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유승민, 전당대회 선거전 난장판 만들고 있어”

“룰 전쟁 멈춰야…윤심 팔지 말고 당원·국민 생각해야”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국민의힘 당권주자 중 한 명인 윤상현 의원(4선)이 17일,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해 “당 대표 선거전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행위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이날 “유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헌법과 법률을 누구보다 엄격하게 지켜야 할 공무원은 바로 대령이다. 민심이 두렵지 않느냐.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직격탄을 쏴댔다”며 “윤 대통령이 사석서 전당대회 룰과 관련해 ‘당원투표 100%가 낫지 않느냐’고 말했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윤 대통령의 정치개입 의혹을 집중 부각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는 “유 전 의원이 이처럼 당 대표 선거전에 윤 대통령을 끌고 들어가려고 하는 의도는 자명하다. 선거판을 자신과 윤 대통령(윤 대통령 대리인) 간 맞대결 양상으로 몰아가려는 의도임이 뻔하다”며 “참으로 위험하고 얄팍하고 한심한 작태가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 전 의원이 자신 있게 대통령을 선거전에 끌어들이고 있는 배경에는 또 다른 나쁜 심보가 숨어 있다”며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팔지 마라’ ‘윤심은 없다’는 발언 자체를 할 수가 없다. 이런 발언들이 자칫, 선거개입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은 선거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어떤 발언도 할 수 없다는 점을 십분 활용한 발언으로 이는 유치하고, 음흉하기까지 하다”며 “전당대회 룰 변경 추진에 대해서도 ‘나 하나 죽이겠다고, 쪼잔하고 구질구질하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여전히 독불장군과 아전인수식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윤 의원은 “전당대회가 내년 3월로 가닥이 잡혀가면서 선거 룰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한데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룰의 전쟁’을 당장 멈춰야 한다”며 “현행 ‘당원 70%+국민(여론조사) 30%’를, ‘당원 90%+국민 10%’로의 변경 여부를 둘러싸고 출마 예정자들 간 주장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국민 시선이 ‘누가 더 차기 대표로서 적합한 후보인지’가 아니라 ‘누가 어떤 룰에 찬성하고, 누구는 반대하는가’에만 쏠리고 있다”며 “출마 예정자들은 당원과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어떤 룰이 자신에게 유리할 것인지를 따져서는 안 된다. 이런 후보는 당 대표가 될 자격이 아예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당원 90%+국민 10%‘의 룰이 더 유리할 것으로 생각한다. 다른 출마 예정자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전국 곳곳의 당원들과 함께 했음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민 여론조사 과정에서도 ‘역선택 방지조항’이 포함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또 “출마 예정자들은 룰에 대해 관여해서는 안 된다. 이는 선수가 심판까지 보겠다는 것과 뭐가 다르겠느냐”며 “룰은 심판에게 맡겨두고, 후보자들은 당원들과 국민에게 다가가는 것에만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경선 룰 변경은,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와 비대위 논의 후 상임전국위원회, 전국위원회 의결 절차를 거쳐서 확정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선 규칙의 변경은 후보자들이 왈가왈부한 부분이 아니다. 이는 순전히 국민의힘 당헌과 당규에 따라 확정하면 되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윤 의원은 “저는 제 개인적 의견을 더 이상 내세우지 않을 것이며 내세워도 안 된다. ‘선수’이지, ‘심판’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후보자들께서도 저의 이 같은 마음을 충분히 헤아려 주실 것으로 믿고 싶다”며 “‘과거는 미래의 거울’이라고 했다. 우리는, 2014년 당 대표 선거 과정에서의 쓰라린 아픔을 절대로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당시 김무성 후보와 서청원 후보 간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졌고, 그 후유증으로 인해 총선서도 참패했으며, 사실상 당도 쪼개지고 말았다.

그는 ‘윤심팔이’를 해서도 안 되고. 선출 규정 변경을 둘러싼 후보자간 다툼도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 선거에서 이길 후보는 반드시 이기며 패배할 후보는 또 패할 수밖에 없다“며 ”성패는 선출규정에서 결정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유 전 의원은 지금까지 끊임없이 탈당과 복당을 거듭해왔다.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마구잡이식으로 국민의힘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쏴댔다”며 “무슨 낯으로 대표가 되겠다는 것이며, 무슨 염치로 당원과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하는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의아해했다.

윤 의원은 인천 지역과 국민의힘에서만 4선(18·19·20·21대)을 지내고 있는 중진으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대변인,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사무총장, 대통령 정무특보,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역임했다.

정가에에선 윤 의원과 유 전 의원의 양강 구도로 전대가 치러질 것으로 보고 있는 분위기다. 나경원 전 의원도 지지율이 높긴 하지만 출마 여부도 밝히지 않은 데다 현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겸 기후환경대사를 맡고 있는 만큼 운신의 폭이 넓지 못하다. 유 전 의원도 최근 페이스북 등을 이용한 이른바 ‘SNS 정치’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아픈 손가락으로 평가받는 수도권 지역구는 물론 전국의 당원들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는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도 현안에 대한 입장을 꾸준히 밝히는 등 차분히 전대를 준비하고 있다. 무엇보다 TK(대구·경북) 맹주로 불리는 유 전 의원과의 이번 전대서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특히 MZ세대에 관심이 많은 그는 지난 10월27일 “최근 식량안보, 지역 균형발전, 일자리 등 농업과 농촌이 창출하는 공익적 가치는 다변화되고 있지만, 청년 세대의 관심은 현저히 낮은 상황”이라며 “MZ세대들이 농업과 농촌의 미래 성장 가능성과 직업으로서의 가치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MZ세대들이 도전할 수 있는 지능형 농장(스마트팜), 식량안보, 융복합산업 분야 등에 관한 다양한 농업 관련 직업이 있다”며 “논밭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일하는 농업과 농촌의 고정적인 이미지가 아닌 지능형 농장 구축과 농산물 거래 플랫폼 운영, 식물 유전공학 등 매력 있는 농업·농촌 관련 유망 직업을 발굴하고 육성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ar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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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