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 도는 서울 오피스텔

싸늘했던 서울 오피스텔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과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스트레스 DSR 2단계 미적용 등의 영향으로 조금씩 살아나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아파트 시장이 여전히 관망세를 지속하자 수요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오피스텔에 쏠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3분기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는 0.0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2년여 만의 상승 전환이다. 2022년 2분기(0.41%)를 끝으로 하락 전환한 뒤 지난 2분기(-0.13%)까지 내리막을 탔다.

조금씩 
살아나

서울 오피스텔 전세가 상승률도 2022년 4분기 -0.61%를 찍은 뒤 하락세를 이어오다 올 3분기(0.07%)부터 상승 전환됐다. 3분기 월세 상승률(0.49%)도 지난 2분기(0.45%)보다 폭이 컸다.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서울 오피스텔 거래는 올해 1~8월 6705건 이뤄져 지난해 같은 기간(5576건)보다 1129건 증가했다.

일부 오피스텔 단지에서는 신고가를 갈아치우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9억2800만원에 거래된 서울 마포구 도화동 ‘마포트라팰리스’ 전용 80.3㎡는 지난달 4000만원 이상 오른 9억7000만원에 매매됐다. 마포구 공덕동 ‘마포신영지웰’ 전용 53.16㎡는 지난 8월 5억7700만원에 거래됐는데, 7개월여 만에 1억1700만원이 뛴 매물이었다.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요인은 아파트보다 저렴한 가격과 기준금리 인하에 1·2인 가구의 증가, 정부의 세제 혜택, 공급량 급감, 빌라의 전세 사기 우려 등이 꼽힌다. 지난 8월 정부는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 정책을 내놓으면서 2027년까지 준공된 전용 60㎡ 이하, 공시가 6억원 이하 신축 오피스텔은 주택 수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취득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금을 감면해주겠다는 취지다.

아파트 공급 부족
국내 기준금리 인하
DSR 2단계 미적용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 입주 예정인 오피스텔은 4057실로 집계됐고, 내년 입주 물량은 2600여실로 예상된다. 아파트와 빌라 공급이 주춤하고 있는 상황서 오피스텔의 신규 공급량이 줄다 보니 기존 오피스텔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 아파트 매매 및 전세가격이 계속 올라서 못 들어가고, 빌라로 가려고 해도 전세 사기 우려가 있다 보니 오피스텔로 가는 수요가 커지는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기준금리가 낮아져 레버리지를 이용하는 수요가 더 늘어났다”며 “임대 수익률이 조금 더 높아지다 보니 앞으로 관심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서 분양 중인 주요 역세권 오피스텔.

▲이대역 엔트라리움 샵2= 서울 신촌 이대역에 주거용 오피스텔인 ‘이대역 엔트라리움 샵2’가 공급 중이다. 지하 2층에 지상 19층 건물이다. 오피스텔 108실, 공동주택 44세대로 총 152세대의 규모로 즉시 입주가 가능하며 지하 1층과 2층에는 상가가 들어선다. 


전 세대 복층구조로 화장실이 2개로 설계돼있다. 선시공 후분양 오피스텔로, 현재 준공이 끝나 층별로 상이한 총 6개의 타입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뒤 계약이 가능하다. 계약금 10%, 잔금 90%, 대출은 60~70% 가능하다. 분양가는 3억~4억원대까지 다양하게 책정됐다.

전세 사기
빌라 우려

단지 가까이에 지하철 2호선 이대역·신촌역과 경의중앙선 신촌역이 있다. 새절역과 서울대입구역을 잇는 경전철 서부선이 신촌역을 지날 예정으로, 서울 영등포와 여의도 일대 접근이 용이하다. 인근에 이화여대, 연세대, 서강대, 홍익대 등 주요 대학이 있으며, 대형백화점과 영화관 등 생활편의시설도 들어서 있다.

▲마포 에피트 어바닉= 서울 마포구 아현동 일대에 들어서는 ‘마포 에피트 어바닉’이 관심을 끌고 있다. 아파트와 주거형 오피스텔이 함께 들어서는 해당 단지는 지하 5층~지상 24층 2개 동 총 407세대로 전용면적 34~46㎡ 아파트 198세대와 전용면적 42/59㎡ 오피스텔 209실 규모로 설계됐다. 1순위서 최고 34대 1의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는 등 계약까지 좋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피트니스와 GX룸, 골프클럽, 탁구장, 댄싱룸, 로커룸&샤워실 등 다양한 운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지하 2층에 조성된다. 지상 2층은 카페 그린하우스와 코쿤카페, 힐링가든, 리프레쉬 라운지, 릴랙스 라운지 등이 예정됐다. 최상층에 있는 루프톱에는 BBQ가 가능한 다이닝과 펫플레이그라운드, 키즈플레이존, 라운지 등이 들어서 가족·지인과 색다른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싸늘했던 시선에 다시 집중
고가 아파트 대신 투자 늘까

서울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이 도보 2분 거리에 위치한 초역세권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 해당 노선을 이용하면 여의도와 광화문 업무지구까지 10분 이내로 이동할 수 있다. 지하철 2호선 아현역도 도보권이고 지하철 5·6호선, 경의중앙·공항철도 환승역인 공덕역도 한 정거장 거리에 있다. 인근에 마포대로와 신촌로 등 간선도로망이 있어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진입이 편해 서울 전역으로의 이동도 용이하다.

교육 환경도 뛰어나다. 단지 인근에 아현초, 서울소의초, 공덕초, 한서초, 아현중, 숭문중, 서울여중, 환일중, 배문중, 환일고, 배문고 등이 있어 탁월한 교육여건을 갖췄다. 초록숲작은도서관, 꿈을이루는작은도서관, 손기정문화도서관, 손기정어린이도서관, 마포평생학습관, 청파도서관, 경의선숲길, 효창공원 등도 이용할 수 있다.

하락 찍고
꿈틀꿈틀

이마트, 롯데마트, 현대 백화점 등 유통·쇼핑시설과 CGV, 메가박스 등이 인접해 문화 편의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마포경찰서, 서울서부지방법원 등 관공서도 인근에 위치한다.

▲지젤 라이프그라피 서초= ㈜두손건설이 시공하는 ‘지젤 라이프그라피 서초’ 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대지면적 3048.10㎡, 지하 6층~지상 22층, 오피스텔 399실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 A타입 56.42㎡(105세대), A-1타입 56.42㎡(42세대), B타입 59.83㎡(147세대), C타입 69.51㎡(21세대), D타입 56.16㎡(84세대) 등으로 구성된다.

단지는 보행자와 주변 환경을 고려한 두 개의 타워로 나눈 설계가 특징이다. 1층은 8m 높이의 아치형 필로티 설계로 아치 아래 공간에 정원을 마련해 쾌적한 거리 환경을 제공한다. 2TOWER를 연결하는 브릿지 공간에도 10m 층고의 대형 로비 및 숲의 모습을 담은 시즌월이 설치돼 4계절의 자연을 실내서도 느낄 수 있다.


내부는 2~3인 가구의 라이프 스타일별로 선택이 가능한 네 가지 타입으로 구성된다. 각 타입 별로 최신 주거 트렌드에 부합하는 디자인에 2ROOM, 2BATHROOM 구조를 적용하고, 드레스룸 등 넉넉한 수납공간을 제공해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게다가 타 오피스텔에 비해 더 넓고 쾌적한 공간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입주민을 위한 피트니스 클럽, 수영장, 옥상 가든 등 커뮤니티 시설과 더불어 180여석 규모의 베이커리 공간이 될 근린생활시설을 갖추어 거주자의 편의성과 주거비용의 효율성도 높였다.

현장 관계자는 “올 초 오피스텔에도 발코니 설치가 가능하도록 법령이 개정되면서 수분양자의 편의성 증대를 위해 일부세대 평면에 발코니를 추가하는 내용의 설계변경 인허가를 완료하고 공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분양가 상승 없이 기존 면적에 서비스 면적이 추가되는 것으로, 자금 부담 없이 추가 편의성을 누릴 수 있다.

서울 서초동의 초역세권 입지에 계획된 오피스텔로, 사통팔달 교통망과 우수한 교육환경, 주거 편의성을 지녔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도보 5분 거리에 서울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역이 있고, 2호선 서초역·교대역이 가까운 트리플 역세권을 갖췄다. 경부고속도로 및 서초IC, 남부순환로 등으로 진입하기 쉬운 광역 교통망도 품었다.

여기에 한남IC~양재IC 구간을 대상으로 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이 예정돼있어 완공 시 상습 교통체증 구간 완화로 이동이 더욱 편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각종 인프라
주변에 밀집


생활편의를 위한 각종 인프라도 단지 주변에 밀집한 상태다. 신세계백화점, 국립중앙도서관, 가톨릭대학교 강남성모병원, 예술의전당 등이 위치해 쇼핑이나 생활편의 해결이 수월하다. 또 우면산, 서리풀공원 등 천혜의 자연환경이 더해져 입지 면에서도 경쟁력이 높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서울 내 최고 학군으로 꼽히는 ‘강남 8학군’ 지역의 명품 학세권도 갖췄다. 8학군에 포함된 서초고, 서울고, 상문고 등과도 인접해 있다. 학원, 독서실 등 교육·문화시설도 가까워 학령기 자녀를 둔 3040세대에 안성맞춤이다.

지역 내 미래가치도 우수하다. 서초구 일대에 옛 정보사 부지가 친환경 문화예술 복합타운으로 개발된다. 부지면적이 축구장 13개와 맞먹는 크기인 9만6795㎡ 규모로 조성되는 이 사업은 3만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예상된다. 예술의전당, 롯데칠성음료 및 코오롱 부지, 서리풀공원을 거쳐 새빛섬과 연계한 문화클러스터 구축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더불어 양재·우면·개포 일대에 조성되는 R&CD 개발도 진행된다. 서초구는 양재R&CD특구 사업이 완료되면 글로벌 기업, 대학 연구인력 등 1만5000여명에 달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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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