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임신 미화‧소비? 예능 <고딩엄빠3> 입길

시즌1 첫 방송부터 비판 댓글 쇄도
왜곡·조작 논란…프로그램 폐지론도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10대 부모가 된 고딩 엄빠(엄마‧아빠)들의 다양한 이야기와 좌충우돌, 세상과 부딪히며 성장하는 리얼 가족 프로그램’이라는 방송 콘셉트로 지난 1월18일부터 시즌3 방송에 들어간 MBN 예능프로그램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이하 <고딩엄빠>)가 때 아닌 입길에 올랐다.

<고딩엄빠> 제작진이 밝힌 기획 의도는 “새생명을 포기하지 않고 기특한 선택을 한 이들의 실제 생활은 어떤 모습일까? 벼랑 끝에 선 고딩엄빠들이 어엿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지하고, 방법을 모색해본다”였다.

10대 부모가 된 일반인 고등학생들의 임신과 출산, 육아 생활을 가감 없이 담아 특정계층으로부터 뜨거운 관심과 호응을 받기도 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시즌3 첫 방송은 2.4%로 시작해 3회(1.8%)를 제외하면 2.6~3.2%대의 나쁘지 않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3월6일 첫 전파를 탔던 <고딩엄빠1>부터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청소년 임신을 미화시키고 이를 예능으로 소비하기에 급급했다는 비난을 받는 등 시작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실제로 이날 방송 후 시청자 게시판과 유튜브에는 “청소년이 임신하는 걸 미화하고 부추긴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일진 같은 애들이 놀러다니다 사고 쳐서 임신한 건데 미화한다” “차라리 성교육이나 제대로 하라”며 폐지를 요구하는 댓글이 달렸다.

게다가 ▲성에 관한 가치관 형성이 채 되지 않은 10대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 ▲한창 공부에 집중해야 할 고등학생의 나이에 임신 및 육아 과정을 예능으로 소비하고 있다는 비판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지난 18일, 시청자 게시판에 조OO씨는 “방영 취지가 뭐죠? 이런 삶도 있응니 니들도 해도 된다? 학생들이 볼까 봐 겁난다. 이런 방송 하려면 방송 이후에 현재 그들의 근황이나 이혼하고 사는 최후도 방송해줘야 한다”며 “에피소드마다 아름답고 희망의 메시지로 끝나면 방송 보는 시청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시청자 유OO씨도 ‘<고딩엄빠> 프로그램 여기까지만 하고 내려주심 안 될까요’라는 제목으로 “안 그래도 고딩 자녀를 가진 엄빠들 힘들어 죽겠는데 사회적으로 부모들에게는 의무감만 던져주고 보호받지 못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부모들에게 굳이 방송에서까지 괴롭힘을 줘야 하느냐”고 폐지를 요구했다.

최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도 <고딩엄빠3>를 성토하는 글이 게재되면서 회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24일, 개구리OOOO 회원은 자유게시판에 ‘<고딩엄빠> 같은 거 안 나왔음 좋겠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 회원은 “방송서 자막이 나오는데 ‘이 사단이 났네’ 같은 한국인 대부분 틀리는 단어가 (자막으로)나온다”며 “방송사라면 제대로 알아보고 자막을 내보내야지. 저걸 그대로 내보낸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달’이 올바른 단어라는 것조차 모르는 제작진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제대로 된 가정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제대로 된 정신이 박힌 아이들이 중고등학교 때 임신해서 애 낳겠느냐”며 “발랑 까진 애들이 자기들 몸 간수 못했으니 청소년 때 애 낳고 기르는 걸 뭐 대단한 거라고 감성팔이 해대고 사연 소개하면서 얼굴 팔아가며 그대로 돈이나 후원받아 보려고 연기하는 거 보면 극혐”이라고 주장했다.

이 회원은 “(진행자인)박미선이 맨날 ‘독박육아’ 어쩌구 하는데 너무 듣기 싫다. 독박육아? 그럼 남편은 독박벌이냐?”며 “남편은 왜 외벌이고 여자의 육아는 독박이냐? 아이들 보는 프로그램에 노름에서나 쓰는 부정적 단어인 독박이라는 단어를 왜 결합시키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고 성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아내와 자식 버리고 도망간 상황이면 백번 양보해서 그러려니 한다. 근데 알고 보면 남편은 새벽부터 나가서 일을 하던가. 지난주 사연은 심지어 남편이 군대 끌려간 상황에서 그 몇 푼 안 되는 군인 월급과 이전에 모아뒀던 것으로 생활하고 있는데 아내 보고 박미선은 독박육아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가족들이 보는 거라 어쩔 수 없이 옆에서 보는데 볼 때마다 기분이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에는 1739명의 회원들이 추천 버튼을 눌렀으며 185개의 댓글이 달려 있다(25일 9시 기준).

“오~ 구구절절 저랑 같은 생각이다. 어쩌다 한 번 봤는데 정말 개쓰레기 프로그램”(추천 수 528명), “나도 이 프로 진짜 극혐한다. 본 적도 없고 기사 제목만 몇 번 봤는데 제목만 봐도 토할 것 같다. 키 작고 시끄러운 애 나와서 더 볼 생각을 하지 않는다”(추천 수 357명) 댓글이 각각 베스트 댓글 1, 2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해당 글에는 “완전 공감한다. 쓰레기 같은 프로그램이다. 생각이 있다면 그렇게 만들지 않을 것” “편집이 시청률을 너무 의식한 것 같다. 시작은 편견을 없애자는 취지로 좋은 의미였던 것으로 아는데…” “이러니까 더욱 결혼 안하려고 하지. 방송에서 매번 안 좋은 것만 보여주니까. 너무 많아서 이젠 쳐다보기도 싫다” 등 <고딩엄빠>를 비판하는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반면 긍정적인 댓글도 눈에 띈다.

한 회원은 “전 이런 프로그램 상당히 좋아한다. 욕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고 저렇게 사는 사라마들을 보면서 난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는 동기 부여도 돼서 꽤 좋다”고 말했다. 다른 회원도 “안타까운 사연도 있다. 몰라서 혜택 못보던 어린 친구들도 있고, 어릴 때 사고 친 게 학폭이 아닌 자기들끼리 놀다 사고 쳐서 사회 품으로 왔으면 도와줘야지, 돌팔매질하고 있느냐? 난 그런 적 없고 불편하면 학창시절 물심양면 도와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고 거들었다.

앞서 <고딩엄빠>는 시즌2 11화 방송에선 출연자들의 부부싸움이 여과없이 전파를 타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의견 제시’ 지적을 받았다. 당시 아내가 남편의 머리채를 잡고 밀치거나 남편이 비닐 쇼핑백과 아기 장난감을 발로 찬 뒤 외출하는 장면이 그대로 노출됐다.

지난해 9월20일, 16화 방송에선 조작 논란이 터지기도 했다.

출연자가 직접 “악플을 보고 욕먹는 건 괜찮은데 제 본 모습이 아닌 모든 것이 거짓이고 과장된 모습으로 억울하게 욕을 먹으니 저도 이게 맞나 생각이 든다. 분명히 처음 고딩엄빠 촬영 취지가 ‘편견을 없앤다’고 해서 촬영을 결심한 거였는데 오히려 편견만 키운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며 제작진의 악의적인 연출과 편집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폭로했다.

제작진은 “상호합의 하에 일정 부분 제작진의 개입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출연자들의 행동에 별도 요구를 하거나 디렉팅을 한 적은 없었고 제작 과정에 양측 간 오해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출연진과 함께 방송 내용을 보면서 내용 수정이 필요한지 출연자에게 먼저 확인을 요구하는데 수정 요청 외 다른 요구사항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방송 관계자는 “당초 미성년 부부의 출산과 임신에 대한 편견을 걷어내겠다는 기존의 프로그램 취지가 결국엔 출연자들이 가정파탄의 파국을 맞이하는 과정을 내보내면서 무색할 정도라는 의견이 많다”면서도 “미성년자의 임신과 출산이 사회적으로 어떤 문제가 야기되고 있는지 여실히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예능프로그램이다 보니 시청률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어 자극적으로 보여주기에만 치중할 뿐, 전문가의 솔루션 제공이나 해결책 제시 등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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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