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주역 릴레이 인터뷰> 서기호 무소속 국회의원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09.17 11:2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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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전후로 신당 깃발 올린다"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통합진보당의 쇄신파 인사들이 짐을 꾸리고 집을 나섰다. 울타리가 낮은 '시민참여 대중정당' 이름으로 새집을 짓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야권단일화라는 거대한 압력 때문에 이들의 발걸음이 가볍지는 않다. '셀프제명'라는 헌정초유의 과정을 거치며 새집 마련의 길을 나선 서기호 무소속 원을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다음은 서 의원과의 일문일답.

- 셀프제명을 두고 이기적인 정치 행보라는 비판이 있는데.
▲ 처음 있는 일이다 보니 그럴 수 있다. 셀프제명은 분당 국면에 벌어지는 필연적인 측면이 있다. 탈당 시 의원직 상실규정의 취지는 당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을 때, 당의 의사가 하나일 때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당의 의사와 무관하게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분당상태다. 당의 의사도 두 개, 당원도 나누어 졌다. 분당하지 않으면 통합진보당의 구당권파가 당을 장악하고, 신당권파는 제명에 해당하는 활동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구당권파는 제명하지 않을 것이다.

- 그 이유는.
▲ 국고보조금 때문이다.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는 조항을 이용해 볼모로 잡는 것이다. 이것은 법 이론과 현실이 안 맞는 부분이다. 그동안 나가는 쪽이 소수파였기 때문에 이러한 셀프제명이 불가능했지만, 이번 통합진보당 사태는 상황이 독특하다. 7:6으로 분당해서 나가는 쪽이 의원 수가 많고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셀프제명이 가능한 것이다.

- 강기갑 전 대표와 통화는 했는지.
▲ 그분은 생각이 다른데, '통합진보당으로는 안 된다. 구당권파의 패권적인 모습을 극복하지 않으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동의는 하지만 10년 이상 그분(구당권파)들과 당의 운영을 해오다 보니 마음도 아프고, 많이 지치기도 했고…. 진정성을 갖고 있다. 지금 강 대표처럼 10년 이상 같이 해온 분 중에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 구당권파 문제는 알겠는데 이것을 고쳐야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는 것도 알겠는데 그렇다고 당을 떠나서 새 당을 만든다는 것은 자신이 없는 것이다. 과연 이것이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드는 것이다.

- 강 전 대표가 언론을 통해 신당 창당에 대한 계획 발표 등 입장을 보였음에도 태도에 변화가 온 이유는.
▲ 처음에는 신당 창당에 대해 의욕적으로 생각했다가 지역간담회를 통해 지역 당원을 만나는 과정에서 '그분들이 가지고 있는 불안감이 크다'고 느낀 것이다. 강 전 대표는 당이 마지막까지 분열되지 않도록 애썼다. 이석기 의원 만나도 보고 협상안을 제시해보기도 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는데도 안 되니까 자책감도 들고 지치기도 하고, 그래서 쉬러 가셨다.

- 그렇다면 강 전 대표는 신당 창당에서 물러나나.
▲ 신당에서 물러난다기보다는 잠시 쉬러 가신 것이다. 신당 창당의 구도를 만들고 모실 생각이다. 지금은 강 전 대표가 주도적으로 신당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고, 본인이 너무 힘들어하신다. 저희도 그냥 떠나 보내드리는 것이고 나중에 상황이 좀 정리되고 좋아지면 요청을 드리려고 한다.


- 대선을 앞두고 야권연대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라도 신당 창당이 늦어지면 안 될 텐데. 창당 논의는 이루어지고 있는지.
▲ 논의가 조금씩 되고 있다. 지금 당장은 탈당문제가 급하고 새집을 당의 형식으로 할지, 준비위원회 형식으로 할지, 추진위원회로 할지 다양하다. 여기 새집에 누구를 더 모셔올지도 논의해야 한다. 저희 말고도 별도의 민중진보세력의 대선후보를 어떻게 추대할 것인지 논의하는 테이블이 따로 있다. 접촉과 논의 과정에 있다. 추선 전후 혹은 추석 넘어서 나오지 않겠는가.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계셔서 늦지 않게 의견을 낼 것이다.

"구당권파, 국민과의 의리 중요치 않아"
"대통령후보, 낼지 말지는 논의 거쳐야"

- 신당 창당 과정에서 구당권파와 손을 잡을 수도 있나.
▲ 가능성 없다. 올 가능성이 전혀 없다. 그분들은 처음부터 일관되게 '당이 분열된 원인이 신당권파쪽에 있다. 모함'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석기와 김제연 제명 관련해서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과의 의리보다 당원과의 의리가 중요한 분들이다.

- 신당 창당에 합류 인사 범위, 예를 들어 국민참여당, 권영길 전 합진보당 원내대표, 새진보통합당,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 협의회 등과도 손을 잡을 수 있나.
▲ 물론이다. 저희는 폐쇄적으로 하지 않는다. 누구든지 뜻을 같이하면 함께할 수 있다. 공동의 가치에 동의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환영이다.

- 신당이 추구하는 대원칙과 진보에 대한 개념은.
▲ 두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다. 일하는 사람이 인간으로서 존엄 가치를 지니면서 대접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노동기반이라고 표현한다. 민주노총을 기반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말 그대로 일하는 사람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다. 그래서 시민참여 대중적 정당으로 가려고 한다. 조직되지 않은 시민이 대중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좀 폭넓은 정당으로 가려고 한다.

- 구당과 가장 큰 차별화는 무엇인가.
▲ 구당권파들은 정파적인 활동을 많이 해왔다. 정파적 활동을 배제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구 당권파가 앞세우는 것은 당원이다. 그래서 국민의 대중적 참여가 어려웠다. 신당은 계파 중심이 아닌 가치관 중심으로 평범한 국민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정당이 될 것이다.

- 당명이나 로고는 만들어지고 있는지.
▲ 아직 당명이나 로고는 없다. 논의 중에 있는데 새 정당의 원칙이 녹아들어가도록 구상하고 있다.


- 신당에서 대선후보가 나오나.
▲ 후보를 낼지 말지는 나중에 논의를 통해서. 지금은 말씀드리기 어렵다. 어떻게 되든 어떤 형태로든 야권 단일화와 대선에서의 정권교체에 철저하게 기여하는 쪽으로 대선 활동을 벌일 것이다. 대선을 바라보는 시각이 철저하게 정권교체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독자 후보를 내세워 완주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 안철수, 민주당, 진보세력의 야권연대 가능성은 어떻게 보는지.
▲ 긍정적으로 본다. 야권단일화가 안 되면 지는 것은 명백하기 때문에 단일화는 반드시 된다고 보고. 대선에서 패배하면 그 책임은 야권전체가 고루 지는 것이다. 정권교체는 굉장히 절실하고 지금 위태로워 보이지만 결국 뭉칠 것이라고 본다. 또 한 가지 희망은 민주당 후보가 누가 되든 문재인 후보도 안철수 원장도 "내가 아니면 안 다"라는 생각으로 지분 싸움하듯이 하지 않으리라고 본다.

- 통합진보당이 어려운 시기에 입문해 진통의 중심에 있었다. 국회의원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 정당은 국회의원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데, 국회의원이 되고 보니 오히려 정당에 발목 잡히고, 꼭 하고 싶었던 사법개혁과 민생현안 일들은 손도 못 댔다. 신당이 만들어지면 두 가지에 주력할 생각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활동을 활발히 하고 정권교체를 이뤄 검찰개혁과 사법개혁 기구를 만들고 싶다.

 

<서기호 의원 프로필>
▲ 전국 가톨릭 대학생 협의회 회장
▲ 서울대학교 법학과 졸업
▲ 제주지방법원 판사
▲ 서울북부지방법원 판사
▲ 통합진보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 제19대 국회의원(비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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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시가 돛을 올린 한강버스가 고장 끝에 결국 멈췄다. 과거 ‘아라호 사업’도 재조명되고 있다. 아라호 사업은 2010년대 초반 경인 아라뱃길을 중심으로 관광 활성화와 교통난 해소를 위해 인천시와 공동으로 수백억원을 들여 기획한 수상 교통 프로젝트였다. 아라호는 시민들의 외면과 운영 적자로 인해 자취를 감췄다. ‘반면교사’로 삼았던 걸까? 서울시는 한강을 따라 운행되는 수상 교통수단으로, 서울 전역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으로 지난 18일 한강버스 운항을 시작했다. 여의도, 잠실, 뚝섬 등 주요 한강변 거점과 지하철역을 연계해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게 핵심이다. 관광이냐 출퇴근이냐 서울시는 한강버스를 통해 관광 교통수단을 넘어 서울을 ‘한강 중심의 스마트 모빌리티 도시’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열흘 만에 운항이 중단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9일 오전 시청에서 열린 주택 공급 대책 관련 브리핑 도중 “한강버스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며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열흘 정도 운행 통해 기계적·전기적 결함이 몇 번 발생하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서 약간 불안감 생긴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기회에 (운항을) 중단하고 충분히 안정화시킬 수 있다면 그게 바람직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시는 이날부터 10월 말까지 한강버스 시민 탑승을 중단하고 성능 고도화와 안정화를 위한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한다. 시는 국내 최초로 한강에 친환경 선박 한강버스를 도입해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22일에는 잠실행 한강버스가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고, 같은 날 마곡행도 운항 준비 중 전기 계통에 문제가 생겨 결항했다. 26일에도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운항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자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과거 아라호의 값비싼 교훈을 남겼지만, 실패 요인을 분석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결과다. 한강버스 역시 또 하나의 혈세 낭비 사례가 될 수 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아라호 사례를 철저히 분석해 이번에는 실질적인 시민 편익을 제공하고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강버스가 서울의 새로운 교통 패러다임으로 자릴 잡을지, 아라호의 전철을 밟을지는 향후 몇 년간의 운영 성과에 달려 있다. 서울시 아라호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첫 임기 때인 2010년 서울시가 예산 112억원을 들여 만든 2층 유람선으로 지난 2009년 5월부터 1년5개월을 들여 건조됐다. 오 시장의 지시로 건조된 아라호는 시민들에게 저렴한 요금으로 공연과 한강특화공원 관람이 동시에 가능한 선상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영리 목적보다 공공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민자 유치 대신 재정이 투입된 사업이었다. 당초 아라호를 한강에서 인천 앞바다까지 운항하는 관광 크루즈선으로 활용하려 했으나 여덟 차례 시범 운항과 21회 시험 운항만 했을 뿐 사실상 사업은 중단됐다. 제작 당시부터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논란을 빚었던 아라호는 정식 취항도 해보지 못한 채 팔렸다. 실제 운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험료와 유지비 등 관리 비용에만 연간 1억원이 들어간다는 점도 매각을 선택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112억원 들여 29억원에 판 아라호 출항 나흘 만에 고장…오, 좌불안석 아라호가 정식 운항에 나서지 못했던 배경에는 서해뱃길 사업을 둘러싼 서울시와 시의회의 갈등도 있었다. 오 시장의 아라호 활용 계획에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시의회가 이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10월 고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 후 사업 타당성 문제로 매각을 결정하면서 오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이 백지화됐다. 결국 서울시는 아라호 매각을 결정한 후 지난 2013년 5월, 106억원의 예정 가격으로 매각 입찰에 나섰으나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이후 2차 입찰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알만한 이들은 알겠지만, 선박 사업은 수요를 찾기 어려운 사업 중 하나다. 결국 서울시는 3차 매각 입찰에서 최초 예정 가격에서 10% 인하된 95억원으로 깎았지만 이마저도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같은 해 11월, 4차 매각에서 15% 인하된 90억원에 입찰을 시도했지만 응찰자가 없어 가격 인하의 효과는 전혀 없었다. 그러다 서울시는 지난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지 못하자 결국 임대 쪽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아라호가 정식 운항도 못한 채 6년 넘게 여의도 한강공원 선착장에 방치되면서다. 서울시가 제시한 사업 기간은 연말까지 8개월이고 한 차례 1년간 계약을 연장할 수 있었다. 당시 최저 임대료는 2억6300만원이었다. 아라호는 임대 사업을 시작해 건조 6년 만에 빛을 봤지만, 운항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한강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아라호는 지난 2016년 민간업체인 레츠고코리아가 임대사업권을 낙찰받아 3년간 운영하다가 2018년 이랜드그룹 계열사 이랜드크루즈로 사업권을 넘겨줬다. 이랜드크루즈가 사업권을 따낸 시점은 지난 2018년 3월이지만 실제 운영은 2019년 6월부터 시작됐다. 이전 사업자인 레츠고코리아가 서울시의 계약 위반을 주장하며 유람선과 시설물 반환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랜드크루즈는 1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지난 2019년 6월부터 운영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아라호의 임대 운영 사업을 1년 만에 접어야 했다. 애물단지 전락하나 이랜드크루즈는 임대계약 갱신청구권(1년)마저 포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무렵부터는 주식회사 수가 임대사업권을 이어받았다. 이후 마지막으로 인더라인25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사업하는 조건으로 서울시와 지난 2022년 12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1년 단기 임대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인더라인25가 철거하지 않아 서울시는 골머리를 앓았다. 아라호 운항은 멈췄지만, 선착장을 한 달째 무단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더라인25는 계약 연장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시는 인더라인25를 상대로 명도소송, 점유 이전 금지 가처분, 행정 가처분 등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아라호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수요 예측 실패와 운영비 부담이었다. 당시 서울시는 아라호가 연간 수십만명의 승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예상했으나, 실제 이용객은 예측치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노선 설계가 시민들의 일상적인 통근이나 이동과 잘 맞지 않았고, 요금 역시 육상 교통수단에 비해 비쌌다. 결과적으로 관광객 유치에도 한계가 있었고,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아라호는 철수될 수밖에 없었다. 아라호는 건조한 지 15년 만에 민간에 팔렸다. 지난 1월 서울시 한강 유람선 아라호는 5차례 입찰 끝에 약 28억5780만원에 팔려 민간업체에 인도됐다. 2013년부터 총 9번의 입찰을 시도한 결과 3분의 1 가격에 달하는 헐값에 팔린 셈이다. 당시 서울시에 따르면 아라호는 2024년 11월 말 공개입찰을 진행한 뒤 지난달 주식회사 마이랜드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길이 58m에 688톤 규모의 아라호는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과 서강대교 남단을 오갔다. 승객은 총 310명까지 태울 수 있다. 음악회, 공연, 결혼식, 영화 상영을 위한 시설도 보유했다. 선착장에는 편의점, 치킨집 등 부대시설도 있었다. 아라호는 건조 후 15년 만에 매각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후임 고 박원순 시장이 2012년 사업을 백지화하면서 5년간 방치됐다. 2013년 5월 처음으로 공개입찰에 넘겨졌다. 시는 같은 해에만 총 4번의 입찰을 추진했으나, 입찰자가 없어 매번 무산됐다. 실패했지만 이번엔 달라? 서울시는 수의계약 방식으로도 매각을 시도했으나, 매각사의 자금 동원 문제로 불발됐다. 이에 시는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는 대신 민간 위탁하는 방향을 택했고, 2017년부터 민간 위탁을 통해 운영했다. 하지만 임대계약이 만료되면서 지난해 5월 말부터 운항이 중단됐다. 그러자 시는 다시 매각을 시도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총 5차례의 입찰을 진행했고, 같은 해 11월 말 입찰자가 나와 12월 매각 계약을 맺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간 아라호의 위탁 운영은 선박 운항이 아닌 선착장 내 치킨집 등 부대시설 위주로 돌아갔다”며 “자연스레 선박도 노후화되고, 전반적으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다시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법적 분쟁으로 얼룩진 아라호를 통해 한강에 배 띄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했지만, 이번엔 다르다고 한다. 서울시는 이번 한강버스 사업에서 아라호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3가지 전략적 과제를 내세우고 있다. 먼저, 실제 수요 기반의 노선 설계를 강조했다. 또 관광 중심이 아닌, 출퇴근·생활 교통을 고려한 정류장 배치, 그리고 지하철·버스 환승과의 연계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요금 체계를 내세우기도 했다. 기존 대중교통과의 환승 할인을 적용하고, 관광·레저용 프리미엄 서비스와 생활 교통 요금제의 이원화를 강조했다. 또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전기·수소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했고, 실시간 교통 정보 제공 및 안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한다. 서울시가 한강버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들인 초기 사업비는 약 542억원으로 향후 발생할 총 사업비는 약 1500억~1750억원으로 예상된다. 아라호 사업비보다 10배가량 많은 혈세가 투입될 예정이다. 한강버스는 출·퇴근용 선박인 만큼 이용객을 충족하기 위해 여러 척의 선박이 필요하다. 지난해 3월 한강버스 운영사는 6척의 선박을 납품받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는 첫 출항 이후 3척이 운항 중이며, 향후 6척의 선박이 모두 납품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선착장 시설, 운영 시스템, 접근성 개선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소가 포함돼 총사업비가 1000억원대 중반까지 증가한다. 묻지 마 10배로 베팅 6시에 나와야 9시 출근 아라호는 ‘유람선 제작’이 중심이고, 공연시설 등이 포함된 문화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의 선박이었다. 시설 설계가 크고 복잡한 부분이 있지만, 수량이 하나라 규모 면에서 제한적이기에 한강버스와 다르다는 결론이다. 반면, 한강버스는 여러 척의 선박을 건조해야 하고, 선착장 설치 또는 보수도 그만큼 갖춰져야 한다. 또 전기 또는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한 만큼, 유지비용도 클 뿐만 아니라 홍보, 안전, 시험 운항 등 여타 부대 비용에 민간투자금 및 보조금 등이 혼합돼있어 사업비 증액은 여러 원인으로 발생한다. 한강버스 사업비가 초기 대비 크게 증가한 이유로 업체 선정 과정에서 계약 조건, 예상보다 오래 걸린 공정률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를테면 선박 제작 능력이 있는 업체와 없는 업체 간의 차이를 분석했는데, 일부 업체는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준비가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아 계약이 무산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강버스는 대중교통 기능이 강조되면서 ‘출퇴근 수단’ ‘교통망 보완’ 등의 역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초기 투자비가 크더라도 지속 운영을 통한 수요 확보가 전제된다. 하지만 계획 대비 수요가 예상만큼 확보될지, 운영비와 적자 보전 부담이 얼마나 될지는 논란 중이다. 한편, 한강버스는 정식 운항 나흘 만에 선박의 방향타 고장 등으로 잇따라 멈춰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난 23일 기준 누적 탑승객이 1만명을 돌파하는 등 시민들의 큰 관심을 받은 한강버스가 정시성 확보가 중요한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7시쯤 옥수선착장을 출발한 잠실행 한강버스가 강 한가운데서 20여분간 멈춰섰다. 결국 승객들은 종착지까지 가지도 못하고 도중에 내려야 했다. 한강버스 운영사는 고장 선박을 뚝섬 선착장에 접안한 뒤 승객들을 모두 하선시켰고, 뚝섬에서 잠실까지 구간의 운항을 취소했다.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나흘 만에 발생한 일이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안내 방송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탑승객은 “20분이 넘게 서 있었고, 안내 방송이 안 나오고 승무원도 안 계시고…. (뚝섬 선착장) 도착하기 2~3분 전에 승무원이 ‘이 배 잠실까지 안 간다’고 뚝섬에 다 내리셔야 된다고…”라고 말했다. 이 사고와 별개로 같은 날 오후 7시30분에 잠실 선착장을 출발할 예정이었던 마곡행 한강버스는 선박 고장으로 아예 결항됐다. 그 바람에 강서 방향으로 이동하려던 시민들은 황급히 다른 교통수단을 찾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승부수? 무리수? 서울시는 두 선박 모두 전날 밤 안정화 조치를 거쳐 다음 날인 23일 운항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또 선내 안내 방송이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한강버스 운영사가 이상을 감지한 뒤 원인을 파악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려 안내에 일부 지연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한강버스는 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 28.9km 구간을 상하행 7회씩 총 14회(첫차 11시) 운항하고 있다. 소요 시간은 마곡에서 잠실까지 127분이다. 여의도에서 잠실까지는 80분이다. 추석 연휴 이후인 다음 달 10일부터는 출퇴근 시간 급행 노선(15분 간격)을 포함, 평일 기준 왕복 30회로 증편한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