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 소비 트렌드 - 싸고 푸짐하게 승부하라!

서울 지하철 7호선 논현역 근처 골목에 있는 한식당 ‘현지식당’은 점심시간이면 긴 줄을 서 기다려 들어가야 할 정도로 입소문 난 식당이다. 오전 11시30분이면 이미 만석으로 165㎡(약 50평) 규모의 점포는 점심시간 내내 빈자리를 찾는 고객으로 붐빈다. 

이 식당의 인기비결은 맛있는 식사를 값싸고 푸짐하게 내놓는 것. 백반정식 1인분에 8000원 인데, 국을 포함한 반찬이 무려 12개나 나올 정도로 그야말로 한상차림이다. 반찬 가짓수가 많이 나와 인기가 많다고 알려져 있는 호남지방 음식점같이 서울 강남에서도 비슷한 가게가 나와 1년 내내 대박을 치고 있는 것이다. 

한 푼이라도…

값비싼 갈치구이 정식도 1만 원밖에 안하고, 고등어구이 정식도 9000원으로 매우 저렴한 편인데, 주변 식당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것이 고객들의 반응이다. 현지식당을 자주 찾는다는 서모씨(45)는 “이곳은 요즘처럼 물가가 높은 시기에 논현역 주변 식당보다 점심 한 끼 가격이 적게는 2000원, 많게는 5000원 정도 저렴한 편인 것 같다”며 “특히 혼자서 와도 서비스가 좋고, 직원들이 언제나 밝게 웃어주는 분위기가 인기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식당은 손님이 몰려오기 전에 미리 준비를 해놓고, 손님이 한꺼번에 몰려와도 스피드하게 음식을 내놓는 시스템을 갖춰 박리다매를 해도 이익을 내는 구조를 갖고 있는 듯하다”고 그 식당의 성공전략을 나름대로 분석했다.

이와 같이 최근 고물가 시대에 값싸고 푸짐한 양으로 승부하는 외식업이 인기다. 연일 물가가 치솟고 있는데다 경기침체가 올 수 있다는 언론 보도는 소비심리를 극도로 위축시키며 주머니 사정에 민감한 직장인들이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큰 인기를 끌어온 대용량 빅사이즈 메뉴도 올해 들어 더욱 인기몰이 중이다. 대표적인 업종은 커피전문점. 커피 브랜드에서 빅사이즈의 원조는 빽다방이다. 2011년부터 직영점 위주로 운영하다가 2014년부터 본격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빅사이즈 컵으로 아메리카노 한 잔을 1500원에 내놓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작년부터 점포 확장 속도를 높이면서 현재 1135개 점포가 성황리에 영업을 하고 있다. 

그 후 최근 몇 년간 커피전문점 중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메가엠지씨커피 역시 빅사이즈 커피로 성공하면서 전국에 1970여개 점포가 있다. 컴포즈커피 또한 2020년부터 급성장을 이어가고 있는데 창업 8년 차인 현재 전국에 1680여개의 점포를 두고 있다.

더벤티도 빅사이즈 커피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현재 920여개 점포가 있고 올해 들어서 크게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저가 커피전문점 빅4는 작년에만 점포 1000여개가 증가했고, 올해도 그 성장세가 커지는 등 신규 저가 커피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백반정식 1인분에 8000원
반찬 무려 12개 한상차림

특히 작년 하반기 등장하여 올해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브랜드는 롤스커피다. 대형 컵 사이즈 아메리카노를 1500원, 중간 컵 사이즈 아메리카노를 900원에 판매하고, 맛있는 크로와플, 크로피쉬, 토스트, 케익, 스콘 등 다양한 디저트 메뉴를 저렴하게 제공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롤스커피는 빅사이즈 아메리카노와 미들사이즈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을 1500원과 900원으로 나눠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점에서 차별화 돼 있다. 또, 롤스커피는 커피 및 음료와 베이커리 등 다양한 디저트 메뉴를 함께 취급하는 것이 장점이다. 간편식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베이커리 등 간단한 먹거리로 식사를 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바빈스커피도 커피와 다양한 먹을거리로 인기다. 대표 메뉴인 스페셜티커피는 스페셜티 2샷 빅사이즈 아메리카노를 1500원에 제공하여 차별화를 지니고 있다. 여기에 샌드위치와 샐러드는 바빈스커피를 찾아오게 하는 원동력이다.

일반적으로 저가 커피 매장은 생활동선에 있어 많이 들르게 되지만, 바빈스커피는 일반 저가 브랜드와 달리 다양한 샐러드 및 샌드위치를 보유하고 있어 일부러 찾아오는 고객도 많다. 특히 1조원 시장으로 성장한 샐러드는 객단가를 높여주어 점포 순이익을 극대화해준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리뉴얼된 인테리어도 바빈스커피를 돋보이게 해준다. 도심 한가운데서도 눈에 확 띄는 화사한 민트색 아웃테리어는 고급스러움을 더해 여심을 저격하는 디자인으로 시선을 압도한다.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컬러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이 밖에 커피 외 다양한 음료와 햄버거, 와플, 샌드위치 등 저렴한 가격의 빅사이즈 메뉴로 고객을 유인하는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움츠러든 소비심리를 되살리기 위해 빅사이즈 메뉴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배달 주문해 푸짐한 양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하려는 젊은 층 고객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특히 배달 문화가 자리를 잡으면서 디저트와 커피 및 음료도 배달하는 시대가 되고 있어 향후 빅사이즈 메뉴는 더욱 인기를 더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크다고 고객이 무조건 선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맛과 품질, 가격 만족도가 높아야 대용량의 장점이 발휘될 수 있다.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는 요즘 소비자는 싼 맛으로만 먹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빅사이즈 메뉴

저가 커피의 경우 경쟁이 점점 심해지고 있어서 향후 가격만으로 승부해서는 안 된다. 커피 및 음료의 가격 만족도뿐 아니라 베이커리 등 다양한 디저트 메뉴의 경쟁력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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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