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 1등’ 로또 당첨금 논란에 기재부, 드디어 상향?

설문조사 댓글엔 “비과세해야” 도배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정부가 무더기 당첨으로 인한 로또 당첨금 액수 조정 및 당첨 방식을 손볼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3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고 있는 국민생각함에서 ‘로또복권 1등 당첨금 규모 변경’ 설문조사를 시작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1등 당첨금액의 규모가 너무 적은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에 대한 국민 여론을 듣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설문 항목에는 ▲최근 1년 이내 로또복권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지 ▲현재 판매 중인 814만분의 1 확률로 1등에 당첨되는 구조에 만족하는지 ▲로또복권 1등의 적정 당첨금액 및 당첨자 수는 얼마 및 몇 명인지 등이 포함됐다.

이번 로또 설문조사는 이날부터 내달 25일까지 한 달 동안 진행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와 전문가 의견 등을 취합해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월27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간담회서 로또 당첨금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던 바 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현안 간담회서 ‘로또 당첨금을 증액하고 판매 수익금의 소외계층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의견을 수렴할 이슈다. 공청회 등 어떤 방식이든,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지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답했다.

현재 판매 중인 로또 6/45는 814만분의 1 확률의 상품으로 회당 약 1억1000건이 판매되고 있으며, 평균 1등 당첨자 수는 12명, 1인당 당첨금액은 21억원대로 형성돼있다.

지난 7월13일, 제1128회 로또 추첨 결과 무려 63명의 1등 당첨자가 나오면서 당첨금액이 평균의 4분의 1 수준인 4억1993만원으로 줄어자 논란이 일었다. 지난 2022년 6월12일 제1019회엔 50명의 1등 당첨자가 배출돼 역대 세 번째인 4억3800만원으로 당첨금액이 곤두박질쳤다.

논란이 일자 복권위원회는 “로또복권 시스템의 당첨번호 조작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무작위 추첨의 특성상 당첨자가 다수 나오는 일도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로또복권은 ‘1등에 당첨되면 인생 역전’으로 불릴 만큼 서민들에게 있어 희망 그 자체로 불렸다. 하지만, 당첨자 수가 매회 평균 10명 이상을 유지하면서 로또 1등에 당첨되더라도 “서울 시내권 아파트 한 채도 사지 못한다” “1등 당첨되도 인생 여전‘이라는 등 자조섞인 넋두리마저 들린다.

무더기 당첨에 따른 당첨금액 논란이 일면서 숫자를 한 자리 추가해 당첨 확률을 낮추거나 1게임당 구매 금액을 올리는 방안이 대두되고 있다. 현행 1게임당 구매 금액은 1000원이다. 당초 로또 1게임당 최소 구매 금액은 2000원이었으나 2004년 8월부터 1000원으로 인하한 후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국내 로또 사상 최대 당첨금은 19회차(2003년 4월12일)서 나왔으며, 당첨자 수는 1명으로 무려 407억원을 거머쥐었다. 뒤를 이어 25회차(2003년 5월24일) 23억2200만원, 20회차(2003년 4월19일) 12억3500만원, 43회차(2003년 9월27일) 17억7400만원, 15회차(2003년 3월15일) 17억원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이 중 25회차(당첨자 수 2명)를 제외한 대부분의 회차에선 당첨자 수가 단 한 명 뿐이었다. 구조상 전체 당첨금액을 나눠갖는 만큼 당첨자 수가 적을수록 당첨금액은 올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1등 당첨금 증액 문제는 사행성 조장의 우려가 있는 데다 근본적으로 서민들의 호주머니서 나오는 돈으로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여론이 호의적이진 않다. ‘추가 세금’ ‘보이지 않는 세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총 판매 금액의 50%가 복지기금으로 사회의 소외계층 지원에 쓰인다고는 하지만, 이 기금이 투명하고 적절하게 사용되고 있는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지난해 로또 복권 발행액은 7조3302억원(발행 매수 69억4000매)으로 판매금액은 6조7507억원, 당첨금은 3조4873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판매, 유통, 위탁 및 기타 수수료를 제외한 총 수익금은 총 2조7735억원이었다.

일각에선 단순히 게임당 금액을 올리거나 당첨 확률을 낮추는 것보다는 “이중과세를 하지 말아야 한다” “세금 내릴 생각을 해라” 등의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로 동행복권은 총 로또 판매 금액의 50%를 복지기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50%의 금액으로 1등부터 5등 당첨자에게 지급하고 있다. 여기에 3억원 초과 당첨자들에겐 각각 33%, 200만원 초과 및 3억원 이하의 당첨자들에겐 22%의 세금을 제외한 후 지급한다. 즉 1등 당첨금액이 10억원일 경우, 3.3억원이 세금으로 나간다는 얘기다.

생각 참여 설문조사 글에 달린 댓글에는 ‘세금’ 관련 내용이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된다.

“로또 살 때 이미 50%의 세금 당첨자에게 33%의 세금을 떼는데, 당첨 확률과 구매 금액 인상이 먼저가 아니라 세금 건드려볼 생각은 1도 없네”(박OO) “복권 당첨금 세금 5%로 낮춰 달라”(이OO) “설문 참여하고 한마디 한다. 현행 유지하되, 기재부서 로또 참여 금액 중 50%를 세금으로 가져가는데, 이를 30%로 줄이고 나머지 20%는 당첨금으로 환원시키는 게 맞다. 딱히 하는 것도 없이 50%나 가져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유OO) 등 댓글 대부분이 세금 부과 관련 글들이다.

이 외에도 “한 명이 100억 이상 가져가는 것보다 여러 명이 20억씩 가져가는 게 취지에도 맞고 더 나은 구조 아닌가? 1등 당첨금액이 적다면 떼어가는 세금을 줄이면 된다” “쓸데없이 갑자기 번호 늘려서 국민들 원성만 듣지 말고 비과세로 운영하기만 해도 호평받을 것” “로또에 매기는 세금은 합당치 못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또 “설문에 참여하긴 했는데 세금에 대한 질문은 없는데, 의도가 불순해 보인다. 여기 세금 줄여달라는 의견이 대부분인데 만약 세금 줄이는 식으로 결론이 나지 않는다면 여기에 설문조사한 건 쇼네요. 과연??” “이미 답은 나와 있는 것 같은데, 질문에 세금에 관한 건 없다. 세금을 줄이자는 의견이 국민들 생각” “국민 생각해서 하는 것처럼 말한다. 세금 줄이면 당첨금은 자연히 늘게 돼있다” 등 과세에 대한 댓글이 쇄도했다.

누리꾼들도 “금액 올릴 꼼수 같은 거 생각하지 말고 떼어가는 세금이나 없애는 게 낫지 않겠나? 로또는 행운이라면서 행운에 세금을 매기진 않는다” “일본도 로또에 세금 안 떼가는데 왜 우리는 그렇게 많이, 2중으로 떼어나느냐”고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영국이나 프랑스 등의 유럽 선진국 및 일본, 싱가포르에선 로또 당첨금액이 비과세인 반면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 대만 등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과세를 하고 있다. 미국은 5000달러 초과 시 24% 세율로 원천징수하며 주 정부 세금은 별도로 하고 있고, 스페인은 4만유로 초과 시 20% 세율로 원천징수하고 있다.

하지만, 기금을 손보는 것은 생각만큼 만만치 않다. 기존에 운영해오고 있는 복권 관련 법안을 뜯어 고쳐야 하기 때문이다.

현행 복권 및 복권기금법에 따르면 복권사업으로 조성된 재원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관리 및 사용하기 위해 복권기금을 운영하기 위해 복권위원회서 복권기금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해당 기금은 제23조(복권기금의 배분 및 용도)에 따라 매년 복권 수익금 중 35%는 과학기술기본법, 국민체육진흥법, 근로복지기본법, 중소기업진흥에 관한 법률, 국가유산보호기금법, 지방자치단체 등 11개항으로 규정된 용도에 사용돼야 한다.

배분 방법이나 시기 및 절차 등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고 있다. 단, 복권위원회가 배분비율을 가감 조정할 때엔 ▲기금의 자체수입, 여유 자금, 부채 등의 자금 여건 ▲성과 평가 결과 ▲복권 수익금 사용계획서의 심의·조정 결과를 반영한 후 의결을 거쳐야 한다.

또 제24조(복권 수익금 사용계획서의 제출 등)관리주체나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다음 연도의 복권수익금 사용에 관한 계획서(사용계획서)를 작성해 매년 3월31일까지 복권위원회에 이를 제출해야 하며, 복권위원회는 이를 심의·조정한 후 그해 4월30일까지 통보하고 제27조(복권기금운용계획안의 작성·제출)에 따라 매년 5월31일까지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일요시사> 취재 결과 로또 구매 1장(1000원)당 약 410원이 복권기금으로 적립되고 있으며,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의 기관과 저소득층 장학사업, 주거안정사업, 소외계층 복지사업 등에 쓰이고 있다.

복권위원회가 공개한 지난해 기금결산 지출명세에 따르면, 기금운영비 및 복권사업비에 3조9717억원, 과학기술진흥기금, 근로복지진흥기금 등 법정 배분사업에 1조382억원, 서민 주거안정 및 취약계층 지원 등 공익지원 사업에 2조109억원 등 총 7조8728억원이 쓰였다.

로또 조작 논란도 끊임없이 제기돼오고 있다.

제1128회차(지난 7월13일) 로또 추첨 결과 1등 당첨자 수가 무려 63개로 무더기로 배출되는가 하면, 제1057회차(2023년 3월4일)에선 2등 당첨자가 무려 664개에 달하면서 조작 논란이 불거졌다. 또 제1003회차(2022년 2월19일) 추첨 결과 5게임 모두를 같은 번호의 수동 선택 구매자가 1등에 당첨되기도 했다.

당시 1등 당첨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당첨 복권 사진과 농협은행 계좌의 90억원 및 실수령 당첨금액 61여억원이 찍힌 거래 내역 확인증을 게재했다. 당시 1등 당첨 번호는 ‘1, 4, 29, 39, 43, 45’였다. 해당 복권의 구매처는 경기도 동두천시 지행동의 한 판매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확률상 4억700만분의 1로 ‘비 내리는 날에 벼락을 16번 맞을 확률보다 낮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희박한 수치다. 

로또 중계방송 의혹도 여전하다.

이른바 실시간 방송(생방송)이 아닌 녹화 방송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왜 로또 추첨은 생방송으로 하지 않느냐?”는 글들이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로또 판매는 매주 토요일 오후 8시에 마감되지만, 방송은 35분 이후에 송출되고 있다. 판매가 종료되는 즉시 추첨에 들어가야 하는데 35분의 시간이 왜 필요한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오후 8시 마감하고 즉시 추첨해야 한다. 도대체 30~40분의 시간을 왜 끄는지 알 수 없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현재 로또 추첨은 매주 토요일 오후 8시35분에 MBC를 통해 방송되고 있다. 

추첨기는 프랑스 AKANIS TECHNOLOGIES사의 Venus가 사용되며, 추첨용 1대와 예비추첨용 2대가 사용된다. 추첨볼은 총 8개 세트로 5개 세트는 1개 세트당 임의의 볼 5개를 선정해 각각의 볼 무게와 크기를 측정한 뒤 추첨 방송에 사용할 1개의 볼세트를 방청객이 직접 선정하도록 하고 있다.

동행복권 측은 일주일 동안의 1억장 이상의 판매 데이터를 정리하고 마감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모든 구매기록은 전산화로 처리되기 때문에 이 같은 해명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27일, <일요시사>는 ▲당첨금 규모 설문조사 작성의 주체 및 설문 항목에 과세 내용이 들어가지 않은 이유 ▲복권 판매 종료 직후 추첨 방송을 하지 않고 있는 이유 등을 묻기 위해 복권위원회(발행관리과) 여러 부서에 십여 차례 취재를 시도했으나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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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번 9월 정기국회는 여야 모두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에는 국정 동력을 재충전하고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무대인 반면, 국민의힘에는 정권의 허점을 공략해 국정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정국 주도권을 가져와야 하는 결정적 기회다. 양당 모두 저마다의 사정으로 발목이 잡혀 있는 만큼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날 선 대립이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정국이 어디로 흘러갈지 여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제22대 국회의 후반기 첫 정기국회가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양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시작으로 대정부질문과 인사청문회가 잇따라 예정되면서 대치 전선이 급격히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번 정기국회는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어느 쪽이 쥐게 될 것인가를 가름할 분수령이기도 하다. ‘여기서 더?’ 바닥 친 민심 정기국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하를 기록한 시점에서 시작됐다. 지난 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31일부터 9월4일까지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8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 또한 동반 하락해 국민의힘과의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긍정 37.4% ▲부정 59.5%인 것으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5%p 하락한 반면 부정 평가는 전 주 대비 0.8%p 상승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7월2주 차 정기 여론조사에서 48.9%를 기록한 이래 8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 RDD 표집틀 기반 ARS 자동응답조사이며 응답률은 4.2%이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2.0%p로 자세한 조사 내용과 개요에 대해선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을 조건으로 내걸며 개헌으로 정기국회의 포문을 열었다. 여당이 신중한 개헌을 앞세워 국민 의견 통합을 시도하려 했으나, 야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정국은 급격히 냉각됐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전두환·노태우를 단죄하며 하나회를 척결하고, 5·18을 문민정부의 정체성으로 삼은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은 국민의힘도 결국은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역사적 성찰을 마치고 함께 개헌의 길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당의 개헌 카드는 지난 7월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의 개헌 문제는 결국 국민 선택의 문제”라는 발언을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조 의장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킨 만큼 민주당이 ‘국민 공감대’를 중심에 두고 개헌을 추진하는 등 진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필 지금? 또 다시 나온 ‘개헌 카드’ “반대·보완수사권 부활” 맞불 놓는 야 국민의힘은 곧바로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다음 날인 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다고 봤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중임제 개헌도 언급했다. 그런데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한다”며 “혹시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이를 통해 재판을 미루겠다는 의도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와 여당의 국정과제 1호는 대통령의 자기 죄 지우기”라며 “개헌마저 자기 죄 지우기의 도구로 쓰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현재 이 대통령의 장기집권은 불가능하다. 헌법 제70조 등에 따르면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연임이나 중임이 불가하다.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해 헌법을 개정하더라도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는 규정(제128조)이 있기 때문이다. 즉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헌법을 개정해 자신의 임기를 연장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개헌을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민주당의 장기 집권 시도 때문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헌법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배출되는 것을 국민의힘이 지지할 리 없다”며 “국민의힘을 설득해야 개헌 논의가 진전되는데 지금처럼 여야 협치가 꽉 막힌 상황에서는 오히려 개헌 카드가 반발을 일으켰다”고 우려했다. 늘어지는 국민의힘 현재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 등 정부·여당발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더 이상의 약점 노출은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 점을 파고들어 정부의 동력에 제동을 걸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정기국회를 무대로 이정부의 실책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여당 압박에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며 야당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먼저 6·3 지방선거 때 투표용지 부족에서 비롯한 참정권 침해 사태를 정조준했다. 정 원내대표는 “방만하고 오만한 선거관리위원회를 제대로 감시하겠다”며 “관리도 못하는 사전선거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본투표 기간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의 주도로 이뤄진 검찰개혁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는 10월 예정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민주당은 검찰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전당대회 득표를 위한 탐욕으로 지옥문을 기어이 열고야 말았다”며 “사법 체계의 왜곡은 수사 부실로 이어지고 부실한 수사는 국민의 고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무너진 치안부터 바로 세우겠다”며 “보완수사권을 부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지율이 하락한 주요 원인인 부동산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부동산이 아니라 국민을 잡았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지 않겠다고 공약했는데 집권 후 정책은 정반대다. ‘공약 사기’”라며 전세에 대해서도 “우리가 누렸던 제도의 혜택을 왜 청년세대는 누리지 못하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주거 사다리를 지키겠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부터 폐지해 주택 공급부터 확 늘리겠다. 1가구 1주택자는 세금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청년·신혼부부의 생애최초주택은 취득세를 감면하고 초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용 난타전 힘 빠지는 민주당 ‘롤러코스피’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는 “투자 손실은 54조원에서 56조원 이상까지도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까지 해야 한다. 상품 도입에 권력의 압박이 있었는지, 그 압박이 김용범 전 정책실장의 독단인지 윗선이 따로 있는지, 왜 지방선거 직전에 출시됐는지 모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이어진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는 격돌했다. 국회 최대 쟁점인 이정부의 ‘2기 개각’ 인사 논란과 주요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인 것. 여야 모두 중진급 의원을 배치하면서 첫날부터 팽팽한 창과 방패의 싸움이 이어졌다. 지난 9일 진행된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내각 인사 참사” 대 “수사자료 상납 게이트”가 충돌하면서 정기국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국민의힘은 나경원 의원은 이정부를 향해 “암장과 인멸의 1년, 파탄과 박멸의 1년”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성숙 국무총리를 향해 “준연동형 비례제로 1년에 11억원씩이나 받고 꼼수로 의원이 되는 것이 정당한가. 잘못된 제도를 고치는 건 총리가 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의 비례대표 연임 및 겸직 논란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한 총리가 “정부에서 고쳐야 하는 제도인가”라고 답변하면서 장내 소란이 일기도 했다. 아울러 나 의원은 “(2차 개각에서) 주요 인사 내각이 전과(를 전부 합치면) 총 34범”이라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인사 참사”라고 꼬집기도 했다. 검증의 날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향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신약 청탁 의혹’ 폭로전에 나섰지만 오히려 여당은 제보 출처를 문제 삼으면서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검찰이 내부 수사 자료를 특정 정치인에게 갖다 바치며 검찰 출신 국회의원의 정치 생명을 연장해주는 ‘정치 스폰서’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한 의원이 역설적으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스스로 증명해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진사퇴’ 용혜인 ‘사면초가’ 김승원 청문회가 빨아들인 정기국회…민생은 뒷전 전 의원은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을 향해 “과거 한 의원이 장관 후보자 시절 개인정보가 유출돼 국회 사무처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즉시 이뤄졌었다”며 “이 사건도 똑같이 신속히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사자인 김 후보는 폭로된 녹취록이 일부 내용을 삭제하고 순서를 바꾸는 등 악의적으로 왜곡·조작됐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를 둘러싼 관심이 뜨거운 만큼 대정부질문에 이어 진행될 인사청문회서 여야의 공방 수위가 최고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15일에는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잇따라 열린다. 16일에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예정돼있다. 뜨거운 감자였던 용 전 후보는 결국 자진사퇴를 택했다. 지난 13일 용 전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정부의 성평등부 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 내고자 했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성평등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이날 용 전 후보는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용 전 후보는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에 여권에서조차 “국민과 싸우는 듯한 모습”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용 전 후보 역시 자신의 반박 기자회견에 대해 “국회의원이 아닌 '국무위원 후보자'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전해주셨다. 제 부족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미 닫힌 귀? ‘레드팀’ 어디? 그러자 야당은 김 후보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그에 대한 지명 철회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소명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부 2기 내각과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청와대나 김민석 대표는 ‘왜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 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봤다. 이 관계자는 “그들에게 있어 이번 인선은 틀린 일이 아니라 옳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 여론과 사태의 심각성이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라며 “하지만 국민 여론은 두 후보자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지 않나. 중요한 건 국민 의견에 떠밀려 가는 게 아니라 의견을 수렴해 전화해 나가는 과정이다. 김 대표가 민주당의 레드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임 논란’ 진화 나선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연임 논란에 직접 입을 열었다. 프랑스에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파리 현지 동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있다”며 개헌 연임 의혹에 대한 우회적인 입장을 전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청와대는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미 헌법적인 질서 속에선 (대통령) 임기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항간에서 이야기하는 연임 자체는 아예 불가능한 사안이고 검토될 수도 없는 사안이라는 말씀을 한 걸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연임 안 한다’, 이 말은 결국 안 하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