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리면 집값 오른다?

한국은행이 3년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내렸지만, 집값 등 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는 금리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선반영된 상황인 만큼 금리 인하에 따른 수요 진작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서울 중구 한은 본관서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현재 연 3.5% 수준인 기준금리를 3.25%로 인하했다. 이번 금리인하로 미국과 한국 간 금리 격차는 다시 1.75%로 벌어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금리인하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 ‘빅컷(0.05%p 인하)’을 단행한 시점에 이미 집값에 금리인하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의견이다.

기대 선반영
수요 진작? 

지난달부터 시행 중인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금융권 가계대출 총량관리 여파로 주택 매수세가 한풀 꺾인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부동산 매입 시 자금 조달 이자부담이 일부 낮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주택거래 총량과 매매가 상승세는 둔화할 양상이 커 보인다. 여기에 연내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이라 연말까지 상승세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리가 당장 인하된다고 해서 매수 계획이 없던 사람이 급하게 집을 매수하진 않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관망하면서 금리 추가 인하를 기다리는 실수요자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출 규제가 본격화한 지난달을 기점으로 서울과 수도권 집값은 상승세가 한풀 꺾이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8월 둘째 주 0.32% 오르며 5년1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지난달 셋째 주부터 3주 연속 상승폭이 축소됐으며 이달 첫째 주엔 0.10% 오르면서 전주 상승폭을 유지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리인하 시대를 맞으면 아파트보다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등 수익형 부동산의 투자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들어서면 은행에 묶여 있던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넘어오면서 전반적인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3년2개월 만에 0.25%p 인하 결정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실제 금리가 낮을수록 부동산 거래량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전국 건축물거래현황에 따르면 기준금리 1.5%였던 2015년 처음으로 거래량 200만호를 돌파, 201만5827호를 기록했다. 또 0.5%로 역대 최저금리를 시대를 열었던 2020년에는 243만8446호로 조사가 시작된 2006년 이후 역대 최고 거래량을 보였다.

다만 부동산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를 보이는 만큼 수익형 부동산도 입지, 브랜드, 상품 구성 등에 따라 양극화 현상을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은 5.38%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4.87%로 매달 수익률이 개선되고 있다. 대출 부담보다 전월세 등 수익이 매달 높아진 셈이다.


여전히 기준금리가 연 3.25%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금리인하 효과 또한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금리인하로 수익형 부동산의 수익률이 개선되려면 이 정도 수준으로는 부족하며, 향후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움직임을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금융권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 수준인 3.5% 이하로 낮아진다면 수익형 부동산의 임대 수익률 장점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

상승 피로감
누적된 상황

장경철 부동산퍼스트 이사는 “금리인하 기조에 들어서면 부동산시장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비아파트 시장서도 실수요자 및 투자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회복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기준금리 인하로 주목 받는 수익형 부동산.

▲앙사나 레지던스 여의도 서울= 현대엔지니어링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일원에 건립되는 ‘앙사나 레지던스 여의도 서울’을 분양 중이다. 지하 6층~지상 57층 규모에 전용면적 40~103㎡, 총 348실이 들어선다. 레지던스, 업무시설,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레지던스가 완공되면 최고 249.9m로 서울서 6번째로 높은 건축물이 될 예정이다. 인근 파크원, IFC와 함께 여의도의 스카이라인을 새롭게 단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초고층으로 건설되는 만큼 각 호실별로 서로 다른 매력의 조망을 누릴 수 있다. 초고층 루프탑에는 여의도공원서 한강까지 파노라마로 볼 수 있는 약 22m 길이의 스카이 인피니티 풀을, 지하 1층엔 스파와 골프 연습장 등 커뮤니티시설을 마련했다.

전문적인 컨시어지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VVIP 비서 서비스와 전문 프리미엄 토탈 홈케어 서비스인 홈 버틀러 서비스, 투숙객을 위한 조식 서비스와 발레파킹, 케이터링, 리무진 서비스, 프리미엄 렌털 등 호텔식 서비스도 제공된다.

오피스텔 투자 수요 확대 전망
수익형 임대 수익 상대적 부각

반얀트리 그룹 오너십 프로그램인 생추어리 클럽(Sanctuary Club) 혜택도 제공된다. 이는 반얀트리, 앙사나, 카시아 및 라구나 등 반얀트리 그룹 프라퍼티 소유주에게만 제공되는 특권으로 전 세계 반얀트리 그룹의 객실과 스파, 레스토랑, 골프 할인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레지던스 인근엔 IFC몰, 더현대 서울, 여의도공원, 샛강생태공원, 한강시민공원 등이 있어 쇼핑 및 여가 생활을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신광교 클라우드 시티= 압도적인 규모에 인프라와 커뮤니티, 컨시어지까지 연결된 새로운 하이엔드 워크에디션(Work Edition)이 등장한다. 그 주인공은 현대엔지니어링이 경기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삼성삼거리 인근에 조성하는 하이엔드 워크에디션 ‘신광교 클라우드 시티’다.

지하 6층, 지상 최대 33층, 5개 동으로 구성된다. 연면적은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연면적 11만1792㎡) 약 3배 크기인 35만여㎡의 압도적인 규모에 달한다. 신광교 클라우드 시티는 하이엔드 워크에디션에 걸맞은 프리미엄 커뮤니티와 컨시어지 서비스가 도입될 예정이다.

커뮤니티시설로 입주사의 효율적인 비즈니스 활동을 위한 세미나룸과 미팅룸, 리셉션 라운지 등은 물론, 최근 비즈니스 트렌드에 맞춰 영상 촬영 및 제작 등을 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도 도입될 예정이다.


입주사 임직원의 휴식을 위해 게임룸과 피트니스클럽, 힐링스폿 등도 생긴다. 헬스케어 서비스, GX 클래스, 카셰어링 서비스, 사무실 청소 서비스, 배송예약 서비스 등 고품격 컨시어지 서비스도 준비될 예정이다.

금리 낮을수록 
거래량 많았다

인근 업무시설과 차별화된 설계도 눈에 띈다. 신광교 클라우드시티 주차대수는 총 2556대로 법정대비 무려 212.5%이다. 때문에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임직원과 방문객들의 여유로운 주차가 가능하다.

건물 내에는 총 43대의 엘리베이터가 설치될 예정으로 출퇴근 시 집중되는 엘리베이터 이용 대기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이에 임직원들의 높은 출퇴근 만족도가 예상되며 업무 효율도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오피스 및 지식산업센터가 일반적으로 중앙난방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과 달리 신광교 클라우드 시티는 개별 호실마다 개별 냉난방 시스템을 제공해 야간 및 주말 사무실 이용에 불편함을 없앴다.

5차 산업의 핵심인 빅테크 산업 중심지역에 들어서는 하이엔드 워크에디션 비즈니스 공간으로 조성될 전망이다. 또 국내 첨단 반도체 산업 메카인 삼성전자 디지털시티와 인접한 삼성삼거리 앞에 조성돼 협력업체 배후수요 확보가 용이하고 수혜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교통 환경도 좋다. 경부고속도로 수원신갈IC서 약 4.7㎞ 거리서 단지 바로 앞 중부대로(42번국도)를 통해 주변 산업단지로 이동하기에 편리하다. 용서고속도로 흥덕IC와는 약 2.9㎞ 거리고 영동고속도로 동수원IC까지는 약 5.7㎞거리다.


일부 구간 착공에 들어간 인덕원~동탄 간 복선전철이 개통돼 단지 인근에 역이 개설되면 출퇴근 편리와 함께 미래가치 상승도 예상된다. 용인경전철 연장선 흥덕역도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될 예정으로 대중교통 이용 환경은 더 좋아질 전망이다.

비아파트
긍정 평가

주변 인프라 시설도 우수하다. 수원 프리미엄 아울렛이 도보 약 10분 거리에 있고 갤러리아 백화점과 롯데아울렛도 차량으로 약 10분대 거리에 위치해 있어 문화와 쇼핑을 즐길 수 있다. 광교호수공원이 반경 약 1.5㎞에 위치해 있으며, 흥덕중앙공원과 영흥수목원도 도보 약 15분 거리에 있다.

영덕레스피아와 영흥숲공원, 태광CC도 가깝다. 경기도청 광교 신청사와 수원지방법원 광교 신청사도 차량 약 15분대로 이동 가능하다.

분양 관계자는 “삼성전자 수원R&D센터와 직선거리로 약 1㎞ 거리에 불과한 곳에 단지가 들어서 입지 상징성이 크다”며 “하이엔드 비즈니스 공간으로 조성되기 때문에 인근 업무시설과는 차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