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주역 릴레이 인터뷰>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09.26 10: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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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자르기? 당적 떼고 당당히 조사받으라는 뜻"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지난 1979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무려 23년간이나 검찰에서 재직한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증평·진천·괴산·음성)은 검사시절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강직한 검사로 이름을 날렸다. 초선인 경 의원이 지난 6월 7일 당의 중책인 윤리위원장으로 임명될 수 있었던 이유다. 대선을 불과 80여일 앞두고 새누리당은 연일 터져 나온 비리사건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를 일벌백계하고 당을 수습해야만 하는 것은 온전히 그의 몫이 됐다. 따라서 <일요시사>는 자의든 타의든 이번 대선정국에서 새누리당의 쇄신이라는 중책을 짊어지게 된 경 의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다음은 경 의원과의 일문일답.

 

- 검사 출신으로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와 동기는 무엇인가?

▲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처음 검사가 됐을 때 나의 꿈은 평생 법조인으로 사는 것이었다.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런데 지난 2006년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던 사행성 오락인 ‘바다이야기’와 관련된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수뇌부와 의견충돌이 있어 갑자기 검찰을 나오게 됐다. 그 후 변호사로 남은 인생을 사는 것보다는 정치에 입문해 고향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더 보람된 삶인 것 같아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 손수 입당신청서를 냈다던데?

▲ 그렇다. 사람들은 내가 검사출신인 만큼 정치권의 러브콜을 받고 정치에 입문한 것이 아니냐고 생각한다. 하지만 난 다르다. 자의적으로 정치에 입문하기로 마음먹고 인터넷으로 직접 입당신청서를 내며 정치를 시작했다. 검사생활을 하며 여야에 아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그런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구태의연한 방법으로 정치에 입문하고 싶진 않았다.

- 정치에 입문한 후 원외인사임에도 도당위원장을 맡는 등 지역구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만 해도 충청도는 새누리당의 불모지였다. 새누리당의 당적을 가진 정치인 대부분이 원외인사였다. 그러한 상황임에도 당시 지역정치인들은 ‘친박’이니 ‘친이’니 계파를 나눠 싸우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계파를 초월해 오직 지역을 위해 일하겠다고 마음먹고 실천해 나갔다. 이것이 주민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정치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 지난 2009년 10·28보궐선거에서 정범구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했지만 지난 4·11총선에서 설욕했다. 지난 2009년과 현재를 비교할 때 승패를 가른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외부적 요인으로는 2009년엔 세종시 문제 등으로 반한나라당 정서가 강했다. 공천을 받았지만 이미 승리는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다. 또 선거과정에서 같은 당 경쟁 후보가 공천에 불복해 출마하면서 표가 분산됐다. 물론 가장 큰 요인은 내가 정치신인으로서 지역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후 4·11총선까지 나는 주민들과 격이 없이 어울리며 진정성을 무기로 다가갔다. 또 왜 집권당이 국회의원이 되어야 하는지 주민들에게 일일이 설명하고 설득했다. 이러한 노력이 빛을 발한 것 같다.

- 야권이 검찰을 향해 연일 '정치검찰'이라는 비판을 하고 있다. 검사 출신으로 이에 대한 생각은?

▲ 최근 검찰은 상왕이라 불리던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을 구속하는 등 일명 문고리 권력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를 펼쳤다. 반면 야권은 비리의혹이 있는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를 불러서 조사만 하겠다는데도 강하게 반발했다. 어느 쪽이 공정한 수사인가? 검사시절에 정치인들이 사건에 관해 신경을 써달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어는봤지만 봐달라는 뜻으로 해석하진 않았다. 정치인들도 관련된 사건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원칙대로 처리한다면 압력이라고 볼 수 없다.

- 정치권에서는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검찰개혁은 불필요하다고 보는가?

▲ 개혁에는 찬성한다. 어떤 조직이든 개혁이 없으면 썩게 된다. 지금의 체제가 올바른지 깊이 연구해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의 한 사람으로 검찰개혁에 힘을 보탤 수도 있다. 다만 개혁의 목적이 정치적이라면 그것은 진정한 개혁이 아니다. 검찰개혁에 불순한 의도가 담겨있어서는 안된다.

"검찰 개혁 필요하지만 정치검찰은 오해"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충북 힘 모으겠다"

- 검사출신임에도 법사위가 아닌 농식품위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농식품위에서 어떠한 역할을 맡을 것인가?

▲ 농식품위를 1지망으로 선택했다. 물론 법사위를 선택하면 무척 편할 테지만 나의 지역구는 농촌지역이다. 지역구 주민들을 위해 농촌의 현실을 관계부처에 전달하고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먼저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 대선을 80여 일 앞두고 있다. 대선정국에서 '충북 홀대론'이 제기되고 있는데 충북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서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가?

▲ 충북 홀대론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그래서 박근혜 대선후보에게 충북의 현실, 도민들의 바람 등을 여러 차례 말씀 드렸다. 충청북도의 인구는 적지만 대선에서 차지하는 무게감은 크다. 지금까지의 선거에서 충북이 선택한 후보는 반드시 대통령 됐다. 혼전을 거듭하고 있는 이번 대선에서는 더더욱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충북이 새누리당을 적극 지지하도록 분위기를 이끌고 실제로 대통령 만들기에 큰 역할을 한다면 충북에 대한 홀대론이 사라질 만큼 화끈한 지원을 얻어내겠다.

- 새누리당 윤리위원장을 맡고 있다. 현영희 의원 제명에 앞장섰는데 막상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됐다. 이에 대한 생각은?

▲ 실제 혐의가 사실인 것을 전제로 제명안을 통과시킨 것이 아니다.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해당 의원이 구설수에 올라 새누리당이 큰 상처를 받았음으로 정치적으로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다. 또 조사과정에서 당적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조사 받으라는 뜻이다. 야권에서는 꼬리자르기라고 비판하는데 만약 당적을 유지한 채 조사를 받고 무혐의가 됐다면 집권당이 검찰에 압력을 가했다며 비판할 것 아닌가? 현 의원 개인으로서도 좋지 않은 일이다.

- 국회 입성 후 다양한 법안 발의와 활발한 상임위 활동을 펼쳐온 것으로 안다.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활동은 무엇인가?

▲ 현재 농촌지역 노인들의 가장 큰 사망 원인은 바로 폐렴이다. 충북 괴산군의 경우 65세 이상 인구가 무려 28%에 달한다. 하지만 폐렴을 예방할 폐렴구균접종이 국가 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되어있지 않아 접종률이 매우 낮다. 그래서 이를 국가 필수예방접종으로 바꿔야한다는 법안을 발의했다. 지난 대정부 질문에서는 김황식 국무총리로부터 이를 내년부터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로써 지역 노인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을 것 같아 가장 큰 자부심을 느낀다.

- 향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의정활동은 무엇인가?

▲ 지역 유권자와 지역 현안 챙기기다. 지역민들의 요구와 의견들을 하나하나 청취해 의정에 반영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법률안 제정과 국비 지원 등 유권자들에게 약속 한 것을 반드시 지켜나가겠다.
 
- 앞으로 어떠한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 또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정직하고 착한 정치인이 되겠다. 처음과 끝이 똑같은 정치인이 되겠다. 이러한 약속은 선거유세 과정에서도 수차례 말씀드린 내용이다. 반드시 지키겠다.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제가 잘못하는 일이 있다면 가차없이 야단쳐주시고 지적해주시길 바란다. 다만 정치를 사랑하는 마음, 정치인을 바른 길로 이끌어가겠다는 애정을 갖고 비판 해주시길 바란다. 아무리 미워도 결국에는 정치인들이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정치는 필요 없고, 정치는 악이란 식으로 무조건적인 비판을 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더 불행하게 만든다.

 

<경대수 의원 프로필>

▲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제1, 2차장검사

▲ 제주지방검찰청 검사장

▲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장, 검사장

▲ 경대수법률사무소 변호사

▲ 한나라당 증평, 진천, 괴산, 음성군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 한나라당 충청북도당위원회 위원장

▲ 새누리당 충청북도당위원회 위원장

▲ 제19대 국회의원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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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