있으며, 지역 내 명문학군으로 꼽히는 송도고도 인접해 있다.

▲더샵 탕정인피니티시티 3차= 포스코이앤씨는 아산시 아산탕정지구 도시개발지구서 ‘더샵 탕정인피니티시티 3차’를 분양한다. 아산탕정지구 도시개발구역 2블록에 위치하며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9개 동, 총 1163가구 규모다. 이 중 975가구가 일반분양된다. 타입별로는 70㎡A 572가구, 70㎡B 186가구, 70㎡C 121가구, 84㎡A 112가구, 84㎡B 86가구, 84㎡C 86가구 등 중·소형 평형으로 구성된다.

건폐율은 13.29%로, 넓은 동 간 거리와 함께 다양한 조경 공간을 구성할 예정이다. 내부 설계로는 전 가구 4베이 판상형 맞통풍 구조로 채광과 통풍을 극대화했다. 바람길 등을 고려한 넓은 통경축 확보, 남동, 남서향 위주 단지 배치로 남측에 위치한 매곡천과 곡교천 조망(일부 세대)이 가능하다. 

가구당 1.30대(아파트 1516대)의 넉넉한 주차공간도 확보했다. 세균 번식을 억제하고, 세대 내 양질의 공기를 공급하는 ‘항균 황토덕트’가 적용된다. 승강기 내부에는 미세한 바이러스 및 세균을 제거하는 UV-C LED 살균 조명이 설치된다. 입주민들의 주거 편의성을 위한 스마트홈 서비스 ‘아이큐텍(AiQ TECH)’으로 조명, 난방, 가스 차단 및 환기 등을 외부서도 제어할 수 있다.


아산탕정지구 도시개발구역에는 갈산리, 매곡리 일원 53만6900여㎡ 부지에 더샵 브랜드 3개 단지를 포함한 4300여가구 규모의 주거지가 조성된다. 학교, 녹지, 공공청사 등 입주민들을 위한 도시기반시설들이 건립될 예정이다. 

재개발·재건축에 비해 
상대적 평면 설계 우수

지하철 1호선 탕정역 이용이 편리하며, 인근 천안아산역의 KTX, SRT 등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 이순신대로와 당진~청주고속도로(아산~천안 구간 2023년 9월 개통)도 인접해 있다. 지난 1월 발표된 GTX-C 연장 구간 계획에 아산시가 포함되면서 이로 인한 미래가치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탕정8초교(2027년 3월 개교 예정, 가칭)와 조건부 승인된 탕정4중학교(가칭)가 가까이 있다. 탕정역 일대 학원가도 접근이 수월하다. 모다아울렛, CGV, 갤러리아 백화점,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여러 편의시설을 이용하기 편리하다. 인근 곡교천, 도시개발구역 내 근린공원(예정), 용곡공원, 지산공원 등도 가깝다.

▲성성자이 레이크파크= GS건설은 천안시 성성8지구 도시개발을 통해 ‘성성자이 레이크파크’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39층, 8개동 총 1104가구의 대단지로 조성된다. 전 가구는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84㎡로 구성된다. 타입별 가구수는 84㎡A 457가구, 84㎡B 325가구, 84㎡C 322가구다.

세대 내부 설계로는 타입별 알파룸, 현관 및 복도 팬트리, 대형 드레스룸 등 수납공간을 적용해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특히 전용 84㎡B타입의 경우는 3면 발코니 설계로 서비스 면적을 극대화해 공간 활용도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남향 위주의 단지 배치와 낮은 건폐율, 넓은 동간 거리를 적용해 채광 및 통풍,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전체 동에는 필로티 구조 설계가 도입돼 사생활 보호와 안정성을 강화한 점도 눈에 띈다.

총 52만8140㎡ 규모(약 16만평)의 성성호수공원이 인접한 위치다. 추가로 어린이 공원(계획)도 예정돼있다. 단지 앞에는 초등학교(계획)와 호수고등학교(계획), 가람중학교(계획)도 개교 예정이다. 여기에 대기업 천안사업장 및 천안공장이 밀집한 천안 2·3·4일반산업단지, 천안유통단지 등 다수의 산업단지와 가까워 직주근접성도 뛰어나다.

번영로, 삼성대로를 통해 천안 주요 도심 접근성이 우수하다. 1번국도 및 천안IC, 경부고속도로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이마트 천안서북점, 코스트코 천안점 등의 대형마트가 근거리에 있다.

성성8지구는 대규모 신흥주거타운을 형성하고 있는 천안 ‘성성호수공원’ 일대에 위치한 도시개발사업이다. 천안 성성호수공원 주변은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성성지구를 비롯해 부대지구, 업성지구, 부성지구 등의 다양한 도시개발사업이 곳곳에 계획된 상태다. 이들 사업이 모두 마무리되면, 일대는 향후 약 2만가구 이상의 규모로 신흥 주거지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천안아산역자이 퍼스트시티= GS건설은 아산시 아산신도시센트럴시티 도시개발에서 ‘천안아산역자이 퍼스트시티’도 분양한다. 구역 내 3개 블록 총 3673가구 대단지며, A1블록 797가구(전용면적 59·84·125㎡)부터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중심에 자리
입지적 장점

도시개발로 조성되는 만큼 체계적 인프라 역시 시선을 끈다. 단지 인근에 유치원 예정부지, 초등학교 예정 부지가 있다. 천안아산역서 KTX·SRT를 이용할 수 있고, 광역복합환승센터(계획)가 들어서면 교통 편의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경부고속도로, 당진-청주고속도로(일부구간 개통) 이용도 용이하다. 삼성로를 따라 삼성 아산디스플레이시티1·2(예정)로 편리하게 출퇴근할 수 있다. 나노시티 온양캠퍼스, SDI 천안사업장, 탕정·천안 내 일반산업단지 등으로 출퇴근도 용이하다.

서쪽으로는 대규모 도시개발구역인 아산탕정2(예정) 개발이 예정된 만큼 신불당과 아산탕정2(예정)를 잇는 중심에 자리한 입지적 장점도 돋보인다. 향후 아산탕정2(예정) 지구 내 상업시설 등 인프라도 이용하기 용이하다. 아산탕정2(예정)와 불당지구를 잇는 연결 고가도로(예정)가 조성되면 아산탕정2지구~아산신도시센트럴시티~불당동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도시가 연결된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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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면 철퇴’ 대법정 417호의 저주

‘걸리면 철퇴’ 대법정 417호의 저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법원은 내란 혐의로 기소된 전직 대통령에게 철퇴를 내렸다.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400여일 만이다. 이날 선고로 서울중앙지법 대법정 417호는 ‘전직 대통령의 무덤’이라는 악명을 이어가게 됐다. 5명의 전직 대통령에게 가해진 ‘대법정의 저주’를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지난달 19일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운명의 날’이었다. 각종 혐의로 받는 재판 중에 가장 핵심 사안에 대한 법원의 첫 번째 판결이 이날 나왔다.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앞서 관련자들에 대한 판결이 나오는 족족 유죄였기에 반전이라고 할 만큼 놀라운 결과는 아니었다. 443일 걸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부 지귀연 부장판사는 지난달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선고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내란 우두머리죄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로 윤 전 대통령은 최고형을 피해갔다.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이 형법상 내란죄가 맞다고 판시했다. 지 판사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자체는 헌법상 권한 행사로서 내란죄에 해당할 수 없고 사법 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그 목적에 따라 내란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했다. 비상계엄의 목적이 국회나 행정·사법의 본질적 기능을 침해했다면 내란죄가 성립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사실관계의 핵심으로 군을 국회로 보낸 점을 꼽았다. 지 판사는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국회를 제압해야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에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게 실체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결국 군을 국회로 보낸 행위 자체가 내란죄 성립 요건인 ‘국헌문란 목적’과 ‘폭동’에 부합한다는 취지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은 국회에 군을 보내 봉쇄하고 주요 정치인 등을 체포하는 방법으로 국회 활동을 저지·마비시켜 국회가 상당 기간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하려는 목적을 내심으로 갖고 있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며 “군대를 보내 폭동을 일으킨 사실도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야당의 연이은 탄핵, 예산 삭감 등에 따른 국가 위기를 타개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한 비상계엄이었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에는 “명분과 목적을 혼동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목에서 지 판사는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칠 수는 없다”고도 언급했다. 전두환·노태우·박근혜·이명박 법정에 선 전직 대통령 5명 국가 위기 상황 타개는 명분에 불과할 뿐 본질은 헌법기관의 마비였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공수처가 내란죄를 수사할 권한이 없다며 수사의 적법성을 문제 삼아 왔다. 재판부는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고 하더라도 검찰은 공수처 송부 기록 외 다른 증거들을 종합해 기소한 것으로 보이고 공수처가 수집한 증거를 다 빼더라도 피고인에 대해 유죄 판단을 할 증거가 충분하다”고 정리했다. 검찰과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이하 내란 특검)의 주장 중 윤 전 대통령이 장기 독재를 하기 위해 2023년께부터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를 제압할 의도로 내외적 여건을 조성했다는 공소 사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보기엔 지나치게 준비가 허술했다는 것이다. 또 국회를 무력화할 계획 등에 관한 별다른 증거나 자료,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 무기징역 선고 외에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내란 중요임무종사죄가 인정돼 징역 30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은 징역 18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징역 12년, 김종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징역 10년,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은 징역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최고형 피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선고 닷새 만인 지난달 24일 항소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법정의 기록은 물론, 훗날 역사의 기록 앞에서도 이번 판단의 문제점을 분명히 남겨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검의 무리한 기소, 그 전제 위에서 이뤄진 1심의 모순된 판단과 그 정치적 배경에 대해 저희는 결코 침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이 중형을 선고받으면서 서울중앙지법 대법정 417호의 ‘저주’가 이번에도 나타났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대법정 417호는 150석 규모의 형사 법정이다. 대법정 417호가 주목받는 이유는 이곳에서 윤 전 대통령을 포함한 전직 대통령 5명이 재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전직 대통령의 ‘무덤’이라는 별칭이 생길만한 대목이다. 전두환씨, 노태우 전 대통령의 하늘색 반팔 수의 차림은 국민의 뇌리에 깊게 남아 있다. 최고 권력이라 할 수 있는 대통령이 법정에 서서 판결을 듣고 있는 모습 자체가 충격인 시대였다. 12·12 군사반란과 5·18 광주민주화항쟁 관련 내란 우두머리(당시 내란 수괴) 등 혐의로 넘겨진 전직 대통령은 대법정 417호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1996년 당시 검찰은 반란 및 내란 수괴 외에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 등 총 10개 죄목으로 전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노 전 대통령에게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9개 죄목으로 기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전 씨는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고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노 전 대통령은 1심에서 징역 22년6개월, 2심에서 징역 17년, 이후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았다. 국정 농단 다스 재판 그로부터 30여년 뒤 윤 전 대통령이 같은 장소에서 같은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검찰 측 구형도 사형으로 같았다. 내란 특검은 지난 1월13일 “법률가로서 검찰총장까지 지낸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 누구보다 앞장서 헌법을 준수하고 헌법 질서를 수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잘 알면서도 헌법 질서 파괴로 나아간 점에서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피고인은 반성하지 않는다. 양형에 참작할 사유가 없고 오히려 중한 형을 정해야 한다”고 구형 배경을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 사건의 1심 선고도 대법정 417호에서 이뤄졌다. 박 전 대통령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탄핵으로 지위를 잃고 구속 기소됐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국정을 좌지우지하는 등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사적으로 남용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국민의 공분이 하늘을 찌르던 시기였다. 2018년 4월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는 대기업 등으로부터 231억9427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2016년 10월 이후 불거진 국정 혼란의 장본인으로 박 전 대통령을 지목했다. 박 전 대통령이 국정 농단 사태에 궁극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면서 “국정 혼란과 대통령 파면의 주된 책임은 피고인과 최순실에게 있다”며 “그럼에도 잘못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책임을 주변에 전가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받던 18개 혐의 중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등 16개를 유죄로 봤다. 150명 규모 방청석 역사적 재판의 현장 이명박 전 대통령도 ‘저주’를 피하지 못했다.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 자금을 횡령하고 삼성 등에서 거액의 뇌물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은 2018년 10월5일 1심 재판에서 징역 15년, 벌금 130억원을 선고받았다. 법원이 다스의 실소유주를 이 전 대통령으로 결론 내리면서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논란에 종지부가 찍힌 순간이었다. 당시 재판부는 “2007년 대통령선거 기간 내내 피고인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됐지만 피고인의 결백을 믿는 다수의 국민 덕분에 피고인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며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의 막강한 권한을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 전체를 위해 행사해야 할 책무를 부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재판 결과 피고인이 친인척 명의를 빌려 다스를 설립해 실소유하면서 246억원가량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범행 기간이 길고 이득액이 상당하며 범행 당시 이미 국회의원, 서울시장으로 활동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나쁘다”고 비판했다. 또 “의혹만 가득했던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대통령 재임 시절 저질렀던 다른 범행이 함께 드러남으로써 당시 피고인을 믿고 지지했던 국민은 물론 사회 전반에 큰 실망과 불신을 안겼다”며 “그런데도 친인척이나 측근이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는 등 책임을 전가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되풀이된 30년 역사 전직 대통령 관련 재판 등 사회적 관심이 높은 사건이 대법정 417호에서 열리는 건 규모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사람이 방청을 원하기에 대형 법정에서 재판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5명의 전직 대통령은 방청석의 150여명과 실시간으로 중계된 재판을 본 국민 앞에서 단죄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