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직접 보는 ‘후분양 단지’

아파트와 관련해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안전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촉발한 ‘철근 누락’ 논란으로 기존 입주민은 물론 입주 예정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커지는 불안감에도 아파트는 여전히 선호도가 가장 높은 주거 유형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3851건이다. 지난 1월만 해도 1412건에 불과했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어느새 4000건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2021년 8월(4065건)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매매 심리뿐만 아니라 청약 심리도 회복되면서 서울뿐만 아니라 수도권 및 지방서도 흥행에 성공하는 청약 단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공사비, 인건비 상승 등으로 분양가가 급등해 더 늦기 전에 청약을 통해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자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한 부동산 업체가 분석한 청약홈 청약 경쟁률에 따르면 7~8월(8월 둘째 주까지 집계) 전국 아파트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1.79대1로 나타났다. 상반기 7.87대1보다 증가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 4.31대1보다는 3배 가까이 경쟁률이 치솟았다.

아파트에 관한 선호도가 여전히 높은 가운데 향후 전국 분양시장서 ‘후분양 단지’에 관한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후분양 단지는 아파트를 60% 이상 지은 시점서 분양을 진행한다. 어느 정도 공사가 진행된 상황서 분양이 진행되는 만큼 공사비 인상에 따른 입주 우려가 선분양 단지보다 적다는 평가다.

더 늦기 전
‘내 집 마련’


아파트 실물을 확인하고 청약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도 수요자에게는 긍정적인 부분이다. 선분양 단지는 입주 예정 시점이 존재하고, 시공사들은 이를 맞추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수밖에 없다. 후분양 단지들은 입주 일정이 상대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공사 진행 속도를 맞추는 데 용이하고, 입주 일정이 밀릴 가능성도 낮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청약시장서 후분양 단지를 찾아보는 건 쉽지 않았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후분양 단지는 주로 지방에 위치한 100가구 미만 소규모 단지였다. 실제 건설사들은 당연히 후분양보다 선분양을 선호하는 편이다. 수분양자들에게 받은 계약금, 중도금 등을 사업비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문제는 최근 공사비, 인건비, 금리 등이 급등했다는 점이다. 철근, 콘크리트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고금리 탓에 사업비용이 늘어나면서 공사비 갈등을 빚는 정비 사업지가 늘고 있다. 청약 대기자들 입장에서는 관심 단지가 언제쯤 분양이 될지, 분양이 돼도 사업 일정에 차질이 없을지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철근 누락 논란…커지는 불안감
흥행 성공 청약 단지 속속 등장

물론 수요자들에게도 후분양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업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서 분양이 진행되는 만큼 선분양보다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자금 조달 계획을 세우는 일도 만만치 않다. 선분양은 2~3년에 걸쳐 분양대금을 납입할 수 있지만, 후분양은 이보다 짧은 기간 동안 자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입주까지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프리미엄’을 기대하는 것도 상대적으로 쉽지 않다는 평가다.

견본주택과 다른 마감재, 부실시공, 입주 지연 등 아파트 논란이 있을 때마다 후분양제를 의무화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택이 완공되지 않은 상태서 계약하는 것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약한다는 이유에서다. 


현행법상으로 후분양을 막고 있지 않고 있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15조에 따라 건설사가 선분양과 후분양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그간 선분양이 주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와 공급자, 그리고 수요자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장점은?
단점은?

우선 공급자 입장서 선분양은 수분양자로부터 건설자금을 무이자로 조달이 가능해 적은 자본으로 주택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주택 수요자에겐 2~3년 전 가격으로 주택을 구매할 수 있어 저렴하게 자가를 마련한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를 통해 사회는 단기간에 빠른 주택 공급이 가능해졌다. 

선분양은 완성된 주택을 보고 구매하는 것이 아니기에 소비자의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부실시공 시 입주거부권이 없으며 중도금 마련을 위해 수분양자의 자금 조달 부담, 전매 가능 기간이 길어 투기 수요 발생이 쉽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선분양제 대신 주택 준공 후 분양하는 후분양제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사회적으로 꾸준히 제기됐었다. 정부는 2004년 ‘아파트 후분양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공공 부문부터 공동주택 후분양을 시행하기 위해 정책적 노력을 기울였으나 전면적으로 시행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선분양은 공급자 위주의 방식이라고 여기지만 소비자 입장서도 선분양이 유리하기도 하다. 경제 성장으로 주택 가격이 중장기적으로 상승한다면, 선분양을 통해 저렴하게 집을 마련할 수 있어서다. 시장 효율성과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위해 선분양과 후분양이 적절한 비율로 공존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공급자와 소비자의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시점을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후분양 단지의 분양가가 선분양보다는 높지만 예측이 용이한 입주 일정과 실물을 직접 확인하고 청약에 나서고 싶은 수요자들은 후분양에 관심을 갖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후분양 방식으로 선보이는 주요 단지.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대우건설이 짓는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가 분양한다. 국평(전용 84㎡) 기준 분양가는 12억~13억원으로, 인근 시세와 비슷하거나 소폭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내년 3월 입주를 앞둔 후분양 단지로, 지하 5층~지상 18층, 10개동, 전용면적 59~84㎡, 총 771가구 규모로 구성된다. 

공급자 
수요자

일반 분양에 나오는 771가구 가운데 370가구가 특별공급, 401가구가 일반공급 물량이다. 면적별로는 59㎡A(226가구), 59㎡B(35가구), 74㎡A(152가구), 84㎡A(188가구), 84㎡B(152가구), 84㎡C(18가구) 등이다. 분양가는 전용면적 59㎡가 9억3200만~10억3000만원, 74㎡는 11억4000만~12억6000만원, 84㎡가 12억4000만~13억9000만원 수준이다.

▲용인 센트레빌 그리니에= 동부건설이 경기도 용인시 마북동 212-1번지 일원 들어서는 ‘용인 센트레빌 그리니에’를 분양한다. 노후 아파트 비율이 높고 입주 물량이 적은 용인시에서 공급되는 후분양 단지다. 지하 2층~지상 최고 19층, 3개동, 전용면적 84~130㎡, 총 171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22개의 다양한 타입으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수요자의 각기 다른 니즈를 충족시켜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실물부터 확인하고 계약 결정
선분양보다 분양가 높게 책정

남향 위주 배치와 4bay(일부 세대 제외)로, 공간활용도가 우수하고 채광과 통풍에 최적화된 설계를 적용했다. 입주민을 위한 조경 설계도 돋보인다. 먼저 단지는 넓은 잔디마당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커뮤니티마당이 들어서고 입주민들의 건강과 힐링을 위한 힐링포레스트가 계획돼있다. 여기에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단풍산책로도 조성될 예정이다. 또 피트니스, 작은 도서관, 경로당 등의 커뮤니티시설도 들어선다. 

자금 부족?
공사 지연?

아파트 부실시공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진 현 시점서 후분양 단지로 분양돼 큰 관심도 받고 있다. 실제로 단지는 준공을 앞두고 있어 자금 부족으로 인한 공사 지연, 건설사 부도 등과 같은 위험이 거의 없다.

▲힐스테이트 신용 더리버= 현대건설이 선보이는 ‘힐스테이트 신용 더리버’가 본격 분양에 나선다. 지하 2층~지상 29층, 19개동, 전용면적 74~135㎡, 총 1647가구다. 이 중 206가구가 일반분양으로 공급된다. 

다음 해 3월 입주를 앞둔 후분양 단지인 만큼 선분양 아파트보다 이른 시일 내 입주가 가능해 주변 여건을 확인하기 수월하고, 단지 배치와 상품 등을 꼼꼼하게 확인할 수 있다. 전용면적 85㎡ 초과 주택형의 경우 100% 추첨제가 적용된다. 주택 소유 여부와 관계없이 청약통장 가입 기간 6개월 경과, 예치금액 충족 시 1순위 청약이 가능하다. 전매 제한 기간은 6개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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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