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모도 부러워할 명문 학원가

부동산 침체장에서도 학군이 우수하고 유명 학원이 밀집된 지역으로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이 모이고 있다. 학령기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 사교육에 대한 관심이 꾸준해서다. 특히 2025년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가 일괄 폐지를 앞두고 있어 유명 학원이 몰려 있는 학원가 지역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지난 3월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1가 일원에 분양한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학군이 좋은 목동 생활권으로 학부모 수요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98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9478명의 청약자가 몰리며, 1순위 평균 198.7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밀집지
재조명

지방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6월 부산 동래구 사직동 일원에 분양한 ‘사직 하늘채 리센티아’는 사직고, 사직여고 등 명문학군과 사직동 학원가 이용이 편리한 입지에 힘입어 평균 112.2대1의 1순위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명문 학원가 인근 단지는 지역 내에서도 높은 시세를 기록 중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5월 서울 강남구에 ‘래미안대치팰리스1단지’ 전용 114㎡C 타입의 평균 매매 가격(3.3㎡당)은 1억181만원으로, 단지가 위치한 강남구 평균 매매 가격 6988만원) 대비 3100만원 이상 높았다. 국내 명문 학원가인 대치동 학원가를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단지다. 

동 기간 대전 명문 학원가인 둔산동 학원가가 가까운 ‘크로바’ 아파트 전용 114㎡ 타입의 평균 매매 가격(3477만원)도 단지가 위치한 대전 서구 평균 매매 가격(1487만원) 대비 약 2000만원 웃돌았다.


지역 명문학군과 대형 학원가를 동시에 갖추었다면 장기간 이사 걱정 없이 자녀의 안심 통학 및 자녀의 안정된 방과 후 생활 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요가 더욱 몰리고 있다. 학군과 학원가를 두루 갖춘 곳은 관련 법률에 따라 학교 인근으로 유해시설이 들어서기 어려우며, 교육 관련 커뮤니티의 형성이 쉬워 쾌적한 교육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부모의 경우 자녀의 학교 또는 학원이 마치는 시간에 자녀 픽업 시 시설 관련 차량과 학부모 차량이 섞인 주차대란으로 어려움이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교육시설까지 도보로 쉽게 접근 가능한 단지는 이런 불편을 겪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리한 측면을 갖는다.

업계는 교육 환경이 좋은 지역의 주택 가치가 높다는 것은 이미 검증된 사실이라고 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파트나 타운하우스 단지 인근에 학교가 위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형 학원가가 들어서면 면학 분위기가 조성돼 지역 자체가 명문 학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며 “이는 학부모 수요를 풍부하게 해 지역 시세를 리딩하는 가치 높은 아파트, 타운하우스 등으로 평가 받으며, 향후에도 주거용 분양 시장에서도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은 학군·학원가 인근 분양 단지들.

학세권 주거 상품 분양 활발
사교육 관심 많은 부모 수요

 

 

▲둔산 자이 아이파크=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대전 서구 탄방동(숭어리샘주택재건축정비사업) 일원에서 ‘둔산 자이 아이파크’를 분양한다. 단지는 대전의 강남으로 불리는 둔산동 생활권으로 분양 전부터 많은 수요자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백운초, 괴정중·고 등의 학교가 도보권에 위치해 있고, 전국적으로 인기가 높은 둔산 학원가를 이용할 수 있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42층, 12개동, 전용면적 59~145㎡ 총 1974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1353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단지는 총 11개의 다양한 타입으로 구성돼 입주민들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고를 수 있도록 맞춤 설계됐다.


탄방동은 대전의 중심으로 불리는 둔산신도시 생활권으로 편리한 주거생활이 가능하다. 우선 갤러리아백화점, 롯데백화점, 이마트, 세이브존, CGV, 메가박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생활이 편리하다. 행정타운 내 정부대전청사, 시청, 교육청, 검찰청, 경찰청 등 각종 공공기관과 금융기관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을지대 병원이 가깝고 보라매공원, 남선공원 등 공원도 생활권 내에 있어 여가생활을 하기에 좋다. 초·중·고교가 도보권에 위치해 있고, 전국적으로 인기가 높은 둔산 학원가를 이용할 수 있는 우수한 교육 여건을 갖췄다. 단지와 접해 있는 32번 국도를 통해 단지 진출입이 용이하고, 대전 지하철 1호선 탄방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입지다. KTX 서대전역·대전역 등 광역철도는 물론 경부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 지선 등 고속도로 진입도 용이하다. 

안심 통학
방과 후도

둔산신도시는 신규 아파트 공급을 찾기 힘든 지역이다. 이 때문에 새 아파트를 기다린 수요자들의 큰 관심이 예상된다. 이에 더해 대전 둔산신도시에 공급됐던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는 1998년(샘머리 1·2단지) 이후 25년 동안 한 번도 들어선 적 없었다.

 

 

▲방배 파세지아타= 신영씨앤디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일원에서 ‘방배 파세지아타’를 분양 중이다. 신영그룹 소속 신영씨앤디(구 신영걸설)가 처음 선보이는 하이엔드 주거 상품이다. 단지는 강남8학군의 교육인프라가 이미 구축된 곳으로,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입지라고 할 수 있다. 지하 2층~지상 7층, 전용면적 118~150㎡ 총 27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강남 업무지구로 이동이 편리하고, 서초동에 설치된 경부고속도로의 교차로를 이용하면 서울과 경기권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는 교통 편리성을 갖추고 있다. 지하철 2호선 방배역 1번 출구에서 350m 내 자리하여 대중교통 등의 이용이 편리하다. 강남 8학군 교육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어 자녀를 둔 학무모들이 선호하는 입지다. 

전혀 없는
유해시설

서울 도심 속 휴양림인 우면산이 600m 거리에 자리 잡고 있다. 매봉재산, 서리풀공원도 도보 7~8분 거리에 있다. 국립국악원, 예술의전당,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같은 문화공간이 약 1.5㎞, 도보로 25분이면 이동 가능하다. 

파세지아타는 단 27세대로 구성된 멤버십 단지로 프라이빗한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한다. 높은 층고와 광폭거실, 마스터룸 특화, 다락(일부세대), 원목마루 마감, 하이엔드 주방가구 설치 등이 특징이다. 세대별 주차는 약 2.5대까지 가능하다. 지하 주차장과 연결된 로비는 가까운 산책로, 공원, 문화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교대역 모아엘가 그랑데= 혜림건설은 광주 동구 계림동 일원에서 ‘교대역 모아엘가 그랑데’를 분양 중이다. 단지는 광주 동명동 학원가 이용이 편리하고 충장중, 동신여중·고, 동신중·고, 산수도서관 등의 교육 시설이 가까워 교육환경이 우수하다.

지하 2층~지상 25층, 총 815세대 대단지로 조성된다. 이 중 전용면적 59·74·84㎡ 461세대가 일반 분양으로 진행된다. 청약은 만 19세 이상 세대주 및 세대원 모두 주택 수와 무관하게 1순위 청약이 가능하고, 재당첨 제한이 없으며 중도금 대출 전 6개월 후 전매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 계약금 5% 및 중도금 60% 무이자로 자금 마련의 부담을 낮췄으며, 청약 당첨자는 계약 시 1000만원이 지급(제세공과금 제외)되는 파격적 혜택까지 마련됐다.

학군 우수하고 유명 학원 밀집
교육 환경 좋으면 주택 가치↑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교대역(2026년 개통 예정) 초역세권에 자리해 도보 3분이면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 2호선은 광주교대, 전남대, 조선대 등을 지나는 광주 황금노선으로, 1호선 환승을 이용하면 광주 전역을 빠르게 이동 가능하다. 서방사거리도 인접해 광주 내 어디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제2순환도로 및 주요 도로로 빠르게 이용할 수 있다. 광주역이 인근에 있어 서울 등 주변 지역의 이동도 수월하다. 

충장로와 금남로, 경리단길로 불리는 동명동 동리단길, 대인시장, NC백화점, 롯데백화점, 아시아문화전당 등이 단지 인근에 자리한다. 이 밖에 11만㎡ 규모, 총 7.9㎞에 달하는 푸른길공원, 광주를 대표하는 국립공원 무등산, 산수공원 등이 인근에 자리해 광주의 유려한 자연환경을 가까이에서 만끽할 수 있다. 부동산 주요 수요층인 3040세대에 필수 요소로 꼽히는 학세권을 갖췄다. 단지 바로 앞에 계림초가 위치한 초품아 아파트로, 2분 내외로 안심 도보 통학이 가능하다. 광주교대부설초, 광주고, 충장중, 전남여고뿐 아니라 광주교대, 조선대, 전남대 등 명문 대학들도 가까이 있다. 

 

 

▲더 퍼스트 데시앙= 태영건설은 광주광역시 남구 월산동 일원에서 ‘더 퍼스트 데시앙’을 분양 중이다. 단지는 인근에 월산초, 무진중 및 광주제일고가 도보권에 있으며, 봉선동 학원가가 가깝다. 지하 2층~지상 20층, 7개동, 전용면적 59~84㎡, 총 565가구로 구성된다. 이 중 64가구가 일반분양분이다. 전용면적별로는 59㎡A 18가구, 59㎡B 4가구, 74㎡A 14가구, 74㎡B 8가구, 84㎡A 13가구, 84㎡B 7가구다. 

들어서는
새 아파트

광주 지하철 1호선 돌고개역과 양동시장역을 도보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다. 인근 대남대로 및 상무대로를 이용 시 광주시 전역을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광주역도 가까워 광주 안팎으로의 사통팔달 교통망도 갖췄다. 지하철 2호선도 개통 예정이라 향후 교통 여건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광주·전남을 통틀어 규모가 제일 큰 전통시장인 양동시장을 인접하고 있다. 홈플러스, 엔씨백화점,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롯데시네마,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동신대 한방병원, 광주 기독병원, 전남대학교 병원, 광주MBC 등에도 접근이 편리하다.


인근에 월산초, 무진중 및 광주제일고가 도보권에 있다. 봉선동 학원가가 가까워 다양하고 편리한 교육 시설을 누릴 수 있어 자녀를 둔 학부모 세대로부터 인기가 높다. 광주천 산책로가 인접해 있고, 걸어서 월산근린공원, 광주공원, 사직공원 등 다양한 도심 속 녹지공간도 인접하여 쾌적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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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트럼프발’ 통상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앞서 못 박은 시한은 끝났다. 우리나라는 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날 타결했다. 이제 협상 결과를 두고 계산기를 두드려야 할 때다. 일본과 유럽연합(EU), 그리고 한국. <일요시사>가 세부 내용을 들여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각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을 상대로 돈을 번, 즉 대미 무역 흑자를 거둔 나라들이 표적이 됐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부터 전 세계는 ‘트럼프발’ 통상 전쟁에 휘말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숫자를 외칠 때마다 세계 경제가 요동쳤다. 하루 전 극적 타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다소 늦게 통상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지난 6월 조기 대선이 치러질 때까지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탄핵심판 등 대형 정치 이슈가 거듭되면서 미국과 협상을 하고 싶어도 테이블에 앉을 사람이 마땅치 않은 상태였다. 실제 한덕수 전 국무총리나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등이 협상에 나섰지만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또 한 전 총리의 대선 출마 선언, 최 전 부총리 탄핵안 상정 등의 상황이 겹치면서 미국과의 협상은 큰 진전 없이 시간만 흘렀다. 이후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우리나라는 좀처럼 미국 실무진과 접점을 찾지 못했다. 그 사이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모든 한국산 제품에 대해 산업별 관세와는 별도로 25%의 일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시한은 지난 1일로 못 박았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FTA 체결로 사실상 무관세 수준이었기에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경제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자동차나 반도체 등 핵심 수출 품목에 붙는 관세 외에도 비관세 장벽(관세 이외의 수단으로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을 허물라는 압박도 가해졌다. 쌀이나 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 정밀 지도 반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상황과 맞물려 쉽게 내주기 어려운 조건들이었다. 일·EU와 같은 15%로 막아 대미 투자는 3500억달러로 협상도 난항을 겪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 통상 협상을 하루 앞두고 출국하려다 미국 측의 취소로 불발하는 일이 일어났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방한을 닷새 앞두고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미국 고위급 인사들과의 만남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한미 관계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차례로 미국과 협상을 타결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특히 일본의 협상 결과가 공개되면서 우리나라가 최소한으로 맞춰야 할 기준이 생겨버렸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자동차 등 수출 품목이 일부 겹치기에 일본보다 관세가 높아지면 수출 경쟁력이 망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일본과 무역 협상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일본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는 15%다. 기존 25%에서 10%포인트 줄어들었다. 일본이 미국에 5500억달러(약 759조원)를 투자할 것이고 이 중 90%의 수익을 미국이 받게 된다고도 했다. 동시에 자동차와 농산물을 일부 개방한다는 조건도 달렸다. 지난달 27일에는 미국과 EU가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로부터 수입되는 모든 품목에 대해 일괄적으로 1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산 에너지 7500억달러(약 1030조원) 구매 및 대미 투자 6000억달러(약 820조원) 확대 방안을 담은 ‘무역협정 틀’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일본과 EU의 협상 타결로 미국의 협상 전략이 윤곽을 드러냈다. 관세를 낮추는 조건으로 무엇을, 얼마나 내놓느냐가 관건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대미 투자액이었다. 애당초 통상 전쟁 자체가 타국이 얻는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겠다는 명목으로 시작된 터라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국에 대미 투자라는 일종의 ‘청구서’를 요구한 셈이다. 일본이 5500억달러, EU가 6000억달러를 미국에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 날아올 청구액에 관심이 쏠렸다. 협상 시한이 다가오면서 언론보도 등을 통해 3000억달러, 4000억달러 등의 추측이 난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멋대로’ 외교에 우리나라 협상팀이 휘둘리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쌀 소고기 지켰다는데 우리나라는 협상 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협상을 타결했다. 일단 일본, EU와 동일한 수준으로 관세 인하를 이끌어낸 것이다. 관심을 모았던 자동차 관세율은 15%, 철강·알루미늄·구리는 기존 관세율(50%)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 부과 시 최혜국 대우도 약속받았다.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관세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부분도 일본, EU와 같은 합의 내용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민감한 품목으로 분류됐던 쌀과 쇠고기 등의 개방은 하지 않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농산물 전면 개방을 언급해 향후 변동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 대미 투자액은 3500억달러(약 490조원)로 결정됐고 1000억달러(약 140조원)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 또는 기타 에너지 제품을 수입하기로 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한국과 일본의 대미 무역 상황은 지난해 기준 각각 660억달러 흑자, 685억달러 흑자로 규모가 유사한 상황에서 일본보다 작은 규모인 3500억 달러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며 “기업이 주도하는 조선펀드 1500억달러를 제외하면 우리 펀드 규모는 2000억달러로 일본의 3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미국과 조선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라며 “한미 조선협력펀드 1500억달러는 선박 건조, MRO(유지·보수·정비), 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협상팀은 조선 협력을 내세운 게 협상 타결의 ‘키’였다고 자평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브리핑을 하며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협상 타결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인 ‘매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서 따온 표현이다. 자동차는 관철 못 해 아쉬운 부분으로는 자동차 관세를 꼽았다. 이전까지 우리나라 자동차는 관세가 0%였다. 2.5%였던 일본과 비교해 근소하게 가격 경쟁력을 가졌다. 하지만 이번 협상 타결로 일본과 똑같은 15% 관세가 결정되면서 자동차 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됐다. 우리나라 협상팀이 끝까지 자동차 관세 12.5%를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15%’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큰 고비를 하나 넘었다”며 “이번 협상으로 정부는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미국 관세를 주요 대미 수출 경쟁국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으로 맞춤으로써 주요국들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평했다. 협상 결과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일단 ‘최악은 면했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협상 타결이 이뤄지기 전까지 유예 기간을 놓쳐 관세 25%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 것에 비하면 나름 ‘선방했다’는 의견이다. 동시에 미국이 내민 청구서의 구체적인 부분을 더 살펴야 한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일본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타결 발표와 실제 합의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된 사항을 즉흥적으로 바꾸는 등 외교 과정에서 ‘오락가락’하는 면모를 보인 적이 여러 차례 있다.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불확실성을 극대화하는 협상 기술을 사용한다는 평이다. 정밀 지도·국방비 등 안보 이슈 백악관서 만나 대통령끼리 담판?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와의 협상 타결 내용을 발표하면서 언급한 정상회담이 ‘진짜’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는 “한국이 투자 목적으로 상당한 금액을 추가 투자하기로 합의했다”면서 2주 내로 이재명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투자액이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추가 청구서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통상 협상에서 논의되지 않은 정밀 지도 반출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지도 반출 등 안보 사안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별도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도 반출과 관련해) 우리가 계속 방어해왔다. 추가 양보는 없다”고 말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2025 국가별 무역 장벽 보고서>에서 정밀 지도 반출 제한을 한국과의 디지털 무역 장벽 중 하나로 지목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군사기밀 유출을 우려해 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막아왔다. 정밀 지도에 해외 기업이 가진 위성사진을 결합하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지도 정보로 완성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계와 IT업계는 정밀 지도를 반출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상에서는 다뤄지지 않았지만 정상회담의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주한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금, 국방비 문제도 거론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이상을 국방비 예산으로 잡으라고 압박했다. 우리나라에도 대선 후보 시절부터 방위비 분담금으로 100억달러를 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하는 등 전방위로 요구한 바 있다. 추가 청구 나올까? 한미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의 ‘외교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G7 정상회의에 참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나토 회의에는 이 대통령 대신 위성락 안보실장이 참석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안보’ 회담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딜을 벌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