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주역 릴레이 인터뷰> 최민희 민주통합당 의원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09.12 17: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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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권의 언론탄압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총장을 거쳐 지난 참여정부시절 방송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기도 했던 최민희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번 19대 국회에서 언론공정성 확보 투쟁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최 의원은 지난 20여년 동안 언론개혁운동에 투신해 왔지만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며 그의 목표는 또다시 '언론정상화'가 됐다.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문제만큼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는 최 의원을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최민희 민주통합당 의원이 속해있는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는 이번 19대 국회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상임위 중 하나다. 올해 초 공영방송 3사가 언론탄압을 이유로 동시에 파업을 하는 유래 없는 일이 발생했었기 때문이다. 파업에 참여한 언론인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후 공영방송사 사장에 자신의 측근들을 임명하고 정부정책에 비판적인 내용의 프로그램 제작을 막아왔다고 주장했다.

최근 한국언론재단에서 현직기자 66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5.2%는 언론의 자유를 제약하는 주요인으로 '이명박 정부와 정치권력'을 지목했다. 특히 연말 대선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언론정상화' 문제는 무엇보다 민감하고 중요한 문제임에 틀림없다. 반평생을 언론개혁운동에 투신하다 19대 국회에 입성한 최 의원에게 국민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는 이유다.

다음은 최 의원과의 일문일답.

- 언론인 출신으로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와 동기는?

▲ 지난 1985년 월간<말>지 1호 기자로 언론계 활동을 시작했다. <말>지는 해직언론인들의 단체인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구 민주언론운동협의회 이하 민언련)의 기관지였다. 이후 20여 년 동안 언론개혁운동을 하며 정치권과 인연이 닿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 문성근 상임고문과 야권통합운동을 시작했는데, 정치를 하려고 시작했다기보다 야권통합운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정치 속에 내가 있었다. 민주통합당 초대 최고위원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정치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 국회의원이 된 후 일상생활에 찾아온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 재선이상 의원들은 엄청난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신기하게 여유가 있어 보여 부럽다. 나는 초선이다 보니 하루하루 빈틈없이 짜여진 일정들을 소화하려면 늘 긴장 속에서 생활해야 한다. 심신은 고달프지만 보람을 느낀다.

- 언론개혁운동에 투신하게 된 이유는?

▲ 대학시절 학내시위 주동으로 잠깐 감옥에 갔다 온 뒤 민언련에 <말>지 1호 기자 겸 간사로 들어갔다. 민주민중운동 현장을 누비며 르포와 인터뷰 기사를 많이 썼다. <말>지 창간호 '어느 목동아줌마의 서울 행적'을 쓰기 위해 철거 중인 목동마을에 한 달 정도 살다시피 했다. 대우자동차 파업을 취재하기 위해 대우자동차 주변을 돌다가 운 좋게 파업관련 사진을 입수한 일도 있다. 제도권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민중적 현실을 알리는 일이 좋았다. 이후 민언련 총무, 사무국장, 사무총장, 상임대표를 맡으며 20여년 동안 일했다. 언론민주화는 사회민주화의 밑거름이다. 언론이 정상화되어야 나라가 정상화된다. 해직언론인들이 만든 민언련은 기품 있게 원칙을 지키며 언론운동을 하는 곳이었다. 해직선배들의 그런 모습이 좋았다.

- 정치에 입문한 후 직접 느낀 언론의 문제점이 있다면?

▲ 정치인들은 기자들과의 만남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좋은 소통은 서로를 성숙하게 하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언론이 '정파적 입장'에 매몰되어 언론 본연의 자세를 잃은 것 같아 아쉬울 때가 많다. 언론이 좀 더 객관적으로 사실에 기초해 보도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비판은 사실에 기초해야 가치가 있다.

- 문방위 위원이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논란이 주요 쟁점인데 실제로 심각한 수준인가?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 이명박 정권은 보수언론의 비호아래 탄생했고 방송장악으로 유지되는 정권이라고 본다. 정권초기 방송장악을 위해 KBS 정연주 사장을 무리하게 쫓아냈는데, 정 사장이 이후 관련 소송에서 모두 이겼다. 이명박 정부 입장에선 무척 부끄러운 일인데 이 정권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 같다. 국민들도 공영방송의 불공정보도 실상을 이미 체감하고 있을 것이다. 특히 MBC 김재철 사장의 경우 사생활관련 의혹, 법인카드 횡령 의혹 등 수많은 의혹을 받고 있음에도 건재하다. 문방위가 열리면 우리당은 이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 이번 국감 때도 벼르고 있다.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 앞으로 대응해 나가겠다.

- 참여정부 시절 방송위원회 부위원장과 위원장 직무대행을 역임했다. 그 당시에도 언론탄압 논란이 있었는데, 이명박 정부와 비교한다면?

▲ 혹시 참여정부 말 취재선진화시스템 관련 논란을 말하는 것인가? 그것은 언론탄압이 아니다. 방송위원회에서 일하면서 단 한 번도 보도나 방송프로그램과 관련해 '협조요청' 한 일이 없다. 심지어 이명박 정권은 <PD수첩> 작가들까지 해고하는 지경인데, 민주정부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참여정부 당시에는 황우석 관련 보도, FTA관련 비판 보도도 공영방송을 통해 모두 국민에게 전달됐다. 해당 PD들이 불이익을 당한 일도 없다.
현 정권은 물타기에 능하다. 자신들의 잘못이 지적되면 인정하고 고치려하기 보다 "이전 정권도 그랬다"는 식으로 나온다. 이게 정치가 퇴행할 수밖에 없는 중요한 이유다.

언론개혁에 반평생 투신 "아직도 목표는 언론정상화"

- 종편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다른 보완책은 생각해볼 수 없는가?

▲ 나는 모든 방송을 재허가 심사할 때 원칙에 따라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종편은 재편방송이라고 불린다. 편파불공정보도 시비도 자주 벌어진다. 외주제작사들에 대해 매우 불친절하다. 무조건 종편을 다 폐지하자는 입장은 아니다. 원칙에 따라 엄격히 심사해 살아남는다면 어쩔 수 없는 거다. 다만 지금과 같은 행태라면 몇 개나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 최근 "MBC로부터 사주를 받았느냐"는 취지로 김을동 의원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냈다가 김 의원 측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당시 발언의 근거는 무엇인가?

▲ 동료의원에게 '사주를 받았냐'는 표현이 거칠었다면 그건 인정하고 표현을 순화시키도록 애쓰겠다. 하지만 MBC가 심지어 타당 의원 발언에 반대하는 여당의원의 판넬 완성본까지 삽시간에 만들어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MBC는 공영방송이다. 공영방송의 생명은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에 있다. 그런데 여당의원에게 판넬을 만들어주고, 여당의원과 똑같은 입장을 표명한다는 것은 이명박 정권 하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 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민주당도 최근 공천헌금 문제로 곤혹을 겪고 있는데 본인이 직접 경험한 공천과정은 어땠나?

▲ 현재 라디오21 양경숙씨와 관련된 의혹은 결과가 없다. 돈을 낸 사람 모두 1차 비례심사도 통과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검찰이 피의사실을 공표해 민주당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 민주당의 공천과정은 깨끗했다. 비례공천을 받는데 '금전'을 내야한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 우리당 비례의원들은 물질적으로 넉넉한 분들도 거의 없지만 능력이나 전문성이 출중해 어디 내놓아도 아까운 분들이라고 자부한다. 물론 공천과정에서 갈등은 있었지만 원래 민주주의란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토론하는 것 아닌가? 조용한 공천이 더 문제가 크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 새누리당 공천뇌물 사건이 터진 것 아닐까?

민주당 공천과정은 깨끗 "검찰 명예훼손 중단해야"

- 미디어렙 법안 처리를 미룰 것을 강력하게 주장해 총선 당시 지역방송협의회가 최 의원의 비례대표 추천을 적극 반대했다. 당시 그러한 주장을 한 이유는?


▲ 내 주장은 단순하다. 코바코체제에서 바로 완전경쟁체제로 가면 안 된다는 것이 원칙이다. 현재 방통위가 미디어렙과 방송사 간 교통정리에 애를 먹고 있다. 문제는 SBS 민영렙으로 광고취약매체들이 귀속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두 신뢰할 만한 공영렙에 귀속되고 싶어 한다. 만일 1공 1민으로 가고 SBS렙이 아니라 1민영렙이 만들어 졌다면 이런 혼란은 없었을 거다. 어떤 분들이 내 뜻을 곡해하고 나를 음해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도 올해 초 만들어진 미디어렙은 문제가 많아 개정해야한다고 생각한다. 1공1민, 종편의 1민 귀속이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 국회 입성 후 다양한 법안 발의와 활발한 상임위 활동을 펼쳐온 것으로 안다.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활동은 무엇인가?

▲ 아직 자부심 느낄 단계는 아니다. 그냥 열심히 하려고 애쓴다. 아직 후원계좌도 열지 않았다. 연말까지 열심히 해보고 과연 내 의정활동이 후원받을 만한 것인가 판단 해보려 한다. 문방위는 내겐 익숙한 상임위라 다행이다.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게 자부심이라면 자부심이다.

- 가장 중점적으로 해결할 현안, 법안발의 등은 무엇인가?

▲ 올해에는 공영방송지배구조 개선 관련 법안을 잘 만들어보고 싶다. 방통위 구조개혁, 방통심의위 개선, 미디어교육 지원 관련 법안도 만들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여론다양성이 보장되는 민주적 공론장을 만드는 게 목표다. 늘 하던 일인데 법안으로 제도화하는 게 국회의원의 몫이 아닐까 싶다.

- 앞으로 어떠한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


▲ 1984년 12월19일 민언협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언론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참여정부 시절 방송위원회에 들어갔을 때에도 목표는 같았다. 국회에 들어왔다고 그 목표가 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 문화와 방송통신이 융합되는 미디어환경에 맞는 법과 제도가 필요할 거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해도 미디어의 존재이유는 '소통'과 '민주적 공론장'에 있다. 목표는 여전히 '언론정상화'다. 국회에 들어온 목표가 있으니까 목표를 실천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최민희 의원 프로필>

▲ 이화여자대학교 사학학사

▲ 월간 <말> 기자

▲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총장

▲ 언론개혁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 제3기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

▲ 국민의 명령 대외협력위원장

▲ 제19대 국회의원(비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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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