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박스와 검찰 캐비닛 막전막후

명 다하면 문 열린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2020년 신년 기자회견)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하고 자연으로 돌아가서 잊혀진 삶, 자유로운 삶을 살겠다.”(지난해 3월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추대 법회) 문재인 전 대통령은 여러 차례에 걸쳐 임기를 마치면 조용한 삶을 살겠노라고 했다. 하지만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을 잊지 않은 듯하다.

이런 전직 대통령이 있었나. 과거 전직 대통령의 행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퇴임 전 발언과도 대치된다. 기념일마다 SNS를 통해 글을 올리고 정치인을 만난다. 책방을 열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자신의 퇴임 이후 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여전히 정치적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모양새다. 

“잊히고 싶다”
전혀 다른 행보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관심이 잠잠하다. 정치권과 국민의 관심이 온통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쏠려 있는 탓이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사법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으로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됐기 때문. 

그러나 그 과정에서 민주당의 이탈표가 쏟아져 나오면서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민주당 내부는 친명계(친이재명)와 비명계(비 이재명)로 나뉘어 갈등을 빚는 중이다.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이 대표의 지지층은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의원을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으로 지칭해 공격하고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내년 총선과 맞물리면서 폭발하는 기세다. 당장 선거법 위반 혐의는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고 검찰의 두 번째 구속영장 청구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가 연루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3대 사법리스크 외에도 또 다른 의혹이 터져 나오는 실정이다. 


이 대표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면서 문 전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중심에서 멀어져 있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당 상황과 맞물려 이름이 언급되는 정도다. 최근 온라인에는 ‘수박 7적’ 포스터가 돌아다니고 있다.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웹 이미지에는 문 전 대통령이 등장한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이간질에 유효한 명단이 나돌고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는 웹 이미지까지 봤다”며 “문 대통령이 당 주축인데 적으로 규정하다니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내부 공격이 가장 큰 리스크라고 하면서 통합과 단결을 요구했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지난 14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선에 패배한 책임을 지고 송영길 전 대표도 물러났고 문재인 전 대표도 탈당 등으로 당이 굉장한 어려움에 처하니까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고 말했다. 사법 리스크를 짊어지고 있는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퇴임 이후에도 SNS로 정치
여전히 영향력 상당한 수준

두 발언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서 파생돼 나왔다. 민주당 자체가 ‘이재명 이슈’에 매몰된 상황인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에 이어 문 전 대통령 측의 사법 리스크가 불거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에 쏠려 있는 검찰의 관심이 기소 이후 재판 과정에 돌입하면 문 전 대통령 쪽으로 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윤석열정부는 임기 시작과 동시에 문재인정부 지우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굵직한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왔고 문정부 당시 청와대 인사가 줄줄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일부는 구속 수감되기도 했다. 이 대표 때와 마찬가지로 검찰은 문정부 관련 사건서도 ‘윗선’을 노리고 있다.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은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은 2019년 11월2일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것으로 지목된 탈북어민 2명이 우리 정부에 나포된 뒤 귀순 의사를 밝혔지만 5일 뒤인 7일 북송이 이뤄진 내용이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등 문정부 고위직 인사를 재판에 넘겼다. 당시 문정부는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를 저지른 이들은 보호 대상이 아니라며 탈북어민을 북송했다. 

반면 검찰은 탈북어민도 헌법상 우리 국민인 만큼 국내 사법 절차를 따르지 않고 강제로 북한에 돌려보낸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정 전 실장이 의사결정을 주도했고 국정원과 통일부 등을 통해 북송한 과정이 위법했다고 봤다. 여기에 청와대 노 전 실장이 대책회의서 강제북송 방침을 결정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 고위직
재판받는 중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이 의사결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봤지만 한변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한변은 “국가 안보의 책임을 맡고 있는 4인의 장관급 인사가 조직적으로 국기문란과 국정 농단의 불법을 자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정점에 있는 문 전 대통령의 역할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나 수사 결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사건도 검찰의 칼끝이 윗선으로 향하고 있다. 특히 관련 문건을 삭제한 혐의로 기소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 3명이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청와대까지 겨냥할 동력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월 대전지법 제11형사부는 감사원법 위반, 공용전자 기록 등 손상, 방실침입 혐의로 기소된 산업부 국장급 공무원 A씨에게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B씨와 C씨에게는 각각 징역 8개월과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이들에 대한 유죄 판결이 현재 같은 재판부에서 진행 중인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등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관련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특히 일각에서는 백 전 장관을 넘어 문정부 청와대 등 윗선까지 타고 올라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죄 판결을 받은 A씨는 백 전 장관 등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월성원전을 2년 반 더 가동하는 방안을 장관에게 보고했다가 질책받고 즉시 폐쇄로 정책 방향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같은 방침 전환에 문 전 대통령이 청와대 내부 시스템에 단 ‘월성 1호기 영구 가동중단은 언제 결정할 계획인가요’라는 댓글이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검찰 칼끝
윗선 가나

울산시장 선거 개입 및 하명수사 의혹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해당 사건은 문정부 때인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청와대가 당시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의 당선을 위해 경선 경쟁자였던 임동호 후보에게 불출마를 권유하고 당시 울산시장인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의 비위 첩보를 울산경찰청에 전달하는 하명수사를 지시했다는 내용이다. 

문정부 당시 청와대 관계자가 다수 연루됐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검찰 수사가 어디까지 진행될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김기현 대표는 지난해 12월 문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한 글을 SNS에 올렸다.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 이후에 올린 글이다.  


김 대표는 당시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를 유린한 심각한 불법”이라며 “국민을 위해 봉직하는 공직 자리를 특정 후보의 경쟁자를 사퇴시키는 뇌물 용도로 악용하는 것은 심각한 매관매직이며 악질적인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한 전 수석은 2018년 2월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오사카 총영사 자리와 공공기관장직 등을 제안하며 울산시장 포기를 권유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임 전 위원은 송철호 당시 울산시장 후보의 경쟁자였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무엇보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직접 연루된 증언이 나온 만큼 임 전 실장에 대한 수사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며 “문 전 대통령이 그 배후로 지목되고도 남을 만큼 차고 넘치는 증언이 계속되고 있으니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책임소재를 밝히는 일도 더 늦출 수 없다”고 했다. 

지금은 조용하지만…
언제 시작될지 몰라

윤정부가 문정부 지우기에 몰두하면서 정치, 사회, 외교 등 분야를 막론하고 의혹들이 툭툭 튀어 나오는 중이다. 심지어 감사원은 문정부 시절 국가통계 왜곡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여기에 문 전 대통령의 가족도 여러 의혹에 휩싸여 있다. 

당장 크게 언급되고 있는 사건은 문 전 대통령 사위 특혜 채용 의혹이다. 지난달 28일 검찰은 박석호 타이이스타젯 대표를 배임 혐의로 체포했다. 타이이스타젯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이 실소유주로 의심받는 태국계 저가 항공사다.


이스타항공이 자사 항공권 판매 대행사인 이스타젯에어서비스에 71억원 상당의 외상 채권을 설정한 뒤 ‘회수 불능’으로 손실 처리했지만 이 돈이 타이이스타젯으로 흘러갔다는 의혹이 나왔다. 

일단 검찰은 해당 사건이 문 전 대통령 사위 특혜 채용 의혹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타이이스타젯은 문 전 대통령의 사위인 서모씨가 전무로 취업한 회사다. 서씨가 타이이스타젯에 취업한 시기를 전후해 이상직 전 의원은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위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등을 맡았다. 

문 전 대통령의 아들인 문준용씨 특혜 채용 의혹도 재점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문씨의 특혜 채용 의혹은 2017년 처음 불거진 일로 오랜 시간 정치권을 달군 바 있다. 해당 의혹을 처음 제기한 국민의힘 심재철 전 의원과 하태경 의원이 문씨로부터 민·형사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심 전 의원과 하 의원은 형사소송에서는 무혐의, 민사에서도 승소한 바 있다.

타이밍은
내년 총선?

정치권에서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내분 상태에 빠지면서 친문계(친 문재인)가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 전 대통령을 구심점 삼아 이 대표와 맞설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면 그 타깃이 문 전 대통령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된다. 아직 이 대표에 가려져 있을 뿐 문 전 대통령 역시 사법 리스크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뜻이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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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