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 튀는 젊은 상권 ‘뉴타운 상가’

서울, 경기권 뉴타운에 공급되는 아파트 단지들이 완판 행진을 거듭하면서 덩달아 지역 내 상가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표적인 뉴타운으로 청량리뉴타운, 이문·휘경뉴타운, 신림뉴타운, 광명뉴타운 등이 있다.

뉴타운은 재개발 사업과 달리 뉴타운 기본계획이란 큰 틀 안에서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개발되다 보니 신도시나 택지지구 못지않게 도로, 학교, 공원, 상업시설 등 다양한 인프라가 갖춰지게 된다. 여기에 기존에 조성돼있는 인프라와 연계도 수월해 수요자들 입장에서는 쾌적한 환경 속에서 편리한 주거생활을 누리는 게 가능하다.

대규모 정비사업을 통해 도시가 새롭게 재탄생되는 뉴타운 내 상가는 신도시 라이프를 누릴 수 있고, 기존 인프라와의 연계도 수월해 수요자를 흡수하기가 유리할 뿐만 아니라 뉴타운 개발에 따라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뉴타운은 도심 속 신도시라고 불릴 정도로 풍부한 인프라를 품고 있고 주거 및 생활환경이 대폭 개선되므로 젊은 소비세대 인구를 유입하는 데 수월하고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을 준다”며 “개발에 따른 미래가치 상승도 전망돼 시세 차익이나 수익률을 높이기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경기권 뉴타운과 상가.

청량리


동대문구를 대표하는 정비사업장은 청량리역 일대에 자리한다. 청량리역세권을 중심으로 청량리재정비촉진지구 개발이 현재 진행 중인 데다 제기4구역, 청량리 6·7·8구역 등 일대 정비사업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이처럼 청량리 일대서 이뤄지는 대대적인 정비사업은 인근 다른 뉴타운 사업장에도 자극제가 됐다. 

실제 청량리와 가까운 전농·답십리뉴타운의 경우 연계 상승효과로 개발이 빠르게 진행됐었다. 청량리역 일대 정비사업과 전농·답십리뉴타운 개발이 마무리되면 이곳은 2만가구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신흥 주거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과거엔 낙후지역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곳들이 이제 주상복합 단지와 고층 아파트가 밀집한 새 아파트촌으로 탈바꿈되는 셈이다.

청량리는 최근 ‘전통시장 핫플(명소)’ ‘레트로 감성공간’과 같은 키워드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도배하고 있다. 지난해 경동시장 내에 있던 경동극장을 리모델링한 ‘스타벅스 경동 1960점’이 문을 열면서다. 추억을 찾는 중·장년층을 비롯해 MZ세대들이 방문하면서 청량리 상권이 한층 젊어졌다. 청량리 상가(소규모)의 올해 1분기 공실률은 3.6%로 서울 평균 6.3%를 크게 밑돌았다.

수도권 아파트 단지 완판 행진
덩달아 지역 내 상가들도 관심

성수동과 마찬가지로 청량리도 초고층 주상복합 단지들이 연달아 입주에 나서면서 ‘젊고 세련된 도시’로 이미지가 변하고 있다. 올해 ‘청량리역 해링턴플레이스’(220가구)를 시작으로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11 52가구)이 이미 집들이를 시작했고,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 -L65’(1425가구),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퍼스트’(486실) 등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교통호재에 따른 유동인구 증가도 청량리 상권을 주목하게 하는 요소다. 청량리역은 지하철 1호선·수인분당선 등 6개 노선에 더해 GTX-B·GTX-C·강북횡단선·경전철 면목선 등 4개 노선이 추가될 예정이다. 노후했던 청량리 일대가 신구의 조화를 이루는 상권으로 탈바꿈하고 있으며, 교통망 확충에 따른 풍부한 유동인구를 바탕으로 서울 동북권을 대표하는 상권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랜드마크타워= 4개동 규모의 아파트와 랜드마크 타워로 구성된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랜드마크타워가 본격적으로 특화 상업시설 34개 호실 분양을 시작했다. 지하 1층~지상 42층 규모에 판매시설, 사무실, 오피스텔, 숙박시설로 구성된다. 지상 4층에는 롯데백화점이 들어서며 특별히 5층에는 메디컬 및 부대시설로 이뤄진 특화 상업시설이 조성될 예정이다.

이번에 공급하는 특화 상업시설은 웨딩홀, 호텔 등 다양한 유동 소비층은 물론 섹션 오피스와 오피스텔, 아파트의 안정된 고정 소비층을 확보해 탄탄한 내부 수요는 물론, 랜드마크 타워 반경 1㎞ 내 거주하는 7만명 및 일평균 유동인구 50만명 이상의 수요 역시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문·휘경

동대문구 이문동과 휘경동 일대 주택가를 재개발하는 이문·휘경뉴타운도 젊은 상권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하철 1호선 외대앞역을 중심으로 회기역과 신이문역 사이에 위치한 이문·휘경뉴타운은 2005년 3차 뉴타운지구로 지정 이후 입주가 끝난 2개 구역을 제외하고 4개 구역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지난 4월 ‘휘경자이디센시아’는 1순위 평균 경쟁률 57.1대1을 기록하며 1순위로 청약을 마감, 조기완판에 성공했다. 이어 이문1구역(삼성물산), 이문3구역(HDC현대산업개발·GS건설)도 브랜드 아파트가 하반기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이문4구역도 최근 사업시행인가를 취득한 이후 빠른 속도로 재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문·휘경뉴타운 재개발이 완료되면 이미 입주를 마친 1200가구를 포함해 총 1만4000가구 규모의 새 아파트촌을 형성할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이문·휘경뉴타운 인근으로 이문 삼익, 쌍용 등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들도 있어 동대문구 내에서도 선호도 높은 주거지로 떠오르고 있다.

학령기 자녀를 둔 3040 실수요자라면 시선을 돌릴만하다. 다양한 초·중·고 학군을 갖춘 데다 카이스트, 경희대, 한국외대 등 인근에 국내 주요 대학들이 위치하고 있다. 학령기 자녀를 둔 실수요자들에게는 최적의 학군인 셈이다. 또 홍릉·배봉산근린공원 등 아이들과 생활하기에 자연 친화적인 환경도 갖추고 있다. 

종합적·체계적으로 개발
쾌적한 환경 편리한 생활

그뿐만 아니라 회기역과 외대앞역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교통환경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버스노선도 다양해 서울 및 경기 동북부 일대로 이동이 쉽고, 아울러 청량리역 일대 교통인프라 확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입지다. 진행 중인 호재도 돋보인다. 대표적으로 서울시와 동대문구는 홍릉 R&D 지원센터 및 첨단·의료기기개발센터 조성사업을 진행해 이곳을 의료 R&D 거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문휘경지웰에스테이트 상가= 동대문구 이문·휘경뉴타운 내에 주상복합 단지인 ‘이문휘경지웰에스테이트’ 상가가 분양 중이다. 이문지구 단위계획 구역 내 특별계획 구역 2에 들어선다. A, B, C, 3개동으로 이뤄진 상가는 44호실로 이뤄져 있고 주상복합 상층부의 직주인구뿐만 아니라 주면 대단지 아파트의 배후수요까지 확보할 수 있는 최고의 프리미엄을 품고 있다. 

지하철 1호선 외대앞역 4번 출구에서 도보로 1분 거리의 접근성을 갖고 있는 당 상가는 450세대의 고정 수요인원과 2019년에 입주한 2구역 휘경SK뷰 아파트(900세대), 3구역의 1840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역세권에 위치한 접근성으로 상권 형성에 최고의 입지적 특수성을 누릴 수 있는 활발한 유동인구는 상권 발달에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특히 많은 수요인원을 흡수시킬 수 있는 상가 내 점포 업종은 상가의 가치 향상에 많은 도움으로 작용한다. 생활밀착형 상가이며, 사방에서 유입이 가능한 구조로 역세권에 위치한 특수성과 결합된 중심지에 자리 잡은 메인 상권의 중심상가다.


고양 능곡

고양 능곡뉴타운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토당동 일대에 추진 중인 뉴타운 재개발 사업이다. 고양시 능곡동, 행주동, 토당동 일대는 경의선 능곡역이 생기면서 시가지가 발달했으나, 1990년대 들어 덕양구에서 일산신도시의 개발과 연계하여 개발된 화정지구, 행신지구, 능곡지구와는 달리 체계적인 개발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낙후된 지역으로 남은 구시가지는 21세기 들어서 지속적으로 뉴타운 재개발 수요가 있어왔다. 그에 따라 고양시청에서 뉴타운 지구로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GTX 및 서해선, 대곡역 역세권 개발사업에 따라 인접지역인 고양 능곡뉴타운이 교통 편의성 개선을 바탕으로 서울에 직장을 둔 신혼 및 맞벌이 부부 등 실수요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능곡 지역은 현재 7개 구역 중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된 3개 구역을 제외한 4개 구역(1, 2, 5, 6구역)에서 사업이 진행 중이다. 2024년까지 계획대로 개발이 완료되면 이 일대는 총 9500여가구가 들어서는 미니신도시로 탈바꿈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됐기 때문에 실거주하지 않아도 되는 데다 고양시는 비규제지역이란 장점에 GTX 정차역 인근 구역이고, 미니 신도시 규모의 뉴타운으로 정비될 예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4~5년 뒤 실제 입주 계획을 갖고 있는 실수요에게는 눈여겨볼 지역 중 하나다.

▲대곡역 롯데캐슬 엘클라씨 단지 내 상가= ‘대곡역 롯데캐슬 엘클라씨’ 단지 내 상가가 분양 중이다. 1층에는 베이커리, 편의점, 카페, 음식점, 라이프 서비스 등의 업종, 2층에는 학원, 클리닉, 헤어, 음식점, 뷰티숍, 스크린 골프 등 업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단지 내 상가는 총 13호실이 한정된 점포수로 주목받고 있다.


대로변 사거리 코너에 위치해  5만여명의 배후수요를 흡수하기에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가가 대로변 사거리코너에 위치할 경우 2면이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유동인구의 접근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사방에 노출돼 가시성 뛰어나 자연스러운 광고효과를 발생시켜 집객력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총 834세대의 단지 내 고정수요까지 확보돼있다. 해당 단지 인근에는 초등학교가 위치해 소비력이 왕성한 젊은 부부와 신혼부부 등이 입주하고 있어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