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창업시장 결산 - 고금리·고환율·고물가와의 전쟁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난 지 3년 차인 올해는 엔데믹 시대가 시작되면서 창업시장도 어느 정도 활기를 찾았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업종과 점포가 조금씩 회복하기 시작했고, 저가 업종은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크게 성장했다는 것이 시장의 전언이다. 

한국이 선진국으로서 자리를 굳히면서 고객 수요와 창업자 공급이 모두 증가하는 메가 트렌드 업종이 올해도 꾸준히 성장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배달 주문으로 배달비용 증가와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뿐 아니라 전쟁의 여파로 국제 공급망 붕괴가 일어났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자영업 시장의 원가율이 높아져 많은 업종에서 수익성은 오히려 떨어지는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올해 창업시장을 결산해본다. 

저가, 먹히다

코로나19 이후 크게 성장한 저가 시장이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저가 커피전문점이 꺾일 줄 모르고 성장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1500원 선인 저가 커피전문점 선두그룹 4개 브랜드인 빽다방,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 더벤티 등은 국내 커피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품질과 유통의 원활화와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지속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너무 많은 브랜드가 난립하다 보니 하반기부터는 점포 간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이미 과당경쟁을 하고 있는데다 올 한 해에만 수십 개의 브랜드가 새로 생겨, 그야말로 제 살 깎아 먹기 경쟁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시간이 갈수록 인건비와 원부자재 상승이 예상돼 언제까지 1500원대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인 상황이다. 편의점 커피, 캔커피, 캡슐커피, 무인 고급 자판기 점포 등과의 무한 경쟁도 예상돼 더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나라보다 몇 년을 앞서간다는 일본의 경우 저가 커피 브랜드는 거의 다 사라지고 고가 커피와 저가 커피인 편의점 커피 및 캔커피 위주로 재편됐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가에 대한 인기는 다른 업종에서도 나타났다. 저가 수산요리 전문점 어사출또와 청년수산은 많은 인기를 끌었다. 이들은 경남 통영 등 산지에서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가두리 양식장에서 올라오는 활어회, 세꼬시, 해산물, 구이 및 요리, 식사와 매운탕, 세트 메뉴까지 거의 모든 수산요리 메뉴를 소주 한잔과 함께 즐겨도 인당 객단가 2만원 이내에 팔기 때문이다.

신선도와 가격 만족도, 가맹점주 마진율 모두를 보장하는 것이 수산요리 전문점 창업의 승패를 좌우하는데, 직영 양식장을 운영하는 어사출또와 청년수산이 바로 그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 

특히 올해 엔데믹 시대가 시작되면서 홀 판매 매출이 증가해 더욱 선전했다는 평가다. 이 밖에 한솥도시락 등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갖춘 브랜드들은 올해도 크게 성장했다. 

한 끼 식사를 간단히 해결하는 먹거리 카페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외식문화가 한식 위주에서 카페에서 간단히 해결하려는 추세로 바뀌었다. 특히 올해는 외식 물가가 크게 증가해 점심값을 줄이려는 직장인들의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커피 등 음료는 반드시 마셔야 하는 젊은 층의 수요와 맞물려 불황 중에서도 성장하는 업종군으로 꼽힌다.

코로나19 직격탄 이후 조금씩 회복
급증한 배달…오히려 떨어진 수익성

햄버거는 정크푸드라는 오명을 벗어던지고 또 한 번의 붐을 일으키고 있다. 가성비뿐만 아니라 건강과 맛의 차별화를 내세우면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가장 주목할만한 브랜드는 프랭크버거다. 매월 20~30개 점포를 오픈하면서 올해 500호점을 돌파했고, 600호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100% 소고기 원육 패티를 사용하는 수제버거로 대대적인 브랜드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가격까지 저렴하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마미쿡치즈버거도 간편식, 웰빙, 가성비, 카페형 점포 등 창업시장 키워드에 딱 맞는 업종으로 성장하고 있다. 100% 천연 모짜렐라치즈 1장이 통째로 들어가는데, 젊은 층 고객이 열광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 또 마미쿡은 신선한 국내산 100% 생고기를 5~10분간 조리하여 만든 육즙이 살아있는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의 청정 스테이크 패티만 사용한다.

게다가 본사에서 당일 배송으로 공급받은 냉장 생지를 매장에서 즉석으로 구워서 최고의 베이커리 맛을 낸다. 기타 속재료도 신선한 것만 들어가는데 가격은 저렴해 고객들은 말 그대로 행복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 밖에 맘스터치, 노브랜드버거, 이삭버거도 성장했고, 외국계 유명 브랜드 쉐이크쉑, 고든램지버거도 성장했다. 이처럼 버거의 인기로 편의점 버거도 덩달아 매출이 증가하기도 했다. 

또 샌드위치 카페도 패스트와 건강을 키워드로 성장했다. 미국 브랜드 써브웨이는 MZ세대에 더욱 인기를 끌었으며, 퀴즈노스서브 역시 중장년층으로 수요를 넓혀가면서 성장하고 있다. 국내 대표 브랜드인 카페샌드리아도 창업자 문의가 끊이질 않을 정도로 수제 샌드위치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한 업종의 주류 메뉴가 아닌 비주류 메뉴 업종이 꿈틀거리는 한 해였다. 치킨 업종의 경우 숯불바비큐치킨이 성장했는데, 기존의 프라이드치킨, 양념치킨, 구운 치킨, 간장치킨 등이 이미 과다경쟁을 펼치고 있었지만 숯불바비큐치킨이 건강과 맛의 차별화를 내세워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또 한 번의 성장의 기틀을 다졌다. 

훌랄라참숯불치킨, 감탄계숯불치킨 등이 주목받은 브랜드다. 그리고 주점의 경우 미디어아트맥주집이라는 차별화된 콘셉트를 내세운 업종이 주목받았다. 범맥주는 호랑이 미디어아트와 힙하면서도 감성적인 인테리어로 급성장 중이다.

특히 브랜드 시그니처 맥주인 ‘범꽃맥주’는 빨간색과 파란색의 시원한 눈꽃얼음이 생맥주 위에 산처럼 올라가 있어 이색적인 맥주를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은데, 벌써 시장에서는 역전할머니맥주의 살얼음맥주 붐을 대체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비주류 꿈틀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배달은 외식업 시장에 필수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문제는 배달비용의 증가로 고객과 자영업자 모두 부담이 증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객의 경우 음식값이 비싸지고 있는 데다 배달비용까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음식점의 경우 역시 식재룟값, 인건비 상승과 함께 배달비용 증가, 여기에 더해서 배달기사 부족 문제까지 해결해야 하는 3중고를 겪고 있는 중이다. 이로 인해 테이크아웃 고객에게는 점포가 부담하는 배달비용을 할인해주는 점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향후 한국 자영업 시장이 극복해야 할 가장 큰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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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트럼프발’ 통상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앞서 못 박은 시한은 끝났다. 우리나라는 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날 타결했다. 이제 협상 결과를 두고 계산기를 두드려야 할 때다. 일본과 유럽연합(EU), 그리고 한국. <일요시사>가 세부 내용을 들여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각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을 상대로 돈을 번, 즉 대미 무역 흑자를 거둔 나라들이 표적이 됐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부터 전 세계는 ‘트럼프발’ 통상 전쟁에 휘말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숫자를 외칠 때마다 세계 경제가 요동쳤다. 하루 전 극적 타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다소 늦게 통상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지난 6월 조기 대선이 치러질 때까지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탄핵심판 등 대형 정치 이슈가 거듭되면서 미국과 협상을 하고 싶어도 테이블에 앉을 사람이 마땅치 않은 상태였다. 실제 한덕수 전 국무총리나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등이 협상에 나섰지만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또 한 전 총리의 대선 출마 선언, 최 전 부총리 탄핵안 상정 등의 상황이 겹치면서 미국과의 협상은 큰 진전 없이 시간만 흘렀다. 이후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우리나라는 좀처럼 미국 실무진과 접점을 찾지 못했다. 그 사이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모든 한국산 제품에 대해 산업별 관세와는 별도로 25%의 일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시한은 지난 1일로 못 박았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FTA 체결로 사실상 무관세 수준이었기에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경제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자동차나 반도체 등 핵심 수출 품목에 붙는 관세 외에도 비관세 장벽(관세 이외의 수단으로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을 허물라는 압박도 가해졌다. 쌀이나 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 정밀 지도 반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상황과 맞물려 쉽게 내주기 어려운 조건들이었다. 일·EU와 같은 15%로 막아 대미 투자는 3500억달러로 협상도 난항을 겪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 통상 협상을 하루 앞두고 출국하려다 미국 측의 취소로 불발하는 일이 일어났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방한을 닷새 앞두고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미국 고위급 인사들과의 만남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한미 관계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차례로 미국과 협상을 타결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특히 일본의 협상 결과가 공개되면서 우리나라가 최소한으로 맞춰야 할 기준이 생겨버렸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자동차 등 수출 품목이 일부 겹치기에 일본보다 관세가 높아지면 수출 경쟁력이 망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일본과 무역 협상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일본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는 15%다. 기존 25%에서 10%포인트 줄어들었다. 일본이 미국에 5500억달러(약 759조원)를 투자할 것이고 이 중 90%의 수익을 미국이 받게 된다고도 했다. 동시에 자동차와 농산물을 일부 개방한다는 조건도 달렸다. 지난달 27일에는 미국과 EU가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로부터 수입되는 모든 품목에 대해 일괄적으로 1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산 에너지 7500억달러(약 1030조원) 구매 및 대미 투자 6000억달러(약 820조원) 확대 방안을 담은 ‘무역협정 틀’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일본과 EU의 협상 타결로 미국의 협상 전략이 윤곽을 드러냈다. 관세를 낮추는 조건으로 무엇을, 얼마나 내놓느냐가 관건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대미 투자액이었다. 애당초 통상 전쟁 자체가 타국이 얻는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겠다는 명목으로 시작된 터라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국에 대미 투자라는 일종의 ‘청구서’를 요구한 셈이다. 일본이 5500억달러, EU가 6000억달러를 미국에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 날아올 청구액에 관심이 쏠렸다. 협상 시한이 다가오면서 언론보도 등을 통해 3000억달러, 4000억달러 등의 추측이 난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멋대로’ 외교에 우리나라 협상팀이 휘둘리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쌀 소고기 지켰다는데 우리나라는 협상 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협상을 타결했다. 일단 일본, EU와 동일한 수준으로 관세 인하를 이끌어낸 것이다. 관심을 모았던 자동차 관세율은 15%, 철강·알루미늄·구리는 기존 관세율(50%)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 부과 시 최혜국 대우도 약속받았다.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관세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부분도 일본, EU와 같은 합의 내용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민감한 품목으로 분류됐던 쌀과 쇠고기 등의 개방은 하지 않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농산물 전면 개방을 언급해 향후 변동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 대미 투자액은 3500억달러(약 490조원)로 결정됐고 1000억달러(약 140조원)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 또는 기타 에너지 제품을 수입하기로 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한국과 일본의 대미 무역 상황은 지난해 기준 각각 660억달러 흑자, 685억달러 흑자로 규모가 유사한 상황에서 일본보다 작은 규모인 3500억 달러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며 “기업이 주도하는 조선펀드 1500억달러를 제외하면 우리 펀드 규모는 2000억달러로 일본의 3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미국과 조선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라며 “한미 조선협력펀드 1500억달러는 선박 건조, MRO(유지·보수·정비), 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협상팀은 조선 협력을 내세운 게 협상 타결의 ‘키’였다고 자평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브리핑을 하며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협상 타결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인 ‘매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서 따온 표현이다. 자동차는 관철 못 해 아쉬운 부분으로는 자동차 관세를 꼽았다. 이전까지 우리나라 자동차는 관세가 0%였다. 2.5%였던 일본과 비교해 근소하게 가격 경쟁력을 가졌다. 하지만 이번 협상 타결로 일본과 똑같은 15% 관세가 결정되면서 자동차 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됐다. 우리나라 협상팀이 끝까지 자동차 관세 12.5%를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15%’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큰 고비를 하나 넘었다”며 “이번 협상으로 정부는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미국 관세를 주요 대미 수출 경쟁국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으로 맞춤으로써 주요국들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평했다. 협상 결과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일단 ‘최악은 면했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협상 타결이 이뤄지기 전까지 유예 기간을 놓쳐 관세 25%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 것에 비하면 나름 ‘선방했다’는 의견이다. 동시에 미국이 내민 청구서의 구체적인 부분을 더 살펴야 한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일본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타결 발표와 실제 합의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된 사항을 즉흥적으로 바꾸는 등 외교 과정에서 ‘오락가락’하는 면모를 보인 적이 여러 차례 있다.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불확실성을 극대화하는 협상 기술을 사용한다는 평이다. 정밀 지도·국방비 등 안보 이슈 백악관서 만나 대통령끼리 담판?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와의 협상 타결 내용을 발표하면서 언급한 정상회담이 ‘진짜’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는 “한국이 투자 목적으로 상당한 금액을 추가 투자하기로 합의했다”면서 2주 내로 이재명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투자액이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추가 청구서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통상 협상에서 논의되지 않은 정밀 지도 반출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지도 반출 등 안보 사안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별도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도 반출과 관련해) 우리가 계속 방어해왔다. 추가 양보는 없다”고 말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2025 국가별 무역 장벽 보고서>에서 정밀 지도 반출 제한을 한국과의 디지털 무역 장벽 중 하나로 지목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군사기밀 유출을 우려해 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막아왔다. 정밀 지도에 해외 기업이 가진 위성사진을 결합하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지도 정보로 완성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계와 IT업계는 정밀 지도를 반출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상에서는 다뤄지지 않았지만 정상회담의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주한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금, 국방비 문제도 거론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이상을 국방비 예산으로 잡으라고 압박했다. 우리나라에도 대선 후보 시절부터 방위비 분담금으로 100억달러를 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하는 등 전방위로 요구한 바 있다. 추가 청구 나올까? 한미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의 ‘외교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G7 정상회의에 참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나토 회의에는 이 대통령 대신 위성락 안보실장이 참석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안보’ 회담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딜을 벌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