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었던 인천이 녹고 있다

고금리와 공급 과잉 우려 등으로 한동안 침체를 거듭하던 인천 분양시장이 침체를 벗어나 활기를 되찾고 있다. 두 자릿수 경쟁률의 청약 흥행 사례가 나오는가 하면 기존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는 단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인천의 지난 1월 미분양 가구 수는 32 09가구였지만, 2월 3154가구로 소폭 하락했다. 3월에는 3565가구까지 증가했지만, 4월 3071가구로 대폭 줄었다. 5월에는 20 00가구대로 떨어진 2697가구를 기록하면서 호조세를 보였다.

인천 집값이 6주 연속 상승하면서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심리가 확산한 데 따른 변화라는 평가다. 연내 인천에서 1만7500여 가구의 아파트 공급이 예정돼 있어 수요자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인천광역시 동구 ‘인천 두산위브더센트럴’과 계양구 ‘작전한라비발디’ 등이 최근 미분양 물량을 모두 털어냈다. 계약금 부담을 낮춘 데다 다양한 분양 마케팅이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이앤씨가 인천 미추홀구에 조성하는 ‘더샵 아르테’도 최근 계약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서구 ‘인천 검단신도시 AB19블록 호반써밋’은 지난달 본청약에서 34.8대1의 1순위 경쟁률을 기록했다. 229가구 모집에 7980명이 몰렸다. 사전청약(2021년 12월 진행) 당첨자 771명 중 470명이 분양을 포기해 이탈률이 61%로 높았지만 본청약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연초 미추홀구 ‘인천석정 한신더휴’, 연수구 ‘송도역 경남아너스빌’, 서구 ‘왕길역 금호어울림 에듀그린’ 등이 모두 1대1 미만 경쟁률을 보인 것을 고려하면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1만7500가구
연내 공급 예정


인천 분양업계 관계자는 “올초만 해도 기존 아파트값이 하락하는 데다 경기 침체와 입주 물량 공급 과잉 등으로 미분양 우려가 컸지만 시세 상승으로 매수심리가 살아나며 분양 열기가 올라가고 있다”며 “잔여 가구가 ‘완판’에 성공한 데는 계약금 조건을 기존 10%에서 5% 혹은 1000만원으로 대거 낮춘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인천 입주 물량은 4만6399가구로, 2021년(1만9158가구)의 2.4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 가격은 지난 6월 첫째주부터 6주 연속 오르고 있다. 규제 완화와 대출금리 하락, 서울 강남발 수도권 매수심리 회복 등이 맞물린 결과다.

7월 둘째주(7월10일) 기준 송도가 속한 연수구 상승률(0.21%)이 바이오산업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호재 등에 힘입어 가장 가파르다. ‘송도센트럴파크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 2월 8억원에서 지난달 11억원으로 3억원이 뛰었다.

공사비용 증가 등으로 분양가가 계속 오를 것이란 심리 때문에 전반적으로 분양 시장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고점 시세 등을 고려할 때 분양가가 검단은 5억원 초반, 정비사업 아파트는 6억원 안쪽 정도로 책정된다면 시장 수요는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분양권 거래도 활발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천의 분양·입주권 거래량은 4월 450건, 5월 685건, 6월 531건이 거래되었다. 인천 연수구 ‘송도자이더스타’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 6월 공급가액보다 4000만~5000만원 비싼 9억9499만원에 팔리는 등 프리미엄(웃돈)도 붙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얼어붙었던 분위기의 인천 미분양 아파트도 최근 시장 회복 시그널에 수요자가 몰리고 있는 상황인데 이렇다 보니 인천 미분양 아파트의 잔여 세대도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살아나는
매수심리


이어 “인천 아파트 가격이 내려가면서 매매시장은 물론 분양시장까지 침체를 겪고 있었는데, 최근 금리 인하 가능성, 집값 상승 등 낙관론이 확산하면서 회복세를 띠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하반기에 분양에 들어가는 인천 주요 단지.

 

▲호반써밋 파크에디션= 호반건설이 인천 연희공원 내에 공급하는 ‘호반써밋 파크에디션’이 청약에 들어갔다. 지하 2층~지상 34층, 10개동, 전용 84~99㎡, 총 1370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로 조성된다. 전용면적별 가구 수는 84㎡A 607가구, 84㎡B 52가구, 84㎡C 268가구, 99㎡ 443가구로 전 가구가 중대형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공급하는 단지로 도시공원 부지 중 녹지 70%는 공원으로 조성해 기부하고 30%는 민간 사업자가 아파트 등으로 개발하는 방식이다. 공원 안에 단지가 위치해 조망은 물론 산책과 휴식을 즐기는 등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 

인천 청라국제도시 바로 근처에 위치해 다양한 생활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 스타필드 청라점(예정), 코스트코 청라점(예정), 청라 의료복합타운(예정), 관공서 등 생활편의 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LG전자 인천캠퍼스, 하나금융타운, 서부일반산업단지, 서구청 등이 인근에 있다. 

침체 벗어나 활기 되찾는 분양시장
미분양 완판 속출…입주 물량 늘어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등 이용이 수월하며, 7호선 청라 연장선(석남역~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 제3 연륙교, 인천 도시철도 3호선 등도 계획돼 있다. 입주 예정일은 2026년 12월.

분양 관계자는 “공원 안에 있는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로 인근 주민의 관심이 많은 만큼 견본주택 오픈 당일부터 많은 수요자가 방문했다”며 “청라국제도시의 생활인프라도 함께 누릴 수 있는 만큼 좋은 청약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레나 인천학익= 인천 미추홀구 학익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에서 공급하고 한화 건설 부문이 시공하는 ‘포레나 인천학익’이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5개동, 전용면적 39~84㎡, 총 562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최근 2년간 인천 내 소형 평형대(60㎡ 이하) 공급량이 24% 미만이며 1~2인 가구 비율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실수요자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전 세대 남향 위주 배치를 통해 채광과 통풍을 극대화했다. 넓은 동간 거리로 조경 공간을 최대한 확보, 지상주차를 최소화한 공원형 단지로 조성된다. 메리키즈그라운드(어린이놀이터), 카페브리즈(중앙광장), 어린이집, 작은도서관, 경로당, 휘트니스, 골프연습장, 스쿨버스스테이션, 세대창고 등 다양한 커뮤니티 및 공유 시설을 마련해 입주민 주거 만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좋은 청약
결과 기대

단지는 향후 약 5000가구 규모의 신주거타운으로 거듭날 인천 학익지구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다. 현재 학익동과 주안동 일대는 미니 신도시급 도시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인근에 학익SK뷰와 주안파크자이 등 브랜드 아파트가 들어서며 생활 인프라 개선이 이뤄져 미래 가치도 높게 평가된다. 

문학IC와 도화IC를 통해 인천대로, 제2경인고속도로 등으로 진입이 수월해 서울과 판교 및 분당 등으로 광역 이동이 가능하다. 미추홀대로를 통해 송도국제도시, 청라국제도시로 접근이 용이하다. 수인분당선 인하대역과 학익역(2026년 개통 예정)이 반경 2㎞ 이내에 있어 서울과 경기 지역으로 쉽게 이동할 수도 있다.


연학초, 인주초·중, 학익초·고, 학익여고, 인하사대부고 등 초·중·고교와 인하대학교가 1.2㎞ 내로, 도보 통학이 가능하다. 대형마트와 영화관, 인천문학경기장, 선학경기장, 인하대병원 등 편의·여가시설 이용이 쉽고 인천지법과 인천지검 등 법조타운도 가까워 직주근접을 선호하는 잠재 고객에게 배후 주거지로서 가치가 높다. 

단지와 가까운 미추홀공원은 총면적 약 3만8950㎡의 대형 근린공원으로, 다목적 운동장과 게이트볼 경기장, 배드민턴장, 어린이 놀이터, 각종 휴식시설 등이 있어 취미·여가 생활을 즐기기에 좋다. 문학도시자연공원, 관교공원, 문학산, 승학산 등 녹지공간도 가깝다. 입주는 2026년 4월 예정.

낙관론 확산하면서 회복세
잔여 세대 빠른 속도 소진

 

 

▲검단신도시 롯데캐슬 넥스티엘= 롯데건설은 검단신도시 최중심 입지인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 신설역(가칭 101역, 2025년 예정) 역세권 RC1블록에 ‘검단신도시 롯데캐슬 넥스티엘’ 아파트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4개동, 전용면적 84㎡·108㎡, 총 372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타입별 가구수는 84㎡A 134가구, 84㎡B 26가구, 84㎡C 106가구, 84㎡D 50가구, 108㎡A 56가구다. 

검단신도시 내 최초로 조성되는 롯데캐슬 브랜드 아파트로, 이러한 상징성에 걸맞은 다양한 상품설계가 적용될 예정이다. 남향 위주의 배치와 함께 맞통풍이 가능한 4베이 판상형 위주(일부 제외)의 평면설계를 적용해 개방감과 채광, 통풍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한편 검단신도시 롯데캐슬 넥스티엘은 수도권 대규모 택지에 공급하는 분양가상한제 적용단지로, 주변 대비 경쟁력 있는 분양가가 책정될 예정이다.

약 5만9136㎡ 부지를 첨단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검단신도시 1단계의 특화구역인 넥스트콤플렉스에 속해 개발 수혜가 기대된다. 넥스트콤플렉스는 아파트, 오피스텔 등 주거시설과 각종 문화집회 시설, 대규모 상업시설이 함께 조성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 신설역 역세권 개발사업과 함께 진행돼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인근에 인천 법조타운도 개발되고 있어 검단신도시를 대표하는 중심 생활권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감이 높다.


신도시 대표
중심 생활권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 신설역 도보 4분거리에 있는 초역세권 단지로 조성되는 만큼 뛰어난 서울 및 인천시내 접근성을 누릴 전망이다. 또 인근에는 원당-태리간 광역도로(2024년 7월 예정), 검단-경명로 간 도로(2026년 3월 예정)등의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촘촘한 광역교통 도로망도 갖출 예정이다. 여기에 주변에는 김포시 장기역과 부천시 부천종합운동장역을 잇는 서부권 급행철도(가칭 GTX-D 예정) 노선도 추진 중에 있어 향후 사업 진행 시 이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서부권 급행철도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 B노선을 공용해 서울도심까지 직결 운행할 예정이라는 점에서 교통여건은 더욱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실제 이 노선이 개통되면 검단에서 여의도, 용산 등은 30분 내외로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근에 롯데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도 자리하고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쾌적한 자연환경도 강점으로 계양천 수변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아라센트럴파크, 두물머리공원 등 다수의 녹지공간이 가깝게 있어 여가 및 산책, 휴식 등을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인천아람초, 인천이음초, 인천이음중, 원당고 등이 자리하고 있다. 국공립유치원(예정), 인천영어마을, 중심상업지구 학원가도 인접해 학령기 자녀들이 우수한 면학분위기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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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필리핀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 김나정에게 강제로 마약을 투약한 한국인 사업가 권모씨에게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권씨는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일대에 서버를 두고 투자 사기,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6년간 수사망을 피하며 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24일 경기북부경찰청 마약수사계는 아나운서 김나정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증거를 경찰에 제출했지만, 경찰은 해당 증거로는 강제성을 증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외 도주 대담한 행적 김씨는 지난해 11월12일 마닐라에서 자신의 SNS에 “제가 필리핀에서 마약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며 “죽어서 갈 것 같아서 비행기를 못 타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후 그는 마닐라에서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인천국제공항경찰대의 조사를 받았다. 사건은 주소지 등을 고려해 경기북부경찰청으로 넘어왔다. 이후 김씨 측은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던 법무법인 충정은 “김나정은 뷰티 제품 홍보 및 속옷 브랜드 출시를 위해 필리핀을 찾았다가 젊은 사업가 A씨(권씨)를 소개받았다. 젊은 사업가가 김나정의 사업을 적극 도와주겠다고 해 시간을 할애해 방문했을 뿐이다. 항간에 도는 소위 ‘스폰’의 존재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가 필리핀에서 만난 1995년 8월5일생의 사업가 권씨는 SNS에 ‘투자 리딩방’을 개설해 범죄수익을 벌어들인 범죄자다. 업계에서 일명 ‘재림’으로 불리는 그가 리딩방 총책으로 활동하며 발생시킨 투자 사기 피해액만 약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2019년 8월4일 필리핀으로 간 권씨는 이후 국내로 입국한 적이 없다. 유튜버 크라임넷 등 제보에 따르면 권씨는 드라마 <카지노>의 주인공 차무식의 실존 인물인 이상태씨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보호받아왔다고 한다. 검찰은 21년간 필리핀에서 도주 행각을 이어가던 이씨를 현지 교민 정보망을 활용해 검거했다. 법원에서 실형이 선고됐으나, 광주지검 목포지청(곽영환 지청장)은 해외 도주를 이어가던 이씨를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지난해 8월23일 밝혔다. 사업가로 변신, 김나정 앞에 나타난 권씨 취재 결과 70억대 사기단 우두머리로 확인 이씨는 2014년 공범과 함께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 사무실을 운영하겠다며 투자금 1억1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0년 2월 징역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구속 기소된 공범은 실형을 살았지만, 해외에 있던 이씨는 공소시효 임박에 따라 궐석재판으로 징역형이 확정돼 ‘자유형 미집행자’ 신분이 됐다. 자유형 미집행자는 징역·금고 등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잠적하거나 도주한 사람을 뜻한다. 이씨는 2003년 필리핀으로 출국한 뒤 세부섬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21년간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서 공갈·사기 범행을 11건(피해액 약 8000만원) 저질러 지명수배·지명 통보 조치가 내려진 인물이다. 목포지청은 검거팀을 꾸려 이씨 검거에 나섰는데, 필리핀 현지 교민 사이트에서 이씨 거주지를 특정하는 단서를 확보해 검거에 성공했다. 현지 주민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씨에 대한 제보를 받아 검거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획득했다. 결국 법무부, 필리핀 파견 검찰 수사관, 필리핀 이민청 수배자 검거팀과 국제공조로 클락시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검찰은 “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본섬인 루손섬이 아닌 곳에서 범인을 검거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현실판 차무식의 비호를 받고 유유자적한 삶을 살아온 범죄자가 바로 권씨인 것이다. 권씨의 이름은 다른 사건에서도 언급된다. 2022년 SNS에 ‘투자 리딩방’을 만든 뒤 대체 코인 거래 사이트로 이용자 130명을 유인해 70억원대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이다가 경찰에 붙잡힌 일당도 권씨가 총책이라고 진술했다. 그해 6월30일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혐의로 투자 사기 일당 16명을 검거해 총판 관리팀장 20대 A씨 등 8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도주한 조직 총책인 권씨 등 핵심 간부 5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하고, 국내에 체류 중인 나머지 조직원 1명은 지명수배해 뒤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SNS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서 전문 투자 상담사를 사칭해 투자자 130명을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게 한 뒤 투자금 약 7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강제 투약 진실은? 총책인 권씨는 필리핀에 본사를 두고, 본사 운영팀과 총판 관리팀, 회원 모집책 등 역할을 나눠 치밀하게 조직을 운영했다. 우선, 인터넷에서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무작위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뒤 SNS에 개설한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 초대했다. 이들 일당은 “대체 코인 투자로 300~400%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라거나 “VIP에게만 제공하는 투자 리딩이 진행된다”며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회원 모집책 20대 C씨 등 13명은 투자 리딩방에서 대체 코인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낸 전문가인 것처럼 1인 다역 행세를 했고, 이에 속은 투자자들이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C씨 등은 가짜 투자 전문가 자격증과 사업자 등록증을 소셜미디어 프로필에 게시하거나 피해자에게 보여주며 안심시켰다. 이들의 속임수에 넘어간 가입자 중에는 노후 자금 1억5000만원을 날린 60대 남성과 최대 2억5000만원의 투자금을 날린 50대 남성도 있었다. 또 가상 자산인 코인 시장에 처음 들어가 재테크를 해보려고 나선 대학생과 주부 피해자들도 포함됐다. 피해자는 모두 130명에 달한다. 1인당 피해 금액은 1000만원에서부터 2억5000만원에 이른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처음 한두 차례는 소액으로 투자한 수익금을 그대로 돌려줘 신뢰를 쌓은 뒤, 큰 투자금을 받는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일당이 범행에 사용한 계좌 28개를 지급 정지하고, 1억2000만원 상당의 범죄 수익에 대해 법원 결정을 받아 추징·보전 조치한 상태다.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는 권씨는 필리핀에서 가장 부유하고 발전된 보니파시오 지역 등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제보자에 따르면, “필리핀, 태국 등지에 권씨의 차명 부동산이 여럿 있고, 일부 한국 영사들이 지내는 집도 사실상 권씨의 소유”라고 한다. 현실판 차무식 돈이 곧 권력이자, 신분인 동남아에서 권씨가 경찰을 매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권씨는 수사망을 피해 사업가로 위장했고 다수의 여성과 향락을 즐겼다. 김씨도 부유한 사업가로 위장한 권씨를 의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충정 측은 “김나정은 술자리를 가져 다소 취했던 상황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손이 묶이고 안대가 씌워졌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김나정이 연기를 흡입하게 했다. 김나정이 이를 피하는 모습을 보이자 급기야 어떤 관 같은 것을 이용해 김나정이 강제로 연기를 흡입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며 “김나정의 핸드폰에 손이 묶이고 안대를 가리고 있는 영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나정에게 문제가 된 마약을 강제 흡입시키기 전, 총을 보여주고 사람을 쉽게 죽일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증명할 자료는 따로 없으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권씨는 다수의 범죄를 범해 수배 중인 자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자”라면서, “김나정은 권씨의 정체를 알게 됐고 후술하는 권씨의 협박이 허풍이 아니라는 생각에 공포를 느끼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나정이 귀국 전 소셜미디어에 올린 마약 자수 관련 게시물은 ‘긴급 구조 요청’을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약은 이번 단 한 번만 있었던 것이고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강제로 행해진 것”이라며 “김나정이 경찰과 본인의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영상통화를 했고 이 과정에서 권씨의 관계자로 보이는 자가 권씨와 통화하며 김나정을 추적하는 영상을 녹화했다. 즉 김나정은 긴급히 구조 요청을 하기 위해 마약 투약 사실을 자수한 것이지, 자의로 마약을 투약했음을 인정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후 자료를 제출받은 경찰은 약 3개월 동안 분석 작업을 했다. 또 경기북부경찰청은 김씨 측이 강제성을 주장하며 언급한 권씨에 대해 경찰청 본청 국제 관련 사건 담당 부서에 수사를 요청했다. 대검찰청은 2016년 필리핀 국가수사청과 초국가적 범죄 대응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2년부터 검찰수사관 2명을 현지에 파견해 국제공조·도피 사범 검거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필리핀 본사···치밀한 조직 운영 추정 범죄 수익만 3000억원 이상 다만, 지난해 경기북부경찰청은 권씨에 대해 “수배 중인 자라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씨가 인천국제공항 경찰단에서 2회 정도 조사를 받았고, (사건은) 주거지 관할인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인계됐다”며 “사전 조사 후 1~2회 정도 소환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법에서 마약을 다른 사람에게 강제로 투약하는 행위에 대해서 가중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마약 강제 투약도 일반적인 마약 관련 행위와 마찬가지로 마약 관리법 위반으로만 처벌된다. 지난 2019년 국회에서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임시 마약류를 다른 사람 의사에 반해 투약하거나 흡연 또는 섭취하게 한 경우 법정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마약류관리법 개정안 발의가 이어졌지만 모두 폐기됐다. 법무부가 ‘신중 검토’ 의견을 제시한 이후 20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서다. 한편, 동남아에서 활동하는 투자 리딩방 범죄조직들은 대부분 마약 유통에도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례로 ‘김미영 팀장’으로 불린 보이스피싱 총책 박모씨와 함께 필리핀 구치소에서 탈옥한 조직원들도 ‘비쿠탄 이민국 수용소’서 보이스피싱과 마약 유통을 결합한 신종 범죄조직을 꾸렸다. 이른바 ‘비쿠탄 마약왕’으로 알려진 송모씨는 2022년 수원에서 필로폰을 소지한 채 붙잡힌 김모씨의 상선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대포폰 판매, 마약 유통 사업으로 수감 생활을 이어갔다. 박씨와 함께 탈옥한 송씨 등은 비쿠탄 교도소 내에서 대포 유심칩으로 신분을 숨겨 텔레그램 ‘마약방’을 개설했다. 평소 이들은 주식 및 코인 리딩방 등을 운영해오면서 모은 수만명의 회원들을 마약방으로 초대해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했다. 이들은 수억원의 범죄수익을 비트코인으로 환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제보자는 “리딩방,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권씨도 똑같은 수법으로 마약 유통에 가담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김나정에게 마약을 쉽게 투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활동명 ‘재림’ 그러면서 “지난해 탈옥한 송씨도 필리핀 파사이 등에 있는 마약 공급책을 통해 한 달에 5kg 정도의 필로폰 유통을 지시했다”며 “송씨는 비쿠탄에서 만난 중국 마피아로부터 싸게 구입한 필로폰 등을 드로퍼(전달책)에게 전달해 한국으로 수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송씨가 드로퍼에게 준 배달료는 한화 약 1000만원가량으로 전해진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