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각양각색 이색보험<엿보기>

“내 몸은 내가 챙긴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산다는 유명 연예인은 신체가 가장 큰 재산이다. 때문에 몸이 재산인 스타들에게 보험은 필수다. 최근에는 영화나 드라마 출연, 콘서트 등을 앞두고 스타를 보호하기 위해 제작사들이 직접 나서는 경우도 흔하다. 이는 연예인의 몸은 자신만의 것이 아님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연예계의 제작환경이 아직도 열악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유명세에 따라 몸값이 달라지듯 보험가입 액수도 천차만별인 연예인. 이제 연예인들에게 보험가입은 계약조건에 당연히 포함되어야 하는 조항이 됐다.

연예인들의 보험가입이 가장 보편화되어 있는 곳은 충무로다. 액션 장면이 많아 다칠 위험이 높은 영화 제작시 10편 중 7~8편은 주연배우들의 보험가입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 영화제작 사상 처음으로 보험에 가입된 영화는 <테러리스트>(1995년). 당시 최민수, 염정아 등 주연배우를 비롯한 인기 연예인들 외에도 목숨을 담보로 한 스턴트맨, 스태프 50여명이 단체로 가입, 사망 후유장해시 1인당 최고 5000만원까지 보장받고 영화가 제작됐다.

이처럼 영화배우의 보험가입은 지난 1995년 처음 시작됐으나 별로 인기를 얻지 못하다가 지난 2004년부터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최초 보험 가입 영화는 1995년 제작된 <테러리스트>
드라마도 블록버스터화 되면서 배우들 안전고려 보험가입
보험가입 주연배우들에 한정…조연·스태프 등은 무관심
보험금액 인기 따라 천차만별…“보험가입 실태 문제 있다”


영화 <역도산>은 주연배우 설경구가 촬영 중 사망할 경우 3억원, 상해사고시 1000만원의 보험금을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영화에서 ‘박치기왕’ 김일로 나오는 노준호도 사망시 5000만원, 부상시 2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 받는 상해보험에도 가입했다. 또 영화 <S 다이어리>는 주연배우 김선아, 공유, 김수로 등의 상해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상해보험에 들었다.

주연 배우들 계약 맺으며
‘제작보험’ 가입 요구

영화 <인어 공주> 히로인 전도연이 가입한 보험 액수는 4억원이다. 사망후유장애 4억원, 부상시 500만원의 보험액을 조건으로 전도연을 위한 상해보험을 가입했다. 영화에서 해녀로 등장하는 전도연이 물질을 하다가 일어날지도 모르는 미연의 사태를 방지하게 위해 보험에 가입한 것이다. 이 보험은 전쟁영화인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장동건, 원빈이 5억원의 보험을 들었지만 <인어 공주>가 판타지 영화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례적인 액수로 받아들여졌다. 당시 전도연과 함께 출연한 박해일, 고두심 등은 사망후유장애 1억원, 부상시 200만원이었다.

영화 <태풍>에 출연한 장동건과 이정재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15억원짜리 보험에 가입했다. 영화 <각설탕>의 주인공인 임수정도 촬영을 앞두고 여배우 가운데 최고 금액인 10억원 상당의 보험에 가입했다. 영화 <조폭마누라3> 주인공 서기는 최대 8억원을 보상받을 수 있는 상해보험에 가입했다. 영화 <야수>의 동갑내기 배우 권상우, 유지태도 각각 5억원씩 총 10억원의 상해보험에 가입했다.

안방극장에서도 주연 배우들의 보험가입이 눈길을 끈다. 드라마 속에 액션 장면이나 스턴트 장면이 많이 담기면서 한순간이라도 긴장을 놓치면 예상치 못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방송사에선 드라마를 비롯한 프로그램 외주제작 계약을 맺으며 ‘제작보험’에 가입할 것을 외주제작사 측에 요구하고 있다.

권상우, 송승헌, 김희선이 출연한 드라마 <슬픈 연가>는 제작사가 스타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호주에서 1주일 일정의 촬영을 하는 동안 1인당 50만원 이하의 보험료를 내고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만약 촬영기간 중 배우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1인당 최고액인 6억원까지 지급 받을 수 있다.
제작사가 이처럼 거액의 보험을 든 것은 대규모 폭파씬과 총격씬 등이 있기 때문. 야외 공연장에서 헬기 3대와 자동차 7대가 폭파되는 장면 등 다소 위험한 촬영분이 있어 톱스타들을 위한 안전대책으로 마련했다.

전도연 주연의 <프라하의 연인> 역시 제작-상해보험에 가입했다. <마이걸>의 경우도 제작-상해보험에 가입, 연기자와 스태프에게 고지는 물론 드라마 후타이틀을 통해 시청자에게도 알릴 정도로 제작-상해보험이 일반화되고 있다.

특정 신체부위 대상 보험도 늘어
이혜영 ‘다리’·안소영 ‘가슴’

제작사 관계자는 “드라마 제작도 점점 더 블록버스터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배우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선진국형 제작방식을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뮤직비디오 역시 드라마 형태의 뮤직비디오 촬영이 늘어나면서 제작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대형 콘서트를 여는 가수들의 보험가입도 눈길을 끈다. 인기그룹 빅뱅은 지난 1월 콘서트를 열면서 보험금 153억원어치의 보험에 가입했다. 빅뱅은 멤버 5명과 댄스팀 등 공연관계자 143명에 대해 각각 1억원씩을 받을 수 있는 보험에 가입했다.

또 관객이 다칠 경우에 대비해 보험금 10억원 규모의 배상 책임보험에도 들었다. 지금까지 보험가액이 가장 높았던 공연은 스태프가 많았던 서태지 공연으로 500억원에 달했다. 가수 비도 지난 2007년 도쿄돔 공연 때 100억원짜리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 연예인 중엔 특정 신체부위만을 대상으로 한 보험에 가입한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황금다리’ 이혜영. 이혜영은 지난 2000년 100만 달러짜리 ‘다리 보험’에 가입한 사례가 있다. 이혜영과 보험을 맺은 이 보험회사는 이혜영의 다리를 감정한 결과 최고 100만 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 이 같은 금액에 계약을 맺게 됐다.

영화배우 강수연도 2억원의 ‘얼굴’, 안소영은 ‘가슴’에 보험을 들었으며, 이외에도 몇몇 가수들이 성대 보험 등에 가입한 사례가 있다. 미국에 진출해 월드스타로 발돋움한 보아는 한 보험사와 모두 20억원대의 보험 계약을 맺었다.
이밖에도 영화배우 임수정은 10억원대의 상해보험, 메이저리거인 김병현 투수는 10억원의 팔보험, 피아니스트 서혜경은 10억원대의 손가락 보험으로 유명하다.

또 유명 연예인들이 많은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는 100억원짜리 보험에 가입해 소속 연예인들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이 회사는 2004년부터 10년간 매월 300만원씩의 보험료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신체 특정부위 보험은 솔직히 일반인 등 아무나 가입은 가능하다. 하지만 그런 사례가 전무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보험이 생겨난 것일까. 연예인은 퇴직금이 없는 직업이다. 타 직업에 비해 활동기간이 짧기 때문에 활동하는 동안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연예계의 한 관계자는 “항상 쫓기는 스케줄 탓에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 이러한 부분보험에 가입한다”고 전했다. 

연예인은 퇴직금이 없는 직업
활동기간 철저히 관리해야

광고주나 제작사가 대신 가입하는 경우도 비슷한 맥락이다. 예를 들어 광고주 입장에서 엄청난 금액의 모델료를 지불한 자사 모델이 혹시라도 상해를 입으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톱스타 부분보험의 또 다른 이유는 홍보효과다. 연예인의 경우 자신의 몸이 그만큼 소중하다는 것을 알리면서 이슈를 일으키고 광고주의 경우 자사 모델이 그만큼 귀중하다는 것을 알리면서 브랜드 가치를 드높이는 것이다.

유명세에 따라 몸값이 달라지듯 보험가입 액수도 천차만별인 연예인. 하지만 이들은 그나마 낫다. 인기 없는 조연들은 아예 보험가입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 목숨을 담보로 한 스턴트맨 역시 예외는 아니다.
때문일까. 보험 업계 관계자는 “주연의 목숨이나 조연, 스턴트맨, 엑스트라, 스태프 등의 목숨도 매한가지로 한 번뿐인데 오직 주연배우에만 맞춰지는 보험가입 실태는 문제가 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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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1일 이재명정부의 첫 정기 국회가 열리면서 100일 대장정이 시작됐다. 늘 그렇듯 각종 입법과 개혁, 예산안 등을 두고 여야가 거세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회 첫날부터 기싸움이 만연한 가운데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고삐를 틀어쥐면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9월에 접어듦과 동시에 빽빽한 일정이 여야를 기다리고 있다. 9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오는 10일, 국민의힘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고, 15~18일 나흘 동안 정부를 상대로 ▲정치▲외교 ▲통일·안보 ▲사회 ▲교육 ▲경제 등 대정부질문이 예정됐다. 벌써부터 국정감사 제보센터를 개설하는 의원실도 눈에 띄었다. 사면초가 국민의힘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과 성장, 개혁 안전 등 4대 핵심 과제를 골자로 한 224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개혁, 금융위원회 등 정부조직법 개정을 포함해 언론개혁, 대법원 개혁 등 공약으로 내걸었던 법안도 지체 없이 빠르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계획을 ‘입법 폭주’라고 비판하며 ‘경제·민생·신뢰 바로 세우기’를 기조로 하는 100대 입법 과제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비롯한 경제 활성화 및 민생경제 회복, 청년 희망 및 취약계층 돌봄 등을 통해 국민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이번 정기국회는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인사청문회서 국민의힘은 최교진·주병기 후보를 정조준하면서 이정부의 ‘인사 실패’ 프레임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먼저 국민의힘은 최 후보의 과거 음주 운전 전력과 천안함 폭침 관련 음모론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내 교육위원회 간사인 조정훈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 후보는 인사청문회에서 음주 운전, 학생 체벌, 막말, 천안함 음모론 제기, 부산·대구 폄하 발언, 입시 비리 조국 사태 옹호 등 셀 수 없는 범죄와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며 “그 사과가 진심이라면 자진 사퇴하라. 이재명정부는 후보를 즉각 지명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주 후보에 대해선 세금 ‘상습 체납’ 이력 등을 파고들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주 후보와 배우자가 공동 소유한 아파트에는 압류 등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주 후보는 종합소득세 납부기한도 여러 차례 어겼으며 2023년(406만원)과 2024년(183만원) 종합소득세도 올해 6월에야 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민주당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 대한 국회 표결을 벼르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만큼 국회의장은 요구서가 접수된 후 다음 본회의인 오는 9일에 국회 보고를 거쳐 72시간 이내에 표결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다만 국민의힘 교섭단체 연설일인 10일에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어 이날을 제외한 11일 또는 12일 처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정부 첫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권성동 체포동의안 변수도 ‘주목’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의 주도하에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권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며 체포동의안 처리와는 관계없이 구속 적부심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은 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에 저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집어넣으려 한다”며 “이는 야당 대표 연설을 덮으려는, 국회를 정치 공작 무대로 삼으려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당과 정치적 일정 거래에 저의 체포동의안을 이용하지 말라”고 밝혔다. 국회 문이 열리기도 전부터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였던 만큼 결국 개원 첫날부터 여야가 격돌했다. 우 의장은 “차이보다 공통점을 통해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화합의 메시지”를 예로 들며 개회식에서 한복 착용을 권유했지만, 국민의힘은 “국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정권의 독재정치에 맞서자는 심기일전의 취지”라며 검정 양복과 검정 넥타이, 근조 리본을 맨 상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에 항의하는 차원의 퍼포먼스라고 들었지만 정작 애도해야 할 대상은 국민의힘 자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국민이 국회에 바라는 것은 희망과 미래지, 장례식이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회 상임위에서도 크고 작은 해프닝이 발생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을 표결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석 앞으로 몰려가 항의했고, 초선인 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들어가시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 있어”라고 반말로 말한 것이 문제가 됐다. 굽히지 않는 강대강 매치 이를 두고 범여권에서는 나 의원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고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초선 의원은 의정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5선 의원이 가만히 있으라면 무조건 따라야 하냐. 초선 의원이 가마니인가”라고 직격했다. 정 대표는 “초선 의원이 무엇을 모른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 의원은 일단 예의를 모르는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검찰개혁 관련 공청회에서도 설전이 오갔다.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담길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권 분리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신설인데, 국민의힘이 이를 두고 “검찰해체법을 통해 독재 국가로 가는 길”이라고 반발하면서 제동을 건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높다는 점을 들어 추석 전에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오는 25일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개혁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수사 인력과 기한을 확대하고 재판 중계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더 센 특검법(특검법 개정안)’도 민주당 주도로 상정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검 수사 기간은 기존 한 차례 30일 연장에서 두 차례, 최대 60일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된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재판의 녹화 방송 중계도 가능해진다. 재판 내용이 공개돼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교훈을 후손에 남겨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노란봉투법도 쟁점이다. 국민의힘이 ‘사용자’와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제한하는 보완 입법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여야의 입법 주도권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파업 시 대체 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형사처벌 규정 개선, 최소한의 방어권 보장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오는 12월까지인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는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아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기업 달래기에 나서면서 경제 행보를 넓히고 있다. 저항해도 질질∼ 국민의힘은 매일같이 보이콧과 논평을 쏟아내지만 무용지물이다. 의석수로 민주당을 이길 수 없을 뿐더러, 특검의 대대적 압수수색 등 당 내부도 시끄러운 만큼 민주당이 휘두르는 대로 속절없이 끌려다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해 ‘야당 탄압’ ‘야당 말살’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정치 특검이 연이틀 국민의힘 심장부에 쳐들어왔다”며 “법사위에서는 특검 기간을 연장하고, 특별재판부도 설치하고, 재판까지 검열하겠다는 무도한 법들이 통과될 예정”이라고 소리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민주당을 향해 “요즘 정부여당을 보면 폭주 기관차를 떠올리게 된다”며 “역사적 전례를 보면 폭주 기관차는 반드시 궤도를 이탈해 전복된다”고 꼬집었다. 특검이 국민의힘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민주당이 내란특별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지금처럼 과도한 행태를 계속 보이면 국민의 냉엄한 견제가 시작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오 시장은 “지금 국민의힘은 정권을 잃어버리고 이제 겨우 전열을 재정비하는 중”이라며 “그런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과도한 정치 공세로 야당을 뒤흔드는 폭주 기관차의 모습에서 저는 정말 전복이 멀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번 특검은) 이재명정부의 앞잡이를 자처하고 있는 조은석 정치특검”이라며 “국회의 권위와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이재명정권과 특검의 야당 탄압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풍 기우제” 오히려 똘똘 뭉쳤다 윤석열·김건희 지지율 올리는 주역 오히려 민주당은 단일대오로 뭉치면서 “역풍 기우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야당이던 당시 개혁을 앞세워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려고 하면 역풍 타령이 이어졌다”며 “이는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 지금이 개혁 적기다. 순풍이 부는데 이를 자꾸 역풍이라 하는 건 민주당이 돛을 펼치는 걸 막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당선시킨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당원 전체의 목소리로 인식돼 당분간은 이들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치 효능감을 느낀 강성 지지층이 당 분위기는 물론 방향까지 주도하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민주당 의원들의 강경한 태도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날이 갈수록 민주당 의원들의 혀가 독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강성 지지층에게 있어 지금은 ‘이재명과 개혁의 시간’이다. 아직 국민의힘이 ‘내란 동조범’이라는 꼬리를 떼지 못한 만큼 여야 협치에서 국민의힘은 논외 대상으로 여겨진다. 범여권 의석수를 합하면 180석이 넘는 만큼 입법 과정에서도 국민의힘 눈치를 보거나 숙일 필요가 없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더라도 다시 솟아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수사에 비협조적일수록 민주당을 향한 여론이 다시 우호적으로 변하는 상황을 노리는 것이다. 그 예시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의 구치소 CCTV 사건이다. 윤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며 속옷만 입고 있었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국민의 관심이 다시 전 정권으로 쏠렸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자신의 SNS에 “체포영장을 모면하려 한참 나이 차이가 나는 젊은 교도관들을 상대로 온갖 술수와 겁박을 늘어놓는 궁색하고 옹졸한 모습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한때 대통령이셨던 분 아닌가, 옷을 입어달라”는 말에 “나 검사 27년 했다” “내 몸에 손대지 마라” “이거 따르면 앞길이 구만리인 여러분 어떻게 할 거냐” 등 극구 반발했다. 추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내란의 밤에 불법 명령을 내리고, 사령관들에게 따르라고 거듭 재촉해 군 간부들의 신세를 망쳐 놨다”며 “재판 거부와 수사 방해, 회피로 책임지기를 거부하면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갈수록 첩첩산중 여기에 국정감사까지 줄지어 있어 민주당의 강경한 태도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해석이다. 국정감사는 흔히 야당의 시간으로 여겨지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의 강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정기국회가 시작된 만큼 국민의힘은 갈 길이 멀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사방에서 터지니 빠르게 수습해도 세월이 걸릴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어 “걱정인 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수사가 끝나고 상황이 일단락돼도 속은 여전히 곪아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계속해서 밀고 들어올 텐데 여기에 대응할 현실적인 방법이 아직은 없어 보인다. 언제까지나 민주당의 실책에 기댈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또 다른 솟아날 구멍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띄우기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오는 22일부터 지급되는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언급하며 “지난번 1차 소비쿠폰이 마중물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물이 콸콸 나오는, 경제계에 활기가 넘치도록 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것만으로 재계엔 긍정의 시그널을 줬다”며 “주가도 3200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고 시총이 700조원 늘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역시 “이정부 출범 이후 실행한 민생소비쿠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22일부터 발급되는 2차 소비쿠폰은 내수와 소비 회복을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여당 의원들의 평가로 미뤄볼 때, 민주당은 정기 국회에 돌입하면서 정쟁으로 치우친 국회를 벗어나 민생과 경제로 시선을 돌리며 다시 한번 지지율 견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