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길 따라 나아지려나

지난달 23일 한국은행은 올해 두 번째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3.5%에서 동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준금리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부동산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21년 하반기부터 약 1년 반 동안 전례 없는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온 한국은행이 인상 행보를 멈추면서 업계에서는 ‘금리 정점론’이 부상하고 있다. 올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기 시작했으며, 현 3.5%는 한은이 상한선으로 언급해온 수준으로 추가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3.5%서 동결
금리 정점론

한국부동산원 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가장 최근 금리 하락기인 2018년(1.75%)부터 2020년(0.5%)까지 기준금리는 1.7%p 떨어졌지만, 이 시기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총 6% 올랐다. 소비자심리지수도 달라지고 있다.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50을 넘긴 금리수준전망 지수는 지난달을 기준으로 113까지 떨어졌다. 이는 전월(132) 대비 19p 하락한 수치며, 2020년 3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지난해 내리막길을 걷던 주택가격 전망 지수는 71을 기록하며 전월(68) 대비 3p 상승했다.

1년 뒤 집값 상승을 점치는 소비자의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


부동산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교통호재가 많은 수도권 분양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신규 개통되는 교통망은 역 주변으로 주거시설 및 다양한 편의시설 등을 들어서게 해 지역가치를 높아지게 만들어 인구 유입을 이끌게 되는데 이를 바로 ‘새 길 효과’라고 한다.

부동산시장의 흐름이 개선되면 대형 교통호재를 품은 지역들에 부동산 수요자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교통호재는 단순한 교통망 확충뿐 아니라 인구 유입, 인프라 발달 등 전체적인 지역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규 교통망이 형성되면 인근 지역으로의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통학 및 통근이 편리해지고 인구 유입도 활발해진다. 더 나아가 유동인구 증가로 인한 상권 형성은 물론 생활 인프라가 조성되는 등 주거 여건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교통호재 지역 시장 회복 기대
새롭게 뚫리는 주변 잇단 분양

분양 성수기인 3월부터 철도, 지하철 등이 새롭게 뚫리는 수도권 지역에서 분양이 잇따른다. 부동산시장 침체 속에서도 신설 철도 개통 주변은 여전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수요자들의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GTX(수도권광역철도), 신안산선, 서해선, 신구로선 등이 개통 시 파괴력이 높은 대표적인 교통호재다.

GTX가 개통은 물론 착공에 속도가 붙고 있다. 내년 조기 개통 소식이 알려진 GTX-A 노선 주변은 수요가 급증하며 매매가격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실거래가에 따르면 다음 해 상반기 개통이 예정된 GTX-A 동탄역 주변 ‘동탄역 시범우남퍼스트빌’ 전용 84㎡는 지난달 10억500만원에 거래되며, 전월 거래가(9억2000만원) 대비 8000만원 올랐다. 하반기 개통을 앞둔 GTX-A 운정역(예정) 인근 ‘운정신도시 아이파크’는 같은 달 전용 84㎡가 6억8000만원에 손바뀜되며 전월 거래가(6억2000만원) 대비 6000만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광역교통망 확충 계획 보고를 통해 GTX-A 노선의 다음 해 조기 개통 추진을 알렸다. 또 그에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GTX-A 노선 전동차가 첫 출고식을 갖기도 했다.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의 이동시간을 크게 단축시키는 GTX는 첫 개발 시작 단계부터 수도권 부동산시장의 큰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 몇 년간 GTX 노선이 지나는 지역들의 부동산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은 상당했다. 실제 부동산 상승장에서 GTX 노선이 지나가는 경기 파주, 동탄 등지의 집값 상승세가 그 어느 곳보다도 뜨거웠다.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GTX-A 노선 조기 개통 추진계획은 다음과 같다. 

먼저 올 하반기 GTX-A를 시험 운행하고 내년 상반기 수서역~동탄역 구간, 하반기 파주운정~서울역 구간을 순차적으로 개통하는 것이 목표다. 이후 2025년 하반기에는 전 구간을 개통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삼성역의 경우는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과 연계돼있어 2028년 완공 및 연결을 추진하고, 이전까지는 무정차 통과로 운영할 예정이다. 

GTX-A 노선은 파주운정신도시서 서울역을 거쳐 화성동탄으로 이어지는 총 83.1㎞ 길이의 노선이다. 서울을 비롯해 경기 파주시, 고양시, 서울시, 성남시, 용인시, 화성시 등 총 6개 시를 지나게 된다. 6개 시에는 총 11개역이 분포하는데 주요 역은 ▲운정역(파주시) ▲킨텍스역 ▲대곡역 ▲창릉역(이상 고양시) ▲연신내역 ▲서울역 ▲삼성역 ▲수서역(이상 서울) ▲성남역(성남시) ▲구성역(용인시) ▲동탄역(화성시) 이다.

이 노선이 개통되면 파주운정에서는 서울역까지 18분, 동탄역에서 수서역까지는 19분대로 이동이 가능, 기존 1시간 이상 소요됐던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마친 노선은 A·B·C 세 구간이다. D 노선의 경우 김포~부천 구간만 사전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했다. D 노선은 김포~부천〜강남〜하남〜팔당을 잇는다. E, F는 아직 노선이 확정되지 않았다.

첫 삽 뜨는 
GTX 노선들

높은 진척도를 보이는 다른 노선과 달리 GTX C는 다소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일부 지역서 설계변경을 요구하는 등 제동을 걸고 있어서다. C 노선은 경기 북부 양주 덕정역과 경기 남부 수원역을 연결하는 노선이다. 도봉구 창동과 청량리, 왕십리 등 강북 주요 지역과 삼성, 양재 등 강남 도심을 지나간다.

국토부는 C 노선을 올해 안에 착공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 강남 구간에서는 ‘은마아파트 우회안’이 문제로 떠올랐다. C 노선은 삼성~양재 구간 일부가 은마아파트 지하를 지나간다. 이에 아파트 주민들이 ‘안전 문제’를 제기하며 반대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 지하에 GTX가 통과하면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GTX C 삼성역~양재역 구간이 단지를 관통하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두 역을 직선으로 연결하거나 탄천 방향으로 우회하도록 설계를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크게 바뀌는
수도권 지도

이를 두고 국토부는 2014년부터 기술·법률 검토를 거쳐 선정된 노선이라며 원안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A·B 노선 수혜 지역에 비해 C 노선 수혜 지역들은 다소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


양주 덕정, 도봉 창동, 청량리, 왕십리, 안양 평촌 등이 대표 수혜 지역으로 거론되지만, GTX C 노선 효과를 거의 보지 못하고 있다. 안양 평촌 일대 아파트들은 GTX C 노선 개통 효과로 집값이 수억원씩 뛰었지만 최근 상승분을 거의 반납했다.

신안산선은 ‘광역교통시행계획’에 기반, 2020년 4월 착공해 2025년 4월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인 광역철도 확충사업이다. 위험 분담형 민간투자사업(BTO-rs) 방식으로 시행 중이며, 사업시행자는 넥스트레인이다. 총사업비는 4조3055억원이 투입된다.

이 노선은 Y자 형태다. 여의도서 출발 광명역서 화성·시흥 방면, 안산(한양대) 방면 등 두 갈래로 나눠진다. 이 중 일부 노선은 소사-원시선 등과 공용한다. 신안산선 민투사업자가 건설하는 구간은 여의도-광명역-한양대 간 30.7㎞, 광명역-시흥시청 간 10㎞, 원시역(서행선)-송산차량기지 간 4㎞다. 

이 노선이 완공되면 안산, 시흥서 여의도까지 30분대에 운행할 수 있다. 서해선, 월곶-판교선, 인천발 KTX 등과 연계돼 수도권 서남부 광역교통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충청남도 홍성군과 경기 화성시 송산을 연결하는 서해선도 주목을 받고 있다. 당초 개통 예정 시기였던 올해 12월보다 6개월 지연됐는데, 국가철도공단은 서해선 전 구간을 다음 해 6월 개통할 예정이다. 

서해선엔 KTX 이음을 투입한다. 당초 공단은 2023년 12월 서해선 전 구간을 개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레미콘 등 자재 수급 불안으로 개통 시기가 미뤄졌다. 다만, 국토교통부가 서해선 복선전철화 사업 기간을 다음 해 12월 말로 고시해 개통 시기가 더 늦춰질 수도 있다.


개통까지 오랜 시간 걸려
실수요는 좀 더 신중하게 

충남도 서해선이 경부고속철도와 연결되면 수도권 간의 이동시간 단축으로 철도교통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고 환승 이동 불편사항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향후 장항선 복선전철과 연계되면 수도권과 충남도, 전라남·북도를 연결하는 지역 간 중추 교통로로 지역 균형발전 및 지역경제 활성화 등 파급효과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해선과 경부고속철도 연결에 따른 경제효과는 생산유발효과 8507억원, 고용유발효과 8037명, 취업유발효과 6973명 등에 달할 것으로 충남도청은 분석했다. 서해선은 현재 수도권 전철 경인선 소사역(경기도 부천)서 원시역(경기도 안산)까지 운행하고 있다. 주요 환승역은 소사역과 초지역이다.

서해선 복선전철 전 구간 개통 시 주요 환승역은 대곡역(경의중앙선), 김포공항역(공항철도, 서울5·9호선), 소사역(경인선), 시흥시청역(신안산선, 경강선), 초지역(수인분당선, 서울4호선, 인천KTX) 등이 될 전망이다.

3기 신도시와 연관된 경기 시흥서 서울 목동을 잇는 전철 신구로선(시흥대야~목동) 확정으로 관련 지역에 수요자가 몰리며 있다. 이들 지역은 그간 교통혼잡으로 교통망 확충 필요성을 줄곧 제기해온 곳이다. 

신구로선은 경기 시흥 대야역서 옥길역·항동역·온수역·궁동·개봉·고척·양천구청을 지나 서울 목동까지 연결되는 노선을 말한다. 신구로선이 개통되면 시흥서 목동까지 45분에서 15분으로 단축된다. 국토교통부는 2021년 4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서 이 같은 내용의 신구로선을 새롭게 포함시켰다. 다음은 수도권 교통호재 수혜 단지.

▲동탄신도시 금강펜테리움 6차 센트럴파크= 금강주택이 ‘동탄신도시 금강펜테리움 6차 센트럴파크’를 분양한다. 신주거문화타운 A59블록에 지하 1층~지상 최고 20층, 14개동, 총 1103세대의 대단지로 조성된다. 전 세대가 전용면적 84㎡·100㎡의 중대형 아파트로 구성된다. 타입별 분양 세대 수는 84㎡ 718세대, 100㎡ 385세대다.

내년 개통이 예정된 GTX-A 노선이 지나갈 SRT동탄역을 이용하기 수월하고, 신리IC를 통해 경부고속도로,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등 접근성도 용이하다. 여기에 인근에는 동탄도시철도(트램) 2호선도 지나갈 예정이어서 광역교통망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시흥능곡역 하이스퀘어= 시흥장현지구 ‘시흥능곡역 하이스퀘어’가 분양 중이다. 업무형과 주거형 공간의 장점을 더한 신개념 라이브오피스로 계획돼 희소성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균형발전
지역경제

불과 210m 거리에 서해선 및 신안산선(예정) 더블역세권인 시흥능곡역 4번 출구가 자리해 지하철 이용이 편리하다. 한 정거장 거리인 시흥시청역에는 신안산선(2024년 예정)과 월곶판교선(2027년 예정)이 개통될 예정으로, 트리플역세권 단지가 장점도 누릴 수 있다. 

▲개봉 디스페이스 구로= 서울특별시 구로구 개봉동 144-5번지 일대 개봉동 첫 지식산업센터 ‘개봉 디스페이스(D-SPACE) 구로’가 분양한다. 대지면적 1986.00㎡, 연면적 1만6862.49㎡, 지하 5층~지상 13층 규모다. 서울지하철 1호선 개봉역 400m 내에 있는 역세권이다.

신도림역을 통한 KTX, GTX-B 등을 이용할 수 있어 광역교통망 우수하고 신구로선 개통 시 더블역세권으로 재탄생한다. 신구로선 개봉역 예정에 따라 1호선 개봉역과 함께 대중교통 환경 역시 더욱 편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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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