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상제’ 보물단지? 애물단지?

분양가 상승세가 심화되는 가운데 분양가 상한제(분상제)가 적용되는 단지가 주목받고 있다. 보물단지일까. 애물단지일까.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공개한 지난달 말 기준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당 928만2000원으로 3.3㎡당 환산하면 3063만600원이다. 이는 전월(㎡당 902만4000원)보다 2.86%(25만8000원) 오른 것이다. 3.3㎡당으로는 2977만9200원에서 다시 30 00만원대로 올랐다. 다만 지난해 1월(㎡당 958만2000원)과 비교하면 3.13% 하락했다.

3.3㎡당 
3063만원

서울 민간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지난해 5월(2821만5000원)부터 2000만원대로 떨어진 후 12월까지 8개월 연속 3000만원을 밑돌았다. 전국 민간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571만4600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0.90%, 전월보다 1.65% 상승했다.

수도권은 2149만62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4.09%, 전월 대비 1.40% 올랐다.

5대 광역시·세종은 1662만2100원으로 지난해 1월 대비 14.29% 올랐다. 작년 12월과 비교하면 2.93% 상승했다. 기타 지방 역시 1286만6700원으로 1년 사이 12.27% 올랐다.


이처럼 분양가 상승, 경기 침체 등으로 분양 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지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가격 경쟁력을 갖춘 단지들의 인기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해 수도권 공공택지서 공급한 단지들은 전매 제한과 실거주 의무 규제에도 분양가 상한제 장점으로 예비 청약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2022년 1월~12월) 수도권에서 분양한 단지들의 청약 결과를 분석한 결과, 1순위 통장이 가장 많이 몰렸던 상위 10개 단지 중 7개 단지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 공급 단지로 나타났다.

1순위 청약자가 가장 많이 몰렸던 단지는 ‘힐스테이트 검단 웰카운티’로, 일반공급 403가구 모집에 총 3만7076명이 1순위 통장을 사용했다. 이어 제일풍경채 검단 2차(2만7916건), e편한세상 지축 센텀가든(1만7742건), 오산 세교2지구 호반써밋 그랜빌 2차(1만4854건), 신영지엘 운정신도시(1만3487건) 순이다.

분양가 오름세 속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는 다른 행보를 보인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인근 시세 대비 비교적 저렴한 수준에 분양되기 때문에 최대 수억원대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또 시세가 분양가 밑으로 내려갈 확률도 희박해 안전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아파트 주목
가격 경쟁력 갖춘 단지 인기 여전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수도권 전 지역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에서 해제됨에 따라 수도권 공공택지 아파트가 ‘분상제’ 메리트를 얻게 될 전망이다. 수도권 공공택지에 적용되던 최대 8년의 전매제한이 3년으로 축소되고 실거주 의무까지 없어지면서 수도권 공공택지 분양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신규 아파트 분양가는 원자잿값 및 노무비 인상으로 당분간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요즘 같은 부동산 침체기에 가격 메리트 여부가 수요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내 집 마련 고려 요소가 될 수 있고, 청약 성적도 크게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분상제가 적용되는 수도권 공공택지 등은 합리적인 분양가로 교통, 교육, 자연 등 체계적으로 조성된 생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며 “최근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분양가가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 일부 지역을 제외한 수도권 전 지역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에서 해제돼 수도권 공공택지 등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들이 가격 경쟁력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수도권 단지.

▲광명 호반써밋 그랜드에비뉴= 경기도 광명시 광명동 재정비촉진지구 내 10R구역에 들어서는 ‘광명 호반써밋 그랜드에비뉴’아파트가 미분양 잔여세대를 동호수 지정 선착순 분양 중이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다. 중도금 60% 이자후불제로 수요자의 부담을 덜었다. 청약통장 없이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계약이 가능하다.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

재개발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새롭게 건축되는 곳으로, 왕복 6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1단지 408세대와 2단지 643세대로 구분된다. 지하 3층~지상 29층, 11개동, 총 1051세대 규모다. 전용면적은 39·49·59·74·84㎡로 구성되며, 이 중 493세대가 일반분양이다.

단지는 남향 위주 3베이, 4베이 판상형과 탑상형 구조로 채광과 통풍이 우수하다. 도서관,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실버홈, 놀이터 등 입주민을 위한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이 갖춰진다. 

7호선 지하철역 이용이 가능하고, KTX 역사도 가깝다. 서부간선로, 제2경인고속도로, 평택파주고속도로, 강남순환도로 등 도로망 이용도 편리하다. 광일초, 광명남초, 광문초가 단지서 도보거리에 위치하며, 인근에 다수의 초중고가 있어 교육여건이 우수하다.

시세 대비 
저렴하게

단지 앞에 5000㎡ 규모의 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도덕산, 목감천, 도덕산공원 산책로가 가까워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새마을시장과 전통시장이 도보거리에 위치한다. 롯데시네마, 이마트, 뉴코아아울렛, 철산로데오거리가 가깝고, KTX 역세권을 중심으로 코스트코, 프리미엄아웃렛, 이케아가 있다.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 DL이앤씨는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 신주거문화타운에서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를 선보인다. 동탄2택지개발지구 A56블록에 들어서는 단지는 지하 2층~지상 12층, 13개 동 총 800세대 규모로 지어진다. 전용면적별 세대수는 99㎡ 706세대, 115㎡ 94세대로 구성된다.

동탄2신도시에서 처음으로 e편한세상만의 라이프스타일 맞춤 주거 플랫폼인 ‘C2 하우스’ 혁신 설계가 적용된다. 세대당 주차 대수도 1.79대에 달한다. 여기에 지역 최고 수준의 고품격 커뮤니티 시설도 조성된다. 최상층에는 도심과 자연의 전망을 누릴 수 있는 스카이라운지가 배치될 예정이다.

프라이빗하게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패밀리 시네마, 계절에 상관없이 다양한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실내 키즈체육관 등이 조성된다. 더불어 테라스형 게스트 하우스와 단지 내에서 여유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그린카페, 건식 사우나를 갖춘 피트니스 등 입주민을 위한 고급 커뮤니티 시설도 배치될 계획이다.


최근 발표한 ‘2023년 주요정책과제’에 따라 동탄2신도시는 최대 8년이던 전매제한이 3년으로 축소됐다. 입주 예정일 2024년 11월인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는 소유권이전등기 시 전매제한 3년을 충족한 것으로 간주돼 입주와 동시에 전매가 가능하다.

시설, 교통, 교육, 자연…
체계적 생활인프라 조성

여기에 실거주 의무 및 1주택자 기존주택 처분 의무 폐지(예정)로 계약자들은 다양한 자금 계획을 세울 수도 있다. 

청약 문턱도 대폭 낮아졌다. 유주택자 및 세대원도 청약이 가능하다. 공급 물량 전체가 전용면적 85㎡를 초과해, 저가점자 및 1주택자도 100% 추첨제를 통해 당첨 기회를 노려 볼 수 있다.

▲영종 오션파크 모아엘가 그랑데= 인천광역시 중구 영종국제신도시에 공급되는 ‘영종 오션파크 모아엘가 그랑데’가 가격 경쟁력을 갖춘 단지로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분양가격이 책정됐다.

영종국제신도시 A61블록에 지하 2층~지상 25층, 전용면적 84~135㎡, 8개동, 총 560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전 가구가 최근 수요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진 중·대형으로 구성된다. 테라스 타입, 펜트하우스 타입 등도 조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전 가구를 남향 위주로 배치하고, 지상에 차가 없는 공원형 단지를 구성해 동 간 거리를 넓히고 쾌적성을 높였다. 또 내부설계로는 5베이 설계와 드레스룸, 펜트리 등을 도입해 수납공간을 확대하고 공간활용성을 확대했다. 카페, 경로당, 펫카페, 펫운동장, 어린이집 등 다양한 부대시설과 골프연습장, 피트니스, 다목적체육관 등 영종 최고 수준의 규모를 갖춘 커뮤니티시설을 마련하고, 수경시설을 포함한 다채로운 조경도 꾸밀 계획이다.

전매도 가능하다. 1차 계약금 정액제(전용 84㎡ 기준 2000만원)와 2차 계약금 대출(확정금리 3.5%)을 제공해 초기 자금 부담을 줄였다. 또 공사기간이 3년을 초과해 소유권 이전 등기일 전에 분양권 전매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입주가 4년 후라는 점도 메리트”라며 “그 사이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 시세차익도 예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분양시장 
‘귀한 몸’

서해 바로 앞 입지에 조성돼 영구적인 오션뷰(일부 제외)를 누릴 수 있고, 단지 옆에 자리한 대규모 공원인 씨사이드파크의 영구 조망도 가능하다. 인천대교, 영종대교, 공항철도 등을 통해 청라, 송도, 서울 및 수도권을 편리하게 오갈 수 있다.

영종국제신도시와 청라를 연결하는 제3연륙교가 2025년 준공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어 추가적인 교통호재도 기대된다. 주변에 운서초, 영종중, 하늘고, 인천국제고, 인천과학고 등이 위치해 있다. 영종행정타운(예정), 상업시설(예정), 복합공공시설(예정) 등도 들어설 예정이어서 편리한 주거 생활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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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트럼프발’ 통상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앞서 못 박은 시한은 끝났다. 우리나라는 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날 타결했다. 이제 협상 결과를 두고 계산기를 두드려야 할 때다. 일본과 유럽연합(EU), 그리고 한국. <일요시사>가 세부 내용을 들여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각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을 상대로 돈을 번, 즉 대미 무역 흑자를 거둔 나라들이 표적이 됐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부터 전 세계는 ‘트럼프발’ 통상 전쟁에 휘말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숫자를 외칠 때마다 세계 경제가 요동쳤다. 하루 전 극적 타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다소 늦게 통상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지난 6월 조기 대선이 치러질 때까지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탄핵심판 등 대형 정치 이슈가 거듭되면서 미국과 협상을 하고 싶어도 테이블에 앉을 사람이 마땅치 않은 상태였다. 실제 한덕수 전 국무총리나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등이 협상에 나섰지만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또 한 전 총리의 대선 출마 선언, 최 전 부총리 탄핵안 상정 등의 상황이 겹치면서 미국과의 협상은 큰 진전 없이 시간만 흘렀다. 이후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우리나라는 좀처럼 미국 실무진과 접점을 찾지 못했다. 그 사이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모든 한국산 제품에 대해 산업별 관세와는 별도로 25%의 일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시한은 지난 1일로 못 박았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FTA 체결로 사실상 무관세 수준이었기에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경제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자동차나 반도체 등 핵심 수출 품목에 붙는 관세 외에도 비관세 장벽(관세 이외의 수단으로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을 허물라는 압박도 가해졌다. 쌀이나 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 정밀 지도 반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상황과 맞물려 쉽게 내주기 어려운 조건들이었다. 일·EU와 같은 15%로 막아 대미 투자는 3500억달러로 협상도 난항을 겪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 통상 협상을 하루 앞두고 출국하려다 미국 측의 취소로 불발하는 일이 일어났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방한을 닷새 앞두고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미국 고위급 인사들과의 만남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한미 관계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차례로 미국과 협상을 타결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특히 일본의 협상 결과가 공개되면서 우리나라가 최소한으로 맞춰야 할 기준이 생겨버렸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자동차 등 수출 품목이 일부 겹치기에 일본보다 관세가 높아지면 수출 경쟁력이 망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일본과 무역 협상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일본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는 15%다. 기존 25%에서 10%포인트 줄어들었다. 일본이 미국에 5500억달러(약 759조원)를 투자할 것이고 이 중 90%의 수익을 미국이 받게 된다고도 했다. 동시에 자동차와 농산물을 일부 개방한다는 조건도 달렸다. 지난달 27일에는 미국과 EU가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로부터 수입되는 모든 품목에 대해 일괄적으로 1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산 에너지 7500억달러(약 1030조원) 구매 및 대미 투자 6000억달러(약 820조원) 확대 방안을 담은 ‘무역협정 틀’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일본과 EU의 협상 타결로 미국의 협상 전략이 윤곽을 드러냈다. 관세를 낮추는 조건으로 무엇을, 얼마나 내놓느냐가 관건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대미 투자액이었다. 애당초 통상 전쟁 자체가 타국이 얻는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겠다는 명목으로 시작된 터라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국에 대미 투자라는 일종의 ‘청구서’를 요구한 셈이다. 일본이 5500억달러, EU가 6000억달러를 미국에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 날아올 청구액에 관심이 쏠렸다. 협상 시한이 다가오면서 언론보도 등을 통해 3000억달러, 4000억달러 등의 추측이 난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멋대로’ 외교에 우리나라 협상팀이 휘둘리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쌀 소고기 지켰다는데 우리나라는 협상 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협상을 타결했다. 일단 일본, EU와 동일한 수준으로 관세 인하를 이끌어낸 것이다. 관심을 모았던 자동차 관세율은 15%, 철강·알루미늄·구리는 기존 관세율(50%)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 부과 시 최혜국 대우도 약속받았다.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관세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부분도 일본, EU와 같은 합의 내용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민감한 품목으로 분류됐던 쌀과 쇠고기 등의 개방은 하지 않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농산물 전면 개방을 언급해 향후 변동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 대미 투자액은 3500억달러(약 490조원)로 결정됐고 1000억달러(약 140조원)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 또는 기타 에너지 제품을 수입하기로 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한국과 일본의 대미 무역 상황은 지난해 기준 각각 660억달러 흑자, 685억달러 흑자로 규모가 유사한 상황에서 일본보다 작은 규모인 3500억 달러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며 “기업이 주도하는 조선펀드 1500억달러를 제외하면 우리 펀드 규모는 2000억달러로 일본의 3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미국과 조선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라며 “한미 조선협력펀드 1500억달러는 선박 건조, MRO(유지·보수·정비), 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협상팀은 조선 협력을 내세운 게 협상 타결의 ‘키’였다고 자평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브리핑을 하며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협상 타결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인 ‘매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서 따온 표현이다. 자동차는 관철 못 해 아쉬운 부분으로는 자동차 관세를 꼽았다. 이전까지 우리나라 자동차는 관세가 0%였다. 2.5%였던 일본과 비교해 근소하게 가격 경쟁력을 가졌다. 하지만 이번 협상 타결로 일본과 똑같은 15% 관세가 결정되면서 자동차 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됐다. 우리나라 협상팀이 끝까지 자동차 관세 12.5%를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15%’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큰 고비를 하나 넘었다”며 “이번 협상으로 정부는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미국 관세를 주요 대미 수출 경쟁국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으로 맞춤으로써 주요국들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평했다. 협상 결과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일단 ‘최악은 면했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협상 타결이 이뤄지기 전까지 유예 기간을 놓쳐 관세 25%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 것에 비하면 나름 ‘선방했다’는 의견이다. 동시에 미국이 내민 청구서의 구체적인 부분을 더 살펴야 한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일본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타결 발표와 실제 합의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된 사항을 즉흥적으로 바꾸는 등 외교 과정에서 ‘오락가락’하는 면모를 보인 적이 여러 차례 있다.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불확실성을 극대화하는 협상 기술을 사용한다는 평이다. 정밀 지도·국방비 등 안보 이슈 백악관서 만나 대통령끼리 담판?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와의 협상 타결 내용을 발표하면서 언급한 정상회담이 ‘진짜’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는 “한국이 투자 목적으로 상당한 금액을 추가 투자하기로 합의했다”면서 2주 내로 이재명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투자액이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추가 청구서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통상 협상에서 논의되지 않은 정밀 지도 반출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지도 반출 등 안보 사안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별도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도 반출과 관련해) 우리가 계속 방어해왔다. 추가 양보는 없다”고 말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2025 국가별 무역 장벽 보고서>에서 정밀 지도 반출 제한을 한국과의 디지털 무역 장벽 중 하나로 지목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군사기밀 유출을 우려해 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막아왔다. 정밀 지도에 해외 기업이 가진 위성사진을 결합하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지도 정보로 완성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계와 IT업계는 정밀 지도를 반출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상에서는 다뤄지지 않았지만 정상회담의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주한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금, 국방비 문제도 거론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이상을 국방비 예산으로 잡으라고 압박했다. 우리나라에도 대선 후보 시절부터 방위비 분담금으로 100억달러를 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하는 등 전방위로 요구한 바 있다. 추가 청구 나올까? 한미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의 ‘외교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G7 정상회의에 참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나토 회의에는 이 대통령 대신 위성락 안보실장이 참석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안보’ 회담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딜을 벌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