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분양시장 ‘봄이 오려나’

금리 정점론과 정치권 압박에 은행 대출금리가 내림세를 보이면서 얼어붙었던 주거용 분양시장에 숨통이 트이는 모양새다. 여기에 정부의 1·3 대책과 무순위 청약 규제 완화에 이어 이달부터는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까지 허용하면서 아파트 분양 시장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건설사들은 지난 1~2월엔 분양을 미루는 분위기였지만, 이달부터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를 등에 업고 시장에 분양 물량을 내놓을 예정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재건축·재개발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장위자이 레디언트’(장위4구역 재개발)’ 등이 미분양 우려에도 불구하고 예상 이외의 성적을 거두면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분양에 더욱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미분양 우려
이외의 성적

경기권에서는 지하철 7호선 철산역 도보권인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가 선착순 분양 결과 100%로 마감했다. 계약을 시작한 지 2주 만이다. 이 단지는 지난해 1순위 청약 당시 930가구 모집에 902명만 신청해 경쟁률이 0.97대1을 기록했던 곳이다. 무순위 청약을 거치고도 미계약분을 해소하지 못해 미분양 우려가 커졌으나 선착순 계약에서 모든 물량을 소진했다.

은행 대출금리도 하락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63%로 전월(4.74%)보다 0.11%p 내렸다. 지난해 4월부터 상승세를 이어오다 8개월(11월) 만에 하락 전환한 후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단이 연초 8%에서 6%로 낮아졌으며, NH농협은행은 지난 1월20일부터 주담대 변동형 금리를 0.8%p 내렸다. KB국민은행도 주담대 금리를 최대 1.05%p 내렸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3.82%로 지난해 12월(4.29%)보다 0.47%p 하락하며 3%대로 낮아졌다. 지난해 12월 코픽스가 11개월 만에 처음 내림세로 돌아선 뒤 두 달 연속 하락으로, 3%대 코픽스는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 평균 금리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된다. 따라서 시중 은행들은 코픽스를 기준으로 삼는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코픽스 하락을 반영해 금리를 낮춰야 한다. 이러한 대출금리 인하 기조와 시장 회복 심리가 작용하며, 분양시장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주택 매수심리도 개선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27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9.5로 전주 대비 0.4p 상승했다. 매매수급지수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 2월 둘째 주부터 3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지수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 단지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분양 심리의 회복세를 엿볼 수 있다.

악재들 해소? 수도권 아파트 들썩
1~2월 몸 사리다 3월부터 기지개

수도권에서는 신도시와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매매가 반등 사례도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파주운정신도시 대장단지로 불리는 ‘운정신도시 아이파크’ 전용 84㎡는 지난달 6억8000만원에 거래돼 전월 거래가(6억2000만원) 대비 6000만원 올랐다.

광교신도시에서는 신분당선 광교중앙역 역세권 아파트인 ‘자연앤힐스테이트’ 전용 84㎡가 지난달 11억6500만원에 팔려 전월 거래가(11억600만원)보다 약 6000만원 높게 거래됐다.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대출, 세금 등 분야에서 규제를 완화한 게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시중은행의 금리 인하 기조로 한동안 의사 결정을 미뤄왔던 수요층이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23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하기로 결정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에 악재들이 남아 있는 만큼 매수를 원하는 수요자들은 비교적 부담이 적은 청약 등의 방법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 정부의 부동산 세제 완화를 비롯해 특례보금자리론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 또한 논의되고 있는 만큼 주거비용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금 여력이 되는 범위라면 부동산 실수요자에게는 지금이 내 집 마련에 적기가 될 수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분양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던 여건들이 하나씩 해소됨에 따라 수도권을 중심으로 봄 분양시장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며 “기준금리 동결과 부동산 규제 완화 등으로 시장 분위기 반전 기대감이 돌며 움츠렸던 분양시장이 변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과 신도시에서 이달 분양하는 단지.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영등포구 양평동 ‘영등포자이 디그니티’가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최고 35층, 4개동, 총 707가구로 구성된다. 전용면적 59~84㎡ 185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공급되며 특별공급에도 전용84㎡ 49가구가 포함된다. 

인하 기조
회복 심리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12개월을 넘고, 지역·면적별 예치금을 충족한 만 19세 이상 수도권(서울·경기·인천) 거주자는 보유 주택수와 세대주 여부에 관계없이 1순위 청약이 가능하다. 1순위 청약에는 추첨제 물량도 포함된다. 1·3 부동산 대책으로 영등포구가 규제 지역에서 풀리면서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는 가점제 40%, 추첨제 60%가 적용된다.

추첨제는 청약 가점과 관계없이 입주자를 선정한다. 

분양가는 3.3㎡당 3411만원이다. 분양가상한제도 해제됐지만 조합과 GS건설은 지난해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가격 그대로 분양에 나서기로 했다. 옵션 미포함 분양가는 전용 59㎡ 8억6000만원대, 84㎡ 11억7000만원대다. 계약금은 분양가의 10%로 정당계약 시 1차 계약금 2000만원(정액제)을 내고 30일 이내에 나머지 금액을 납부하면 된다.

움츠렸다…
반전 기대감

중도금 60%에 대해서는 이자 후불제가 적용된다. 입주는 2026년 3월 예정.

▲휘경자이 디센시아= GS건설이 서울 동대문구 이문휘경뉴타운 휘경3구역 재개발을 통해 ‘휘경자이 디센시아’를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14개동, 총 1806가구로 들어선다. 이 가운데 39~84㎡ 700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전용면적별 분양 가구 수는 39㎡ 19가구, 59㎡ 607가구, 84㎡ 74가구다.

지하철 회기역(1호선, 경의중앙선, 경춘선)과 외대앞역(1호선)을 모두 끼고 있는 더블역세권 입지다. 망우로, 한천로, 동부간선도로, 내부순환도로도 접근이 가까워 서울 곳곳으로 이동하기 용이하다. 청량리역 인근에 롯데백화점·롯데마트, 상봉역 인근에 코스트코 등이 위치해 있다. 고려대, 경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등 주요 대학이 주변에 자리한 것도 특징이다. 중랑천도 인접해 있다.

▲운정자이 시그니처= GS건설이 파주운정신도시에서 ‘운정자이 시그니처’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28층, 13개동, 전용면적 74~134㎡, 총 988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총 15개의 다양한 타입을 선보여 선택폭을 넓혔다. 세대분리형 타입을 비롯해 옥외공간형, 오픈형 발코니, 펜트하우스 타입 등 특화 평면 설계를 도입하는 것이 특징이다.


GTX-A 운정역 인근에 자리해 이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GTX-A노선 운정역~서울역 구간은 현재 공사 중으로 오는 2024년 하반기에 개통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돼 단지는 뛰어난 서울 접근성이 기대된다. GTX-A 운정역 주변은 역세권 특별계획구역을 통해 상업·업무·공원·문화시설 등이 조성될 계획이어서, 향후 개발이 완료되면 주거 편의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뛰어난 정주여건도 갖췄다. 인근에는 홈플러스와 이마트 등 대형마트가 다수 위치해 있다. 영화관, 교하도서관 등의 생활문화 편의시설도 가깝다. 주변에는 운정호수공원, 산내공원, 한솔공원, 양지말공원 등 풍부한 녹지 환경도 갖춰져 있다. 

은행 대출금리 내림세
무순위 청약규제 완화
다주택자 주담대 허용

조경 면적을 전체 부지의 절반에 가까운 약 45%로 확대해 쾌적함을 더할 예정이다. 자이(Xi)만의 시그니처 조경공간인 ‘엘리시안가든’, 아이들을 위한 테마형 어린이놀이터 ‘자이펀그라운드’ 등을 비롯해 ‘운정마당’ ‘운정작은숲’ 등 다양한 조경 시설을 도입할 예정이다. 

단지 내에는 자이(Xi)의 특별한 커뮤니티 시설인 ‘클럽 자이안’도 들어선다. 스크린골프를 갖춘 골프연습장을 비롯해 피트니스, GX룸, 다목적체육관, 냉·온탕과 건식사우나가 포함된 남녀 사우나 등이 마련된다. 스카이라운지, 게스트하우스, 숲속도서관 등 특화 커뮤니티도 조성할 예정이다. 

▲베르몬트로 광명= 광명뉴타운 광명2구역 재개발 단지인 ‘베르몬트로 광명’이 분양 절차에 돌입했다. 총 3344가구 규모로 지어지며,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726가구다. 약 3300가구의 대단지에다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이 가깝고, 목감천도 인근이라 청약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입주는 2024년 9월 예정.


▲인덕원 퍼스비엘= 대우건설과 GS건설, 롯데건설이 뭉친 컨소시엄이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에서 ‘인덕원 퍼스비엘’을 분양한다. 지하 4층~지상 34층, 14개동, 전용면적 39~84㎡ 총 2180가구 규모다. 이 중 586가구가 일반분양 시장에 나온다. 

주 출입구부터 공원까지 66 00여 ㎡에 달하는 통경축 공간을 만들고, 여기에 수경·휴게시설을 배치한 ‘그랜드비스타’를 넣는다. 광장을 중심으로 수목이 어우러진 ‘에잇센셜 가든’이 조성될 계획이다. 에잇센셜이란 ‘Eight’과 ‘Essential’의 합성어로 8개의 자연 친화적 정원 공간으로 만든다는 의미를 담았다.

경기도 의왕시 내손라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올라가는 신규 아파트다. 내손초, 내동초, 백운중, 백운고 등 도보권 내 초·중·고교가 위치한 원스톱 학세권 단지로 꼽힌다. 경기도 최대 규모 학원가로 꼽히는 평촌학원가와 벌말도서관 등 다양한 교육시설이 주변에 있다. 

내 집 마련
지금 적기?

단지 앞에 학의천이 위치하며 학의천 시민쉼터와 산책로 등 수변시설도 조성돼 있다. 포일공원, 내손체육공원도 인접해 있어 입주민들이 휴식·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이마트, 뉴코아아울렛, 한림대학교성심병원 등도 가깝다. 

교통 여건도 뛰어나다. 1.4㎞ 거리에 위치한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이 핵심이다. 인덕원역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노선 계획에 포함됐다. 안양, 과천을 거쳐 판교까지 잇는 월곶~판교 복선전철(월판선)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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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풀어주느냐, 마느냐, 이재명 대통령이 깊은 고심에 빠졌다. 8·15 특별사면·복권 명단에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이름이 올라오면서다. 한때 아군이었던 조 전 대표의 정치 생명이 용산의 선택에 달렸다. 조국혁신당은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과 친문계까지 사면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7일 이재명정부의 첫 특별사면을 준비하기 위한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특별사면 명단에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급상승했다. 사면심사위원회가 사면·복권 건의 대상자를 검토하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오는 12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설에 부채질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실형을 확정받았다. 조 전 대표의 만기 출소 예정일은 내년 12월15일이다.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이 이뤄질 경우 출소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기소 자체가 검찰의 무리한 시도였다고 보는 만큼 이번 정권에서 검찰개혁을 이뤄내고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지난 대선 정국서 “조 전 대표가 보고 싶지 않느냐”며 “(이재명 후보가) 그냥 이기는 게 아니라 크게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곧 조 전 대표의 사면이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전달한 것이다. 조 전 대표의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또한 비슷한 시기에 ‘더1찍 다시 만날 조국’이라는 홍보물을 제작하는 등 이 후보의 당선과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동일시했다. 이렇듯 혁신당은 지난 총선과 대선 등에서 일궈낸 업적을 청구서 삼아 은근한 눈치를 보냈고, 최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까지 목소리를 키우면서 이 대통령을 전방위로 둘러쌌다. 지난달 30일 친문계인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조 전 대표와의 접견 사실을 알리며 “특유의 미소가 여전하고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이 많을 법도 한데 오히려 긍정 에너지가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자꾸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마음의 빚을 지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이어 “조국의 사면을 많은 이들이 바라는 이유는 검찰개혁을 요구했던 우리가 틀리지 않았음을 그의 사면을 통해 확인받고 싶은 마음 아닐까”라며 “야수의 시간과 같았던 지난 겨울 우리가 함께 외쳤던 검찰개혁이 틀리지 않았음을, 서로 생각은 달라도 통합과 연대라는 깃발 아래 모두가 함께 있었음을 확인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민통합 일환? 이 결정만 남아 친문계에 문까지 팔 걷어붙여 친명(친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 역시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통합을 위한 측면에서 넓게 사면 복권에 관한 판단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든다”면서도 “이 문제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통령께서 판단할 문제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이 용산 측에 조 전 대표의 사면 의견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은 우상호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고, 우 수석은 “뜻을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원기·임채정·정세균·문희상·박병석·김진표 등 민주당 출신인 전 국회의장도 가세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책임을 수용한 이들에 대한 절제된 관용”이라며 “대통령께서 국민 통합의 뜻을 담아 조 전 대표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한 개인의 구제가 아니라 극한 대립과 갈등의 시기를 겪어내며 상처 입은 우리 사회 공동체에 건네는 ‘공정한 매듭과 위로’의 손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방에서 사면 요청이 쇄도하자 대통령실은 막판 고심에 빠졌다. 앞서 지난 5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사회적 약자와 민생 관련 사면에 대해 일차적으로 검증 및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인 사면에 관해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 중”이라며“아직 최종적인 검토 내지는 결정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혁신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조 전 대표가 수감 된 지 8개월이 지났는데 혁신당은 아직도 권한대행 체제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를 뽑을 만도 한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가 뭐겠느냐”며 “이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조 전 대표가 사면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가 돌아와서 혁신당이 이전 같은 명성을 되찾길 기다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혁신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가 궐위된 때에는 최고위원 가운데 가장 많은 득표로 선출된 최고위원이 남은 임기 동안 당대표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선민 권한대행이 내년 7월까지 조 전 대표의 임기를 대신해 자리를 지킬 의무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당초 조 전 대표가 자신의 수감 생활을 예측하고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이러한 당헌·당규를 개정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8개월째 대행 체제 혁신당 “확신” 믿을 구석 있었나 내년 지방 선거를 위해서라도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사면이 필요하다. 구심점이 없고 ‘조국’혁신당이라는 이름만 존재하는 지금으로서는 지난 보궐선거만큼의 역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은 딜레마에 빠졌다. 국정 초기부터 자녀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으로 법의 심판을 받고 복역 중인 인사를 사면했다가는 ‘범죄자 프레임’에 함께 걸려들 수 있다. ‘조국 사태’에 거부감을 느낀 지지자들의 이탈도 고려해야 하는 지점이다. 반면 사면 요청을 거절할 경우 오히려 조 전 장관의 정치력을 키우는 등 일종의 서사를 부여할 수 있다. 조 전 대표는 본인의 사면에 대해 큰 뜻을 밝히지 않아 오히려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이란 해석이다. 민주당에 있어 조 전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의 ‘변수’다. 지난 총선서 호남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혁신당이기에 조 전 대표가 정치권에 돌아온다면 진보진영 텃밭을 둘러싼 두 정당 간의 경쟁과 그로 인한 잡음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그의 행보를 예측하고 나섰다. ‘자유의 몸’이 될 경우 이른 시일 안에 전당대회를 치러 다시 한번 당대표직을 거머쥐고 내년 지방 선거를 진두지휘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일각에서는 조 전 대표가 부산 시장 등으로 직접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보고 있다. 어디로 튈까 민주당은 최종 사면 명단이 공개되기 전까지 별다르 입장을 내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7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지만, 이날 조 전 대표의 사면 논의는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제 공은 이 대통령에게 넘어왔다. 단 한 사람의 정치 인생이 걸린 문제지만 그의 복권은 정치 진영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여러 가지 변수와 상수가 존재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최종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