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창업 트렌드 - 인건비 아끼려 부부가 가게를?

부부 창업의 명과 암은 뚜렷하다. 성공하면 시너지 효과로 점포 수익성이 높아지고, 실패하면 돈도 잃고 가정도 잃게 된다. 그래서 부부 창업은 시작 전에 철저한 준비와 남다른 각오가 필요하다. 창업 전문가들은 “부부 창업을 선택하는 불가피한 생계형 창업자일지라도 섣불리 시작하지 말고, 장단점을 충분히 고려하여, 단점을 예방할 수 있는 사전 조치를 취하고 시작하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모든 분야에서와 같이 창업시장도 가장 중요한 문제가 직원 채용과 점점 올라가는 인건비 다. 게다가 원재료비도 갈수록 오르고 있어 순이익률은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이 창업시장의 현실이다. 

명과 암

뜨는 업종, 잘되는 업종을 골랐다고 해도 진입과 탈퇴가 자유로운 창업시장의 속성상 얼마 못 가 주변에 경쟁점포가 들어서 지속적으로 잉여 이익을 남기기가 쉽지 않다. 한마디로 창업시장의 생산성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특별한 창업 전략이 있을까. 창업 전문가들은 “상권과 궁합이 맞는 업종을 골라, 최대한 운영비를 줄이고, 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인다면 최소한 실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즉, 일단 기본에 충실히 하는 것이 창업 성공의 필요조건이라는 것이다.

우선 부부 창업은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방과 홀을 나눠서 책임지거나 요즘처럼 배달주문이 많을 때는 남편이 배달을 전담하는 등 역할 분담을 확실히 하여 영업하면 효율이 높다. 


서울 대치동에서 숯불바비큐치킨 전문점 창업을 한 김모(51)씨 부부는 역할 분담을 잘 해 성공하고 있는 사례다. 숯불바비큐치킨은 숯불향 때문에 찾는 고객이 많지만, 숯불을 피우고 숯불에 굽는 과정이 힘들어 선뜻 창업하기 쉽지 않은 업종이다.

그렇다고 직원에게 힘든 일을 맡기는 것은 점포 운영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 이 점포는 남편이 숯불을 피우고 굽는 일, 아내는 주방 일, 아르바이트는 홀, 배달은 대형업체에 맡기는 식으로 역할 분담을 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결 같은 숯불바비큐 맛에 고정 고객이 점차 증가하면서 불황을 이기고 있는 것이다.   

골목상권 틈새 업종 중에서 부부 창업으로 뜨는 업종이 있다. 본사에서 부부 둘이서 운영 가능한 창업상품을 내놓으면서 부부 창업자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본사에서는 모든 식재료를 손질해서 진공포장으로 각 가맹점 공급해 각 가맹점은 인력과 노동력이 적게 들어가도록 하는 업종이 유리하다. 

시너지 효과로 수익성 높아져
실패 시 돈도 가정도 다 잃는다

골목상권 틈새업종 중에서 부부 창업에 맞는 대표적인 브랜드는 닭발포차 ‘본초불닭발’이다. 복잡한 닭발 손질은 본사에서 한 뒤 진공포장으로 각 가맹점 공급해 인력과 노동력이 적게 들어가도록 했다. 부부가 각각 주방과 홀을 책임지면 더 이상 직원이 필요 없다.

홀 매출과 배달 및 테이크아웃 매출이 비슷하게 올라오기 때문에 보통 남편이 배달을 나가거나 배달 대행업체에 맡기기도 한다. 

초간단주방시스템을 구축해서 부부가 일평균 매출 70만~80만원까지는 별도의 직원 채용 없이 운영할 수 있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되면서 최근 장사 안 되는 식당들의 업종 전환 창업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동네상권에 입점할 수 있는 업종이라 임대료 부담도 덜하고, 본사가 신메뉴도 수시로 개발해 출시하고 있어서 고객 반응도 좋은 편이다. 


부부가 함께 창업해서 실패하면 애정 전선에도 이상이 생길 수 있다. 부부 창업의 경우 서로간의 애정에 이상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너무 돈 버는 데만 치중하면 자칫 상대방을 살피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24시간 편의점을 운영했던 심모씨(53) 부부는 돈을 벌기 위해 함께 창업에 나섰다가 부부간 애정 전선에 문제가 생겼다. 24시간 운영해야 하는 편의점 특성상 하루 12시간씩 나눠 부부가 교대로 근무했다. 돈 벌 욕심에 아르바이트 직원도 쓰지 않고 1년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일만 했다.

그러다 보니 서로 얼굴 마주보고 밥 먹을 시간은커녕 몇 마디 이야기 나눌 시간조차 없게 됐다. 그렇게 3년이 지나니 사이가 서먹해지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마치 남과 같은 사이가 돼 버렸다. 문제의 심각성을 느낀 심씨 부부는 논의 끝에 점포를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

심씨 부부의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다. 대구서 음식점 창업을 했던 하모씨(49) 부부는 창업이 실패하면서 이혼을 한 경우다. 많은 돈을 벌 욕심에 무리하게 창업했다가 코로나19 이후 장사가 안되자 서로 상대방 탓을 하면서 극도의 불신이 생겨 버렸다. 게다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서로의 단점만 더 보게 돼 급기야 이혼까지 가게 된 것이다. 

창업 전문가들은 “부부 창업의 경우 일에 치여 서로에게 소홀해지는 경우도 발생하기 쉬운데, 이럴수록 수시로 상대방을 격려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점포 일은 물론이고 가사 일도 서로 분담하고, 또 한 달에 한 번이나 두 번 정기적으로 쉬는 날을 정하고 함께 여행을 가는 등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격려와 배려

자영업자의 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인건비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1인 창업 아이템 등 부부 창업 업종이 점점 더 증가할 것이다. 부부의 적성에 적합한 업종을 선택하여 존중과 격려, 사랑으로 부부 창업을 한다면 장기불황의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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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